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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 [팬픽] 『사계절 이름』 (2)

아카네핫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2.31 01:48:48
조회 1069 추천 14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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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https://gall.dcinside.com/oshinoko/316264



2# 『의지하지 않는 가을에 깊어가는 마음』








"아카네"




"응?"






 어느 날 아침.




 혼자 아침을 먹은 아쿠아는 자리에 앉아 멍하니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 한편, 아카네는 바쁘게 출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침밥 안 먹을 거야?"




"조금 시간이 없어서. 모처럼 차려줬는데 정말 미안해."




"그럼, 또 간단하게 주먹밥 싸줄게."




"고마워."






 잘 나가는 여배우 쿠로카와 아카네는 바쁘다. 요즘, 특히 이 보름 동안 그야말로 마차의 말처럼 일하고 있다.






"자, 끼니 거르지 말고. 무리하지 마."






 요즘은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미리 만들어 놓은 주먹밥을 싸서 건넨다.






"고마워. 아쿠아, 사랑해."






 잠시 포옹을 나눈 뒤, 아카네는 "다녀올게."라며 서둘러 집을 나갔다.




 아카네를 배웅하고, 딸랑딸랑 문 잠그는 소리가 혼자 있는 방에 울려 퍼진다.




 드물게 잘 말아진 계란말이와 문어 소시지가 식탁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아쿠아는 점심에 먹을까 싶어 랩을 씌워 냉장고에 넣었다


.




【오늘은 드디어 이번 주말 개봉하는 영화 '그날로 돌아간다'의 더블 주연을 맡은 쿠로카와 아카네 씨와 카미조 유키히로 씨와 인터뷰를 진행하겠습니다.】






 계속 틀어 놓았던 아침 정보 프로그램. 아카네의 이름이 나오 아쿠아가 얼굴을 돌렸다.






【이 이야기는 카미죠 씨가 연기하는 '소우'가 쿠로카와 씨가 연기하는 실종된 연인 '사야'를 찾다가 뜻밖의 비밀을 알게 되는 서스펜스&러브 스토리 입니다. 그래서 첫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이 현장에서 알게 된 서로의 의외의 일면을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드라마 의상 때문인지 아카네는 평소 잘 하지 않는 포니테일에 여성스러운 연노랑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옆에는 요즘 TV에 자주 나오는 키 크고 잘생긴 배우가 앉아 있었다.






"그렇군요. 카미조 씨는 그 작품의 배역에 따라 체형도 조절 하시는, 매우 자기 관리에 엄격한 분이라고 들었는데요."






 아카네는 카미조를 힐끗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선물로 받은 과자, 꽤 달콤한 것도 많았는데, 가장 많이 먹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잘 먹고 있었어요. 그건 의외였어요."




"그러고 보니 쿠로카와 씨도 함께 연기하기 전부터 어른스러운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그 이미지 그대로랄까. 한 번은 쿠로카와 씨가 메이크업 선생님이었던가, 제가 모르는 사이에 과자를 반쯤 먹어 버렸지 뭐에요 하하. 그때 아이처럼 뺨을 부풀려서 화를 내신 게 의외였어요."




"아, 아, 그거 꼭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 그건 본점에서만 구할 수 있는 한정품 이잖아요!. 메이크업할 때 얘기가 나와서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더니, 메이크업 선생님이 일부러 사다 주신 거라며 화를 내셨는데. 저도 화내고 싶을 정도라고요."




"그럼 저렇게  공용 코너에 두고 가시는데 당연히 손이 가지 않을까요?"




"잠깐 놓아둔 것 뿐이거든요?. 잠시 눈을 뜬 사이에 설마 드시게 될 줄이야."






 화기애애한 두 사람의 모습.




 볼거리를 묻자 호흡을 맞추며 차례를 정하고, 마지막에는 두 사람 모두 웃으며 방송의 메인 포즈를 취했다.




 코너가 끝나자 아쿠아는 TV를 껐다.






 기지개를 켜고, 아쿠아는 거실 구석에 놓여있던 공부를 위한 준비물을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빨간색 공책을 펼치지만, 눈이 종이 위를 미끄러져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문제에 문장을 중얼거리며 소리 내어 읽어보지만 별 효과가 없다.




 이럴 땐 커피가 생각나서 찬장에 손을 뻗지만, 새로 내린 걸 잊은 채로 보충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혀를 찼다.




 그런 자신을 발견한 아쿠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홍차라도 괜찮겠지 하고 그 모양새의 상자를 집어 들자 카모마일 이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쿠아를 위해 아카네가 사다 준, 릴랙스 효과가 있다고 하는 허브차다.




 내용물을 보니 반 이상 남아있었다.






"공부할 때 마시면 좋지 않을까?"






 티백 박스를 원래 있던 자리에 돌려놓고, 결국 냉장고에 있던 페트병 녹차를 잔에 따라 마셨다.




