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차는 다자이후와 나가사키

나가사키에 온전히 하루를 다 쓰려했는데 이나사야마 야경 볼 때까지 시간이 좀 남을 거 같아서 오전에 빠르게 다른 갈 곳 없나 찾아보다가

다자이후 후다닥 다녀오기로 했음

하카타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니시테츠의 타비토

다자이후까지 무정차로 40분이면 데려다 줌

마이내비에 이거 왕복이랑 후쿠오카 시내 니시테츠버스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24시간 패스가 있어서 그걸 활용함

전날 오후에 개시했기 때문에 이날 오전까지 쓸 수 있었음

니시테츠의 다자이후역

숙소가 하카타역 근처라 기차 타고 오는 건 포기

버스가 더 비싼 거 같긴한데 다 일장일단이지 뭐 후츠카이치에서 환승해야하는 점도 있을 거고

비에 젖은 바닥이랑 살짝 보이는 푸른 하늘의 조합이 뭔가 괜찮네

보통 상점가들이 다 그렇듯 10시에 오픈하는 텐만구의 오모테산도

아침 일찍에는 원래 사람이 많이 없나?

한국인 많이 오는 곳이라 평일은 별 상관 없을 거 같은데

다리 넘어서 토리이

이게 본전 같은데 뭔가 애매

내가 흔히 보던 신사의 본전이 아니야

주인은 학문의 신이라는데 난 이미 대학생이기 때문에 더 이상 학문의 길을 걸을 생각이 없어서ㅋㅋㅋ

본전이 좀 심심한 대신 궁내는 꽤 이쁜 곳들이 많음

유명한 신사들 많이 가봤지만 확실히 이름값 높은 곳들은 건물 규모나 경내 풍경이라던가 이쁘고 웅장한 곳들이 많음

이세신궁 빼고

다자이후 텐만구 홍보사진으로도 자주 쓰이는 타이코바시와 신지이케

각도가 이상한 곳에서 찍은 거 같은데 아마 맞을 거

무슨 가게인지는 기억 안 나는데 적당히 문 연 곳에서 먹어본 우메가에 모찌

그냥 팥 들어간 모찌인데 공복에 먹으면 또 달달한 거만큼 맛있는 게 없지

큐슈 국박은 관심없어서 버리고 다시 타비토 타고 하카타역으로 돌아옴

후쿠오카 교통체증 말로만 들었지 직접 체감해보긴 이 때가 처음이었는데 어마무시하더만

예상시간보다 30분이나 늦어져서 점심 거르고 기차 탈까 했는데 나가사키 도착하면 2시라 그건 아닌 거 같아서 일단 원래 가려했던 식당 와봄

하카타역 구내에 있는 모츠나베 오오야마

다행히 웨이팅도 없고 음식도 금방 나올 수 있다길래 일단 가장 기본인 모츠나베 정식 주문

심플하게 모츠나베랑 멘타이코 정도만 나오는 세트

국물 맛은 좋았는데 고기가 많이 안 들어서 썩 맘에는 안 들었음

마치 곱도리탕 같은 느낌

밥 먹고 나오니 10분 정도 남았길래 열심히 뛰어서 탑승한 릴레이카모메

큐슈 특급들은 다 이 검은색으로 돌려막기 하는 거 같음

소닉도 카모메도 카사사기도 니치린도 휴가도 키리시마도 죄다 이거임 

타케오온센역에서 니시큐슈 신칸센으로 환승

전구간 완공되면 좋긴 할텐데 또 그들만의 사정이 있어보이니

나가사키역에 도착해서 바로 시덴 1일권 구입

600엔이라는 굉장한 혜자상품인데 나가사키 전차 자체가 씹혜자라 5번은 타야 본전

이름 그대로 나가사키역 앞에 있는 시덴 나가사키에키마에역

이 때 나가사키역이 한창 공사 중이었는데 6개월 뒤에 다시 갔을 때도 여전히 공사 중이더라

히로시마역도 그렇고 대체 뭘 하는 건지

평화공원쪽으로 올라가는 1계통 탑승

크게 폭심지 공원이랑 평화 공원 두 곳으로 나눠져 있는데 여긴 폭심지 공원

옆으로 가면 지하에 간단하게 폭심 당시의 지층을 볼 수 있는데 여러 잡동사니들이 같이 묻혀있음

그보다 원폭 폭심지인데 생각보다 깊게 안 파이는구나 싶었음

평화공원으로 올라가보자

직역은 평화의 샘인데 그보다는 평화의 분수 아닌가

안쪽으로 들어가면 있는 평화기념상 파란아저씨가 평화의 상징인가

여기 언덕에서 보면 우라카미 천주당도 보임

다시 평화공원역

나가사키역 쪽으로 내려가는 1계통 탑승

데지마역에서 내려서 잠깐 나가사키 항쪽 구경하러 감

언제봐도 항구는 기분 좋음

바닷가에 으레 있는 음식점 들어선 쇼핑몰

이름은 데지마 워프라고 하는데 구경할 건 없고 걍 음식점이랑 카페가 메인인 듯

다음 관광지는 데지마

본격적인 개항 이전 유일한 서양 교역국이었던 네덜란드를 위한 무역특구 같은 곳

난 여기 거리는 무료고 건물 들어가는 것만 돈 내는 건 줄 알았는데 입장부터 돈 내더라

입장료가 비싼 건 아닌데 생각보다 거리가 너무 현대적이라 실망했음

내가 좋아하는 미니어쳐

이대로 복원해놨으면 얼마나 좋아

데지마역의 반대쪽에 있는 신치중화가역

근데 데지마의 유일한 출입구는 두 역 사이에 있어서 아무 역에서나 가도 상관없음

이번엔 5계통을 타고 오우라천주당역에서 내려서 구라바엔으로

나가사키다운 언덕길 구라바자카

창렬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오우라 천주당

스테인드 글라스가 보고 싶다면 들어가봐도 좋음

근데 개인적인 의견으로 천엔은 좀 아닌 거 같습니다

창렬은 외면하고 도착한 구라바엔

입구까지 가는 길이 좀 이상하긴 한데 의심하지 말고 나아가면 됨

천주당보다 무려 380엔이나 싼 구라바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제일 꼭대기로 올라갔다가 걸어내려오면서 둘러보는 구성

