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상자 기능 들가있어서 공앱 다크모드로 보면 글씨 안보이거나 할 수 있음
밑에 2ch 글 사진들은 대충 번역기 돌려서 퀄 ㅎㅌㅊ
플레이스테이션 2
수많은 명작 게임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며 2000년대를 이끌었던 전설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은 현 세대의 콘솔 게임기들과 다르게 게임의 저장 데이터를 따로 보관하는 장치가 있었는데 이를 '메모리 카드'라고 칭했다.
이 메모리 카드가 없다고 해서 플레이스테이션이 구동되지 않는건 아니었지만, 게임플레이 기록을 저장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메모리 카드 없이 RPG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중간정도까지 진행했던, 최종보스전까지 진행했던 플레이스테이션2를 한번 껐다키면 모든게 초기화되어 처음부터 진행해야했고
리듬게임이나 캐쥬얼게임등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해도 플레이스테이션을 끄는순간 모두 휴짓조각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메모리카드는 극소수의 게이머를 제외하고는 반필수적으로 구비해야하는 장치였고
메모리카드를 장착시 위의 사진처럼 특정 게임의 세이브데이터를 사용, 복사, 제거등의 동작을 수행할 수 있었다
또한 게임 별로 특색있는 아이콘들이 존재하여 이것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나름 쏠쏠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5년전, 이 플레이스테이션2의 메모리카드와 관련된 이상한 현상이 일본의 커뮤니티 사이트 2ch에서 목격되었다.
요시카즈
내 플레이스테이션 메모리 카드에 낯선 데이터가 생겨있었어
아이콘은 녹색, 파란색, 노란색을 마구 섞어놓은듯한 모자이크였고
데이터 명은 '몸(身)' 한글자야
이게 무슨 게임의 아이콘인지 아는사람 있어?
우리 가족은 게임에 아예 관심이 없어서 저게 뭔 게임인지 종잡을 수가 없어
'PS2의 메모리 카드에 낯선 데이터가 들어있다'라는 주제로 세워진 스레드
스레드를 세운 글쓴이(이하 요시카즈)는 어느날 플레이스테이션2를 사용하는 도중 처음 보는 이상한 세이브 파일이 발견했고
각종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어떤 게임의 세이브 파일인지 물어보았으나 아무런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세이브 파일 사진
요시카즈가 올린 사진엔 2004년 7월 15일에 생성된 어떠한 게임의 세이브 파일이 있었다.
육체를 뜻하는 '몸'(身)이라는 파일명과 원본 이미지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뭉개진 모자이크 아이콘이 보였다.
또한 대부분의 플레이스테이션 데이터 파일의 용량 규격은 8의 배수였는데, 이 세이브 파일만 규격에 맞지않는 10kb의 기묘한 용량을 가지고 있었다.
요시카즈는 2004년경 플레이스테이션1에서 플레이하던 게임들을 플레이스테이션2로 옮겼는데, 옮기는 과정중에 어떤 게임의 세이브 파일이 이렇게 변조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슨 게임의 세이브 파일인지 알아보기위해 각종 게임들을 실행시켜봤으나 이 '몸' 세이브 파일과 대응되는 게임이 대체 무엇인지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추측을 해보았으나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고, 요시카츠 또한 일주일 가량 아무 응답이 없어 다른 이용자들은 요시카즈가 납치당했다, 어떤 음모에 휘말렸다 등의 의미없는 말들만 나누고 있었다.
요시카즈
1(요시카즈)이다.
세이브 파일은 지우지 않았고 난 살아있어
그냥 고열이 나서 뻗어있었음
해석할 수 있다면 꼭 부탁하고 싶다 나는 게임을개조하거나 뜯어보는 그런쪽은 전혀 몰라.. 그냥 갖고 노는 것 밖에 못해
일단 일반적인 데이터가 아니라는건 알았음. 버그라 해도 그걸로 충분한데...
익명의 이용자
그런 버그가 일어난 적이 있었는지 공식적으로 알아봤는데
아무래도 없는 것 같아. 내가 10년정도 사용한 플레이스테이션1 메모리 카드도 한번 확인해봤는데 평범해서 뭐라고 말할게 없다.
PS메모리카드는 아이콘 표시도 세이브 데이터의 상태에 따라 바뀌는데 이걸 반대로 말하면...
"어떤 게임의 데이터가 일부분 파손되었을 때" 아이콘 표시가 바뀌는 작업을 해둔 게 아닐까?(개발자 or 프로그래머 개인의 장난)
'몸'이라는 한자가 표시되어있는걸 봐선 일본식 공포 게임 같은쪽이 수상한데
요시카즈 너는 옛날에 플레이스테이션1에서 일본풍 호러 게임 한 적 없어?
