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정신없어 런갤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 시간이 좀나서

철원, 공주, 경주 3개 마라톤대회 고저도를 몰아서 정리하고, 하나씩 올릴 예정입니다

2024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 (2024. 9. 8. 09:00)

이름대로 DMZ부근 접경지역을 달리는 대회이다 보니, 아쉽게도 정확한 고저도 정보를 딸 수가 없더군요...

대략적인 고저도 DB 정보와 실제 참가자가 과거에 뛰었던 기록의 고도정보를 토대로 최대한 비슷하게 따오고자 노력했습니다

코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1. 주변에 거의 농지만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코스입니다

2.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과장이 아니고 정말 그늘이 없어요 (중간중간 띄엄띄엄 있는 가로수 그늘이 전부임)

그리고 코스의 대부분이 민간인통제구역 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군데군데 철조망과 함께 지뢰 주의 표지판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프지점에 위치한 폐역인 월정리역은 바로 50여m 위가 DMZ네요ㄷㄷ

그래서 대회 구간 중 일부는 촬영이 금지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옛날 제가 동해안 자전거 국토종주를 할 때, 고성 통일전망대 부근까지 가니까 풍경이 뭔가 평온한 것 같으면서도 쎄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아마 철원DMZ마라톤도 레이스 대부분 그런 분위기의 풍경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날씨....

9월이라고, 북쪽이라고, 그런거 없습니다

작년 9월 10일 대회 당시 기온이 27도 가까이 올라갔습니다

27도에, 그늘 없이, 레이스 내내 농지만 보면서...

분단국가로서의 설움을 4D로 만끽하는 그런 코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획득고도 자체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코스가 이렇게나 북쪽입니다...

최고 262m, 최저 168m로 코스 고저차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지만

심한 업다운이 있는 편은 아니어서 획득고도 자체는 메이저 마라톤들보다 적은 편입니다

11K~13K 사이의 낙타등이 쉽진 않아보이네요

평균경사 3~5% 정도는 되어보입니다

보시다시피 획득고도는 대마보다 낮고 제마보다도 적습니다. 170m로 제마보다도 오히려 그 평탄하다는 동마에 가까운 획득고도를 보입니다

10K까지는 동마급의 완만한 상승을 보이지만, 11K~13K 쌍봉업힐에서 획득고도가 거의 60m 추가되고

16.5K부터 하프지점 넘어서까지의 구간동안에도 꾸준한 상승을 보여주면서

대마, 제마 30K 지점까지 획득할 고도를 하프에 다 모아버립니다

하프지점까지의 난이도는 메이저 마라톤들보다 많이 어렵다고 볼 수 있겠죠...

* 주요 대회 획득고도

새만금 99m

동마 110m

2023 제마 228m

2023 춘마 246m

대마 257m

안동 756m

주요 대회 대비 구간별 누적고도를 보면

역시 10K~20K 사이 획득고도가 메이저대회들보다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신 20K를 지나고 나면 나머지 구간동안 계속 완만한 내리막에, 추가 획득고도가 40m도 되지 않는 약내리막입니다

하지만 하프 이후 코스의 전반적인 진행방향이 남남동에 가깝기 때문에

통과 시간대를 고려했을 때 만약 날씨가 맑다면

하프 이후엔 정면에서 직격으로 내리쬐는 햇빛을 마주한 채로 나머지 거리를 뛰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늘 없습니다

경사도 차트를 뽑아보니 11~13K 쌍봉업힐이 경사도가 8%까지 나오는 꽤 쎈 업힐이네요

앞서 서술했듯 철원DMZ 코스는 고저도만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저기서 페이스 안떨어지려고 버텼다가는 DNF각까지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공략법 요약

0. 이 대회에서는 마라톤 페이스가 비슷했던 주자끼리도 열적응이 얼마나 되어있는지에 따라 선방 vs DNF로 결과가 크게 갈릴 수 있으니

철원DMZ마라톤 참가 주자라면 여름이어도 틈날 때마다 축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더위적응 러닝을 할 것

1. 평소 트레드밀 장거리, 트랙 LSD를 통해 노잼러닝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거나 지루한 코스에서도 재미포인트를 찾아내는 원영적인 러너가 될 것

2. 초반 하프에서 기록이 처진다고 절대 욕심부리지 말 것. 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완만한 오르막이기 때문에

꾸역꾸역 정규 페이스 맞추려고 했다간 후반부 약내리막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태양권에 말라비틀어질 수 있음

3. 11~13K 쌍봉업힐은 무시할 수준이 아닌 데다 그 이후로도 약오르막이 지속되기 때문에 절대 밀어부치지 말 것

10K 지점에서 충분히 급수를 하고, 케이던스 높여서 잘게잘게 오르내리면서 후반부 쥐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자

4. 코스 상 네거티브 전략이 효과가 좋을 코스이지만 날씨 노출도가 높아 날씨가 큰 변수임

타 대회들보다 목표기록을 전반적으로 늦추되, 날이 흐리다면 네거티브 페이싱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볼 것

5. 페이싱을 보수적으로 하더라도 걷는 일은 없도록 할 것

만약 바람이 없다면 주행풍만이 유일한 냉각수단인데, 후반부 해가 쨍쨍한 곳에서 퍼져서 걸어버리는 순간

땀 증발이 안되고 냉각기능이 훅 떨어지며 땀샘은 터지고, 수분손실 심해지고, 쥐나기 시작하면서

다시 뛰지 못하고 퍼져버릴 가능성이 높음...

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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