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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활협전 후기

김덕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25 01:00:23
조회 11937 추천 54 댓글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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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탐 : 1회차 기준 25시간, 3+aa~회차 기준 67시간
총평 : 낭만에 절이고 절인 무림 잡졸의 인생 시뮬레이터


무협은 1도 모르는데다

텍스트 게임, 비쥬얼 노벨을 안 좋아하는 편인데도

너무 재미있게 함

스토리가 99%인 게임이라 스토리에 대한 감상이 있는데

해당 부분은 스포일러라고 따로 표시하겠음



1. 전투 및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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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1 전투

1대1 전투는 평범한 턴제 게임처럼 진행되고

상대방과 동시에 패를 내지만 선공권은 항상 플레이어에게 있음

구공/찌르기/방어/암기/절초

5가지 행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살짝 어설픈 짜임새라는 느낌이 듦

5가지 패를 가위바위보 상성처럼 쓸 수 있는데

같은 코스트를 소모하는 암기가 찌르기의 거의 상위호환이고

방어에도 코스트를 소모하는 데다

상대방과의 전력차이가 심한 경우가 많아

어차피 큰 피해가 들어오기에 사용할 일이 매우 적음

패가 5장인 가위바위보 형식이기에 방어보다

해당 턴에 다른 노림수를 쓰는 게 효율적이더라

결국 암기로 찌르기의 카운터를 노리고

구공으로 절초를 카운터 치면서

절초를 준비하는 형식의 플레이로 획일화 됨

처음에는 행동의 명칭이 워낙 단순해서

무협 게임임에도 박진감 넘치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조금 현실적인 요소가 있는 무협물인가 싶었는데

진행하면서 여러 무공(스킬)들이 등장하며 전투 양상 자체가 박진감 넘치게 변함

스킬 시스템 덕분에 초반보다 다채로운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스킬 습득시 행동이 강제로 강화만 되기에 기존 행동을 필요로 할 경우엔 아쉬움이 있음

때문에 스킬 습득에 신중해야 하고 계륵이란 느낌이 들 때도 있었음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후술함

그럼에도 어려움 난이도 기준

살벌한 수싸움과 전투양상이 진행되어서

적당히 재미는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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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구공 시스템은 매우 마음에 들었음

강호인들이 입 터는 걸 게임으로 잘 구현한 것 같음

상대방한테 가지각색의 욕설을 하는 게 인상적이더라 ㅋㅋ

바리에이션이 아주 많지 않은 건 아쉽지만

각종 패드립과 주인공의 못생긴 외모를 활용한 욕설이

매우 인상적이었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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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전투

이 게임에서 가장 유감스러웠던 파트

진짜 엄청 불편함

조작감은 조악하고

공/피격 판정은 까다롭기 그지 없으며

난전 상황이라 오브젝트가 많아 가시성은 떨어지고

투사체는 무빙으로 피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에

아군 투사체에도 피격되는 상황에서

플레이어는 몇대 맞으면 죽고

스테미너 회복, 체력 회복은 심각하게 열악하며

이런 화면에서 프레임 드랍까지 있는데다

특히 피아 구분이 불가능한 전투도 있어서 정신 나갈 것 같았음

전쟁의 물결 속에서 문파의 일원이 된다는 느낌 자체는 좋은데

워낙 아쉽게 만들어놔서 뽕이 전혀 차오르지 않음

아군 세력과 적군 세력을 표시하는 UI도 난전 속에서 확인이 쉽지 않음

활협전 최악의 시스템이었음


-조작

패드로 플레이 했는데

메뉴화면이나 필드선택 창, UX가 굉장히 불편했음

좌측 카테고리의 스크롤을 LB, LT 버튼으로 설정한 건

참신할 정도로 별로였고

전투 스킬, 서포터 스테이터스나 캐릭터의 감정상태 등

적지 않은 항목을 패드로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고

UI 충돌도 적지 않았음

특히 엔딩마다 등장하는 '활협전'을 서고에 꽂는 이벤트도

패드로는 아예 플레이 자체가 불가능함

화면을 넘길 수 조차 없어서

엔딩뜨면 강제 키마행임 ㅋㅋ



2.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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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이벤트

