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스포가 존재합니다

1 서문

애니 11화가 끝나면서 소설 분량은 끝인데 작화가 이쁜건 둘째치고 소설 장면들을 많이 컷하면서도 애니 특유의 연출은 빛나는 부분이 많음

원작에 나오는 부원들의 소설같은게 없는만큼 애니 특유의 연출이 참 괜찮아서 정리해보고싶었음.

다 망라하자니 너무 길고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하늘임

난 소설을 7권까지 다 읽긴 했는데 애니연출을 중심으로 얘기하기 때문에 소설내용은 배제하겠음 (애니내용 말고는 스포 없음)

>또너냐 ㅈㅋㄴㅋ...

이 보자마자 아시발 소리가 나왔던 사슴카레와 매실쨈 이야기는 무려 약 '80초'를 처먹는 분량을 자랑함

BL드립에 암생각없이 보게 되겠지만 아무런 의미없이 80초나 꼴아박을 이유는 전혀 없고

이 대화는 '오른쪽과 왼쪽'을 시사하면서 야나미와 야키시오를 상징하는 의미를 가짐

사실 이 장면은 소설에도 있는 장면인데 BL가지고 자연?스럽?게 주요 캐릭터들을 표현한건 절묘하다고 생각함

2 야나미

>1화에서 자기가 차인걸 깨달은 야나미

야나미는 자기가 차였다는 걸 자각했을 때 '왼쪽'을 보고있는데 이건 '공격'이라는 뜻임

야키시오와의 대비연출도 그렇고 해당 장면을 다시보면 유독 왼쪽을 보고있는 장면이 많음

이건 자신이 차인건 자각했지만 포기하지 못하고 기회가있으면 '나쁜아이'가 되어서 뺏을 생각도 있다는 심정임

하지만 야나미는 맨날 처먹기만하고 멍청해보여서 잊기 마련이지만 눈치빠르고 착하고 굉장히 여리면서 친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성격임

심지어 연애에 대해선 수동적인 성격을 가지고있음

12년간 소스케를 좋아하면서도 계속 고백을 기다리기만 했고 소스케가 4살때 토끼풀로 반지를 만들어줬다 같이 목욕했다는게 이성적인 추억인거보면

결국 고백을 기다릴 뿐 능동적으로 뭔가를 한건 없고 초반에 소스케한테 자전거열쇠를 쥐어주면서 까지 보내준 것도 야나미임

카렌이 2개월만에 소스케랑 사귄것도 맞지만 동시에 야나미와도 절친이였다는 것도 잊으면 안됨

야나미가 온수랑 친해지는 과정이 흔한 아싸주인공 간택물 같다는 느낌이 있으면서도

소스케한테 차인 것 같이 된 분위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지내기가 어색해져서 '도망'친거임

의외로 온수랑 노는게 즐거운 것도 있었겠지만 교실에서 친구한테 둘러쌓이던 여자애가 점심시간마다 사라지는게 평범할 리는 없고

빚 변제는 개그인 것처럼 진행되지만 평소 처먹는데 쓰는 돈을 보면 못값는게 아니라 구실을 만들어서 도망친거고 얼마나 여린지 알 수 있음

6화 츠키노키와 코마리의 대화에서

"사슴카레가 공격 이라는것도 너무 안일한데~"

"카레의 매운맛은 상대를 상처입히지.. 그렇기때문에!!!"

"과연... 사랑하고 싶지만 상처입히기 때문에 만질수가 없어..! 뭐야그거 불타오르잖아!!!"