기괴한 세이브 파일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난항을 겪던 도중
한 이용자가 '몸' 세이브 파일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적이 없는, 최초로 목격된 파일이라는 것을 말함과 동시에
요시카즈에게 "공포게임 제작자들이 세이브 파일이 파손될시 아이콘과 제목을 이상하게 바꾸는 장난질을 쳐놓은게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한다.
게임 트와일라잇 신드롬의 스크린샷
요시카즈는 4년전에 했던 일본풍 공포게임이라면 '트와일라잇 신드롬'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고,
PS2의 메모리 카드에 트와일라잇 신드롬의 세이브 데이터가 따로 남아있었으니 이 게임과는 연관성이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어떠한 가설도 제대로 들어맞지 않았고, 여러가지 게임을 실행해 세이브 파일을 불러와도 '몸'과의 연관점을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이 세이브 파일에 대한 결론은 '훼손된 세이브 파일'과 '글쓴이의 자작극', '처음 보는 버그' 세 가지로 좁혀지고 있었으나 '훼손된 세이브 파일'설은 부정당했다.
실제 플레이스테이션2의 세이브 파일은 물에 젖거나, 충격이 가해지거나 등의 이유로 손상되었을 경우 위 사진처럼 '손상된 데이터'라는 제목과 파란색의 네모난 아이콘으로 표시되었고 복사도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즉 '몸' 세이브 파일은 특정 게임의 세이브 파일이 손상된게 아닌, '정상적인 세이브 파일'이었다.
적어도 정상적인 세이브 파일이라는것이 증명되자, 요시카즈는 세이브 파일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게임(제노기어스)에 강제적으로 '몸' 세이브파일을 넣어보는 시도를 한다.
플레이스테이션2에는 메모리카드를 꽃을 수 있는 슬롯이 총 2개가 있었는데 요시카즈는 1번 슬롯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슬롯2는 메모리카드가 없는 텅텅 빈 공간으로 남겨놓은뒤, 슬롯1에 '몸'이 담겨져 있는 메모리 카드를 꽃았고
이후 플레이스테이션을 킨 뒤 게임 제노기어스를 실행해 몸 세이브파일을 로드하자,
요시카즈
크로노 트리거 데이터는 슬롯 1의 메모리 카드에 들어있었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슬롯1 크로노 자리에는 몸이 대신 들어가있고 원래 크로노 트리거 데이터는 슬롯2에 있어.. 빼앗겼다..
메모리카드가 꽃혀있지 않은 슬롯2에 기존 게임들+알 수 없는 아이콘의 잡다한 세이브 파일들이 생성되는는 치명적인 버그가 발생하고 말았다.
텅텅 빈 공간에 갑자기 이상한 파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을 목격한 요시카츠는 서둘러 플레이스테이션을 꺼버렸으나 이미 특정 게임의 데이터를 빼앗겨버린 후였다.
'몸'을 의도적으로 건드릴 수록, 플레이스테이션은 점점 악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정리맨
일단 몸을 다른 메모리카드에 복사해놓고 한 번 지워봤다. "지웠습니다"라는 메세지는 떴는데 안지워지더라. 에러인가?
그리고 이 메모리카드에 들어있었던 게임 세이브 파일들이 현재진행형으로 서서히 파손파일이 되어버려서 당황스러움
파손된 데이터 파일도 안지워진다. 그리고 실제로 확인해보니 정말로 '몸' 한글자만 딱 있더라
플스1 메모리카드에서는 한자가 안적어지는걸로 아는데 어쩌면 플스2 데이터가 복사된게 아닐까 싶음
그렇게 다음 방법을 모색하던 도중, 몸 세이브파일 사건의 타임라인을 정리해 웹사이트를 만들어 정리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용자가
직접 '몸' 세이브파일을 뜯어보겠다며 요시카즈에게 메모리 카드 복사본을 요구해 택배로 받아냈고
"몸 세이브파일을 삭제해도 완전히 삭제되지 않고 오히려 주변 세이브 파일들이 훼손된 데이터로 변해버렸다"는 글을 올린다.