 인터넷에서 집중할 수 있다는 음악을 골라 틀어 놓고 문제를 풀었다. 암기가 중심이 되는 지리는 일단 멈추고, 머리를 풀가동하는 수학으로 몰입한다.




 3시간 후, 음악은 끊어졌다. 예민해졌다, 움켜쥐고 있던 샤프펜을 떨어뜨린다.




 창문을 열어두고 커튼이 가끔 살랑살랑 흔들리는데도 불구하고 이곳은 매우 조용하다.




 좁은 베란다로 나와 심호흡을 한다. 달콤한 금목서 향이 폐부를 스쳐 지나간다.




 아카네와 둘 이서 키운 펜타스도 이제 끝날 때가 된 것 같다. 아쿠아도 조금 수분을 잃은 잎사귀를 만지며 건강했던 여름을 떠올렸다.




 어젯밤과 오늘 아침을 먹고 남은 점심을 준비해 TV를 틀었지만 평일 낮 시간대 프로그램은 너무 시끌벅적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프로그램은 없다.






"바람도 쐬고 싶은데 쇼핑도 하고 산책이나 할까?"






 설거지도 끝내고, 멍하니 있는 자신에게, 말할 상대도 없으면서 아쿠아는 중얼거렸다.




 무릎에 손을 얹고 힘겹게 일어선다.




 적당한 옷으로 갈아입고 모자와 마스크로 변장한다.




 건조한 공기. 성급한 나뭇잎은 이미 색을 바꾸고 있다. 얇은 긴팔 하나로는 조금 쌀쌀하다. 외투를 챙겨야 할 정도인가 싶어 아쿠아도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면 익숙한 길에서도 발견이 있다고 언제인가 아카네가 알려주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긴 새로운 가게. 평소에는 신경도 쓰지 않던 새소리. 멀리 보이는 현의 번호판.




 귀여운 외관에 아카네가 신경을 쓰고 있던 빵집에 들릴까 싶어 모퉁이를 돌려고 했지만, 모처럼 갓 구운 빵을 먹고 싶다고 말했던 기억이 떠올라 길을 바꾼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발은 아는 길로 향한다.




 언제나 그렇듯, 습관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








*








"호시노?"




"히메카와 씨"






 한적한 길가에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쿠아에게 말을 건넨 것은 똑같이 가벼운 변장을 한 히메카와였다.






"무슨 일이야?"






이끌리는 대로 아쿠아는 히메카와의 집에 올라가게 되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서로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었다.






"우와, 성격이 더럽구만!"






 그저 폭탄을 놓거나 던지기만 하는 옛날부터 있는 게임.






"그런 게임이니까."






 히메카와는 입꼬리를 비틀며 비열하게 웃는다.




 딸깍딸깍, 컨트롤러 소리에 경쾌한 배경 음악이 섞인다.






"그러니까 지금은 쿠로카와의 집에 들어가서 놀고 있다고?"




"더 좋은 표현이 있을 건데."




"예를 들면?"




"반 동거라든가? 아카네한테 듣지 않았어?"




"얼마 전 현장에서 아리마가 말하더라. 사무실에 잘 안 들린다면서?."




"일주일에 세 번은 얼굴을 내밀고 있어. 루비가 하도 시끄러워서."




"쿠로카와의 관계는 제대로 다시 공표한 적 있어?"




"아니."






 아카네는 이제 와서 다시 들켜도 문제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그녀는 지금 가장 떠오르고 있는 여배우, 일부 팬들을 자극하는 일은 최대한 피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반 동거라는 위험한 다리를 건너게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리마의 입이 가벼운 건 좀 고쳐야 하지 않겠나. 역시 누구나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건 아니겠다만."




"내게 말해도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못을 박아둘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소박한 질문인데. 동거와 반 동거는 뭐가 다른 거야?"




"글쎄. 주민표를 바꾸었나 안 했나 의 차이? 매일 묵고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의 허락을 받은 것도 아니고."






 아카네와 아쿠아가 동거를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아카네가 혼자 살기 시작한 것은 봄이 끝날 무렵.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만나는 것보다 아카네의 집에서 만나게 되었다. 낮에는 일이 많아서 밤에만 여유롭게 지낼 수 있게 되자, 함께 지내는 날이 늘어났다. 어느새 대학생 커플처럼 준비도 없이 왠지 모르게 그녀의 집에 내 물건이 늘어났고, 필요에 의해 건네받은 예비 집 열쇠를 당연하다는 듯이 내 키 케이스에 꽂아두게 되었다. 요컨대, 그냥 굴러 들어왔다. 파고들었다, 그 말이 맞다. 그냥 더 함께 있고 싶다는, 10대들의 러브송 같은 마음 하나로.






"정식으로 동거는 안 하는 거야?"




"특별히 그런 얘기는..."