이벤트 발생이 상당히 오묘함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긴 하는데

행동 이벤트에서 결과 발생이나 능력치 및 성향 변동이 완전 랜덤임

실수로 다른 버튼 눌러서 세이브 로드를 했는데

완전히 똑같이 진행했는데도 이벤트가 새롭게 발생하거나

같은 행동을 해도 능력치의 변동이 달라지더라

어떤 트리거가 있기는 있을 것 같은데

그 영향은 매우 미미하고 완전 랜덤인 것 같음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마주치는 이벤트가 곧 내 플레이다라는 생각에서

나쁘지만은 않은 시스템이었음

근데 뒷산에서 땔감 줍기는 너무 위험했음

초반에 3번 갔는데 3번 중 2번을 사망함

그 후로 땔감줍기는 봉인...

거기에 행동을 결정하기 전

어떤 선택을 하면 뒤로 되돌리기가 불가능

예를들어 방에 들어가면 방에서 반드시 어떤 행동을 해야 함

아이템 구매를 누르면 반드시 구매하거나 팔거나 취소해서

행동력을 소모해야 함

실수로 잘 못 들어가면 되돌아 나올 수 없음....

이 부분은 진짜 불편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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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

상당히 까다로웠음

이벤트 발생과 행동에 따라 능력치, 성향이 결정되는데

이게 랜덤요소가 커서 원하는 방향으로 육성이 쉽지 않음

수련 등을 통해 몇가지 항목은 자율적으로 육성할 수 있지만

특히 성향부분에서 운에 맡기는 요소가 굉장히 큼

그래도 선택지에 따라 변화하는 능력치도 적지는 않은데

이 부분에서나마 내 선택과 내 의사가 인게임에 확실히 반영되는 점은 좋았음

그리고 가장 악랄했던 부분은 '도덕심'

이건 좀 억울한 게

당문(주인공의 문파)이 독과 암기를 다루는 문파인데

독과 암기를 연마했다고 도덕이 끝도 없이 깎여 나가더라

난 단지 수행을 했을 뿐인데 어느새 악인이 되어있음 ㅋㅋㅋ

수행했답시고 내가 원하지 않는 성향으로 변하는 게 너무 억울했음

그냥 강해지고 싶었을 뿐인데... 선인이 되고싶었는데... ㅋㅋ

스킬 습득도 아쉬움이 남음

스킬 습득 전, 이 스킬이 어떤 스킬인 줄 알 방법이 거의 없음

공격력 강화? 필살기? 버프?

스킬을 습득하고 나서도 육성 화면에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고

전투화면에서 발생하는 나타나는 툴팁으로만 확인할 수 있음

한번 배운 스킬은 무를 수도 없고

어떤 스킬은 없는 게 나은 경우도 많아서

약간의 불편함은 있음

그래도 주인공이 아무것도 모른채 무공을 연마한다

라는 개연성을 부여하려면 부여할 수 있는 듯


-전투 난이도

전체적인 난이도는 상당히 높았음

플레이시 난이도 선택이 두 개 있긴 하고

어려움 난이도를 선택해서 그런지 진짜 너무 힘들었음

다대다 전투는 픽하면 죽는데다 조작감마저 최악이라

난이도가 매우 빡세게 느껴졌음

1대1 전투는 거의 대부분 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그나마 전투 도입부에 자동 저장이 되는 점이 다행이라