라는 대화도 잘 생각해보면 야나미의 심정을 은연중에 표현하고있음

그리고 시간대가 하루가 시작되고 얼마 안된 낮이라는것도 큰 의미를 가짐

소스케를 보내주고 마음의 정리는 커녕 1화 마지막이 마음을 정리하는 시작지점 인거임

심지어 야나미는 소스케가 카렌이랑 사귀고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자신의 실연을 자각함

다른 히로인들에 비하면 아주 느린편임

3 야키시오

>쫓아온 게 아야노가 아니라 온수구나 '그럴줄알았어'라는 표정

'오른쪽'을 보고있는 야키시오는 수비를 의미함

아야노에게 같이 쇼핑 해달라는 둥 야나미보다는 훨씬 적극적으로 다가가기도 했었지만 여친이 있는걸 알고는 그냥 곁에 있는걸로도 만족해 라는 생각을 가져버림

야나미와는 다르게 사실상 포기해버린거임. 지하자료관에서도 둘을 철저하게 같이 있게 해주려는 걸 보면 알 수 있음

실수로 고백을 박아버리긴 했지만 아야노와의 과거를 뒤돌아보며 마음의 정리를 할 뿐이고 자신의 사랑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하고있음

저녁노을은 낮과 밤의 사이로 곁에 있는것 만으로 충분해 라며 마음의 정리가 어느정도 진행되었다는 연출이지만

실수로 고백해버린것에 대한 놀람과 후회로 온수와 문예부가 개입하는 계기가 되어버림

>야키시오와 아야노의 끝

고민을 떨치기 위해서 계속 달리는 야키시오에게 온수가 다가오는데 여기서도 야나미와 대비가 하나있음

야나미는 옥상에서 눈물을 흘렸지만 야키시오는 땀을 흘리는 연출이나옴

아직까지도 포기하지 못한 야나미와 떨쳐낸 야키시오를 표현한 듯

마음을 정리했고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난 괜찮아

라며 말은 하면서도 야키시오는 여친이 있는걸 아는데도 아야노와 둘이서 놀러다닌 게 '나쁜아이' 였다는 걸 고백하면서

온수의 도움을 받아 아야노와 함께 1:1로 대화를 하게되고 곁에 있으면 됐다라는 참기만하는 엔딩이 아니라 아야노의 진짜 속마음을 알게되고

아사구모도 모르게 하나 비밀을 만들어달라며 소심하게 새끼손가락을 거는걸로 끝냄.

이렇게 하루가 끝나는 시간에 아야노와 함께 지내면서 레몬의 마음의 정리는 끝남.

4 코마리

>싸우기도 전에 이미 패배했다 (3화 타이틀)

코마리는 사람이랑 제대로 대회도 못하는 찐따다 가난하다 지켜주고싶다 뭐다 하지만 3자매의 장녀이고 유일하게 먼저 고백을 박은 패로인임

능력이랑은 별개로 책임감도 강하고 할 땐 하며 부딪혀서 깨질지언정 도망은 절대로 안치는 외유내강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음

그리고 고백을 할 때도 자신의 유일한 장소였던 문예부가 부숴져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고백을 박아버렸으니 셋 중엔 가장 적극적인 패로인임

하지만 싸우기도 전에 패배해있기때문에 배경이 하루가 끝나가는 밤부터 시작임.

고백한 당일에 이미 마음의 정리를 어느정도는 끝냈고 다음날 바로 츠키노키와 부장에게 둘 다 곁에 있어줬으면 한다면서 선언하는 부분은 얼마나 코마리가 강한지 보여줌

심지어 온수는 딱히 해준것도 없음 그냥 한두마디 대화했더니 울거니까 저리가 라는 말에 자리 비켜준게 다임

>11화 마지막. 히로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문화재의 전시를 러브레터라고 야나미는 말했고 문화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코마리의 마음의 정리는 이미 끝남

중요한 건 자신의 사랑이 끝난 다음. 즉 코마리라는 사랑이 끝나고 자신의 장소이고 선배들이 남겨준 문예부를 지키고싶다 라는 마음이였는데

문예부 모두가 우리는 쭉 코마리의 친구라 해주고 온수는 쭉 곁에 있어준다는 말을 듣고 앞으로 나아가게됨

하늘은 밤이라 어둡고 암울해야 할텐데 뒷배경의 빛들이 희망찬 느낌마저줌

즉 코마리는 애니로는 10화 소설로는 3권 중간시점에서 이미 자신의 타마키에 대한 마음따윈 이미 컷 해버렸고 이미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간거임;;

연애ㅈ밥인 둘과는 같은 패로인이라도 격이다르다고 할 수 있음

'부장따윈 하고싶지 않았어!! 난 부장을 좋아했는데 내가 부장이라고 불리고 뭐가뭔지 모르겠다'

라고 하던 코마리가

'책임져 신[부장]'

이라고 하는 장면은 이거완전...