 【집을 나갈 생각 이야】 겨울에 아카네가 그렇게 말을 꺼냈을 때, 나는 당연히 같이 살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 딱히 권유도 초대도 받지 않았는데, 루비와 미야코 씨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했다.






"내가 아직 자립했다고 말하기 힘들고"






 아쿠아의 몸도 마음도 어느 정도 안정되어 조금씩 일을 다시 하게 되었다. 하지만 수험을 생각해서 잡지 등 장기적으로 비워야 하는 시간이 아닌 비교적 짧은 일만 하고 있다. 과거에 저축 했던 돈은 대부분은 거의 학비로 사용할 예정이라 금전적으로도 부담스럽기 시작했다. 현재 진행형이지만.






"언제쯤 이면 자립을 하게 되는 거냐?"




"일단 대학을 결정하고, 연기 일을 다시 시작해서 돈을 벌고 싶어. 다시 시작해도 일자리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너, 지금 수험생이냐?"




"글쎄. 사실 작년 까지 수험생이었지만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포기했어."




"수험생이 이런 곳에 있어도 되는 거야?"




"데려온 사람이 할 말이냐."






 젠장, 또 졌다. 아쿠아는 컨트롤러에서 손을 떼고 버리듯 던졌다.




 히메카와는 당연히 이겨야 할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다지 기뻐하지 않는 표정이다.






"길 잃은 아이를 보호해 준 거라 생각 했다 만?"






 이 사람이 하는 말이 농담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다.




 히메카와도 조심스럽게 컨트롤러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그러니까, 길 잃은 아이가 아니라고."




"지금 너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어."




"무슨... 내 어디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과 눈이 마주친다.






"배 다른 아우야, 넌 지금 행복하냐?"






 즉흥적이고 연극 적인 과장된 대사.






"...... 아" 






 행복해야 한다.




 많은 선택권을 가지고 있고,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은 똑바로 사랑해준다.






"행복해."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은가 보네"




"뭐야, 그거"




"다음 무대 대사야, 신경 쓰지 마"




"뭐야, 그거..."






 히메카와는 어른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반은 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지만, 자신도, 루비도 닮지 않았다.




 하지만 형 답다.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 느낌은 희미하지만. 형제가 맞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가 있어."






 자기 해결에 능한 아쿠아가 약점을 말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특히 연애 쪽에서는.




 전생이라는 장점으로 잘 해낼 수 있는 것은 이제 와서는 극히 일부분인 것 같다.




 진심이면 진심일수록 더욱 어렵다.






 지키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런 마음도 있다. 아카네는 자기 발로 걸을 수 있고, 나보다 훨씬 정신적으로도 안정되어 있다. 스킨십을 원해서 애교를 부릴 때도 있지만, 결국은 내가 더 많이 구원을 받고 있다.




 적어도 밥은 해주고 있지만, 안 해준다고 해도 아카네는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다. 실제로 밥을 만들어 주면 고맙다고는 항상 말해주지만, 자기가 먼저 밥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해온 적도 받은 적도 없다.






"요즘 아카네가 너무 지쳐 보여서. 무리하지 말라고 말하는 거는 쉽지만, 지금이 가장 힘들 때라는 것도 알아."






 밤늦게 발걸음이 무거워져 돌아온다. 저녁을 먹고 목욕을 하고 피부와 머리 등 여러 가지를 관리하고 다음 날의 일을 준비한다. 조금은 재충전이라며 서로를 껴안는다.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그녀의 눈꺼풀이 힘 없이 떨어질 것 같다.




 하루하루에 쫓긴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는 그녀를 아는 아쿠아로서는,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은 과장된 표현이지만, 안타깝게 느껴질 때가 있다.






"소중한 사람의 꿈을 아무리 나라도 방해하면 안 되니까" 






 【그렇구나】 히메카와는 컨트롤러를 다시 들고 혼자서 컴퓨터와 대결을 시작한다.






"어이 형님, 동생 얘기 너무 흥미가 없게 듣는 거 아니야?"




"귀여운 이복동생아 이 형님이, 흥미롭지 않다고 언제 그랬냐 당연히 흥미 있지."






 연기파 배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말솜씨.






"그렇게 스스로에게 타이르면서 외로움을 감추고 있는 건 솔직하지 않다 생각해."




"별로...외롭지 않아."




"생각 안 한다고? 얼굴에 써 있잖아. 정말 변했어, 너."




"내가 바보로 보이나?"




"오히려 부럽다 부러워."






 왠지 히메카와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한 적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틀림없고, 나름대로 선은 지키며 놀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 우리 남자란 생물은 한 사람을 정하고 그 여자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내가 아카네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들.




 아쿠아는 눈을 감았다.




 몇 번이나 생각했지만, 답은 손끝에서부터 떠오르지 않는다.






"잘...모르겠어."




"한 여자를 정해 놓은 네가 모르겠다면 이 세상 누구도 계속 모르겠지."




"그럴 리가 없잖아."




