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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정신의 구조에 관한 잡지식 (1) 리비도

우유속에딸기과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14 03: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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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비도


1. 리비도란 무엇일까? 리비도에 대한 융과 프로이트의 견해는 어떻게 달랐는가? 


정신의 구조에 관해 말하기 전에 무의식에 대한 프로이트의 개념, 그리고 프로이트와 융의 견해 차이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신에 관한 학문에 있어서 프로이트의 공헌은 말로 다할 수 없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현대인에게 무의식이라는 개념을 선물한 것이다.

융 또한 프로이트 아래에서 무의식을 공부했으나 처차 견해의 차이로 인해 대립을 피할 수가 없었고 융은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을 발달시키기 위해 프로이트와 결별하였다.

무의식에 대한 프로이트와 융의 견해는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이 더 크다, 그리고 이 글이 융의 견해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무의식에 관한 이해보다는 융과 프로이트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을 우선하고 싶다.


우선 리비도라는 것을 말해보자.

의대에서 수련하는 친구의 말에 의하면 리비도라는 개념은 현대의학에서도 교양 수준으로 배우는 것 같다, '정신적 에너지' 라는 느낌으로 배우는 것 같다.

리비도는 정신분석학에서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로써, 그것은 사실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정신분석학은 프로이트의 학파이고 분석심리학은 융의 독자적인 학파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매우 추상적인 개념이고 여기에 구체적인 특성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마치 '에너지' 와 같이 말이다.


우리는 빛을 볼 수 있고 열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빛과 열은 에너지이지만 우리는 순수한 에너지 그 자체를 볼 수는 없다.

에너지는 단지 빛과 열과 같은 현상을 통해서 표현되는 것이다.

우리는 첫째로 빛과 열과 같은 에너지가 현실세계의 사물들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따스함을 정의할 뿐만 아니라 이를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따스함의 좀 더 추상적인 개념인 '열'로 가면 여기서 구체성은 줄어든다, 그러나 열은 여전히 우리의 지각 영역에 있다.

열의 조금 더 추상된 형태가 에너지이다, 이 때는 구체성이 극도로 희미해져 에너지는 관념으로서만 존재하게 된다, 그럼에도 에너지는 '실존' 한다.


우리의 정신을 보자.

우리는 정신을 볼 수는 없지만 정신현상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정신현상의 가장 구체적인 예시는 뇌의 작용일 것이다, 그러나 뇌과학은 정신의 현상을 완벽히 설명하지 못한다.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관측되고 설명할 수 없는 정신의 작용들이 우리의 삶 속에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열의 추상적인 실체를 에너지로 나타낼 수 있듯, 정신에도 어떠한 본질적인 실체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심리학에서 말하는 그러한 정신적 실체가 바로 리비도인 것이다.

리비도는 느끼기도 어렵고 머릿속에 그려내는 것도 불가능하다, 만약 머릿속에 리비도의 형상이 떠올랐다면 그것은 리비도의 상징적 형태이지 리비도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신은 여전히 존재하고 정신은 우리의 마음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음에도 말이다.

우리의 지남력의 영역을 벗어났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존재하고 있는 어떠한 추상적인 실체, 그것이 리비도인 것이다.


프로이트에게 있어서 이 리비도는 성욕이었다.

물론 프로이트는 성욕이 리비도의 전부가 아니란 것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성욕이야말로 리비도의 진정한 실체이고 가장 핵심적인 표현이었다.

플라톤의 설명에 의하면 모든 사물은 저마다의 본질적인 실체를 지니고 있었고, 단지 인간이 자신의 능력적 한계로 인하여 그 실체를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대체적인 형상을 보는 것이다, 플라톤을 그 실체를 이데아라고 불렀다.

나중에 칸트는 사물의 실체를 물자체라고 불렀다.

3차원의 존재는 3차원의 사물을 3차원적인 방법으로만 인식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과연 그 사물의 진정한 실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각하는 주체의 인식 한계에 얽매이지 않는 사물의 진정한 모습을 칸트는 물자체라고 불렀다.

시간이 더 지나 쇼펜하우어는 의지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 의지는 물자체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말하자면 사물의 본질인 물자체와 우리가 지각하는 사물 사이의 어떠한 '의도' 또는 '설계' 가 고려된 셈이다.

예를 들어 우리의 다섯개 손가락을 보자, 가느다랗고 길다라며 마치 지네의 다리처럼 현란하게 꿈틀거리고 움직이는 이 손가락은 '만지고 주무르고 반죽하고 창조하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그러한 어떠한 본질적인 의지가 손가락의 형상에 담겨 있다.

