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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빨 ㅅㅅ ㅂㅇ 5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1.23 21: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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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엔젤 오브 원 서머



리버풀 대성당은 항구에서 완만하게 이어지는 언덕길을 오른 호프 스트리트의 남쪽 언덕 위에 세워져 있다.

무엇을 숨기든, 여기는 국내 최대급의 고딕 양식의 영국 국교교회 사원이다. 정말,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의 약 2배의 크기를 자랑한다.


그리고 지금 케니는 어떤가 하면, 그 대사원의 장려한 예배당에서 의자 위에 쓰러져 있었다.

"케니, 괜찮아?"

"괜찮지 않아. 나는 지쳤어"

"그래, 그럼 좀 더 쉬었다 가자"

누구 탓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라고 대꾸할 기력도 없어서 신성한 파이프 오르간의 음색을 전신에 받으면서, 케니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카트맨 포위망에 사람이 많아진 것은 고맙다.

고맙지만, 그것이 버터스였던 것은 케니에게 있어서는 운이 다한 것이었다.

항구 근처의 벽돌 길을 걷고 있을 때, 맞은편에서 나온 가족 일행이, 설마 클래스 메이트와 그 부모라고 누가 생각할까.

뭔가 버터스 같은 녀석이 있네, 저런 거 어디에나 있구나, 하고 두 번 보았던 순간에,

"헤이! 마이 베스트 프렌드!"

하고 악몽 같은 대사와 함께 내달려 온 것이 지금 뇌리에 떠올린 대로의 녀석이었으니 케니의 충격은 미적지근한 것이 아니었다.


거기서 케니라고 하면,

스타치 일가와 함께 감옥의 터라는 레스토랑에서 풍성한 비프 스튜를 먹은 뒤,

버터스의 아버지의 육성해설이 붙은 비틀즈 스토리를 샅샅이 관람하고,

페닐레인의 간판 앞과 스트로베리 필드 앞에서 가족 사진에 잠입해서,

존 레논의 집 앞에서 스타치 일가의 카메라맨을 하고,

폴 매카트니의 집 앞에서 스타치 일가의 카메라맨을 하고,

시가지에서 떨어진 외진 곳에 있는 수수께끼의 현지 펍 앞에서 ( 버터스의 아버지 왈 "링고 스타의 성지!") (링고 스타라는 게 누구?) 링고 스타의 솔로 앨범 『센티멘탈 저니』의 사진을 재현했다.

그 후, 테이트 리버풀을 보러 가고 싶다는 버터스의 어머니와 더 캐번 클럽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비틀즈 아저씨가 옥신각신해 가족 싸움에 휘말려 들어가 심한 꼴을 당한 끝에, 어째선지 화이트 스타 라인사를 보러 가게 되었다.

그렇게 일가가 "다음은 쇼핑하러 간다" 라고 말한 시점에서 케니는 힘이 떨어져 이탈 신청을 했는데, 왠지 버터스도 함께 따라왔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전말이다.


"화이트 스타 라인사는 뭐였어"

힘없이 뻗은 채 케니는 문득 떠올리며 버터스에게 물었다.

"아아, 거기는 타이타닉 호의 소유주야. 타이타닉의 시대는, 영국에서 가장 큰 해운사였대."

"헤에, 단순한 멋진 공동처럼 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그렇네"

케니의 경사에 둔 감상에도 기분 좋은 듯이 동의하면서, 버터스는 예배당의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밖은 그렇게 흐린데도 예배당 바닥은 스테인드글라스를 지나는 선명한 태양 빛으로 물들어져 있다.

"예쁜 교회네 케니. 물감은 혼합하면 점점 흐려지는데, 빛은 왜 섞을수록 색이 맑아지는 걸까"

케니는 반 이상 그것을 흘려들으며 머리 밑으로 손을 잡고 예배당의 높은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런 장엄한 장소는 질색이야, 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사람은 왠지 모두가, 이런, 명확하게 경의를 품어야 할 아름다움을 만나면 압도되어 침묵을 지킨다.

그럴 때의 고요함에, 기분 좋음을 느꼈던 적은 없었다.