"글쎄다"






 나만 구원을 받고 끝나는 거. 그런 거, 이상하잖아.




 삐뚤어진 관계는 언젠가 는 깨져 버린다.




 그건,






"싫어"




'싫으면 지금이라도 헤어져라'




"싫어. 헤어지지 않을 거야"




"하하. 그럼 최소한 정나미라도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이라도 하라고. 요즘 업계에서도 쿠로카와가 인기가 상당 많다고 하더라. 거부감이 없어졌다고 하더라고.즉.저쪽에서 매달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단 거다"




"하아!?"




"연예계는 쓰레기 같은 남자도 많지만 좋은 남자도 많으니까. 얼굴도 좋고 경험도 많고 돈도 많고 여유가 있어. 네가 고민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해답을 아무 의심 없이 가지고 있는 남자들도 분명 많을 거다."






 아쿠아는 던져 두었던 컨트롤러를 부숴 버릴 듯이 잡고 대전 플레이 모드로 들어간다.






"그렇게 쉽게 화를 낼 거면서 말이야, 어린애냐?"




"젠장...!"






 전략도 없고, 그냥 아무렇게 나 폭탄을 던져 넣는다. 물론 그런 방식으로는 히메카와를 이길 수 없다. 오히려 그냥 자폭.






"애송이"




"젠장..!"




"어휘력 쇠퇴 하는 거 실화냐?"






 대답하지 않고 다시 대결을 신청한다.






"좋아. 그럼 결혼해 버리면? 그럼 참견하거나 찝쩍대는 놈도 ...... 아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신경 안 쓰이게 줄어들지 않겠어?"




"그렇게 쉽게 결정 할 수 있는 게..."




"쉽게 생각해봐. 동생아"






 한동안 게임의 기계적인 소리만 방에 울려 퍼진다.






"있잖아........ 아카네가 뺨을 부풀려서 화내는 모습 혹시 본 적 있어?"




"뭐야, 갑자기. 있을지도 모르지만 기억 나지 않아."




"이상한 소리를 했네. 잊어버려."






 오후 5시를 알리는 차임벨이 울린다.




 벌써 그런 시간인가 싶어 시계를 확인한 아쿠아는 허리를 숙였다. 저녁을 준비해야 한다.






"가볼게. 의도치 않게 오래 머물러서 미안해."




"오우"






 히메카와는 배웅도 하지 않는 모양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별 상관없지만.




 현관을 나서면서 문득 바디백 안에 두고 온 스마트폰을 본다.






"어....."






 아카네의 메시지가 들어 있었다.




 열어보니 촬영 일정이 바뀌어 일찍 퇴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집에 도착했다는 연락, 어디에 있느냐는 물음. 메시지가 취소되었다는 알림과 함께 만나고 싶다고 뺨을 붉게 물들인 귀여운 곰돌이 스탬프가 2시간 전쯤에 찍혀 있었다


.




 아쿠아는 【미처 몰랐어, 미안 지금 바로 갈게】"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거의 달리는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아카네의 집으로 향했다.




 무슨 내용이 적혀있었을까?




 취소된 메시지에 아카네의 심정이, 그 속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지 않았을까 짐작하게 된다. 가벼운 스탬프에 진심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스스로를 꾸짖는다.




 다리는 뛰기 시작했다.






"다녀왔습니다!"



자물쇠를 여는 시간조차 아깝고, 숨을 가다듬지도 않고 아쿠아는 현관문을 열었다.



"어서오세요"



맞이해준 아카네는 조용한 미소를 지었다.



"미안, 우연히 히메카와 씨를 만나서 집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어."



아카네는 짧게 대답했다.



평소대로라면 평소대로, 하지만 무언가 위화감이 든다.



아쿠아는 그 정체를 찾는다.



2시간 전에 집에 돌아왔을텐데 실내복으로 갈아입지 않았고 화장도 지우지 않았으며, 방이 텅 비어 있을 정도로 조용하다. 텔레비전도, 불도 켜져 있지 않고, 그렇다고 대본도 없다.



자세히 보니 눈가가 빨갛고 아이라인이 살짝 번져 있었다.

....울고 있었던 건가.



도출된 해답은 아쿠아를 비난한다.



"커피라도 마시면서 얘기 할까...?"





차라리 화를 내주었으면 좋겠다. 자기가 모르는 곳에서 울고 있다면 그건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아, 커피가 다 떨어져서 사러 나갔었는데."



"아..그래..미안 몰랐어."





왜 아카네가 자신을 책망하듯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걸까.

아카네는 집에서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 알아차리지 못하는 게 당연한데.





"아카네"





아쿠아가 정면에서 아카네를 껴안고, 찌그러뜨리지 않도록 조심조심, 허리에 감긴 아카네의 팔도 부서진 물건을 만지는 듯한 터치로.



"응, 아쿠아 군."



본인이 굳이 말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을 건드려도 되는 걸까.



