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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스압) 3년간의 수험생활을 마무리하며앱에서 작성

삼수생공부기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16 01:50:42
조회 10589 추천 384 댓글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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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들어 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중에 하나임

중학교 졸업하고 검정고시 쳐서 정시로 의대 간 친구가 있는데
걔가 이거 부르는 게 너무 멋있더라고
이 노래가 n수생활 내내 내 버팀목 중 하나였음

3년 동안 나름대로 길고 불안한 수험생활하면서 
언젠가 합격수기라는거 써보는 게 꿈이었으니까

술한잔한김에 그냥 주저리주저리 내 수능 얘기 좀 해봄
의식의 흐름대로 쓰고 있으니까 두서없는거 양해 부탁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얘기인데

우리 집은 돈이 없음

내 수능도 있는 밑천 없는 밑천 다 털고 대출 껴서 지원해 준 거고

삼수 자체도

재수 망하고 나서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주말알바 뛰려다가

아버지가

그럴 바에는 그냥 정말 정말 마지막으로 지원해 주겠다
나도 대출 당겨서 밀어 주는 거고
더 이상은 밀어 줄 수 없으니까 목숨 걸고 해라

하셔서 시작하게 된 거임

난 우리 집에 빚 그렇게 많은지 그때 처음알았음

아빠 우시는 것도 그때 처음봤고

나도 정신적으로 많이 몰려 있었어서

그냥 이번 수능 망치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죽겠다 생각하고 시작함

...아니 삼수를 안 하면 되는 거 아니냐 할 수도 있는데

이 얘기 하려면 좀 더 어릴 적 얘기부터 시작해야 함


내 인생 얘기를 좀 해 보겠음

좀 자랑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난 어릴 때부터 머리가 꽤 좋은 편이었음

웩슬러 140에 영재원도 웬만한 곳 다 다녀 봄

거기에 내가 우리 집안 통틀어서 장남이라

어릴 적부터 나한테 걸려 있는 기대가 커서 꽤 엄하게 컸음

부모님 많이 존경하기도 했고
내가 기본적으로 부모님 눈치 많이 봐서
초등학교 때까지는 별 문제 없이 잘 자람

전교회장 같은 것도 해봤고 교우관계도 괜찮았고

부모님 두분 사이도 괜찮았고

중학교 때 집을 팔고 학군지로 이사오기 전까진 집도 살만했음

늘 하던 생각이지만 집을 팔고<<<이게 원흉이었던 것 같음
학군지 오겠다고 멀쩡한 자가를 팔고 전세살이를 시작함

진짜 서러운일 많았다

집주인한테 지랄도 많이 당하고
천장에 물 새는 건 기본에
내 방 같은 건 언감생심 꿈도 못 꿨고
곰팡이 때문에 아토피같은것도 생기고

이때 이후로 집도 쪼들리기 시작하고 엄마아빠 사이도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던 것 같음

부모님은 나한테 압박 줘서 공부시키겠다고

너 때문에 집 팔고 이사 와서 이렇게 사는 거다

동생이랑 우리한테 안미안하냐

맨날 이런소리 하시고

엄마는 맨날 술먹고 새벽에 들어와서 화내고 아빠랑 싸우고

그러다가 경찰 온 적도 있음

하필 여동생 사춘기도 겹쳐서 매일매일 지옥같았다
부모님이 동생만 예뻐한다고 생각해서 질투도 많이 했고

이씨발련이 자꾸 자기가 사고친걸 나한테 뒤집어씌우는데
내말은 아무도 안쳐믿음

하루는 얘가 편의점에서 기프트카드를 사온 거임

당시 우리 집은 게임 이런 거 하다가 들키면 피멍들게 얻어맞거나 속옷바람으로 쫓겨나거나 그랬는데

동생이씹련이 그걸 또 걸림

누가사왔냐

오빠가시켰어요

아그래?