어째선지, 고요함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에서 기도를 이끌어낸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던 자리에는 확실히 무언가가 깃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어느샌가 중량을 가지고, 마치 예배당의 천장 위에서 이쪽을 응시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정신을 차려 보니 옆의 버터스도 가만히 눈을 내리깔고 파이프 오르간의 음색과 회랑 어딘가에서 울려오는 찬송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의자를 세 개 점령하고 뒹굴고 있는 천벌 받을 애송이의 옆에서, 가슴 앞에 손을 잡는 것은 가장 불편했다. 버터스는 왠지 아무래도 그런 면이 있다.

무심코 몸을 일으킨 케니는, 버터스가 가슴의 위치에서 잡고 있던 손을 잡고 무릎 위에 내렸다.

"그만둬"

라는건, 케니의 어리광이 틀림없지만.

"왜?"

"안정되지 않으니까"

버터스에게는 그런 어리광을 부려도 허용된다고 근본적으로 생각한다.

애초에, 생각해 보면 케니는 교회를 싫어한다.

숨이 막히는 듯한 조용한 방의 높은 창문에서 쏟아지는 빛과 마른 종이 냄새 속에서, 신을 향해 가만히 고개를 숙인다.

그런게 정말, 왠지, 참을 수 없이 싫었던 것이다.

"부탁 같은 건 의미 없잖아. 기도만으로 해결된다면 이 세상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

어쩐지 버터스와 함꼐 있으면, 덩달아 이쪽의 정신연령까지 내려가는 기분이 든다. 스탠이나 카일과 함께 있을 때라면, 이런 애새끼 같은 발언은 절대로 하지 않는데.


기도를 방해한 끝에 그런 폭언을 내뱉은 케니에게 버터스는 기분이 상한 기색 없이 생긋 웃었다.

"그렇네 케니,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케니 잠버릇이 생겼어, 라고 말하면서 케니의 머리에 손을 뻗어 마음대로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무래도 그렇다. 진심으로 바라고 아무리 노력하고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있어, 많이"

버터스의 손바닥을 밀어내고, 케니는 언제나의 버릇으로 후드의 끈을 조르려고 그러고 보니 파카를 입지 않았던 것을 떠올렸다.

"목숨을 잃을 정도로 기도를 바쳐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애절한 소원을, 그래도 신이 실현할 수 없는 일도 있으니까"

그럴 때는, 이렇게 가만히 하고 있는 거야.

예쁜 음악과 밝은 빛. 그래서 조금 위로받는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버터스는 몇 번인가 크게 눈을 깜빡였다.

그런 것을 서슴없이 말하니까, 너는 여러 가지로 바로 괴롭힘당하는 거야, 라고 생각했지만, 말할 기력은 없었다.


마치 이 예배당 같은 녀석이다.

밝아서, 도망갈 곳이 없을 정도로 공기가 맑아서 불편한 주제에 언제라도 만인을 허용하고 있다.

"하아..."

"왜 한숨 쉬는 거야?"

"별로"

먼지가 날리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빛이 쏟아지는 공간에서, 케니는 굳이 마리아상의 가슴 사이즈를 생각하는 것에 노력했다.


*


"에릭은 왜 영국으로 도망쳤어?"

수상한 바닷바람을 이마에 받으며 버터스는 지극히 정직한 질문을 했다.

바다는 날씨가 나쁘다.

수평선의 한계까지 내려온 비구름이 굉음을 내며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괭이갈매기 소리가 이제 곧 천둥번개가 오니까 서둘러 돌아가라고 명령하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

부두의 끝에, 배는 정거하지 않았다.

바닷바람으로 변색된 난간에 턱을 괴면서 케니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머릿속으로 한가롭게 생각했다.

"아마도"

"아마?"

"제령"

잘못 들은 줄 알았는지 버터스는 "다시 한번 말해줘" 라며 케니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재촉했다.

"아니, 잘못 들은 게 아니야. 카트맨은 제령을 위해서 영국에 왔다고 생각해."

카일은 어젯밤 저렇게 말했지만, 사실 카트맨이 무엇을 하러 이런 곳까지 왔는지 확신이 섰을 거라고 케니는 생각한다.

