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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2035 번역) CHAPTER 10 - Red (1)

ArtyomDar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2.22 00: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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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거기! 여기서 뭐하고 섰어?"


아르티옴은 질문을 던진 남자를 바라보았다. 흐릿한 담배연기 속에서 예의 그 산딸기빛 별이 떠다니고 있었다.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빛바랜 붉은 깃발이 꽂힌 지친 깃대들이 아치길 옆에 삐뚤빼뚤 비스듬히 서 있었다. 아치의 곡선은 현수막에 의해 남자의 키보다 약간 높게 잘려 있었다, '붉은 라인. 국경 초소.'


"빨리 움직여. 그만 쳐다보고."


장교는 아르티옴의 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의 뒤에 있는 붉은 라인 병사들은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뭘 하고 있지?" 아르티옴은 자문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는 손을 들고 앞으로 한 발짝 내딛어서는 안 됐다. 불행한 움바흐의 뒤를 따라 그의 내장이 막대에 내걸릴 곳으로 끌려가선 안 됐다. 그들이 찾고 있는 체제 전복적인 통신 교환원이 움바흐가 아니라 자신이라는 걸 밝혀서는 안 됐다. 왜냐면 어떤 경우라도 그들은 움바흐를 만나지 못하게 할 것이고, 아르티옴의 내장이 그다음 차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어쩌지?


그럼 그와 움바흐가 결핵 걸린 모스크바 전파 속에서 들었던 소리, 푸쉬킨 역 어딘가에서 올가미를 목에 두른 채 아르티옴을 기다리는 호메로스, 디트마르와 그의 작은 임무 그리고 지금 그의 뒤에 앉아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잊어버리고, 곧 총검으로 학살당할 이 쓰레기들을 싸 버리고 작은 산딸기빛 별에 작별 인사를 건넨 다음 노보쿠즈네츠 역까지 한가로이 떠나가면 된다.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내버려 두면 됐다. 등에는 눈이 달려있지 않았으니까.


그럼 노보쿠즈네츠에는 뭐가 있지?


아무것도 없었다.


베데엔하와 똑같았다.


텁텁한 공기로 가득 찬 공허함. 버섯들. 그 비참한 삶은 아르티옴이 죽을 때까지 불평 없이 짊어져야 하는 것이었다. 빙 돌아서 안나에게 돌아가자. 때때로, 언제든지 죽은 누군가의 서류를 사용하면서.


서류는 다른 사람의 것일지라도, 삶은 그 자신, 아르티옴의 것이었다. 일률적인 낡은 삶. 까맣고 뒤틀린, 다 타버린 성냥처럼 메마른 삶. 정말 그런 삶을 원했을까? 그런 삶을 난도질해버릴 수 없을까?


올가 아이젠버그는 브래지어를 벗었다. 조정을 거칠 표트르 세르게예비치의 손 없이 방치된 스포트라이트가 눈이 부시도록 강렬한 불빛 속에서 올가의 강렬하고 검은 실루엣을 벽에 드리웠다.


트럼펫은 너무 빠르고 구역질 나는 암시를 담고 아르티옴의 내장을 뒤흔들며 연주되었고, 실루엣을 드리운 장대 위 여자는 말뚝에 꽂힌 것처럼 맹렬하게 몸부림치며 리듬에 맞춰 마구 움직였다.


"귀먹었나? 저리 가, 꺼져!"


그리고 아르티옴이 움바흐를 찾는 동안, 호메로스와 이곳까지 함께 오는 동안, 갈 곳이 없을 때 어땠는지 잊었을 동안, 노인은 그에게 무언가를, 최소한 방향성을 주었다. 용서하세요, 어르신.


어떻게 하면 어르신을 구할 수 있을까요? 그 악마 같은 자의 명령을 따라서? 대학살을 꾸미는 것을 도와서? 그다음엔? 그들이 정말 어르신을 풀어줄까요? 아닐 거예요.