미츠비시 조선소 선원들의 숙박 용도로 지어졌다는 제2도크하우스

선원 숙박용 치고는 너무 화려한데

구 오르토 주택 가는 길에 있던 흑묘

정작 오르토 주택은 공사 중이라 내부만 보고 옴

구 링거 주택

나가사키 고베 요코하마 등 옛날 서양과 교류가 활발했던 도시는 이런 건물들 보는 맛이 있단 말이지

링거 상회를 설립한 프레드릭 링거의 저택이라는 모양

나가사키 경제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함

마무리는 개쩌는 나가사키 전망

왼쪽에 보이는 산이 저녁에 갈 이나사야마

날이 갠 건 좋은데 너무 덥길래 내려오는 길에 콜라맛 카키고오리

푸딩이라면 또 절대 그냥 안 지나가지

바로 옆에 있는 미나미야마테라는 곳의 푸딩소프트

이거 진짜 맛있음

오우라천주당역에서 5계통을 타고 메가네바시역에서 하차

하마마치 아케이드 거리로 가는 길에 찍은 메가네바시

이름 그대로 안경다리인데 수면에 비친 모습이 안경을 닮아서 붙은 이름

이거보단 윗짤이 더 그럴 듯하다

하마마치 아케이드

신치차이나타운과 이어져있어서 쭉 걸어내려가면 됨

어차피 가깝기도 하니 가볍게 둘러봤음

걷다보니 신치 중화가

어차피 여기서 짬뽕 먹을 생각이라 좀 구경할 생각이었는데 예상 외로 너무 작은 규모에 놀람

고베 난킨마치나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을 기대하고 가면 안 됨

제대로 된 차이나타운은 한 두세블럭 될까말까

좀 이르지만 저녁

아마 나가사키 짬뽕으로는 가장 유명할 코우잔로우

기본 짬뽕

이건 꽤 입맛에 잘 맞았음

한 때 팔던 봉지라면 나가사키 짬뽕 그거랑 아예 맛이 다름

돈코츠라멘 정도로 굉장히 진함

들어가는 해물도 오징어인지 뭔지 되게 쫄깃쫄깃한데 해물 비린내는 전혀 안나서 너무 맛있게 먹음

오늘 꽤 여러번 만나는 신치중화가역

역시 여러번 타는 1계통을 타고 다시 나가사키역으로

이나사야마 갔다오면 역 안에 있는 카스테라 판매점들도 다 닫을 시간이기에 미리 사러 옴

분메이도 쇼오켄 후쿠사야 어디로 갈까 하다가 그냥 후쿠사야 로고가 마음에 들어서 후쿠사야 

나가사키역 동쪽은 공사중이라 못 찍어서 서쪽이라도 찍자하고 서쪽 출구로 나와봄

역 사진도 수집 중인데 이거만큼 내 여행 경로 되새기기에 좋은 사진이 없음

카스테라는 대충 역 앞 파칭코 락커에 넣어두고 이나사야마로 옴 대부분 파칭코에 락커가 있고 또 거의 대부분은 무료니까 가끔 이용하면 좋음

나가사키역까지 무료셔틀도 운영하는데 아마 예약이 필요했던 걸로 기억함

난 좀 걷고 싶어서 타카라마치역에서 내려서 걸어갔음

전망대로 출발

이나사야마 로프웨이 산정역