태양의 밝은 형상엔 비추려는 의지가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정신은? 한 때 하등했던 동물이 고등한 생물로 진화하고 인간이 되었으며 그러한 과정 속에서 '의식'이라는 것이 주어졌다.

그렇다면 의식이란 무엇의 '의지' 인가?

성욕이 바로 프로이트의 답변이었다.

번식하고 퍼뜨리고 재생산하려는 의지, 그것이 바로 인간의 정신의 본질인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 정신의 모든 현상을 '성욕의 어떠한 표현 내지 수단' 으로 해석한 프로이트의 견해는 이해가 간다.

이것도 성욕이고 저것도 성욕이다.

춤과 노래의 기원도 성욕이며, 우리가 집을 짓고 생활하는 것에도 성욕의 어떠한 형태가 깃들어있는 셈이 된다.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융은 프로이트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했다.

융 또한 리비도에서 성욕이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며, 더 나아가서는 인간 정신에서 성욕이 차지하는 비중을 인정했으면 인정했지 무시하지는 않았다.

융이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성욕이 무의식의 기원이자 정신의 본질이다' 라는 견해였다.

그렇다면 융의 견해는 무엇이었을까?

융의 견해는 성욕을 초월하는 더 커다란 형이상학적 본질이 있고 그것이 성욕을 앞선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창조본능'이다.

융에게 있어서 프로이트는 저 창조본능을 성욕과 지나치게 동일시한 셈이다.


간략하게 나타내자면 이렇다.

프로이트:  성욕 > 무의식 > 의식   "따라서 인간의 의식의 모든 것은 성욕의 표현이다"

융: 창조본능 >>>>> 성욕을 포함한 다양한 원초적 욕구 > 무의식 > 의식  "따라서 인간의 정신의 본질은 창조하고자 하는 의지이고 성욕은 그것의 원초적인 충동 중 하나이다"


예전 융의 저작 중에서 프로이트에 대한 반론 중 아래와 같은 텍스트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 어렷품이 적어본다.

"나 또한 춤과 노래 등의 기원이 성욕에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모든 것을 성욕으로 환원시킨다면 이윽고 이 세상에 성욕이 아닌 것보다 성욕인 것이 훨씬 많으며 종국에는 성욕이 아닌 것이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것은 미학적 관점에서 형편없는 일반화이다. 마치 아름다운 쾰른 성당이 돌로 지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쾰른 성당을 광물학에 분류시키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융이 생각했던 성욕을 초월하는 정신의 본질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내가 아직 융을 독서하는 중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찾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아마 '신성한 힘(또는 신성)' 같은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위와 같이 융에게 있어서 인간의 영혼은 본질적으로 신성하지만 동시에 야만스럽고, 초월적이지만 동시에 자연스럽고 자연의 일부분인 것이었다.

이것을 성욕의 범위에 국한시키려는 프로이트의 태도는 융에게 있어서 학문적 자살과도 같은 것이었다.

물론 프로이트가 그런 견해를 갖는 데에는 이유가 없진 않았다, 그는 자신의 심리학을 과학으로 만들기를 바랬고 정신분석학이 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위험한 요소들'(신화적, 종교적, 연금술적 등등)인 것들은 제거되어야만 했었다.

'그저 성욕이고 그것들은 전부 성욕의 어떠한 형태에 불과합니다' 라는 것이 가장 우리 시대의 자칭 합리적이고 똑똑한 지식인들의 시점에서 납득이 가능한 답이었을 것이다.

반면 융의 견해는 주로 형이상학적이고 비합리적인 방법으로만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에 프로이트에게 있어서는 이단이라고 보아야 했다, 그렇게 둘은 결별하게 되었다.


내가 지식이 부족하기에 최대한 적은 내용을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해보았다.

우리의 마음(정신)을 구성하는 최고로 추상적인 리비도라는 실체가 있으며, 그것이 바로 정신을 구성하는 것이고 우리의 정신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아마 현대 의대생들이 교양차원에서 리비도를 배울 때 리비도를 '정신적 에너지' 라고 배우는 것은 아마 저러한 관점에서 배운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어찌됐든 리비도란 정신을 가능케(able) 하는 것이므로 마치 정신의 에너지 또는 배터리 같은 것으로 묘사되는 것이 완전 터무니 없지는 않으니깐 말이다.



다음으로 작성할 글들에서 리비도의 개념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리비도란 상징적 표현으로써 융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전제로 사용되지 리비도에 관한 설명이 크게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리비도의 대한 간략한 윤곽을 잡고 또 그것이 프로이트와 융에게 있어서 어떻게 달랐으며 또 왜 중요했는지를 안다면 나중의 내용을 읽으면서 굳이 앞으로 되돌아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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