몇 번이고 도전할 수는 있었음

그럼에도 내 1회차 플레이에서의 마지막 전투는 절대 이길 수가 없었음

턴마다 회복하는 기력보다 상대의 패시브 디버프로 인한 기력감소가 크고

단 2방 맞으면 황천길인데다

랜덤으로 계속 발생하는 디버프에

상대방은 말도 안되는 버프로 짱짱 둘러매고 매턴마다 강해졌음

이걸 어떻게 이기냐 ㅋㅋㅋ

2시간 넘게 도전하다가

결국 내 플레이는 해당 전투에서 패배하여 사망하는 것으로 막을 내림


-스토리 진행 난이도

앞서 말했듯 능력치, 성향 육성 난이도도

워낙 운적인 요소가 커서 높게 느껴졌음

특정 사건이 발생하는 이벤트도 육성에 영향을 받기에

필요한 조건을 만족 시키는 게 너무 빡셌고

어떤 날에 어떤 행동을 해야 발생하지만

언질조차 없이 발생하는 이벤트도 몇 있음

덕분에 마주치지도 못한 캐릭터가 적지 않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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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 뿐만아니라 인물관계에 따라 이벤트 결과가 달라지고

전체 시나리오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침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거나 특정 이벤트를 보려면

이야기를 '공략'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게 만듦

2회차 이후 플레이에서 이 부분이 두드러지는데

플레이 내내 상호작용이 힘들었던 캐릭터들과의 관계나 육성을

스토리 바깥에서 조작할 수 있음

덕분에 다양한 이벤트를 찾을 수 있지만

억지로 관계를 끌어낸다는 점이

이입을 심하게 떨어트리는 요소라고 느껴짐

그럼에도 1회차 기준으로 봤을 땐

하찮고 보잘 것 없는 인물의 인생 시뮬레이터라는 점에서

엄청 이입되는 난이도라고 생각함

특히 전투는 어려움 난이도이기에 이야기에 더욱 이입되는 거라 느낌

또한 이런 보잘 것 없는 인물이기에 스토리 외적 조작을 통해야만

운명을 비틀 수 있다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점에서

어느정도 아리송하면서도 씁쓸하지만 납득이 되긴 함

결국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아무것도 모른 채 이입을 극대화하는 1회차가 가장 재밌음



3. 전개

-이입

나는 보통 배경이 있는 캐릭터에 이입을 못 하는데

이만큼이나 서사를 지닌 캐릭터에

이렇게까지 이입할 수 있을 줄 꿈에도 몰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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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의 어투부터 인상적이었음


잘은 모르지만 사람들이 이래서 무협에 환장하는구나 싶었음

엄청 고상한 어투로 점잖게 설전을 펼쳐나가며

기교와 농간이 섞인 재치있는 대화가 텍스트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음

겸손을 강조하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음 ㅋㅋ

이런 부분에서도 주인공에 이입할 수 있었는데

주인공만 특출나게 '으헤헤 난 모지리오~' '잉 그거 아닌데~'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면 흥이 팍 식었겠지만

주인공도 그 안에서 뛰어난 화술을 구가하여

설전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었고

이야기에 더욱 이입할 수 있게 도와줬음

중간에 '무협지 인물들은 다들 아가리 파이터인가? ㅋㅋ' 싶었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주인공의 대사와 행동이 내 심경을 90%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었음

다른 게임에서 대사 선택을 할 때

'왜 이런 선택지는 없는거야?'

'나는 이런 의도로 이 대사를 선택하는 게 아닌데 이게 이렇게 되네;'

라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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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협전은 100%는 아니더라도 상당수가 내 심경, 의도와