그럼 그게 선택지로군. 뭘 고르든 가망이 없었다.


"좋아, 저놈을 수색해!"


아르티옴은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그의 발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관객들은 몸을 돌려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철도 제복을 입고 휴식을 취하는 누군가가 아르티옴을 붙잡았다. 여배우가 말뚝 위에서 몸부림치는 걸 지루하게 바라보는 동안 그가 기다렸던 사람이 정말로 아르티옴일까?


만약 그들이 다른 방향으로, 이를테면 앞쪽으로 움직인다면 돌아갈 방법이 없었다. 그의 발은 그걸 알고 있었다. 아직 육체가 죽기엔 너무 일렀다. 하지만 그의 영혼은 예전 삶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견딜 수가 없었다.


아니, 난 애들을 원하지 않아. 아르티옴은 깨달았다. 그는 그것을 꽤 간단하게 완전히 깨달았다.


베데엔하엔 뭐가 있었더라?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면 그가 되려고 했지만 실패한 것들이 있을 것이다. 될 바에는 차라리 죽으려고 했던 모든 것들도.


그는 정신력으로 억지로 두 손을 들었다. 한쪽이 약간 더 빨리 올라갔다. 땀이 관자놀이로 흘러내리자 부식성 액체가 눈으로 들어갔고, 그 안에서 산딸기처럼 붉은 별이 헤엄치고 있었다.


아마 그들이 아직 죽이진 않았겠죠, 표트르 세르게예비치? 저는 당신을 찾기 위해 메트로의 반을 가로질러 왔어요. 그리고 여기 도착했죠. 이제 더이상 갈 곳이 없어요. 제발요, 설마 벌써 죽은 건 아니겠죠, 네?


"정보가 좀 있습니다."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아르티옴은 관객석에서 거미 같은 시선을 감지하고 소름이 돋았다. 그래서 그는 똑같이 조용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중요한 정보가 있습니다. 제국이 계획한 무장 쿠데타에 대해서요. 대화를 좀 하고 싶습니다. 국가 보안국 소속 장교랑요."


"잘 안 들려!"


아르티옴은 땀을 닦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 * *




아호트니 럇 역으로 가는 보행자 통로는 마치 아르티옴을 위해 특별히 지어진 것처럼 길고 끝이 없어서,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바깥쪽에서 보는 붉은 라인의 국경은 엉성했다. 이동 가능한 장벽과 두 명의 졸고 있는 병사들. 하지만 외부인들이 볼 수 없는 안에서 보면 모래주머니와 철조망, 기관총 등 세 겹이나 되는 요새가 있었다. 총열은 안이나 밖이 아닌 벽을 응시하고 있었다. 적이 어느 방향에서 전진할지는 알 수 없는 법이었다.


벽에는 페인트를 써서 스텐실 기법으로 칠한 쌍둥이의 옆모습이 있었다. 기막히게 닮은 대머리 남자 두 명이 메달에 양각으로 새겨진 흐릿한 상처럼 뚱뚱한 볼을 하고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한 명이 다른 한쪽을 보호하거나 가리고 있었다. 아르티옴은 그게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모스크빈 형제였다. 더 앞쪽에 있는 사람이 현 총서기 막심이었다. 막심이 짓밟은 남자는 죽은 전 총서기였다.


테아트랄나야 역을 한 걸음씩 떠날 때마다 볼쇼이 극장의 비뚤어진 트럼펫 소리가 점점 더 희미하게 들려왔다. 반대 방향에 있는 마르크스 프로스펙트 역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따라 온 군악대가 만들어내는 고도의 예술적 기교가 가미된 기운을 북돋는 다성음악이 울려퍼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통로의 3분의 2 지점이 시작되는 곳에서 오케스트라 행진곡이 나른한 트럼펫과 충돌해 음악을 극장 안으로 다시 몰아냈다.


