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라가 에렌을 옆에서 잘 지켜봐달라고 부탁하고 죽은 이후 에렌에 대한 미카사의 집착은 더욱 심해짐. 마지막으로 남은 가족인 에렌을 잃고싶지 않았기 때문임
짤만 봐도 미카사가 얼마나 에렌에게 껌딱지처럼 붙어다닐려고 하는지 알 수 있음
지메가 에렌은 미카사를 누나 겸 눈엣가시처럼 여긴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음
1. 에렌은 남들의 배의 노력을 해야 따라갈 수 있는데 미카사는 크게 노력하지 않고도 뭐든지 쉽게 하는 재능충이었기 때문에 '잘난 너는 내 절박한 심정을 이해 못할거다' 라며 질투했기 때문임
게다가 미카사는 '네가 가는 데로 따라갈게' 식으로 병사로서의 삶에 크게 애착을 가지지도 않았음. 별 열정도 없는 애가 자기보다 훨씬 높은 성적을 내면서 질투심만 유발하니까 에렌에겐 월등한 미카사의 존재가 상당히 기만적으로 느껴졌을 거임
물론 미카사는 나름대로 에렌을 배려한다고 한 거고 에렌이 그걸 모르지는 않겠지만 '미카사가 날 존중하는구나' 라고 미카사에게 고마움을 느끼기보단 '이 씨발련이 날 기만질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을 거임
2. 위와 같은 이유로 에렌은 미카사에게 깊은 열등감을 느끼며 자신이 미카사에게 항상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에 굉장히 자존심 상해했음
에렌은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성격으로 남에게 구속받기를 혐오하고 뭐든지 자기 힘으로 해결하고 싶어하는데, 미카사는 에렌을 손 많이 가는 남동생처럼 여기며 사사건건 오지랖을 부리니 에렌은 그런 미카사가 극도로 거슬렸을거임
미카사가 에렌에게 하는 말인 '에렌은 내가 옆에 없으면 금방 죽어버려' 같은 대사도 미카사가 에렌을 한 수 아래로 본다는 얘기로, 에렌의 자존심을 벅벅 긁었을거임
이 점이 잘 드러나는 부분은 입체기동 적성 테스트 파트임. 에렌은 성공하고서 미카사에게 보란듯이 '난 네가 없어도 할 수 있어!' 라고 했는데 미카사는 '나랑 떨어지지 않아도 돼서 안심하고 있어'라고 말함. 에렌뿐만 아니라 미카사도 에렌이 자신에게 얼마나 악의와 열등감을 느끼고 있고, 자신의 존재를 거슬려하는지를 의식하지 못함. 결국 둘 다 둔감해서 서로를 배려하지 못한거임
아무튼 이런 둘의 거인과 싸우는 것에 대한 열기와 반비례하는 재능의 차이와 성격의 차이 때문에 에렌은 미카사를 '병사로서의 삶에 큰 열기도 없고 맨날 나랑 아르민한테 매달리는 주제에 나보다 훨씬 강한데다, 뭘 하든 내 맘대로 하게 두질 않고 어린애 취급하면서 사사건건 훼방이나 놓는 거슬리는 눈엣가시같은 존재' 로 여겼음
2부 시점에서 에렌의 미카사에 대한 애증은 다른 방향으로 바뀜
1부의 철없고 둔감한데다 전투력도 애매했던 에렌은 미카사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자기 자존심을 벅벅 긁어대던 미카사에게 열등감을 느꼈음
하지만 2부에 와서 눈치도 빨라지고 성격도 극도로 냉정해진 에렌은 미카사가 왜 자신에게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는지에 대해 궁금해하기도 하는 등 타인에 대해 이해하고자 할 수 있을만큼 성숙해졌음
레벨리오 전투에서 미카사에게 도움받고도 딱히 자존심 상해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은걸 보면 미카사에 대한 열등감도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모양임. 애초에 이 시점의 에렌은 현타가 온지라 누군가에게 열등감같은 찌질한 감정을 품을 상태가 아님
고로 이 시점에서 에렌이 미카사에게 느끼는 감정은 자신에게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약간의 환멸감, 예전부터 에렌의 삐뚤어진 마음에 쌓여왔던 악감정의 잔재과 가족,친구로서의 애정과 그만큼 아끼기 때문에 모질게 굴어야 하는 위악이라는 양가감정들이 병치된 1부와는 또 다른 방향으로 더욱 복잡해진 애증이며,
에렌과 미카사의 관계는 주변 상황의 악화로 인해 에렌이 부린 위악으로 일시적으로 파탄났다고 할 수 있음
일단 에렌이 미카사에게 내뱉은 폭언 중에서 미카사가 맨날 자기한테 매달리고 의존하면서 아무 의문도 없이 노예마냥 따라다니는게 짜증났다는건 사실임
에렌은 엄마한테조차 가축이나 다름없다고 할 만큼 자유롭지 못한 사람을 그냥 개돼지로 생각함