로프웨이 올라오는 그 짧은 시간에 벌써 많이 어두워짐

일본 3대 야경이라는 나가사키 나머지 두개는 아마 하코다테랑 고베였나

근데 또 무슨 신3대야경이라고 나가사키 삿포로 키타큐슈 이렇게 세 개 꼽는 것도 있더라

아무튼 둘 다 나가사키는 들어가 있네

광각도 한번 잡아보고

난 완전히 어두운 밤보다는 이렇게 푸른색 도는 시간의 야경이 더 좋더라

갤럭시가 특히 파란색이 많이 강조된다 하던데

야경 좀 구경하다 옆에서 사람들 떠드는 거 듣고 알았는데 사진 왼쪽에 좀 치우쳐서 있는 언덕에 하트 모양 보임?

분명 뭔가 이벤트일텐데 뭔지는 그 사람들도 모르는 거 같더라

지역 사람이 모르는 거 봐선 축제는 아니고 어떤 돈 많은 사람이 프러포즈하는 건가

넋 놓고 보다보니 어느새 완전히 어두워짐

내가 원래 야경 길게 봐도 30분 이상은 안 보는데 여기 야경은 진짜 이뻐서 어두워질 때까지 내내 구경했음

개인적으론 하코다테를 제치고 여기가 원탑 

다시 로프웨이 타고 내려와서 찍은 로프웨이 후치신사역

길가에 붙어있는 게 아니라 무슨 폐업한 유치원이랑 신사를 지나야 나오는데 불빛도 없는 길 혼자 지나가니 담력시험 같더라

올 때도 셔틀버스 안 타고 시덴 3계통 탐

셔틀버스 시간표 찾아보면 알겠지만 생각보다 배차간격이 넓어서 시간이 잘 안 맞음

떠나기 전에 잊지 말고 카스테라도 픽업해서 신칸센 탑승 

집 가려면 열흘이나 남아서 선물용은 안 사고 가볍게 맛만 볼 생각으로 2조각 들어있는 거 두 개 삼

때깔 직인다

다른 것보다 역시 바닥에 깔린 자라메가 별미

이 때 처음 먹고 반해서 6개월 뒤에 또 갔을 때는 아예 한 줄 통째로 사서 혼자 먹음

한번에 가면 참 좋겠지만 타케오온센역에서 다시 릴레이카모메로 환승

여름이라 야경이 제대로 보이는 시간까지 기다리느라 나가사키에서 너무 늦게 출발했고 결국 하카타역 도착하니 밤 11시

다음날도 8시에는 숙소를 나서야 하기에 그대로 호텔로 복귀해 취침

19일차도 이걸로 종료

겨울이었으면 해도 빨리 지기에 다자이후를 넣을 필요 없이 바로 나가사키로 가서 6시쯤 야경보고 일찍 복귀할 수 있었을텐데

여름이라 나가사키에서 뜨는 시간을 보충하고자 다자이후를 끼워넣었고 그 결과 너무 빡센 일정이 된 듯

다자이후 텐만구가 국룰 여행지라 큰 기대는 없이 갔는데 생각보다 이뻤고 나가사키에서는 구라바엔이랑 이나사야마가 진짜인듯

특히 이나사야마는 꼭 가야한다 

8시에 나가서 11시에 들어왔는데 너무 힘들었다

나가사키가 시덴이 잘 깔려있어서 관광지 접근성은 좋은데 워낙 산이 많은 도시라 교통이 좋아도 실제론 더 힘든 거 같음

20일차는 원래 18일차 예정이었던 아소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