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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3모바일에서 작성

정성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08 13:56:27
조회 44 추천 0 댓글 0
														

-제 생각엔 시네마에는 두 종류가 있다고 봅니다. 시각적인 영화와 문학적인 영화. 그리고 전 가끔, 문학적인 시네마는 시네마기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시각요소(Visuals)를  오로지 스토리나 플롯을 위한 삽화로밖에 활용하지 못하기때문입니다. 시각적인 영화들이 이미지를 다룰 때 문학적인 영화는 말을 밀거래합니다. 저는 1년이면 기백편의 영화를 보는데 그 대부분이 아마 눈을 감고 봐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을겁니다. 이 영화들이 정확히 오늘날 대중영화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영화들이라는 점때문에 이건 매우 이상한 문제입니다. 감독님은 "비주얼"시네마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신인감독들 중 하나이신데,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싶습니다.


저는 "문학적"이라는 표현을 당신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에게 있어 "문학적"이란건 "시각적"이란 것과 매우 밀접합니다. 말씀하신 "문학적"이라는 표현 대신에 전 "연극적" 또는 "촬영된 연극"이라는 표현을 쓰고싶습니다. 영화는 연극보다는 문학이나 시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종종 어떤 영화는 그저 스토리의 삽화에 불과하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특히 소설을 영화화할때 마주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이죠. 모라지아의 소설을 토대로 한 '순응자'를 만들 때 제가 맞선 가장 큰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영화판에서는 일상적인 일이기도 하죠. 많은 필름메이커들이 각본이 소설에서 유래한 것인양 사용하기때문입니다. 그들은 단순히 각본을 삽화화한 영화를 만듭니다. 반면에, 저역시 굉장히 정밀한 각본에서 시작합니다. 다만 저는 오로지 그걸 파괴하는게 목적이죠. 저에게 있어 영감은 오직 실제촬영의 순간에만 존재합니다. 그 이전이 아니라요. 저에게 영화란 제스처의 예술입니다. (un art gesture)
제가 세트에 배우들과 조명들과 함께 있을 때, 특정 시퀀스나 상황에 대한 "해법"이 사전에 생각했던 아이디어에서 오는게 아니라 배우들,조명,카메라,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공간 사이의 음악적인 교감에서 온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카메라를 마치 그것으로 제스처를 하듯이 움직입니다. 영화란게 언제나 제스처의 영화라고 느낍니다. 스탭이 50명이나 있더라도 매우 직접적이거든요.
그러나 이런 "제스처들"에게는 제국주의라는 적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감흥들을 하나의 총체적인 제스처로 집합시켜버리거든요. 그 제국주의의 순간은 영화의 편집입니다. 그건 프로듀서가 실권을 넘겨받는 순간이자, 감흥들 속의 직접적이고 "제스처화된"(gesticular) 모든 것을 누군가가 잘라내버리는 순간입니다. 프로듀서가 영화의 심전도계를 차지하고는 그래프를 평평하게 만든답시고 모든 고점을 쳐내버리는 겁니다. 전 미국에서는 프로듀서가 최종편집권을 원한다는걸 압니다. 비록 촬영기간동안에는 완전한 자유를 주더라도 그 결과물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편집하고싶어하는것이죠. 제가 '파트너'를 만들때 제게 강박관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걸 해결하기 위해 순서대로 배열하는것 외에는 편집을 피하려고 했지요. '파트너'이후에 전 제가 이 문제에 대해 너무 신경증적이었단걸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순응자'와 '거미의 계략'에선 다른 해결법을 찾았습니다. 영화의  "제스처화하기"(gesticulation)를 강조하는 편집을 채용한 겁니다.


-정밀한 각본을,오로지 파괴하기 위해 원한다고 하셨는데, 그 각본엔 어떤게 들어있나요. 씬과 대화에 대한 설명? 카메라 세팅과 무빙에 대한 구체적인 숏의 지시?

오직 상황과 대사만 있습니다. 카메라나 카메라의 배치나 실제 숏에 대한건 전혀 없습니다. 각본은 제게잇어서 그냥 시작점일뿐입니다.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 딱 거기까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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