"오늘은 더 이상 계획 없는 거지?"



"응."



"그럼 오랜만에 둘 이서 느긋하게 있을 수 있겠네."



"응, 기뻐......."



아카네의 목소리가 눅눅해졌다.

괜찮아, 괜찮아.

가슴속에서 아카네가 소리 죽여 울고 있는 기척이 느껴지고, 부드럽게 떨리는 등을 아쿠아의 손이 왔다 갔다 한다.



"안 좋은 일이 있었던 아니야."



"응."

"여러 가지, 빙글빙글, 머리 속에서 계속 돌고 있어."



"응."



"집에 오니까. 아쿠아 군은 없고...연락도 안되고..."



"나쁜놈이네 정말..."



"나쁘지 않아."



"그래도"



"아쿠아 군은, 나쁘지 않아, 내가 이기적이고, 나약해서 그래.."



"아카네는 절대 나약하지 않아, 강하잖아."



"절대 안 된다고, 내가 말했잖아."

"어째서 안 오는 거야, 모처럼 빨리 돌아왔는데"


"빨리 집에 돌아갈 수 있어서 정말 좋았는데."

"아쿠아 군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쿠아 군은 소중히 대하지 못했으니까"


"아쿠아 군은 물건이 아닌데...."

"나는 아쿠아 군을 외롭게 만들기 싫은데 그게 안되는 걸까.."

"미안해....떠나지 말아줘."

"부탁해"





"아카네"





외로움에 사로잡힌 아카네에게 똑바로 닿도록 강한 힘으로 아쿠아가 이름을 부른다.

떠날 리가 없다.



"하지만 지금의 나, 아쿠아 군을 좋아하게 된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져...."

"좋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는 이미 잊어버렸지만, 이유나 이치 따윈 이제 상관 안 해 그래도 마음은 확실히 있어.



아쿠아는 아카네의 뺨에 살짝 닿아 본다. 잠깐의 저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들게 하면 눈물로 엉망진창인 얼굴, 무대나 TV에서는 그렇게 예쁘게 우는데.





"보기 흉하니까 보지 마."



"귀여운 걸"



그는 셔츠 소매로 눈물을 닦아주었다.



두 사람이 아직 고등학생이고 밤하늘이 아름답고 추웠던 시절에도 이런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좋아해'



언젠가는 전할 수 없었던 말을 입에 담고, 언제나처럼 키스를 떨어뜨렸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계속해서 생각했다. 지키고 싶다.



무엇으로부터가 아니라, 이 기분은 더 근원적인 것일 것이다.

자신이 남자라는 것, 그녀가 여자라는 것.



"나도 좋아해."



입술이 떨어지자 아카네는 다시 아쿠아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말았다.

아쿠아는 사랑스러움으로 아카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강한 그녀가 이렇게 까지 약해진 것은 나날의 피로가 누적된 결과일 것이다. 그렇게 빡빡한 스케줄로 일하고, 수면 시간도 줄이고,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감정을 빗대거나, 선전에서는 웃는 얼굴을 하고 있으면 누구라도 피폐해지기 마련이다.

평소에 좀 더 어리광을 부려주었으면 좋겠다.



제멋대로라고 대답할 수 있느냐를 떠나서 들을 수 있다면 할 수 있겠지만

자립심도 이상도 너무 높으면 귀찮아 지는 것 같다.





"피곤하지..? 아카네는 항상 열심히 해서 대견하달까."



【응.】 짦게 대답이 들려오는 걸 보니 간신히 울음을 멈춘 모양이었다.



"아쿠아 군"



"응?"



"나 배고파."



"......뭔가 사 올게."



"싫어, 떨어지고 싶지 않아."



팔에 힘이 들어간다.



아무래도 그녀 나름에 어리광 모드에 들어간 모양이다.



"그럼 같이 사올까?"



"나가고 싶지 않아."





만들어 달라는 건가?

장을 보러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집에는 식재료가 별로 없었다.



아쿠아는 냉장고에 있는 것을 떠올린다.



"볶음밥 괜찮아? 비엔나 소시지 정도밖에 없는데. 대파, 아직 있으려나?"



"좋아"



"그럼 요리하게 잠시 떨어지세요."



"무우..."



마지못해 팔을 뻗어 거리를 두었다.

평소에는 굳이 따지자면 쿨한 눈매가 퉁퉁 부어올라 있는데, 내일 일하는 데 지장이 없으면 좋겠다.

아쿠아는 아카네의 눈 밑을 쓱 훑었다.



금방 만들어 줄 테니 화장 지우고 얼굴 좀 식히고 와라, 목욕물도 준비 해둘 테니 저녁 먹고 바로 들어 갈 수 있도록 준비해."



"네~네"



어째서 뺨을 살짝 부풀리고 있는 걸까. 이상한 말은 안 했을 거다



"아카네 씨"



"왜?"