일치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서 너무 마음에 들었음

두 여자가 나 사이에서 갈등이 있길래

'아 몰라 드립이나 쳐 ㅋㅋㅋ' 하고 고른 선택지가

정확히 내 의도를 반영하고

거사를 앞둔 동생에게 내가 해야만 하는 말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이

이입감을 극대화 시켰음

조활이 주인공인 비쥬얼 노벨이지만

조활은 완전히 나 자신이었음


-연출

1인칭 주인공 시점과 3인칭 전지적 시점을 절묘하게 배치했음

솔직히 1인칭 주인공 시점만으로 진행하는 게

개인적으로 더 취향에 맞기는 함

그럼에도 몇몇 거대 이벤트에서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보여주는 서사는

가슴을 울리기에 너무나 충분했음

물론 해당 서사는 3인칭 시점으로만 제공 가능하기도 했고

충분히 납득 가능한 이야기였음

가끔 툭툭 튀어나오는 나레이터가 한마디씩 덧붙이는 것도 웃겼음 ㅋㅋ

판때기 캐릭터들이 요리조리 움직이며 칭칭 거리는 연출이 많은데

와씨 ㅋㅋ 이게 왜 이렇게 몰입되는지 모르겠다

다른 게임들 스샷으로만 봤을 때는 '이게 뭐야' 싶었는데

그냥 판때기가 요리 조리 왔다갔다 할 뿐임에도

무림 최고수들이 주고받는 합이 그려지고

100 : 1000의 싸움에서 진을 치고 경계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이 장면이 스크립트와 더불어 판때기만으로

충분히 손에 땀을 쥐게했었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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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시리어스, 감동의 배치도 진짜 절묘했음

이야기의 대부분이 가벼운 코미디로 진행되지만

진지할 때는 하염 없이 진지하고

특히 최후반에 유머와 시리어스를 적절하게 섞어 대미를 장식한 점은

이 게임의 정체성에 너무나 알맞은 연출이었다고 생각함

몇몇 엔딩을 볼 경우

플레이어(주인공)의 이야기를 전기로 엮어내

활협전이라는 책을 만듦

내 플레이가 실질적인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이

진짜 매력적이더라


-스토리

낭만에 절이고 절인 코믹 활극물

진짜진짜진짜 좋았음

어떤 먼치킨적 주인공의 영웅담이 아니라

약자 중에 약자이며 흔한 소인배의 행보를 이야기로 담아내서

너무 재미있게 몰입하고, 이입까지할 수 있었음

초반엔 워낙 자잘한 사건들만 나오고 전투 상대도 나보단 고수지만

싸울 법한 상대들인데다 저투 행동도 조촐해서

'조금 현실적인 무협물인가?' 싶었다가

전쟁에서 고수들의 무공을 보며 그와 대비되는

초라하디 초라한 나 자신을 깨달았을 때

엄청나게 이야기에 몰입되더라

거기에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려낸 게 정말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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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남이라 하면 으레 무시받고 욕먹는 게 일상인데

실제로 사람을 만날 때 아무리 못생긴 사람을 봐도

대뜸 욕부터 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듯이

적지 않은 인물들이 평범하게 주인공을 대하는 점이 정말 공감됐음

물론 엑스트라들은 평면적으로 등장하긴 하지만

그런 모습들을 플레이 내내 지켜볼 수 있는 게 좋았고

서사의 스케일은 점차적으로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감 ㅋㅋ

초반에는 우리 집과 우리 동네 이야기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강호에서 나와 우리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국가간 전쟁과 암약하는 세력의 이야기로 커져가는데

그 안에서 나, 조활이라는 인물이 어떤 행보를 걷는 지

1회차 기준 내가 겪어 가는 게, 2~회차 기준 지켜 보는 게

참 재밌었음

스케일이 워낙 크다보니까 해소되지 않은 많은 의문점들이 있었지만

맥거핀으로 두어도 충분한 기승전결이었다고 생각은 됨

수많은 이벤트, 매력적인 서사와 인간 관계가

즐비해 있어서 만족스러웠음





[1회차 기준, 인상적이었던 몇몇 에피소드 스포일러로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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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들갑이라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갠적으론 몇번이고 감동했고 부끄럽지만 눈물도 두어번 흘림...



