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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적 이야기

바나바나(203.234) 2023.03.07 16:40:38
조회 204 추천 0 댓글 8

요즘 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식었던 데워졌던 먹고 나면 헛구역질을 한다

가족과의 식사도 이따금 친구 집에서 시켜 먹는 배달음식도

조미료 탓일까? 요즘 어머니는 치킨스톡을 쓴다

그리운 식사의 기억은 중2 때였다

급식은 늘 점심시간이 되기 전부터 밖에서 냄새를 풍겼고

나도 또래와 같이 점심시간만을 기다렸다

나는 살이 쪘었고 배식 당번은 매번 바뀌었지만

항상 남자 중 몇몇 놈들은 다이어트라 말하며

고기반찬을 적게 주었다

쌀밥만을 많이 풀 수 있는 나는 밥을 잔뜩 퍼와

밥 한 숟갈에 국을 적셔가며 굶주린 배를 채웠다

그래도 밥은 맛있었다

아이들은 친한 애들끼리 삼삼오오 책걸상을 붙였다

나는 늘 혼자 먹었고 최대한 맛있는 척을 해가며

한 숟가락을 열심히 씹었다

너무 적적해 엠피쓰리로 노래를 듣고 있으면

내가 초딩때 했던 짓 하네라며 꼽을 주는 놈들도 있었다

남자아이들은 나를 멸시하였고 여자애들은 나를 측은하게 생각했다

어느날 반에서 조용한 무리의 여자애들이 다가와 같이 먹자고 말했다

나는 머뭇거리며 처음으로 두 팔 베어 자기엔 작은 책상의 선을

그 아이들의 직각의 선에 맞닿았다.

그 여자애들은 나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저 침묵만이 흘렀다

나는 곁들은 이야기로 그룹 빅뱅의 이야기, 드라마 이야기로 운을 뗐다

내가 말하면 그 아이들은 까르륵 웃기 시작했고

너 재밌다고 왜 말 많이 안했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 때 먹었던 날은 수요일이라 잔반 없는 날이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볼품 없던 급식 스파게티의 맛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 젓가락 집어 먹을 때 마다 부족했다

스파게티를 입에 감사히 집어 넣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끝나고 나는 내 자리롤 돌아왔다

나는 속으로 내심 뿌듯 했고 그 아이들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 속 스멀스멀 커가는 자기연민이라는 감정을

두 손으로 연거푸 막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그날 하교 했다

가기 전 그 아이들과 손인사도 했다

 

하굣길에 가고 있는데 한 친구가 엉덩이를 치며 인사했다

그 남자애는 하굣길에 가끔씩 이야기 하는 친구로

학교 안에서는 아는 척을 안 했다

아이스크림 사줘 그러면 꺼져 이러며 우린 놀았다

그 아이가 운을 뗐다

말하자면 이렇다,

내가 여자애들이랑 밥을 먹고 있어서 불쌍했다고 그러며

남자 새끼가 뭔 여자애들한테 구걸하냐고

그러지 말라고 제 딴에 충고를 한 것이다

 

지금까지 하굣길 친구는 넘치고 넘쳤다 나는 남의 말을 잘 듣는 아이였고

그 아이들은 자기 그룹 친구들한테도 말 못 할 고민을 내게는 말했다

그 당시 불륜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는데

넌지시 뜻을 짐작하며 생각했다

그 하굣길 애들한테는 있어 나는 불륜 상대였을까?

그 아이는 끊임없이 나를 헐뜯었다

그럴수록 나는 마치 내 성기가 온 세상에 공개된 것처럼

굉장히 수치스러웠다

그 후 그 아이가 지껄이는 것은 귀에 들리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멍하니 있었다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

그 여자애 중 한 명이었다

내일도 같이 밥 먹자 였다

나는 그녀에게 감사와 미안함을 담고

추악한 변명들을 내놓으며 그녀와의 인연을 단절했다

 

나이를 먹어 30대가 되었다

과거 여사친들은 어느새 결혼을 하고

그 중 몇 몇은 아이도 낳았다

요즘 따라 통화 끝엔 누구누구 결혼식에 보자 라는게 인사말이 됐다

부부 동반 캠핑에 따라가면

형들이 술 마시며 이야기 나눌 때

나는 항상 누나네들이랑 노는 게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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