그날로 책장 다 엎어지고 내 문제집 다 찢기고 집에서 쫓겨나고

엄마 못살겠다고 집나가서 친정가고

할머니한테까지 전화와서

한 일주일은 그걸로 혼난것같은데

중요한건 애미씨발 내가시킨게아님
지가산거임

아무튼

내가 이사 오고 싶다고 한 적도 없는데 멋대로 이사해놓고 나한테 머라하는게 억울한 마음 절반

나 때문에 이사와서 온 가족이 고생하고 있다는 죄책감 절반

이라

새벽마다 베개 붙잡고 몰래 울었음

부모님 싸우는 소리 배경음으로

저녁에 집갔는데 엄마 안계시면 식은땀흐르고 배아프기 시작함

새벽되면 어김없이

술먹고소리지르는엄마

나깨워서니가말리라는아빠

ㅋㅋ

디씨도 그때쯤 시작한것같음
인생이 좃같아서 도피처가 필요했음

손목 긋는 습관도 생김
피 흐르는 거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더라

흉터 부모님한테 들켰는데 혼내지도 않고

뭐냐 너 자해도 하냐?

이런소리로 넘기셔서 

너무 서러워서 새벽에 미친새끼처럼 자해햇던 기억이 있음

매일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일부러 한참 빙빙 돌아서 하교하고 현관 앞에서 집에 들어갈지 말지 10분씩 고민했음

학원 마치고 새벽에 도로에서 차 쌩쌩 지나가는 거 보면서
지금 뛰어들면 죽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하고

죽어도 딱히 아무도 안 슬퍼할 것 같아서 관둠

그런 관계로

공부가 손에 잡힐 리가 있나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공부 안하고 놀았음

학원도 이상한 동네 교습소같은곳 다녔고

그마저도 고2때부턴 자습하겠다고 끊음

마침 학교에서 미술하는 친구랑 친해져서 걔 따라 미대 가고 싶더라고

미술하면 가난한 건 알았지만 나 하나 먹고살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었음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하니까 그렇게 먹고살면 행복할줄 알았다

그림은 고등학교 때까지도 꽤 열심히 그려서 지금도 잘 그리는 편이긴 함

아무튼 타고난 머리가 있긴 해서

중학교 때는 반에서 1-2등

고등학교 땐 내신 2점대 후반 고1 고2 모의고사 1등급

이정도는 받아왔는데

당연하게도 엄마아빠 마음에 드는 성적은 아니었고 

성적표 나오는 날마다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중학교땐 학교 화장실 똥칸 안에서 부모님이 의심 안하는 최대한 늦은 시간까지 쭈그려 있고 그랬음

성적이 안나오니까 또

나때문에 이딴곳에서 가족들 고생한다는 생각들어서

죄책감 느끼다가

개지랄하면 우리 엄마아빠는 내가 아니라 내 성적을 사랑하는 게 아닌가? 이런생각들면서 (동생한텐 성적갖고 암말안함)

부모님한테 내 존재가치는 성적뿐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림에 더 매달렸던 것 같음
공부말고 내가 갖고있는 몇안되는 장기니까
근데 그림연습한다고 공부는 더안함ㅋ

교습소에선 맨날 졸고

공부 안하면서 다들 나만 바라보고 고생 중인데 나는 공부를 안한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낌

고딩땐 맨날 독서실간다하고 다들 자는 새벽에 들어가고 그랬음

독서실에서 그림그렸는데 공부 열심히 하는 줄 아시더라고

나는 어차피 모의고사 성적이 좋으니까 내신은 던지고 수능으로 대학을 가겠다고 생각함<<<내 인생 두 번째 실수임

이새낀 고3때까지도 정신을 못차림

심지어 원장연임

미술은 포기하긴 했음

그건 잘한듯


아무튼 이새끼는

고3 6월 모의평가에서 화미화생 11151을 쳐띄우고

과탐은 쉬우니까(아님) 수능땐 다르고(아님) 지금부터 바짝 달리면 수능땐 11맞고 의대간다(아님) 

라며 큰소리를 뻥뻥 침

그리고 뉴분감 깔짝(시발점은 자존심상한다고 안함) 과탐 깔짝 하고 친 대망의 현역 첫 수능


수능날도 딱히 긴장을 많이 하지는 않았음

난 6월 11151 9월 21112 맞았고 당연히 현역 수능으로 의대 갈 거였으니까

국어 수학 칠 때까지만 해도 느낌이 좋았음

국어 100 수학은 96이라고 확신함

그리고 당당하게 답지를 딱 열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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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끼는 평가원을 좃으로본 대가를 치르게됨

난 이때까지도 내가 슈퍼고능아라고 생각했음

근데 이날 내 세상이 무너짐

걍 온 세상이 기를 모아서 내 대가리에 오함마를 꽂은 기분이었음

공부도 못하면 난 뭐가 되는 거냐?