다만 에렌이 경멸하는 부류는 더 편하고 윤택한 삶을 누리기 위해 일부러 자유롭지 못한 삶을 택하는 부류인거고, 시조 유미르나 지크와 같이 극단적인 주변환경 때문에 무언가의 노예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고, 노예로 살아간 것이 자기자신을 좀먹어 결국 불행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겐 다소 연민을 느끼는 편임
미카사는 후자의 경우에 해당되므로 에렌은 미카사를 단순히 가축이라고 경멸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연민을 느끼고 있다고 할 수 있음
또 모두가 알다시피 에렌은 유미르가 자유로워지길 바랬듯이 미카사가 자유로워지길 바랄거임. 그래서 에렌에 대한 미카사의 집착의 상징인 목도리도 루이제한테 내다버리라고 한 거고
여기서 둘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는 두 가지의 요소가 있는데, 하나는 물론 에렌은 미카사를 진짜로 그저 싫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애정과 연민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미카사가 에렌에게 집착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는 거임
이 시점의 에렌은 미카사가 자기에게 집착하는 이유를 어느정도 깨달은 상태임. 미카사가 아커만 일족의 노예 DNA를 물려받아 자기를 주군으로 여기고 섬기는 거라고 지크한테 들었음
하지만 미카사가 아커만의 본능을 지녔다는 게 미카사가 에렌에게 집착하고 의존하는 것에 대한 모든 이유는 아님. 위의 지메피셜에서 알 수 있듯 미카사가 에렌에게 집착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에렌을 사랑하고 연모하며, 지켜주고 싶어하기 때문임
물론 에렌이 미카사의 마음을 모른다는건 아니고, 미카사는 표현이 서투른 사람이기 때문에 에렌이 미카사가 자기에게 가진 그 정감의 깊이를 차마 다 알지 못한다는거임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말하지 못했던 사실들을 말하고,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관계가 바뀌게 될 것임
다만 확실한 건 모두가 알고있듯이 미카사는 더 이상 에렌에게 예전처럼 맹목적으로 집착하지 않을거라는거임
결론적으로 현재까지의 미카사와 에렌의 관계성은 상당히 모순적이라고 할 수 있음
에렌은 미카사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자길 약한 애 취급하면서 사사건건 간섭하는 것에 대해서 벗어나고 싶어하고 미카사는 에렌을 옆에 꼭 붙어서 지켜주지 않으면 죽어버리는 철부지로 여기는 전형적인 누나와 동생의 관계같은데
그 관계의 근간을 들여다보면 상대에게 정신적으로 의존하는 건 미카사고, 미카사가 에렌을 과보호하는 이유도 미카사가 에렌에게 정신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라는 거임
거기다 2부에 와선 에렌이 여러모로 성장해서 겉으로나마 상호보완적으로 보이던 관계가 완전히 뒤집혀버렸음
심지어 이젠 에렌뿐만이 아니라 미카사조차 에렌에게 양가감정을 가지기 시작함. 이제 미카사에게 에렌은 가족이자 삶의 이유일 뿐이 아니라 우릴 지키는 사람이자, 죄 없는 사람들을 떼거지로 죽일 예정인 학살범이자, 자기가 막고자 하는 사람이자, 자길 노예라고 폄하하며 둘러준 목도리조차 내다 버리라고 지시하는 사람임
미카에렌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모순적인 애증의 관계라고 볼 수 있음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전개에서 미카사는 에렌에게 나름의 의미를 가진 사람임. 미카사는 완전히 사이가 파탄나버린 아버지와 형과 마지막까지 모진 말 밖에 하지 못한데다 알고보니 자기가 죽게 냅뒀던 거였던 어머니와 달리, 에렌의 손으로 파탄내버린 관계를 에렌의 손으로 다시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가족임
고로 미카사는 앞으로 에렌에게 어떤 식으로든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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