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gall.dcinside.com/m/nutrition/543069)에서 건강에 가장 좋은 식용유로 올리브유와 아보카도유를 꼽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들 중 누가 더 좋은 기름인지 식용유의 왕중왕을 가려보겠습니다.

그런데 둘의 장단점을 비교하기에 앞서 이들은 여타 식용유와는 다른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가짜 기름이 상당히 많다는 것입니다.

forbes.com/sites/ceciliarodriguez/2016/02/10/the-olive-oil-scam-if-80-is-fake-why-do-you-keep-buying-it/

labmanager.com/majority-of-avocado-oil-sold-in-us-is-rancid-or-adulterated-23061

koreatimes.com/article/20240916/1530136

미국에서 판매 중인 올리브유, 아보카도유의 80% 가량은 산패되었거나 다른 종류의 기름이 섞여있는 등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들의 상황은 어떤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다음은 2013년 한국소비자연맹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입니다.

consumer.go.kr/user/ftc/consumer/cnsmrBBS/80/selectInfoCmprDetail.d★o?page=1&row=10&inst★tId=&infoRealmIdList=&infoPrdlstIdList=&infoTyIdList=243&searchRange=searchRangeAll&searchKeyword=&rnum=131&infoId=A0000257&infoId1=&searchGbn=HIT_CO&infoCl=&infoCl2=&kcnsmrYn=&no=&emplyrEvlSe=&stsfdg=&infoDetailSn=&rpt★TabId=&userReviewMode=insert&updateUserReviewSn=&infoSj=%EB%A3%A8%ED%85%8C%EC%9D%B8+%EC%A0%9C%ED%92%88%2C+%EB%A3%A8%ED%85%8C%EC%9D%B8+%ED%95%A8%EB%9F%89%EC%9D%80+%EC%A0%81%ED%95%A9%ED%95%98%EA%B3%A0+%EA%B0%80%EA%B2%A9%EC%9D%80+%EC%B0%A8%EC%9D%B4%EA%B0%80+%EC%9E%88%EC%96%B4&tmnlImageCours=20171010114344423_thumbnail.jpg&cntntsId=00000205&CSRFToken=cf1d6219-041c-4ac9-941b-3eed93a4a420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25개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가운데 1개의 제품에서 타 식물.성 오일의 혼입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체적으로 품질을 믿고 구매해도 된다는 결론입니다.

그리고 제품간 품질 차이가 크지 않으면서 브랜드별, 원산지별 가격 차이가 심하므로 이를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다음은 2024년 한국소비자교육지원센터에서 조사한 결과입니다.

consumer.go.kr/user/ftc/consumer/cnsmrBBS/80/selectInfoCmprDetail.d★o?infoId=A1080182

시중에 유통 중인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19개 제품의 품질, 안정성이 모두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도 제품 간 품질 차이는 미미한 데 반해 가격 편차가 심하므로 구매 전 꼼꼼한 가격 비교가 필요하다고 언급되었습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시험 항목에는 지방산 36종이 포함되어 있는데 결과 자료에는 총 지방산, 포화지방산, 불포화지방산 세 가지 항목만 표기되어 있습니다. 2013년 조사처럼 구체적인 지방산 조성을 알면 다른 기름이 혼입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별도의 언급이 없는 걸 보면 24년 조사에서도 다른 기름이 섞인 제품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긴 합니다.

2013년과 2024년의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국내에서 유통 중인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는 전반적으로 품질에 하자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아보카도 오일입니다.

kca.go.kr/smartconsumer/sub.d★o?menukey=7301&mode=view&no=1003436440

2022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의하면 온라인 판매 중인 엑스트라버진 아보카도유 25개 제품 모두 안전성(잔류용매, 산가, 산화방지제 등)이 관련 기준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방산 조성이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불포화지방산 중 단일불포화, 다가불포화 등 지방산 종류별 조성이 제품별 최대 48.7%p로 차이가 크다고 나와있습니다.

아보카도유의 지방산 조성을 확인해보면 포화지방산(SFA) 12%, 단일불포화지방산(MUFA) 74%, 다가불포화지방산(PUFA) 14%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아보카도유 25개 제품의 단일불포화지방산 조성 비율이 적게는 24.9%부터 많게는 73.6%까지 걸쳐있으니 당연하지만 다가불포화지방산 역시 제품별 편차가 상당합니다.

앞서 확인한 아보카도유의 지방산 조성(MUFA 74%, PUFA 14%)과 유사한 제품은 팔레오(MUFA 73.6%, PUFA 16.5%), 그로브(MUFA 72.6%, PUFA 11.7%), 룸바디(MUFA 72.5%, PUFA 13.7%) 3개의 브랜드 뿐입니다.

나머지 22개의 제품은 아보카도의 품종 차이인지, 재배 환경의 차이인지, 아니면 다른 기름이 혼입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아보카도유를 식용유로 추천하는 이유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아서 (다가불포화지방산이 많은)다른 식용유보다 열에 잘 견딘다는 점인데 조사 결과를 보면 그 점에서도 딱히 메리트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데 가격은 같은 용량의 콩기름 대비 6.2배, 카놀라유 대비 5.6배 더 비쌉니다.

아보카도유 지방산 조성이 제품에 따라 들쭉날쭉한 것은 관련 기준이 없다는 점도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의 단일불포화지방산 비율은 73%입니다.

타 기름이 섞인 것으로 추정되는 노블레 제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제품들이 73%에 가까운 단일불포화지방산(팔미톨레산+올레산+에이코센산) 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리브유와 아보카도유는 품질에서만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닙니다. 올리브유는 지중해식 식단의 일부로써 건강과 관련된 연구가 다수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건강상 이점에 대한 데이터, 임상적 근거들은 올리브유가 아보카도유보다 더 풍부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가격도 올리브유보다 아보카도유가 대체적으로 더 비싼 편입니다.

bbc.com/korean/news-46107769

건강과는 상관없는 내용이긴 하나 아보카도 재배가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보카도유를 사용하며 가장 크게 느꼈던 단점은 냄새였습니다. 냄새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취향의 영역이지만 아보카도유 냄새에 대해 검색을 해보면 꺼려하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올리브유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발연점이 낮아서 가열 조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actascientific.com/ASNH/pdf/ASNH-02-0083.pdf

발연점은 가열 조리에서 기름의 성능(극성화합물과 트랜스지방산의 생성, 산화안정성 등)을 예측하지 못 합니다.

actascientific.com/ASNH/pdf/ASNH-02-0083.pdf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EVOO)는 가열 조리에서 가장 안정적인 기름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런데 글을 다 적고보니 전반적인 어조가 아보카도유를 폄하하는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아마 아보카도유의 냄새에서 느꼈던 부정적인 기억이 글에 반영되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편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어 식용유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