아직도 이날이 생생하게 기억남

집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수능을 쳤는데

가채점 하고나서 집까지 터덜터덜 걸어왔음

걸어오는 데 한시간 좀 넘게 걸린 것 같은데 부모님은 나 없어진 줄 알고 한참 찾았다시더라

처음엔 말하기 너무 무서워서 잘 친 것 같다고 거짓말했다가 차피 부질없단 생각에 가채점때 마킹실수를 깨달은 컨셉을 잡음

재수시켜 달라고 하니까 의외로 흔쾌히 허락해 주시더라고


그냥 내가 존나 한심하고 병신같아서 겨울 내내 많이 울었음

친구새끼는 넌 걍 재능이 없다고 포기하라고 옆에서 박박 긁고

나 하나만 바라보고 가족들 전부 집도 팔고 이까지 왔는데 나는 이 성적 쳐받고 재수시켜 달라고 하고 있는 게 스스로 너무 한심하더라고

가족들한테도 미안해 죽을 것 같았고

뭐가 됐건 대학은 가야 하기 때문에
이새낀 9평 성적으로 장학을 받고 메가스터디 러셀 HS반에 입학하게 됨

화학은 버리고 지구과학으로 갈아탐

이게 재수때 유일하게 잘한선택이었다고 생각함

아무튼

돌이켜 보면 재수 겨울이 내 인생에서 정신병이 가장 심했던 시기 중 하나 같음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고

문제 풀다가 뭐 조금이라도 실수해서 틀리면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풀던 문제지를 샤프로 벅벅벅 찢음

재수생이란 건 내 안에서 앰생 이미지였으니까 걍 내가 재수생이라는 사실 자체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같음

물론 온종일 앉아서 글자만 들여다보고 있는 재수 생활 자체도 스트레스였고

이번에 실패하면 뒤가 없다는 사실에 압박감도 많이 느꼈음

이번에는 어떻게든 결과로 답해야 하는데 또 현역 때처럼 수능날 좃망할까 봐

재수 생활 1년 내내 일주일에 두세 번은 수능을 또 망치는 악몽을 꿨음

특히 수학 관련해서 불안감이 심했는데

현역 때 수능에서 2점짜리 하나 3점짜리 2개를 실수로 날렸거든

그게 트라우마 비슷하게 남았는지 사설 모의고사조차도 수학 시험지를 받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배가 아프고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함

어떻게든 마인드컨트롤을 해보려고 이런저런 시도들을 해 봤는데 결국 1년 이내에 못 고치겠더라

집에서도 성적간섭이 꽤 심해져서 사설 모의고사 성적표를 갖고가면 왜 수학 100점이 안나오냐고 머라하는 수준에 이름

물론 내 범부대가리로는 삼수까지도 고정100을 받지 못함

등록할 땐 자세히 몰랐는데

러셀은 더프 성적이 부모님한테 안내가 가고 그걸로 승강반이 일어나고 그러더라고

난 결국 그걸 못견디고 4월쯤 집 근처 관리형 독서실로 도망을 감

내 인생 세 번째 실수임

다시 생각해 보니 네 번째인 듯

화학한게 세 번째 실수였음


지금 와서 잘 생각해 보면 인생에서 처음으로 주도적으로 공부라는걸 해 본 게 재수 시절이었던 것 같음

당연히 제대로 된 공부 방법 같은 건 알지도 못했고 


재수 겨울에 난 씨발 뉴런을 필사함

ㅋㅋ

공책을 펴두고 현씨 판서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죄다 옮겨씀

아직도 그 공책 갖고 있거든

공부가 아니라 노동을 한 거지
노동을 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거임
좆되는 패턴 맞으니까 따라하지 마셈

