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보티컬. 전직 퀘이크 프로가 만드는 게임으로 챔피언 같은 요소 없는 순수 퀘이크 3 스타일을 지향함. 퀘챔에 없는 서버 브라우저, 맵 에디터, 모드 지원 등으로 기대를 모았음. 원래 킥스타터에다 사재 털어 개발 중이었는데 개발사가 재정 위기에 처하자 에픽에 헬프 요청함.


에픽은 독점 댓가로 게임 개발을 마무리하고 약 2년간 사후지원할 수 있는 개발비를 약속했음. 서버, 홍보, 이스포츠 예산도 지원. 원래 15달러 판매 예정이었는데 더 많은 플레이어 유입을 위해 F2P로 전환한다 밝혔음. 에픽 독점작은 지금까지 모두 기간 독점이었지만 이 겜은 에픽이 제공하는 서버를 이용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스팀 발매는 없을 거 같다고.


스토어 전환에 대한 반발이 약간 있지만 대체로 이번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임. 아무래도 개발자가 지금까지 장르 부흥을 위해 보여온 노력과 진정성이 한몫 했음. 또한 기존 계획대로 스팀에 유료로 발매하면 그냥 묻히고 끝날 가능성이 컸는데 무료 플레이에 돈 많은 회사가 지원해준다니까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생겨났다는 반응. 이 장르는 멸망 위기라 팬들이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지. 20년 전 견원지간이었던 퀘이크, 언리얼 팬도 침몰하는 한 배에 타서 동지의식 생긴지 오래고.


퀘챔에도 영향이 갈 수 있음.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그리자면 베데스다가 자극을 받고 퀘챔 개발을 다시 재개할 가능성. 이 게임 내년 3월에 나오는데 마침 이드도 3월이면 둠 이터널 발매하고 조금 여유가 생김. 그러나 요즘 돈벌이에 미친 베데스다 꼬라지를 보면 돈 되는 둠 이터널 DLC에 전념시킬 가능성이 훨씬 높다.


반대로 다이아보티컬이 퀘챔 유저와 프로를 다수 빼앗아갈 가능성도 있음. 퀘챔이 내세울 차별점은 챔피언과 어빌리티가 있다는 점하고 더 나은 그래픽, 그리고 퀘이크라는 브랜드값 정도인데 현실적으로 보면 챔피언 어빌 때문에 퀘챔 안 한다는 사람이 하는 사람보다 더 많고 그래픽이 더 좋다곤 하나 자랑할 수준은 아니고 엔진의 고질적인 최적화, 기술 문제는 고쳐질 기미를 안 보임. 없는 것보단 낫지만 퀘이크 이름값도 예전만 못하다.


에픽이 지원하는 이스포츠 상금은 1년간 3억으로 대단한 수준은 아니지만 퀘챔보다는 많아 보임. 내년 퀘이크콘으로 프로리그 시즌 1 마무리하면 프로들 대거 이탈하고 퀘챔 이스포츠는 그대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봄. 다만 이 게임 목적은 장르의 부흥이지 퀘챔 죽이기가 아니라서 프로가 두 게임 모두 병행할 수 있도록 대회 일정을 겹치지 않게 한댔음.


그러나 양쪽 시나리오를 떠나 이 게임이 흥할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음. 장르 자체가 워낙 비주류가 된지 오래고 그래픽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어서 첫인상으로 대중을 끌어들이긴 어렵다. 퀘챔 캐릭터가 오버워치처럼 매력 넘치진 않지만 적어도 이 게임 로봇 캐릭터보다는 개성 있고 순수한 퀘이크 3 스타일 게임플레이도 캐주얼 입장에서는 마냥 단순하다 느낄 수 있음. 무료니까 발매 초기엔 유저 좀 있겠지만 반년 후에도 동접자 1000명 기록하면 나름 선방하는 거라고 생각함. 그게 이 장르의 현실이고. 변수가 있다면 이 게임 개발자가 트위치 인맥이 있어서 트위치에서 푸시를 해줄 가능성이지. 에픽이 미친척 하고 포트나이트와 연동해 푸시할 가능성도 매우 낮지만 0%까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