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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CHANGER: 편집 5 (完)모바일에서 작성

정성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27 16: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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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의 역사에서 가장 큰 기술적 변화는 90년대 초에 등장한 Avid였다. 그건 아마 영화 자체의 역사에 있어서도 가장 큰 game changer 일 것이다. 디지털 편집이 나타나기 전에는 필름촬영을 한 후, 음화필름(네거티브)중에 원하는 테이크를 고르고, 그 네거티브를 양화(포지티브) 원본영상(dailies)으로 프린트하고, 그것들을 이어붙이고, 그것들을 평판위에 올려놓고 검토하고, 그리고 시사실에서 또 검토해야 한다. 무비올라 시대에 2~3분 이상의 푸티지를 한번에 볼 수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사실에서 확인하는것 뿐이었다. 평판 편집기는 그 2~3분 분량을 10분으로 늘려주었다. 필름을 더 확인할 수 있게 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 시험해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작업용 판본 (workprint)로 편집할때는 그다지 많은 시도를 하긴 어렵다. 잘라낼때마다 잘린 부분이 생기고, 테이핑 할때마다 자국이 남는다. 영사할때마다 조금씩 닳고, 아무튼 뭔가를 시도할때마다 조금씩 손상된다. 그리고 대미지가 쌓이면 새로운 판본 인쇄를 위해 돈이 들어간다. 그러므로 만일 제대로 된 편집자라면 모든 푸티지를 새로 인쇄하느라 돈을 쓰는 대신,  어떻게 커팅해야하는지를 계산할 것이다. 실험에 대한 의욕은  존재하기 힘들었다.
선형적 편집의 또다른 한계는 한번에 한 컷만 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씬이나 필름 전체를 시험영사한 후에 컷을 바꾼다면, 그 바꾼 컷은 그대로 사라져버리고 오로지 기억 속에만 남게된다.

  Avid와 비선형적 편집 프로세스가 등장하자,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 오늘날의 감독들은 상반되는 편집 전략을 적용한 다양한 컷을 놓고 여러명의 편집감독과 동시에 작업할 수 있다.  아침에 실험적인 컷들을 이어붙였다가 점심식사 후에 그걸 폐기해버릴 수도 있다. Avid 이전에는 필름을 영사해보는데 10주가 걸렸다. 지금은 2일에 한번 꼴로 영사해볼 수 있다. 편집감독은 모든 버전의 모든 컷을 보관해두고 있으며, 원한다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품질 저하를 감수하고 복사음화(internegative)를 사용하거나 현상소에 돈을 지불하고 일정을 기다릴 필요 없이, 다양한 이펙트들을 실험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선형적 편집 시기에 자주 착수되지 못했던 비주얼 실험은 오늘날에는 표준운영절차(sop)가 되었다. 몽타주가 관객들에게 영화를 다르게 체험할 수 있게 한것처럼, 디지털 편집 역시 그러했다.

'싸이코'가 평판 편집을 예언한것처럼, 두 편의 영화가 비선형적 전자 편집을 예언했다. 하나는 'performance' (1970)이다. 또 하나는 'JFK'(1991)이다. 이걸 봤을때 나는 현혹되어버렸다. 나는 올리버 스톤을 알고있었는데, 그를 과소평가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어떻게 머릿속에 그 모든 가능성들을 담아두고, 어떻게 그 모두 다른 방법으로 컷의 조각들을 조합해냈는지가 믿기지 않았다. 그는 제각기 다른 원료들의 다양성을 매끄럽게 통합시켰다. 그건 계획해서 되는게 아니다. 시행착오는 필수다.

  그런 연유로 나는 여러해동안 스톤의 스타일이 비선형적인 편집시스템때문에 바뀐거라고 추측했다.  Avid가 그를 바꿨을걸가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훨씬 나중에야 나는 Avid가'JFK'보다 조금 이후에 도입되었다는걸 알게되었다. 스톤과 그의 편집감독이 35mm, 16mm, 8mm, 사진을 비롯해 너무도 다양한 포맷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전자 편집을 예견하며 그들의 원재료둘을 비디오테잎으로 옮겨서 편집했던 것이다.

  내 주장은 기술은 장난감으로 시작해서 미학적 도구로 진화한다는 것인지만, 'JFK'의 경우는 때때로 예술가들이 앞서서 장난감을 예견하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게 어느쪽이었든, 스톤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JFK'는 그의 마지막 non-디지털 편집이었다.

  기술에는 예술 면에서 단점도 있다. 빠른 편집은 짧은 편집스케쥴로 이어졌고, 감독과 편집감독이 필름과 함께할("live") 시간이 줄어들었다. 예술적 기회가 무서운 것이 될 수도 있다. 어떠한 자유의 부족함이 오히려 위안이 될 수도 있다. 1985년에 내가 '미시마'를 만들때, 내가 촬영을 시작하던 무렵의 상황적인 특성때문에, 일본의 투자자들은 일본이 불가능함을 확신하며 투자를 철회했다. 그 결과 나는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채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making a film for nobody) . 이것이 영화를 만드는 부담을 훨씬 가중시켰다.  티켓이 잘 팔릴거라고, 타협을 해야한다고 말하는건 쉽다. 하지만 탁월함을 판단할 유일한 기준이 나 자신이란걸 깨닫는다면 그 부담감은 매우 무겁다.

  향후 10년 안에 어쩌면 포스트프로덕션에서 영화를 감독하는것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씬을 디렉팅하고, 리디렉팅하고, 편집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으로써는 충격적인 생각이겠지만.

ㅡㅡㅡ(完)

오역 오타 죄송합니다.

마지막 4부는 제가 이 글을 찾게 된 계기인 카메라 무브먼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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