5 야나미 두번째

1화에서 야나미는 자신의 사랑이 끝났다는 걸 자각하고 끝나고 이게 해결?되는건 4화임

>4화에서 겨우 친구등극

온수의 태도에 빡친 야나미는 온수에게 차갑게 대하다가 온수가 부실에서 그래도 즐거웠다는 말은 하고싶었어 라는 말을 들음.

그리고 하카마다가 온수를 불러서 이야기 하는데에 참다못해 끼어들어서 어느정도 강제적으로 마음의 정리가 된다는게 줄거리인데

보면 알겠지만 야나미는 능동적으로 자기가 뭘 한 건 거의 없고 마음의 정리도 했다기보단 강제적으로 당한 느낌임

12년간 고백을 기다리던 야나미는 역설적으로 연애에 대해선 너무 수동적이고 약한거임

'실연당해도 바뀌는 건 없고 주변은 멋대로 앞으로 나아간다' 라는 야나미의 대사는 너무나도 야나미를 잘 나타내줌

>코마리쨩은 쓰고 레몬쨩은 달리고... 야나미는?

야나미는 문화재에서도 다른 패로인들을 언급하면서 자신에 대한건 말하지 않고 아직도 방황하고 있다고 생각함

야나미는 1화에서 차이고 4화에서 강제적으로 해결된 편에서조차 아직도 대낮임 전혀 시간이 흐르지 않았음

소설내용을 말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애니 1쿨에선 내내 하카마다에게 미련이 있고 천천히 마음을 정리하는중이고

다른 히로인들의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야나미도 점점 심정의 변화가 오고 있음

야키시오 때는 '나쁜아이가 되어버리면 어때' 라던가 코마리 때는 '이건 러브레터야 응원해주고싶어' 라던가 야나미도 점점 성장은 하고있음

이런 야나미와 온수가 엮이는 이 오묘한 맛이 패로인의 매력이 아닐까

6 나는 혹시 최종화에서 패배 히로인 옆에 꼽사리 끼는 모브 캐릭인 걸까

12화 마지막이 원작가 검수의 오리지널 타이틀이라는데 이건 패로인을 첫 공모전에 넣었을 때의 타이틀이라고함

즉 패로인의 서브타이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잘 보면 온수는 패로인 셋의 최종화. 즉 사랑이 끝날 때, 차였을 때에 언제나 옆에 있어주는 걸 알 수 있음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패배히로인 이라는건 상대적인거라 패배에서 마음을 정리하고 다시 나아가기 시작했다면

그 이야기는 끝난거고 자신의 새로운 스토리의 등장인물이 되는게 아닌가 싶음. 물론 그건 히로인일 수도있고 아닐수도 있음.

야키시오와 코마리는 적어도 자신의 마음의 정리를 끝내고 패배히로인'이였던' 것이지 새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생각함.

그런데 야나미는 아직까지도 하카마다를 외치며 실제 속마음은 둘째치고 겉으로는 자기자신을 패배히로인으로 표현하고있고 자의던 타의던 거기에 묶여있음

이게 뭘 의미하고 저런 성격의 야나미가 어떻게 이후에 온수와 엮여가기 시작하는지 주목하면서 작품을 즐기면 더 재밌지 않을까 싶다

7권까지 네타 박아버릴 수 있으면 더 깊게 쓸 수 있는데 소설 기대해라 패붕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