그렇게 한달 넘게 뉴런을 들으면서 필사함
수분감도 모든 강의 다 듣고 2회독쯤 하고
이동훈 교사경 드릴2 드릴3도 6평 전에 풀었음

그리고 대망의 재수 첫 평가원 시험

24학년도 6월 평가원

이 시험에서 지난 수능은 억까였을 뿐이라는 걸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결연한 각오를 갖고 찾아간 모교에서

나는

수학 68점으로 3등급을 쳐맞음

와ㅋㅋ

인생에서 처음 맞아 본 3등급이었음

ㅋㅋㅋㅋㅋ

걍 머리가 하얘짐

변명을 좀 해 보자면 긴장을 굉장히 많이 하긴 함
계산실수로 한 10점은 날렸던 것 같음

같이 재수한 친구랑 얼마 전에 삼수 끝나고 술을 먹었는데

내가 그날 수학 치기 전에 손 떨던 걸 아직도 기억하더라고

사람이 그렇게 벌벌 떠는 건 처음 봤다고

시험지 자체도 너무 낯설었는데 긴장을 심하게 해서 거기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고

게다가 이새낀 수학 문제를 풀고 나서 오답을 안했음

풀고 나서 틀리면 답만 찍 고치고 나서 한두 번 다시 들여다보고는 새로운 문제만 벅벅 풀었단 말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성적이 잘 나올 수가 없었는데

수학 3등급이 당시의 나한테는 너무 큰 충격이었음

6평 13111을 받은 나는 대략 일주일간 방황하다가

어떻게든 마음을 잘 추스르고

이 또한 억까일 뿐이다

나는 9평에서 증명한다

마침 윤.카가 킬러문항을 배제해 주신다고 했다

생각하며 다시 책을 붙잡음

그 동안 부모님이 크게 싸우고 별거하신다거나
이런저런 일이 있긴 했지만 솔직히 나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으니까 자세히 서술하지는 않겠음

사실 N수생들은 다들 알겠지만 겨울이 좀 답답하지 6평 이후부터는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감

그렇게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한다고 착각하는 3개월을 순식간에 보내고

9모에서 진짜 증명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들어선 모교


거기서 나는 또 수학 3등급을 쳐맞음


이쯤 되면 걍 실력임

이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

빡갤에서 그대로맘만한테 수학공부 어캐하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는 일품풀거다 이지랄하고ㅋㅋ

그와중에 킬러배제 이후 실모<<<더럽게 쉬워서 그거 풀면서 열심히 딸딸이쳤음

평가원 3등급이었던 나도 이해원이나 꿀모 풀면 96-100이 나오더라고

매일 2실모씩 하면서 나는 3등급 실력이 아니다

수능장이 본게임이다

이런식으로 자기세뇌함

뭐 그렇게 어영부영 2개월을 흘려보내다가 들어간 수능 시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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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뻔한 결과였음

근거도 없이 이번엔 다르겠지 싶었는데 역시나

이날도 아직 기억함

비가 엄청 쏟아졌는데 집에 오는 길에 마음이 너무 복잡하더라

그냥 군대나 갈까 싶기도 하고

대학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군대 가겠다 하니까 도망치지 말라고 부모님한테 혼남

혼나는 건 둘째치고 죄책감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두 번씩이나 실패했다는 사실 때문에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는데 

내가 그닥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하니까 그건 별로 괴롭지 않았음

난 사실 공대가 적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그냥 가족한테 너무 미안하고 그렇더라고