그곳엔 초라한 불이 켜져 있었고, 철조망을 따라 빛의 테두리 정도만 있을 뿐이었다. 그 너머의 어둠은 다음 철조망 조각까지 마치 젤리처럼 두껍게 깔려 있었다. 그들은 도중에 살아있는 사람들을 마주치지 않았고, 우울한 군인들만 만났다. 아르티옴은 자신의 운명을 해결하려는 갈망으로 목줄을 졸라맸지만, 그의 무장한 호위대는 서두르려는 의도가 없었다. 그들의 운명은 너무 부정확했다.


그는 마르크스 프로스펙트-아호트니 럇 역까지 간신히 버텼다. 첫 번째 초소부터 똑같이 생긴 마지막 국경 초소까지. 너무 허술해서 훅 불면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계단이 모든 것을 숨겼고, 그것은 붉은 라인의 누구도 테아트랄나야를 공격하지 못할 것처럼 보이게 했다.


하지만 군악대는 완전히 진짜였고, 그들은 국경 바로 옆에 있는 입구 오른쪽에 서서 불고 짤랑거리고 두들겼다. 그것은 아르티옴이 몸을 쭉 늘이고 어깨를 펴고 싶게 만들어다. 그리고 물론 어떤 트럼펫이나 다른 연극 소리도 이곳을 통과할 수 없었다.


메트로의 모든 초기 역들처럼 작고 아늑하고 편안한 이 역은 모두 같은 색깔의 사람들로 가득했다. 여긴 더럽지도 않았고, 천장에서 물이 흐르지도 않았고 등불도 켜져 있었다. 한마디로 모든 것이 점잖고 우아했다.


그러나 오케스트라가 행진곡을 다른 곡으로 바꾸기 위해 잠시 침묵에 빠졌을 때, 역의 다른 소리가 들렸다. 특이한 소리였다. 아호트니 럇 역은 사람들이 떠드는 왁자지껄한 소리 대신 끊임없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 손에 숫자가 적힌 꼬불꼬불한 줄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부스럭거렸다. 아치길 입구에서는 사람들이 테이블에서 부스럭거리며 아르티옴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관료주의적인 기능을 수행했다. 여자들도, 아이들도 부스럭거렸다. 그리고 드럼과 팀파니가 숨을 고르는 동안 갑자기 역은 더이상 밝거나 깨끗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케스트라 컨베이어 벨트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고 음악이 전달하는 즐거움은 역을 다시 바꾸어 놓았다. 작은 램프들은 더 밝게 타올랐고, 지나가던 사람들의 입술이 처지는 것이 멈췄고, 대리석은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슬로건이 양감 글씨로 스텐실 처리가 되어 있었다. 붉은 라인과 함께 우리는 빈곤, 문맹, 그리고 자본주의를 근절할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약탈은 금물! 범우주적 평등을 위하여! 올리가르히(역자 주 - 러시아의 근본적인 기득권층을 이르는 말)들이 당신 아이들의 버섯까지 먹고 있다! 모든 사람들을 위한 완전한 배급! 그리고 레닌, 스탈린, 모스크빈, 모스크빈. 역의 끝에는 머리가 벗겨진 레닌과 콧수염을 한 스탈린이 금색 액자 속에 걸려 있었다. 그들 옆에는 빨간 누더기를 목에 두른 창백한 소년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고, 플라스틱으로 된 꽃들이 놓여 있었다.


주민들은 아르티옴이 무장 경호 하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 그가 성킁성큼 지나쳐간 모든 사람들은 어떻게든 그들을 산만하게 할 더 흥미로운 일을 발견해냈다. 그는 어느 누구의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누군가를 지나치는 순간, 그의 목덜미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흩어진 시선들은 호기심이라는 렌즈에 의해 강렬한 빛이 되어 즉시 모여들었다.


그는 표트르 세르게예비치가 조금 더 오래 살거나 그를 어디론가 보내지 않겠다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걸어갔다. 그는 거기서 아르티옴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고, 아직 기회가 있었다.