당시 스레드에 첨부되었던 사진
정가운데에 '몸'의 아이콘이 보이고 주변 세이브 파일들이 훼손된 데이터(푸른 아이콘)으로 변해있는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복사 가능
- 파일 복사 / 직접적인 사용 시도 / 삭제시 다른 세이브파일들이 훼손됨
- 몸으로 인해 훼손된 데이터들 또한 삭제가 불가능함
몸을 직접적으로 건드려보면서 어느정도 특징을 정립할 수 있었고, 나열되어있는 특징만을 보았을 때 '몸'이라는 것은 바이러스 혹은 치명적인 버그로 볼 수 있었다.
더이상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실험해볼 수 있는 것은 없어 포켓무무, 메모리 카드 어댑터, PC연결등 주변기기를 이용해 파일을 분석해보려고 했으나
메모리 카드 복사본을 받은 이용자는 돌연 자취를 감추어버렸고 스레드의 주인인 요시카즈는 이쪽 분야에 지식이 없어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익명의 이용자
저거는 바이너리 에디터라는걸로 세이브 파일의 이름을 '몸'으로 바꾼거야.
세이브 데이터에는 소프트 번호도 적혀있으니까 버그로 이상해져있는게 아니면 원래는 무슨 파일이었는지 알 수 있을듯
+ 분열되고 훼손시키는 '몸'의 수수께끼도 종료 위치 지정이 애매했기 때문에 옆에 있는 데이터를 먹고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음
그렇게 반년이 넘도록 스레드가 멈춰있었을 때, 어떤 이용자가 등장해 또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바이너리 에디터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특정 세이브 파일의 이름을 단순히 '몸'으로 바꾼 것 뿐이고, 바이러스와 비슷한 현상을 일으키는 이유는 단순 버그였다는 주장.
요시카즈
바이너리에 대해 검색해봤는데 역시 어렵다 orz
요시카츠 또한 이 주장에 흥미를 보였으나 위에서 말했던 것 처럼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고
결국 스레드는 아무 진전 없이 멈춰버린채 시간은 흘렀다.
요시카즈
계속 방치해둬서 미안
아직도 스레드가 남아있어서 솔직히 기뻐
몸이 담겨져있는 메모리카드는 잃어버렸음.. 일하느라 게임도 안 했는데..
요시카즈
요코하마 마리노스 봉투에 항상 메모리카드를 넣고 다녔는데 봉투째로 사라졌다
아마 온 집안을 털면 나올 것 같긴한데 이 상태로 등판하면 위험해질 것 같아서 사렸음 미안..
정리맨(카피본을 받아간 사람)도 그 후에 돌아오지 않는 것 같고..
그렇게 1년 뒤 나타난 요시카즈는 메모리 카드를 잃어버린 상태였다.
또한 대학생이었던 당시와 다르게 직장인이 되어 게임에 대한 흥미도 많이 줄어있어 예전같은 열정은 보이지 않았다.
스레드의 이용자들은 2년의 세월동안 요시카즈가 일하던 회사에서 트럭사고가 일어났던 일, 가족 구성원들이 아팠던 일, 정리맨의 잠적 등
여러가지 기묘한 일이 일어났던 것을 회상하며 "이젠 굳이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스레드만 그대로 남겨두자"라고 하였고 이윽고 '몸' 세이브 파일에 대한 이야기는 완전히 끝났다.
결국 '몸' 이라는 세이브 파일은 치명적인 버그나 바이러스, 혹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꾸며낸 파일, 처음부터 합성,조작되었던 사기극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20년, '몸'(身)이 한번 더 나타났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플레이스테이션2에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된 게임 'DDR5thmix'를 세이브 혹은 로드를 실패해서 생겼었던 기억이 난다" 라며 몸 세이브파일이 찍힌 스크린샷을 올렸던 것.
트위터 이용자 'MIURA'는 게임의 실행화면 영상을 첨부해 DDR5thmix에서 파생된 데이터임을 증명했고
플레이스테이션3에도 세이브 파일이 옮겨진 사진이 올라오며 적어도 합성이나 조작된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한 때 일본 게임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마치 포켓몬스터의 미싱노와 같은 '몸' 세이브 파일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났다.
지금와서 보면 그냥 특이한 버그라고밖에 볼 수 없겠지만, 육체를 뜻하는 기묘한 파일명과 주변 세이브파일을 훼손시키는 바이러스같은 행동양식은 사람들을 흥미롭게 만들기 충분했다.
또한 현재까지도 이 '身' 파일은 무슨 원인으로 만들어지는 버그현상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흥미를 위해 각색되거나 와전된 부분이 존재할 수 있음
원글 스레드 목록
なんのデータ? (5ch.net)
なんのデータ?Part2 (5ch.net)
なんのデータ?Part3 (5ch.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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