재수 망치고 친구들 앞에서 민물장어의 꿈 부르다가 울음 터졌던 것도 기억나네

그나마 화학 버리고 지구과학으로 갈아탄 덕분에 서성한 낮공-문과 정도는 써볼 만한 성적이었으니까 

그냥 내 그릇은 딱 이까지였다

하고 여기서 수험생활 마무리하려고 했음
사실 미련이 좀 남긴 했지만 부모님한테 손을 더 벌리고 싶지도 않았고

일단 국장이랑 학자금대출 껴서 한양대 다니다가 군대에서 돈 모아서 마지막으로 한 발 쏴 보자는 생각이었음

근데 웬걸

부모님이 서성한 공대를 갈바에는 그냥 경북대 전자과나 가라시네

차피 공대 갈 거면 자격증싸움이라 거기서 거기니까

걍 집 가깝고 등록금 싼 경북대나 가라고

이건 좀 개에바잔음

심지어 엄마는 차라리 아빠를 설득해서 삼수를 하라고 하심
삼수가 정말 마지노선이지만 그까진 응원해 줄 수 있다고
이대로 패배한 채 인생을 살아가면 뭣도 못 될 거라고

얘기가 길게 돌아오긴 했는데

머 그렇게 된 거임

나도 기본적으로 미련이 없지 않았고
내가 여기서 만족하고 대학 가면 우리 가족은 뭘 위해 개고생한 것이 되는 것이며 
엄마 말도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아빠랑 둘이서 한참 얘기했음

난 그냥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주말알바 뛰려는 생각이랬더니

그렇게 해서는 될 것도 안 될 거라고

아빠는 걍 이까지가 니 그릇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학교 다녔으면 좋겠지만 
정 하고 싶으면 그럴 바에는 
정말 정말 마지막으로 지원해 주겠다
나도 대출 당겨서 밀어 주는 거고
더 이상은 밀어 줄 수 없으니까 목숨 걸고 해라

눈 빨개져서 그러심

대신 6평 때 무조건 전액장학 받아 오라고


그렇게 한양대 붙은 걸로 올키 받고서 2월부터 잇올을 들어감
삼수 때는 노하우가 생겨서 그런가 내 주제를 받아들여서 그런가 재수 때만큼 힘들지는 않더라

이때부턴 진짜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딱히 없음

겨울쯤 집에서 인강 듣지 마라 어째라 간섭 들어오길래 

부모님한테 울면서

1년만 가만히 냅둬라 나도 간절하다

이번에 잘 못치면 아무도 모르는 곳 가서 죽을거다

이딴식으로 소리지르니까 가만냅두시더라고
그래서 그뒤론 걍 죽어라 공부만함

점심시간 저녁시간이랑 자기전에 빡갤만 하고

이거 고닉도 공부기록 꾸준히 올리려고 판건데 

어쩌다 보니 똥글만 싸고있긴함

친구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다

애들한테 돈 조금씩 빌려서 대성패스 사고
(메가는 비싸서 못삼, 그리고 목긴강사한테 악감정있음)
패드도 빌려서 1년 쓰고
교재는 유빈아카이브 공부법 하고

6평 때도 국어빨로 전액장학 받았음
9평 때 국어 3등급 쳐맞고 장학 잘리긴 했는데

집에 부담주기 싫어서 급식 신청 몰래 안하고 그돈+@로 학원비 메꾼 다음 밥 굶고 한달쯤 공부했음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아온 1년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 볼 일이 있을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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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능은 내딴에 꽤 만족스럽게 쳐서 증원빨로 의대감
증원 아니었으면 단국치 갔을듯

인생얘기 주절주절 했는데 무슨말하려고 했는지 나도 모르겠네

이제 와서 할 수 있는 얘기지만 난 n수가 나에게 있어 나쁘기만 한 경험은 아니었다고 생각함

힘든 일도 많았고 청춘 2년을 쓰레기통에 곧장 박아버리긴 했어도 스스로 느끼기에 내적으로 많이 강해진 것 같음

물로켓 쏴서 의대 갔다고 뭔가 된 것도 아니고

군대도 가야 하고 아직 힘들 일이 한참 남았으며

나보다 훨씬 성적 좋은 사람들도 널리긴 했지만

그래도 그냥 1년간 최선을 다해서 뭔가 이뤄 봤다는 사실 자체가 내 자존감에 있어 큰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 같음


암튼 거머냐

올해 수능치는 빡남들 힘내고

분명 좋은결과 잇을거임

형은 입시판 뜬다잉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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