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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3부] 10:xvii 일격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14 10: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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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xvii 일격



로켄이 일어선다. 칼날이 반짝이는 것이 보인다. 단순한 돌칼로는 갑주를 부술 수 없다. 저렇게 작은 것으로는-


칼날이 꿰뚫는다. 심장을 찌르는, 빠른 자비의 일격. 커스토디안이 자비의 검으로 베푸는 실용적이고도 복잡한 것 없는 일격이다. 무릎을 꿇은 아들, 그리고 서 있는 아버지, 두 형상이 돌칼로 하나가 되어 이어진 채, 순간 함께 얼어붙는다.


그리고, 그 칼을 통해, 황제는 자신의 모든 의지력을 쏟아붓는다.


숭고한 힘, 심원한 지경의 사이킥 폭발이 금속 막대를 통과하는 벼락처럼 고대의 칼날을 따라 흐른다. 그 일격이 빚어낸 화염의 섬광은 그 어느 것에도 비길 수 없이 빛난다.


그리고 빛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어둠이 드리운다. 궁정의 무한한 구조에 더해진 빛나는 어둠이 아니다. 부드럽고 침묵하는, 밤이 도래한 순간과도 같은 어둠이다. 혹은, 시각과 감각이 희미해진 듯 느껴지는 순간이다.


호루스는 미소를 짓고 있다.


호루스의 미소는 더 이상 루퍼칼의 궁정에 그들이 처음 발을 들인 순간 그들을 맞이하던 그 끔찍한 미소가 아니다. 세상을 공포에 떨게 한 그 미소가 아니다. 지금 펼쳐진 미소는, 로켄이 긴 세월 전부터 기억하던 그 미소다.


피는 흐르지 않는다. 의식의 검은 공간을 갈라낼 정도로 예리하다. 현실을 갈라낼 정도로 예리하다. 의식의 검은 정말 긴 세월을 기다렸다. 처음 이 칼날을 빚어내어 모든 살육의 그림자로 얼룩지게 만든 첫 살해의 순간부터, 약속된 여덟 번째의 죽음이 이른 지금 이 순간까지, 너무도 긴 세월을 기다렸다.


호루스는 미소를 짓고 있다. 그리고 그의 미소가 사라진다. 살점도 사라진다. 입술도 사라진다. 입도 사라진다. 또 다른 미소가 드러난다. 치아가 자아낸 벌어진 미소가, 뼈로 된 가면이 드러난다. 구원은 없다. 구원의 시간은 이미 오래전 지나갔으므로. 오직, 체념이 있을 뿐이다.


종말의 순간, 제 아들을 돌로 죽이는 남자가 있을 뿐이다.






칼날이 미끄러져 빠져나와 먼지로 화한다. 시신이 쓰러진다.


그리고, 은하계가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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