그리고 케니와 스탠에게 그것을 말하지 않았던 것은, 그 「목적」이, 다른 눈에는 너무나도, 신빙성이 떨어질 정도로 바보 같았으니까. 하지만 아마, 카트맨은 진심이니까.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카일은 카트맨의 동기에 진심을 찾고 있다.


어제 밤의 일을 묻는 질문에 카일과 스탠의 앞에서는 무엇하나 기억나지 않는 척했지만, 실제로 카일에게 안겨 냉수 샤워를 한 즈음에서는 기억이 있다.

케니는 만취해서, 침대 위에 앉아 뭔가를 알아보고 있는 카일의 무릎에 알몸인 채로 돌격하고, 머리를 맞았다.

맞은 김에 카일의 침대에서 잠들 것 같자 카일은 화내면서 케니에게 티셔츠와 바지를 입혀주었다.

전차나 버스의 교통 정보를 찾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툴파 폭주』

『도플갱어』

『이매지너리 프렌드』

『지가암시 최면』

『유령 저주』

카일답지 않은 수상한 키워드의 라인업에 내심 고개를 갸웃거리자, 카일은 마지막에 이렇게 입력했다.

바보같아, 하고 얼굴로 말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영국 유령』


그래서 확 와 버렸다.

"카트맨은 사실은 아마도 누군가를 죽이려 하는 건 아닐 거야."

이건 케니의 상상에 지나지 않지만, 꽤나 좋은 수준에 도달했잖아.

오랜 관계니까. 알고 싶지 않아도, 카트맨의 발상 방향은 왠지 모르게 알고 있다.

경위는 잘 모르겠지만, 카트맨은 지금 유령 환각인지에 지쳐있고, 처음에는 그것을 물리적으로 죽이려고 샷건과 탄약을 대량으로 조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리였다.

약삭빠르게 카일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면서도, 이번에는 「유령이라면 제령 하자」라고 생각했다.

유령이라면 영국의 특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이런 곳까지 와서, 교회나 대성당을 돌고 있다. 어쩌면 엑소시스트 같은 것도 믿었을지도 모른다.

"신도 죽이는 인생을 살아왔으면서 궁지에 몰리니 신에게 의지하다니 그야말로 카트맨인 것 같아"

"에릭 같네"

"뭐, 지금은 단지 내 상상이지만"

"분명히 맞았다고 생각해"

난간 위에 엎드린 것처럼 한쪽 뺨을 내리깔면서, 버터스는 웃으며 말했다.

"케니는 항상 모두를 잘 보고 있으니까"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거 있어"

그래서 케니를 엄청 좋아해, 하고, 다시 한번 버터스가 말했으므로, 케니는 눈을 피해 입을 다물었다.


부두의 끝에 나란히 앉아서, 걷는 것보다도 추워서 오한이 들었다.

공중에 뜬 발끝의 몇 미터 앞에는, 새까만 차가운 바다가 바람에 펄럭이며 솟아오르고 있었다.

계속 무거운 바다 울림이 들린다.

남쪽에서 날아온, 태풍이 되기 직전과 같은 폭탄 저기압이 이 바다 끝에 멈춰 서서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그 괴물 같은 비구름의 덩어리를 맞아 싸우듯, 하얀 콘크리트 부두는 배를 잡는 것도 없이, 조용히 바다에 나와 있었다.


먼 곳에서 요란하게 소리를 내고 있는 수평선.

이 한 개의 선 아래에는, 육상에서는 알 수 없는 거대한 생명 사이클이 계속 순환하고 있다.

과학의 힘으로도, 사람의 신조차도 생각할 수 없는 먼 옛날부터 쭉. 인간은, 그런 장소에서 왔다.

"이런 곳에 떨어지면, 우리의 몸은 버틸 수 없겠지"

지금은 우주보다도 어두운 해면을 내려다보면서, 버터스가 말했다.

"타이타닉호 사진 본 적 있어, 나. 빌딩처럼 큰 배였어. 사람의 힘만으로 이 별을 일주할 정도의, 지구가 깜짝 놀랄 만큼 큰 동력의 결정체였지만, 막상 바다에 나가보니 이 아래로 모두 가라앉아버렸다. 대부분의 사람이 살지 못했어."

"....."

"하지만,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

귓가를 스치고 바람이 몰려오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이런 곳에서 버터스와 함께 앉아 있는 것이 어쩐지 신기한 것처럼 느껴졌다. 