"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떨어져 주었으면 합니다"



"아쿠아 군을 벽에 붙이고 있으니까 괜찮아."



"괜찮지 않아."



세면실에서 돌아온 아카네는 뒤에서 아쿠아를 끌어안았다.

기분 탓이라는 건 알지만, 그녀의 몸이 평소보다 작아진 느낌이 든다. 어른으로써의 부분은 주장이 확고한데.

아쿠아의 움직임에 이끌려 발을 맞추듯이 터벅터벅 움직이는 것이 즐거운지, 아카네는 문득 웃음을 흘렸다.

기분이 풀리고 재미있으면 그걸로 됐다.



"잘 먹겠습니다."



먹여 달라는 말은 하지 않아서 아쿠아는 안심했다.

맛있다며 웃는 얼굴을 보이면 아쿠아의 얼굴에도 웃음이 깃든다.

설령 대화가 활기차지 않더라도 함께 식탁에 둘러앉는 이 시간이 온화하고 기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이렇게 있을 수만 있다면.



"잘 먹었습니다."



"양은 부족하지 않았어?"



"응, 만족해."



퐁, 하고 아카네는 배를 두드렸다.



"그럼 내가 치울 테니까, 목욕하고 와."



"고마워, 같이 들어갈래?"



"들어가지 않습니다."



"어? 왜?"



"좁잖아."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몇 번이나 같이 들어갔잖아. 아쿠아 군, 항상 대담한 모습으로."



"아, 다음에, 아카네가 다음에 쉬는 날, 오늘은 안 돼."



"흥, 아쿠아 군 변태"



"어서 들어가."



"네~"



입가의 미소와 곁눈질을 남기고 아쿠아는 앞머리에 손을 대고 한숨을 쉰다.



"이번에는 작은 위기 인 건가?"



물론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차라리,



"아니, 약점을 이용하는 건 안 되지."

"아니, 하지만 조금은."



아니, 안 돼.

의미 없는 혼잣말로 자신을 타이르며 아쿠아는 테이블을 정리하러 간다.



"다 끝냈어 후와~."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거실로 돌아온 아카네는 눈을 비비며 말했다.



"빨리 왔네, 졸리지?"



"목욕탕에서 그대로 기절 할 것 같아서 정신 있을 때 나왔어."



이번에는 어린애 같다. 오늘의 아카네는 정말로 표정을 이리저리 바꾸었다.



"머리 말릴 테니까 그동안 양치질 하고 있어."

"음, 뭔가 어린애 취급 당하고 있어."



불평하면서 아카네는 드라이기며 칫솔을 가지러 갔다.





"이거 먼저 발라줘. 조금만 발라도 괜찮아."



그러고 보니 욕실에서 본 적이 있는 병은 헤어밀크였다.

쉽지 않을 것 같다.



아카네의 긴 머리는 촉감이 좋아 기분이 좋지만 유지에는 나름의 노력이 들어간 것 같다.



"잘라버릴까?"

"잘라버리는 거야?"



"아쿠아 군은 긴 머리를 좋아하지."



"어느 쪽이냐 하면 말이지."




"그럼 더 길러볼까?"



"그래, 뜨거우면 말해."



"응!"



분명 세상의 아카네에 대한 이미지는 착실하고 빈틈이 없는 주변일 것이다. 이렇게 무방비하게 응석을 부리는 모습을 누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아쿠아의 입가가 풀어졌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에 본 포니테일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드러난 뒷덜미에 입이라도 맞춰볼까 하고 생각했지만 멈추지 않으면 곤란하니 그만두기로 했다.



"끝났어"



"아-라-쓰ㅓ(알았어)"





칫솔을 입에 물고 만 있어서 양치질을 제대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루 정도는 괜찮겠지.



"입 헹구고 와"



"으에(네)"



불안한 마음에 걱정이 된 아쿠아는 아무 문제 없이 입을 헹군 것을 확인하고 "침대로 가자"라고 말한다.

이제 소리도 내지 않고 눈꺼풀이 거의 내려앉은 아카네는 아쿠아를 향해 두 손을 뻗었다.



"아기냐." 아쿠아는 어이없어하면서도 그 손을 잡고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안아 올리고, 아카네의 팔이 미덥지 않게 아쿠아의 어깨로 돌아가면 허벅지와 등에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정 시킨다.

공주님 모시듯이 천천히 침실로 데려갔다.



"자, 이제 이거 놔."



"자고로 아기를 돌보는 일은......."



"현재로써 필요 없잖아"



아쿠아는 순식간에 잠든 아카네의 잠든 얼굴을 지켜보며 이불을 덮었다.

깨어 있을 때는 미인이지만, 이렇게 보면 역시 귀엽다.

좀 더 잘 지켜주어야 해. 그리고 가능하면 응석도 받아줘야 해.





"그나저나 내일 몇 시에 깨워야 하지?"



당연하지만 들어도 숨소리만 돌아올 뿐이다.

