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되어 있다."
천마는 조용히 살고싶다(이하 천조살)는 이 시대 지친 중년에게 잠깐 퇴근길의 안식을 제공하는 뭐랄까...
길가에 핀 한 떨기 옛날통닭과 같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자기만의 평온한 세계에 위협은 없으며,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깝치는 젊은이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감성...
따라서 이 글묶음은 소설이 아니다. 일종의 마취제, 일종의 메디슨(medicine), 일종의 향수(鄕愁)인 것이다.
무공의 특성을 통해 회귀에 대한 알 듯 말 듯한 설명을 표현한 것은 좋았으나 모든 갈등이나 위기 구조가
천마라는 물을 만나면 설탕이나 소금처럼 녹아버리고 마는 것은 내가 이 소설을 인정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하겠다.
설탕이나 소금을 가득히 부어놓은 물을 좋다고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래서 글 쓰는 김에 다른 소설들이나 얘기해보도록 하겠다.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이하 사마아앗)는 오랜만에 등장한 몬스터 전생물로, 사실 킹본에서는 이미 유래가 깊은 내용이다.
그러나 수박도를 보면 알 수 있듯 그 원조는 바로 계림의 후예, 서라벌의 자손들이 숨쉬는 이 한반도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옛날 소마신화전기라는 온라인 게임을 보면 플레이어가 특수능력을 가진 몬스터로 플레이하
(이 이후로는 틀니가 압수되어 알아볼 수 없다. 운이 좋군.)
그러나 작가는 그 소소한 재미를 포기하고 결국 세태와의 농밀한 민달팽이 야합에 들어가고 만다.
와! 인간화! 와! 용.종.포.식! 와! 왜 먹이사슬 느낌은 나지 않는거야 씨발!
차라리 세계관이라도 미스터리하게 조금씩 풀어나갔으면 좋으련만, 달고나 뽑기를 하다가 깨뜨려버린 것처럼
급격하게 흥미를 잃어버리는 방식으로 전개되어버리니 애석함을 감출 길이 없다.
나는 이 참사의 책임을 전적으로 작가의 역량에 돌리고 싶다. 자기 소설의 강점을 유지할 자신이 없었다면
김피탕처럼 정말 끝내주는 야합이라도 성공시키던가, 일단 마구 쏴서 맞추면 저격이라는 식으로 독자층을 공략하니
민트초코치킨마요처럼 열받는 음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는 게 솔직한 감상이다.
야발년아.
야발년 얘기가 나온 김에 광악의 신작, 사냥꾼 아크도 얘기하도록 하자.
어느새 유서가 깊어져버린 무한전생 시리즈는 그 꾸준함 덕분에 나름 확실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데,
그 팬층의 절반은 이미 지능이 높아져버린 일종의 전생 동반자이기 때문에
현명하게도 주인공이 낚시를 하는 부분 이후로는 소설을 접고 다음 시리즈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사람들이다.
광악은 작품활동 초기에 무한전생이라는 소재에 대한 집착과 스스로의 페티쉬 탓에 권태로움, 힘숨찐 감성, 나는 특별해
나데나데 감성에 취한 주인공을 창조해버렸고, 첫 작품을 전개하는 중간부터 중량 잘못 꽂은 헬린이마냥 역풍을 맞고도
기어이 자신의 페르소나로 채택해버리고 말았다. 물론 작가의 깜냥은 전혀 따라가지를 못하고 있기 때문에,
광악이 소설을 전개하는 형식을 잘 보면 힘숨찐이 무한전생 지식빨로 나데나데받다가, 주인공이 아니라 그 주변 위주로
흔들거리더니 뜬금없이 튀어나온 낚싯바늘에 주인공이 끌려가는 원패턴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바로 팬층의 절반이 주인공이 낚시를 접은 다음에 읽기를 멈추는 이유이다.
어쨌든, 광악은 망나니편 이후로 귀찮은 주인공 페티쉬를 버리면 얼마나 떡상할 수 있는지 몸소 체감했는지,
비로소 그 귀차니즘 감성을 조금씩 덜어내고 있는데, 글 쓰다가 힘들 때마다 그놈의 컨셉이 튀어나오는 것 보면
광악이 스스로의 페르소나에게 가진 페티쉬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가 있다. 물론 그걸 좋다고 읽고 있는 나도 레전드다.
야발년이랑은 무슨 상관이 있냐고? 야발년아.
분량때우기 점수~~~ 나무위키 점 만점에 how do they do it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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