"몇억 광년이라고 하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앞의 우주에 있는 별을 관측할 수 있는데, 사람은 아직 이 별의 가장 깊은 곳에는 간 적이 없어. 확실히 언젠가 타임머신이 발명되었다고 해도, 인간은 바다를 자기 것으로 할 수 없는 게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해"

한 때 일곱 개의 바다를 다리에 걸쳐 세계의 대부분을 장악한 이 섬나라는 해상의 요새다.

지구의 역사에서 육지에서 사는 생물에게 가장 큰 위협으로 작용한 바다를 사용한 나라가 세계를 석권한 것은 당연했다고 생각한다.

케니들이 태어난 나라에 지금 문명을 가져온 것도, 바다를 건너온 이 나라의 녀석들이었다.


"바다는 무섭네"

무심코 버터스에 동조하는 말을 하자 버터스는 돌아서서 눈을 깜빡였다.

"유령과 어느 쪽이 더 무서워?"

"에, 모르겠어"

"에릭은 지금, 유령 쪽이 무섭네"

어디에 있을까.

말을 걸지도 않고 멍하니 중얼거리던 버터스에게, 케니는 한 가지 마음속에 간직했던 것을 말했다.


"스탠은, 카일을 좋아한다고 생각해"

말했다기 보다는 무심코 입을 열었다는 편이 옳았다.

"무슨 소리야?"

"나나 버터스가, 스탠이나 카일을 좋아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로"

제대로 말이 통했는지 불안하기도 했지만, 버터스는 케니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한 것 같았다.

소리를 내지 않고 눈을 깜빡거리던 버터스에게 케니는 말을 이었다.

"스탠은, 카일의 눈이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굉장히 불안해져. 그것이 원인으로 자신을 잃기도 한다. 나는 가끔 그것을, 보고 있을 수 없게 돼"

뺨에 닿는 끈적끈적한 바닷바람에 점점 습기가 들어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분명 금방 비가 내리기 시작하겠지.

"카일은 반대야. 스탠이 약해져 자신에게 매달리면, 정신 차리라며 내친다. 냉정한 게 아니야. 그것이 카일 나름의, 남자로서의 스탠에 대한 신용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되면, 스탠은 점점 더 상처가 악화되거나 하는 거구나"

"그래"

상당히 버터스도 잘 보고 있네, 라고 거의 한숨과 같은 목소리로 말하면, "그런가"라며 멍한 어조로 말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말로 마음이 맞는 두 사람이지만, 별로 통하는 건 아니야. 사실은 제대로 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타입이야. 하지만 서로 통한다고 믿고 있으니까, 비교적 자주 엇갈려"

"몇 번이고 주먹다짐까지 했었잖아, 그러고 보니"

"그런 거야"

무심코 웃음을 터뜨리며 말하자 버터스는 왜 케니가 웃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카일은 스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좋아한다고 생각해. 사실은, 스탠과 같은 의미로. 하지만 절대로 자신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노력하고 있어, 옛날부터 쭉"

"어째서?"

"스탠을 상처입히고 싶지 않아서겠지"

더욱 모르는 듯한 얼굴을 하고서, 확실히 지금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케니는 생각했다.

"카일에게 좋아한다고 들으면 스탠이 쇼크받는 거야?"

"아니. 굳이 말하자면, 그것을 말하고 쇼크받는 건, 분명 카일 자신이야. 왜냐면 저 녀석, 옛날부터 그랬잖아. 상처받으면,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상대를 부숴 간다. 스탠을 짝사랑해서 제멋대로 상처 입은 끝에, 스탠을 엉망으로 하는 것이 싫은 거야"

"꽤 복잡해"

"그렇지. 그냥 바보같이 굴고 있는 것처럼 보이잖아"

아니 사실 바보같이 떠들고 있는 것 뿐이지만.

뭔가, 무의식중에 중얼거렸던 케니의 등에, 버터스는 살짝 손을 올려놓았다.

"그만둬"

"그만두지 않아. 네가 힘이 날 때까지"

그러니까, 그런 말을 하니까 너는 귀찮다고 말하고 있는데.


