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체 잘뽑힌 캐릭터라 등장 당시에 온갖 설정몰아주기 당했는데도

원피스 오뎅이나 나루토 카구야 같이 뜬금없이 튀어나왔다는 이유로 욕먹은 적은 일절 들은적 없고

프리저라는 우주구급 적 해치우고 나서

꼴랑 지구에서 인간이 만든 로봇이랑 싸운다는 다소 루즈해질 수 있는 전개에

긴장감과 활력을 넣어준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함

일단 트랭크스가 등장 당시 받은 설정만 해도 거의 자캐딸 수준인데

1. 드볼 최고 인기여캐 부르마와 오공의 라이벌 베지터의 자식

2. 오반과 함께 단 둘뿐인 혼혈 사이어인

3. 손오공이 죽을 고비 넘겨가며 간신히 터득한 초사이어인을 그냥 기본기로 보여줌

4. 1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인품과 성격, 그리고 실력까지 갖춘 엄친아

5. 원작기준 불과 몇화 전까지 초사 오공과 혈전을 벌이던 최강의 빌런 프리저를 초컷

6. 역대급 외형과 디자인

7. 전투광 새끼들 때문에 발암 전개가 꼬리를 잇던 스토리에서 유일한 사이다 역할

특히 7번은 시발 셀편 자세히 보면 사람새끼가 있나 싶을 정도로

셀한테 선두 건내준 오공

트랭크스가 극구 말리는데도 완셀 만들어준 베지터

완셀 컷안내서 오공 죽게한 초2 오반

주전력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트롤을 일상으로 삼는데

트랭크스는 자체 트롤링이 하나도 없는 것만 봐도

연재 당시에 트랭크스 이미지를 많이 아꼈구나 싶더라고

거기다 트랭크스 스토리 자체도 세밀한거 신경 안쓰고 그때그때 설정 짜는 드볼에서 보기 드물게

기승전결이 완벽하게 짜여있다는게 특징임

보통 평범한 타임머신물이라면 트랭크스가 과거를 바꾸는데 개입하고

그 변화된 과거에 따라 트랭크스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쳐 인조인간이 사라지고 끝났겠지만

이때 조산명은 만신 시절이라 이걸 한번 더 꼬아서

변화된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트랭크스가 직접 자신의 손으로 인조인간과 셀을 퇴치하여

스스로의 힘으로 미래를 열었다는게 진짜 압권이었음

마치 작가가 독자들한테

"트랭크스가 바꾼 과거의 세계와 트랭크스가 살고 있는 미래의 세계는 서로 다른 세계라서 영향을 주진 못하지만, 트랭크스는 과거를 바꾸는 과정에서 숱한 고난을 이겨내며 앞으로 나아갔고 그러한 경험과 힘은 트랭크스가 스스로 미래를 바꾸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독자들도 그걸 어렴풋이 알아챘는지

트랭크스 인기는 논외급인 오공이나 베지터만 제외하면

항상 인기투표 3위권에 뽑혔었음

윗짤에 나온 인기투표는 트랭크스가 등장은커녕 언급조차 안되던 마인부우 편 기준

근데 시발..... 좆퍼에 와서는

조산명이 원작에서 그렇게 강조했던

"미래는 남의 도움으로 개척해선 안된다.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현재를 마주해야만 바꿀 수 있다."

이 작가의 인생관이 담긴것 같은 훌륭한 대전제는 어디다 갖다 팔아먹고

허구한날 오공 시대로 타임머신 타고 들낙거리면서

오공이랑 베지터 바짓가랑이 붙잡고 도움 요청하는 꼬락서니로 만들고

심지어 오공 베지터랑 같이 + 본인 원기검으로 구한 미래조차 자마스한테 침식당하고

그 자마스 조지러 나온 전왕은 미트 세계 통째로 삭제시켜버리는

웃지못할 꽁트를 쳐 휘갈겨 놨더라

원작에서 이렇게 완벽하게 마무리 된 트랭크스 서사를 무덤에서 예토전생 시켜서

온갖 좆뺑이는 다시켜놓고 미래까지 강탈한거 보면

좆퍼 전체는 몰라도 좆퍼 트랭크스 편은 개씨발이 맞다

20년 동안 무슨 일을 겪었길래 사람 작품관이 이렇게 바뀌는지

조산명한테 직접 한번 물어보고 싶을 정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