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지식 없이 제모 받고 만족하며 살다가 유튜브에서 제모 후 재방문 관리를 몇년간 하고 있다는

굉장한 영상을 보고 무슨 소린가 궁금해서 여기 찾아와서 눈팅하며 지냈음

사람마다 다 피부도 수염도 제각각 이긴해도 어디 카더라 정보만 줄줄 읽지 말고
그래도 실제 있었던 좀 다른 내 케이스도 한번 보고 가라고 올려본다

2017년쯤에 커피타임 자리에서 레이저 제모 하라고 옆집 피부과 센세가 영업한다는 산적 아저씨의 썰을 들음

여자 제모 광고는 길거리에서도 본적 있어도 남자 제모도 된다니 신기하다고 생각했음

2019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무 의미 없이 한해가 끝나는것 같아서 제모하러 감

잘 모르니 그냥 가까운데 번화가 뷰티 클리닉 찾아가서 제모 주문 넣으니

아엘플 인중+턱 5회 = 36만원 / 얼굴전체+겨드랑이 5회 = 패키지 이벤트 32만원

4만원 아끼려고 겨털도 희생하기로 함

차가운 스텐레스 판에 눈가리고 누워 있는데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 보더니 12 12 뭐 이런 얘기를 하고

그 레이저총으로 얼굴을 내려침 아! 진짜로 내리친줄 알았음 그런 아픔이 세상에 있었던가 싶음

털 타는 냄새랑 펑하며 뭔가 소리도 들림 나중에 보니 털들이 피부 밖으로 터져 나왔음

끝나고 티슈하나 내 손에 쥐어주고 눈물 닦으라고 하고 다른 티슈로 까만 털 젤리 닦아 줌

밖에 나와서 얼음롤러 셀프 찜질 10분 후 집에 가는데 아직도 얼얼 함

집에 가서 거울로 보니 수염이 다 사라짐 <- 여기가 가장 다르고 약속의 2주 이런거 없음

그때부터 면도 없는 삶이 시작되고 3주 후 재방문 때까지 가는 수염이 좀 나왔지만 면도 할 필요가 없었음

2회차는 퇴근 후 저녁타임에 가니 남자들 득실득실 다 무슨 산타 수염을 하고 있음

그게 마취 크림인건 나중에 암, 이벤트 특가를 괜히 선택한거 같음

2회차 끝나고 얼음롤러로 냉찜질 하고 있는데 산타 아저씨가 들어가서 레이저총으로 쳐 맞는지 비명을 지름

나는 쬐끔 더 용감해서 눈물만 흘렸지 소리는 지르지 않았음

5회차 때까지 점점 아픈게 줄어들어서 부분부분 아프기만 함 냉찜질 끝나면 티도 안남

추가 상담을 받아보니 아직 더 해야된다고 하고 가는털이 주변에 좀 남아서 얼굴만 5회 추가 26만원 결제함

그런데 앞서 겨드랑이 만세는 했었는데 아픈 기억이 없음, 혹시 잊고 안쏘지 않았을까 싶은데 털은 다 없어짐

어쨌든 8회쯤 가니 왼쪽 턱 아래만 한번 아프고 나머지는 느낌없음

9회에는 아무느낌이 없음

10회는 그냥 쨈

그러고 나서 제모 시작한 후로 지금까지 4년간 면도 한번 안하고 잘 살음

단 겨털이 없으니 여름에 땀나면 그냥 흐름, 한방울만 나와도 붙잡지 못하고 땀사태 일으킴
몇가닥이라도 남기길 추천

주변에 수염제모 했다고 소문내고 다니니

왜 브라질리언은 안하냐고 그게 유행이라고 함

그래서...

결국...

지금은 다 없음

엄지발가락 발등 손가락까지 젠부 레이저 맛을 보여줌

아니 팔은 아직 있음 눈에 잘 안보일 정도라 스파이더 찌릿찌릿 감지하려고 남겨둠

다리는 센서가 사라져서 모기에게 채혈 당하고 있음

작년 크리마스를 앞두고 몸이 찌뿌둥해서 코로나 내내 못갔던 동네 목욕탕 가려고 주섬주섬 챙겨서 나가다가

아 나 없는데 ㅋ 이러고 그냥 감

온몸 구석구석 때 잘 밀려서 기분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