어쩔 수 없다.



거실에서 아쿠아는 아카네의 가방에서 수첩을 꺼냈다. 프라이버시 침범이라도 미안하지만 그녀의 내일 일정을 모르니 어쩔 수 없었다.





"다시 봐도 일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 아쿠아는 알고 있었지만 일정표가 깔끔한 글씨로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번 주 페이지에 도착해서 일단 내일은 오늘과 같은 스튜디오에서 입장 시간은 1시간 정도 늦은 것을 알았다.

무심코 앞을 보면 한 달 정도 여백이 눈에 띄는 페이지가 이어진다.

하지만.



"나 때문에? 아니, 우연......?"



여백을 메우고 아쿠아의 수험 날짜를 알리는 글, 마지막 시험일 다음 날부터 또 일정이 많이 잡혀 있다.

자신의 수험을 위해 일정을 비웠는지, 서서히 아쿠아 속에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어쩌면, 아니 분명히 작년에 수험을 보류했을 때부터 대략적인 수험 시즌을 예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너는 정말이지...."








*








"좋은 아침~"




 다음날 아침 아쿠아가 아침 식사를 만들고 있는데 비엔나 소시지가 타는 소리와 겹치게 아카네가 말을 걸어왔다.






"안녕, 잘 잤어?지금 아침 만드는 중이니까 아직 쉬고 있어도 돼. 다 차리면 부를테니까.




"응, 고마워"






 떠날 기미가 없어 뒤돌아보면 아카네는 기분 좋게 볼을 붉히며 손가락을 문지르고 있었다.




 아쿠아는 불을 껐다.






"왜 그래? 아직 피로가 덜 풀렸어?"




"으음 아니. 뭐라고 해야 할까...어제 너무 폐를 끼쳤지? 미안해."






 아, 아쿠아는 살짝 입꼬리를 올리고 눈을 가늘게 뜬다.






"뭐, 그건 그것대로 나름 재밌었으니까"




"그게 뭐야?"




"밥 얼마나 먹을래?"




'보통처럼'






 테이블에 아침 식사가 차려지다.오랜만에 2인분이 동시에 올라왔다.




 역시 어제 제대로 쇼핑할걸 그랬다. 비엔나랑 계란말이 연어 같은 메인 요리만 있었다면 좀 더 풍족한 식탁이 꽃 피웠을텐데.




 그래도 테이블이 떠들썩한 것은 기쁘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 라고 아카네가 고개를 끄덕이면 확실히 맛있게 된 것 같다.






개운해진 건가?




 된장국을 휘저으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아카네에 앞서 아쿠아는 입을 연다.






"응. 오랜만에 이렇게 푹 잘 수 있었어."




"그럼 다행이야."




"응, 고마워"






 역시 아카네는 어색한 듯이 얼굴을 숙이기 쉽다.






"저기, 어제 일인데"




"응"






 때가 이상한 곳에서 소리를 내어본다.






"일단 전혀. 환멸을 느낀 적이 없으니까. 하물며 헤어지고 싶다든가,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고 할 생각도 말아」




"정말?"




"거짓말 하면 어떡해 된다고?"




"음"




"아카네가 매일 피곤하게 돌아와서 잠만 자는 것을 보는 것은 솔직히 괴로워"




"응"




"같이 식물을 키우고 손 들이는 요리를 하고 자기 전에는 카모마일을 마시고 이렇게 둘 이 보내는 시간이 좋으니까"




"음…"




"그래도 네 꿈을 응원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고. 여배우업을 열심히 하는 아카네는 눈부셔서.내가 받치도록 해야지"


"다만 제일 먼저, 자신을 아껴줬으면 좋겠어 .몸도, 마음도."


'이것저것 열심히 안 해도 되니까'


"평소에 더 제멋대로 굴어도 되니까"




"응. 응, 고마워."




 아카네는 조용히 목소리를 떨고 있었다.테이블에 손은 완전히 멈춰 있다.






"혹시 말이야... 어제 취소한 메시지에 뭐라 적었던 거야?'"






 예민했을 질문에 아카네가 무겁게 입을 연다.






"그냥 나의 얄팍한 독점욕이 들어간 걱정 이였어....【왜 집에 없어?】, 【어디 있어?】, 【누구랑 있어?】, 외롭다고 책망할 말을 써버렸어.넌 내 소유물이 아닌데.




"그렇구나, 내가 잘못 했어."




"아니야.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든 아쿠아 군의 자유야. 아아...이런 독점욕을 가진 내가 가끔 정말 싫어지려 해."




"아카네한테서 그런 거 별로 느껴본 적 없어."




"그래도.항상 질투하게 되어버려. 루비와의 필요 이상의 가까움이라든가, 카나짱과의 편안함이라든가, 멤짱과의 신뢰라든가. 하지만.바람피우는 것은 절대 용서하지 않지만, 아쿠아 군의 자유를 빼앗거나 교우관계를 좁히고 싶지는 않아. 왠지,"






 아카네가 말을 찾아 입을 다물다.