버터스가 좀처럼 손을 내려놓지 않아서, 케니는 반대로 질문을 했다.

"왜 일부러 카일은 카트맨을 쫓아가고 있다고 생각해?"

사실은 카트맨이 무엇을 하러 왔는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카트맨을 붙잡으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뜻밖에도, 버터스는 지체없이 케니의 질문에 대답했다.

"도와주고 싶기 때문이잖아?"

당연한 듯이 단언한 버터스는 바람에 앞머리를 날리면서, 흔들거리던 자신의 발끝을 바라보았다.

"카일은, 스탠이나 너를 돕는 데는 이유가 필요 없지만 에릭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이유가 필요해"

계속해서, 카일과 에릭은 서로 닮은 사람끼리니까, 라고 카일이 들으면 졸도할 것 같은 대사를 내뱉었다.

"나는 틀림없이 그래서 스탠이 초조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카일이 에릭에게만 붙어있으니까.

거듭 이번에는, 카일은 커녕 스탠까지도 일격으로 기절시키는 것을 말하며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정말로 무서운 녀석.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인종은 카일처럼 여러 의미로 이성을 잃는 녀석도, 카트맨 같은 사이코패스도 아니다.

이런 악의 없이 폭탄발언을 남발하는 천연어뢰가, 가장 인류의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이제 와서 카트맨을 상대로 그렇게 될 정도로, 우리들 폼으로 함께 자라지 않았어"

눈썹을 팔자로 내리고 케니가 웃자, 조금 늦게 버터스는 "그런가"라고 수긍하면서 가만히 케니의 등에서 손을 뗐다.

"뭐, 그래서 어렵긴 하지만, 여러 가지로"

"그렇네"

"내가 새삼스레 말할 건 아니지만"

탈진해서, 등에서부터 부두로 쓰러졌다.

동시에, 콧등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머리 위의 꽤 낮은 위치까지 비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저기, 버터스. 오늘 리버풀의 시합 있으려나"

"어느 정도의 악천후가 되면 중지나 연기할 수도 있겠지만, 어지간한 일이 아닌 한은 킥오프할 거야"

"그런가. 선수도 관객도 비에 익숙하니까 말이지"

그럼 슬슬 카트맨을 치러 갈까 해서 케니가 느릿느릿 일어나자, 버터스는 지금 생각난 듯한 기세로 케니를 불러들였다.

"케니, 축구 좋아해?"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럼 싫어해?"

"별로 싫지도 않아"

그럼 다행이다, 라고 말하며 주머니에서 두 장의 티켓을 꺼냈다.

"에, 그거 설마"

"응. 사실은 아빠와 함께 보러 가는 것이었어. 그렇지만 엄마와 함께 쇼핑에 가버렸으니까"

그 비틀즈 아저씨도 경기 시간에 맞춰 쇼핑을 끝낼 생각이라고 생각했지만 케니는 굳이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잉글랜드의 투톱이야. 분명히 재밌어. 티켓 구하기도 힘들었다고 아빠가 말했었어"

헤이, 라고 환성을 지르며 버터스의 어깨에 펀치하자, 버터스도 만면의 미소로 하이 파이브를 요구해 왔다.

"아직 킥오프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UFC 서포터즈 샵에서 머플러를 사자."

"오케이, 그리고 나는 우산도 사야 해"

"우산? 없어?"

"가지고 있었는데, 어제 골목에서 토사물 범벅으로 두고 왔어"

목을 움츠려 천연덕스럽게 말하자, 버터스도 어이없이 웃고 "그렇구나" 라고 말했다.

"그럼 내 우산에 넣어줄 테니까 괜찮아, 일부러 사지 않아도"


한 시간 후 산타클로스처럼 새빨간 카파를 껴입고, 목에는 홍백의 머플러 타올, 머리에도 새빨간 니트 모자를 쓴 풀 장비의 축구 서포터즈 키즈가 두 명 완성되었다.

"오------ 리버풀-------!"

"워크온-------, 워크온-------"

어깨동무를 하고 응원가를 부르며 스타디움에 들어서자 빨강과 파랑의 파도 안에 삼켜졌다.

"카트맨도 보러 왔다면 재밌겠네"

"나, 만약 찾아내면 에릭도 함께 노래하자고 권유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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