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그림을 보고서 만감이 교차했다.

이보다 더 망생이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단지 웹툰, 일러스트 분야의 어두운 측면을 보여준 것 뿐이지

동시대를 살아가는 2030의 삶을 관통한 컨텐츠라고 생각한다.

보컬, 피아노, 힙합, 가수, 아이돌지망생, 공무원 준비생, 전문직 준비생,

5수생, 사법고시 낭인, UFC 지망생 등등 

시원찮은 알바 뛰면서 꿈을 이루겠다고, 혹은 밥벌이라도 해야겠다고 

고시텔과 원룸에 짱박혀서 하루종일 뭔가를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꼈다.

그 뭔가가 전한길이 말하는 것처럼 공부도 제대로 안하는 허수들이 하는 뻘 짓인지

아니면 능력이 없는데 흥미만 넘쳐서 생긴 비극인지 

아니면 저 지하 밑에 있는 보물을 발견하기 위한 인고 시간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애,결혼,친구,효도 등등 인간생활이라는 것을 다 포기하고서라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는 것은 

축복인건지 아님 저주인건지 헛갈리더라.

다들 얼굴에 생기가 없고 우울이 가득하고 집의 정리상태며 입는 옷 헤어스타일까지

그들의 비루한 삶을 고스란히 비추는 듯 했다. 비하의 의미가 아니다. 

단지 그들의 삶이 사회와 격리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뿐이다.

그들을 무시하는 건 내가 아니고 주변 사람들이지 않을까.

그들이 그림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삶이 달라졌을까?

남들처럼 돈 버는데 관심있고 연애하고 섹스하는데 관심있고

평범한 삶을 사는데 관심있고 IT, 전화기, 영어 등등 실용적인 학문에 관심이 있었다면

그림에 들어간 노력을 그런데 썼다면 그들의 얼굴이, 집이, 심리상태가, 경제적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과계열이나 예체능으로 밥먹고 살 생각이라면 골목그림 보길 강추한다.

영성 속에 나오는 사람들이 한심하게 느껴지고 나는 저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주 높은 확률로 5년 뒤의 내 모습일 확률이 높다.

얘들아 그냥 그림 업으로 삼지마. 걍 인스타, 픽시브에 취미로 올려

그냥 연애하고 섹스해. 결혼도 하고

카페도 가고 맛집도 가고 운전면허 따서 자차도 끌어보고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미 예술이라는 잡귀에 신들린 상태라 들리지 않겠지.

너희가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란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