안전보장위원회는 역 아래쪽에 위치해 있었다. 단색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바닥 아래에는 아무도 모르는 낮은 천장을 한 또다른 층이 있었고, 입구는 걸레와 양동이를 두는 찬장처럼 보이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내부는 모든 것이 익숙한 모습이었고, 회랑은 아마씨 기름으로 허리 높이까지 초록색으로, 그 위부턴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그리고 습기 때문에 갈변하는 회반죽, 영원히 매달려 있을 전구들, 일렬로 늘어선 방들.


호위대가 문을 열고 아르티옴을 밀어넣었다.


"급한 일이 있다고요! 긴급히 보고할 게 있습니다!"


"저들은 군대의 일을 보고하지." 그는 찡긋하며 말했다. "여기서는 사람을 보고해."


문밖의 철제 볼트가 그의 귓전에서 달그락거리며 바닥난 신경을 긁었다.


그는 감방의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마스카라를 칠한 눈과 앞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나머지는 머리 뒤쪽에 작은 뭉치로 땋아둔 여자, 알코올 중독자처럼 까맣게 그을린 거친 피부에 흰 눈썹과 속눈썹, 되는 대로 자른 머리를 한 뚱하고 왜소한 남자가 있었다.


움바흐는 거기 없었다.


"앉아요." 여자가 말했다. "서 있을 필요가 없는데."


남자가 코를 풀었다.


아르티옴은 그것이 그들이 그를 만나주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무선 통신 교환원이 새처럼 자유롭게 떠나도 좋다고 말할 때까지 그리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걸 뜻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벤치를 바라보며 여전히 서 있었다.


"그쪽도 저자들이 지금 당장 모든 걸 처리할 거라고 생각해요?" 여자는 한숨을 쉬었다. "우린 이틀도 넘게 여기 갇혀 있었어요. 그리고 그편이 좋을지도 몰라요. 그들이 여기서 뭘 분류하는 방식은... 신경을 받지 않을수록 좋아요."


"입 다물어." 남자가 신음했다. "이제 입 좀 다물고 있어 줄래?"


"그들이 저 이전에 여기로 노인 한 명을 데려오지 않았습니까?" 아르티옴이 그녀에게 물었다. "수염을 이렇게 기른?" 그는 움바흐가 콧수염을 늘어뜨린 허약한 모습을 손으로 시연했다.


"아뇨, 안 그랬는데요. 콧수염을 가진 사람도 없었고요. 우린 여기 둘만 갇혔어요. 서로 이렇게 딱딱거리면서요."


남자는 벽을 향해 돌아서서 몹시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며 손톱으로 벽을 쪼았다.


"그럼 무슨 짓을 한 거죠?"


"아무 짓도 안 했습니다. 저는 여기 노인을 빼내러 왔어요."


"그 노인은 뭘 했는데요?"


아르티옴은 온통 꿰맨 자국으로 도배가 된 그녀의 살색 타이즈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손, 피부 바로 아래에 흐르는 푸른 피는 그것을 터뜨렸다. 처음에는 검은 테두리가 그녀의 눈을 마치 마지막으로 자신을 바치는 것처럼 크고 열정적이게 보이게 했지만, 사실 그들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 주름진 미소, 피곤한 구김살.


"노인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린 테아트랄나야 출신이에요. 우린 그저 우리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 뿐입니다."


"거기 생활은 어때요? 제 생각이지만 형편없겠죠?" 그녀가 동정적으로 물었다.


"괜찮아요."


"하지만 여기 사람들은 당신네들이 이미 서로를 거의 다 먹어치우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럼 그들이 거짓말을 하는 건가요?"


"율카! 너 바보야 뭐야?" 남자가 그녀에게 호소했다.