문파의 사형사제들과 교류하며

비록 외성제자임에도 가족애를 느끼는 와중에

무뢰한들이 찾아와 궤변을 늘어놓을 때

내가 "뭔 개소리야?!"를 외치면 조활도 함께 분노하고

내 스승이 나에게 숨기고 있던 사실을 폭로할 때도

내 아버지인 스승을 모욕한 것에 더 화가났고 조활도 그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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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진실을 알려줄 때,

동시에 나를 비호하며 가족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려줄 때

스승은 이미 또다른 아버지였음



당포의는 나의 형제였음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친했던 선임이 하나 있었는데

항상 같이 놀고 붙어다니고 장난치면서 나 귀찮게굴고

그러다 하루는 나한테 심한 짓궂은 장난 치길래

'아오씨 그래 이 개새끼야 니 맘대로 해라'라고 소리 지름

'야 너 지금 선임한테 개새끼라 그랬냐?' 이러길래

'그럼 이게 사람새끼가 할 짓이냐?' 라고 했더니

'음 그건 그렇지' 라고 하고 키득대면서 계속 장난치더라

당포의도 허구헌날 주인공을 괴롭히고 장난치고

그러면서 은근히 챙겨주고 같이 놀러다니고

주인공은 짜증내면서 받아주고..

이야기 내내 그 때 시절이 떠오르면서 깊이 공감 됐었음

문파에 큰 위기가 닥쳤는데 이 쓰레기는 대체 어딜 쏘다니는지

결국 도착했을 때 욕한사발 퍼먹여주고

그럼에도 용서하고 의지하고...

또 장난치고 놀고...

함께 여정을 떠나고..

진짜 너무나 끈끈한 우애를 느낄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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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랑하는 형제를 떠나 보낼 때

상실감이 장난 아니었고

복수심이 솟아오르더라 ㅋㅋ



곧바로 이어지던 소사매의 결혼

사실 주인공은 소사매를 짝사랑해왔다는 설정이 있었는데

이 부분은 공감이 전혀 안 됐음

그냥 애기고 너무 예뻐하는 동생이잖아

난 그렇게 느꼈고

내 플레에서의 조활의 행보도 사실 짝사랑 보다는

동생처럼 어여삐 여기는 사매로 흘러가는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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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말수도 적고 무표정 하던 동생이 밤중에 찾아와

가족들과 떨어지기 싫다고 울며 칭얼댈 때

그 아이가 늘 가족들에게 해줬듯이

이번엔 내가 토닥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음

마음은 착잡하지만 진심으로 건강하고 무탈하기를 빌었음

그 와중에 내 형제의 원수가 찾아와서 내 동생의 결혼식에서 깽판치는데

진짜 눈이 뒤집힐 것 같더라

상대는 공동파 차기 장문감인 고수

나는 외성제자 당문졸개

그래서 이게 뭐 어쨌다고 하는 식으로 끝까지 물고 늘어짐

몇 번이고 세이브 로드 해가며

이자식은 반드시 죽이겠노라 다짐했었음 ㅋㅋㅋ



필사적으로 물고 늘어져 형제의 원수를 갚고 나서

눈을 떠보니 동생은 이미 혼례를 마치고 떠난 후였고

아버지 같던 스승님은 여전히 깨어나지 않으신데다

배신인지 심중을 알 수 없는 둘째 형도 없고

넷째 형도 떠난다고 함

당문의 수제자는 셋째 형 밖에 안 남았을 때

진짜 게임으로 지겹게 보는 필드지만 너무 휑하게 느껴지더라

특유의 서정적인 필드 BGM이 공허한 마음을 깊게 자극했음

이때 게임에 대한 의욕을 크게 잃었음

이벤트도 발생하지 않고

그냥 무기력하게 하루하루 일과를 진행하는 게

너무나 나는 조활이었음



금향궁 이벤트는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진행됐음

와... 이 이야기도 너무 매력적이더라...

온부인이 그의 제자들을 비호하며 설전을 펼칠 때

크게 공감하며 몰입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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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과 편견에 저항하면서

동시에 그를 위협하는 현실적인 명분과 개개인의 야망 앞에서

온부인이 필사적으로 제자들을 감싸는 모습,

울며 함께하기를 애원하는 애제자를 살리기 위해 분전하는 모습,

마지막까지 제자들과 함께 우아하고 고상하게 산화하는 모습을

너무 감명 깊게 보고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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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끝이 아니더라

진짜 이야기를 몇 번이나 꼬는 건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시종일관 우아하고 고상하던 부인이