"아카네는 그런 거에 부끄럽지 않은 자신이 되고 싶은 거잖아."






 말을 씹듯이 아카네는 사이를 둔다.






"응, 그럴지도 몰라"




"어른인 척 여유 있는 척 하지 않아도 돼"






 아카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 듯이 우물쭈물하다.






"하고 싶은 말 꾹꾹 눌러 담을 필요 없어"


"자신을 그렇게 몰아세우면 어떻게 하려고?"




"그런 말을 해도.... 단지 나는 아쿠아 군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거 어제도 말했지만 아카네는 날 너무 과대평가 하고 있어.세상 사람들이 보면 나라는 놈이 더 어울리지 않으니까.




"그렇지 않아."




"나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좋은 사람도 아니야"




"그렇지 않아.아쿠아 군은 자신의 매력을 너무 몰라. 자석처럼 이성들을 끌어들여 속이고 만단 말이야."




"오해다."




"내가 얼마나 불안해 하는지 몰라"




"나는 비교적 한결 같은데"




"비교적이 뭐야? 여자애들이 울거나 하면 내버려둘 수 없게 되잖아"




"그렇지 않아"




'자신감이 없는 것 같은데'




".아카네야말로 요즘 업계 사람들에게 인기 라면서? 히메카와씨로부터 들었어"




"...어? 그거 그냥 히메카와씨한테 놀림 받은 거 아니야? 말 걸어오는 사람은 있는데 딱히 나한테 만 특별한 게 아니라 원래가 그런 사람들이야.


적어도 나는 아쿠아군 이외의 남자는 일대일로 만나지 않았거든~"






 푸욱, 아카네는 뺨을 부풀린다.






'그렇게 어린애처럼 화내는 것도 나한테 만 그런 줄 알았는데"




"무슨 얘기야?"






"카미조? 그 사람과의 토크쇼를 봤어. 그 사람이 아카네가 아끼는 과자를 먹고 아카네가 화를 냈던 에피소드".






 아쿠아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지만 내심 섭섭함과 불만이 담겨 있었다.






"있잖아. 그건 아쿠아 군이랑 관련된 에피소드였어.




"....뭐?"






"그 인터뷰 갑자기 급하게 들어왔었거든.나랑 카미조 씨 스케줄이 딱 맞다고 갑자기 호출을 하셔서 옷을 급하게 갈아입고.준비할 겨를이 거의 없었고 촬영 자체가 오래돼서 기억도 애매하고 솔직히 촬영할 때 빼고 카미조씨랑은 그렇게 얘기도 안 했고.영화에서는 연인 사이인데 사적으로 친한 에피소드가 없다고 할 수도 없잖아"




."그래서 직전에 얘기할 때 뭔가 추억에 기반한 에피소드좀 달라고 해서. 아쿠아 군 항상 내 감정 표현 아이 같다고 하니까.왠지 그쯤 에서, 앗!? 떠올려 생각했더니, 


조금 좋은 홍차와 아껴 먹으려고 생각했던 음식 슈크림을, 아쿠아 군이 먼저 먹어 버린 것이 생각나서 그래서 즉흥적으로 한거지"




"아아....?"






분명....그런 일도 있었다.후루룩 차를 마시며 납득이 되었다.




"그래도 그때 아카네는 뺨을 부풀릴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아 ."


"이야기를 다소 감정을 담아 꺼내야 할 때는 필요한 법이야"




"오히려 그럴 때 일수록 감정을 들어내지 않아야 하지 않아?"


"이제 그런 거 상관 없으니까"




아까와 달리 아카네도 조금 진정되었다.




"아쿠아 군 혹시 질투 났던 거야?"




"...나도 그런 감정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야"




"흐음"




아카네는 금세 기분을 고쳐 웃는다.




"뭐야"




"아무것도 아니야-"






그 사이 아쿠아가 벽에 걸려 있는 시계에 시선이 갔다


.




"아카네 이제 슬슬 아침 식사를 마쳐야 할 것 같은데."




"어"






아카네도 몸을 비틀어 시계를 본다.






"아, 진짜네."






완전히 잊고 있었고 식탁에 된장국도 진작 에 식어 있었다.


뭔가 바보같네 라며 말투는 밝게 아카네는 중얼거렸다.




결국 오늘도 분주하게 출근 하게 된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아카네"




"응? 왜?"




'내년 봄이 되면 부모님께 인사하게 해줘'




"어...!? 그거..."






아쿠아는 그저 완만한 미소를 짓는다.






"빨리 가. 늦겠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 가능성에 아카네의 마음은 허공에 뜬다




「얼른」 아쿠아에게 등이 밀리고 아카네는 밖으로 내디뎠다.






"잘 다녀와, 조심하고"


"응,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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