"우리는 여기서 좋은 삶을 누리고 있어요." 율카가 기억하며 말했다. "기본적으로 우린 당신네들이 어떻게 되는지 신경도 안 써요." 그녀는 잠시 멈추더니 의심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버섯을 먹기 위해 줄을 길게 서나요?"


"줄이라니, 무슨 말입니까?"


"글쎄, 줄 맨 뒤에 선다고 해 보죠. 몇 번이 되겠어요?"


"무슨 줄이요? 돈이 있으면, 사면 그만입니다."


"돈이라고요? 식권 말하는 건가요?"


"우린 여기서 돈을 쓰지 않아요." 남자가 말했다. "누군가 일을 하면, 밥을 먹는 겁니다. 당신네들의 테아트랄나야와는 다르다고요. 우리 노동자들은 보호받고 있어요."


"알겠습니다." 아르티옴이 말했다.


"돈은 당신이나 가지쇼." 남자가 덧붙였다.


"에이, 안드리우샤, 왜 그렇게 공격적이야?" 율카가 참견했다.


"그놈들은 뚱뚱한 면상을 한 재수없는 놈들을 여기다 가져다 놓고 당신은 그 치들에게 가슴을 보여주고 싶어하잖아!"


안드리우샤는 마치 아르티옴에게 하는 것처럼 그의 발치에다 침을 뱉으며 소리를 질렀다.


"마치 당신이 갑자기 내 가슴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말이지." 그녀는 남자를 보며 웃었다.


"저는 앞잡이가 아닙니다." 아르티옴이 혼잣말을 하며 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아요." 안드리우샤가 말했다. "내 알 바 아닙니다."


그들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르티옴은 문에 귀를 가져다 댔다. 조용했다.


그는 시계를 쳐다보았다. 디트마르는 뭐하고 있을까? 그가 여전히 아르티옴을 믿고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얼마나 더 오래?


"버섯을 배급받는 줄이 아예 없다는 말인가요?" 율카가 물었다. "그럼 한 사람당 몇 개씩 주지요?"


"돈을 가진 만큼 많이요. 총알 말입니다." 아르티옴은 혹시나 해서 설명했다.


"아니, 설마!" 율카는 기뻐서 소리쳤다. "두 사람이 함께 간다면요?"


"뭐라고요?"


"두 사람 다 돈이 있는 만큼 받나요?"


"음, 네."


"욕심 많은 개자식들." 안드리우샤가 말했다. "저 치들이 누구 버섯을 게걸스럽게 먹는 건데? 너랑 내 거야! 우리 아이들은 배고픔 때문에 뱃가죽이 등에 붙었고, 그놈들은 스스로를 돼지처럼 기르고 있지."


"등에 붙진 않았어!" 율카는 놀라서 소리쳤다. "그리고 우린 자식도 없는걸."


"상상으로 그려본 거야. 수식적인 거지, 그래, 그거야."


그는 괴로운 기색과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느낌으로 아르티옴을 응시했다. 얼굴이 밝은 진홍색으로 붉어졌다.


"이이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요." 율카가 아르티옴에게 간청했다. "알겠죠?"


아르티옴은 어깨를 으쓱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말조심해." 안드리우샤가 아내에게 소리쳤다. "이 년아! 네가 입만 뻥긋하지 않았으면, 우리는 집에 있었을 거야. 예피모프 가족로부터 배운 교훈이 없는 것 같군."


"예피모프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안드리우샤?" 그녀가 속삭였다. "어쨌든 군인들이 그 가족을 데려가 버렸어. 예피모프네는 단 한 마디도 반대... 반대하지 않았는데."


"그럼 다른 문제가 있었겠지! 분명 뭔가가 있었을 거라고!" 그는 소곤소곤 소리쳤다. "어떻게 아무 이유나 구실도 없이 그렇게 잡아갔겠어..." 그는 가래를 뱉고 침을 뱉었다. "그리고 온 가족도."


"어떻게 됐는데요, 온 가족이?" 아르티옴이 물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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