자신의 모든 자존심과 명성을 스스로 모욕하고 짓밟은 채

수 겹이나 되는 계략으로 제자들을 지키려는 모습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음

온부인에게 제자들은 나와 당문과 마찬가지로 가족이었고

이야기의 매듭은 어머니가 아닌 한 여성의 사랑가로 마무리 지었던 점도

말도 안되는 감동을 주더라

이 에피소드에서

텍스트를 몇 번이나 곱씹어가며 읽고나서야 페이지를 넘길 정도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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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플레이에서 내가 겪은 최후의 이벤트는

무림연맹의 당문 공격이었음

최후의 최후까지 '우리 집'을 당당하게 지켜내려 싸우는

가족들의 기개를 볼 수 있었음

큰 위협 앞에서 비장하게 결전을 대비하지만

그러면서도 노래하고 웃고 떠들고

대사형이 있을 때와 같이 물놀이도 가는 당문 사형제들의 모습에서

끈끈한 우애를 느낄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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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도 참 기막히기도 하지 ㅋㅋ

내 이야기의 최후의 최후에서

난 결국 사랑하는 동생이 시집간 남편에게 패하고 당문은 멸문함

어떻게든 이겨내 보려고 2시간 가까이 싸웠지만...

끝도없는 디버프와 상대방의 말도 안되는 버프를

도저히 이겨낼 수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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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활협전을 서고에 꽂으면서도

남은 아버지와 동생의 걱정 뿐이었음

다른 무협은 잘 모르지만

활협전은 정말 가족애를 뼛속 깊이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음









[스포일러 끝]











4. 기타

-그냥 2D 비쥬얼 노벨이라 크게 할말은 없지만

몇몇 캐릭터 이미지에서 이질감이 느껴지긴 했음

그림체가 확 다른 캐릭터가 있다거나

여러 캐릭터가 모여잇는 장면에서 머리 크기가 들쑥 날쑥인 점은 좀 어색했음


-여캐들 대부분이 너무 어려보임

아무리 4~5등신 데포르메라고해도

너무 심하게 어려보여서 살짝 거부감이 있었음


-몇몇 캐릭터들의 행방이 궁금함

아마 시나리오 분기점에서 떨어져 나갔을 것 같긴한데

중여러가지 이야기가 해소가 안 된 점이 좀 걸렸음

그 중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의 행방도 있기에 살짝 아쉽긴 한데

맥거핀으로 여겨도 될법하긴 함


-한국어 미지원 너무 아쉽

2인 개발이라던데 개발사 규모도 그렇고 분량도 상당해서

타국어 지원이 굉장히 어려울 것 같음

그렇지만 이 게임을 완벽한 로컬라이징으로 했으면

더욱 풍부한 경험이 됐을 것 같다는 미련이 조금 남음


-메인 테마와 몇몇 브금은 진짜 좋았음

동양음악 특유의 서정적인 가락이

게임내 특정 이벤트와 분위기에 너무 잘 어우러져서

감동이 배가 된 경우가 많았음

아쉬운 브금도 있었는데 이건 개발 한계라고 생각되긴 함


-캐릭터의 분량 배분

다회차 하면서 느낀건데 이 겜 80%는 미연시더라

거의 모든 이벤트 분량이 여캐들에게 집중되어 있고

남캐랑은 이벤트가 거의 없다 싶이함

친해지고 싶고, 서사도 보고 싶은 남캐도 많았는데 아쉽



시스템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았고

완성도도 떨어지는 편이지만

비쥬얼 노벨이 메인인 게임이라 크게 거슬리진 않았었음

무협을 1도 모름에도 굉장히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음

최근 시뮬레이션류 게임이 땡겨서 이것 저것 찍먹하던 와중에

이것도 찍먹만 해볼까 하고 잡은 게임이었는데

다회차까지 해가며 수십시간을 플레이함 ㅋㅋ

어쩌다 보니 대만 게임을 연속으로 하게 됐는데

와 대만 게임 잘만드네 ㅋㅋㅋ

재미있게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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