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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덕앱에서 작성

25(14.6) 2021.01.14 19: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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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는 영희에게 말했습니다.

“섹스는 영혼의 울림이다.”

영희는 웃으며 철수에게 물었어요.

“철수, 경험이 있어?”

영희가 말한 경험이란 문맥상 성 경험으로 추정됨을 철수는 알 수 있었어요. 

“아니. 나는 동정이지.”

철수의 대답에 영희는 약간 의아해했습니다. 쑥맥이자 소꿉친구인 철수가 전혀 쑥쓰러워하지도 않고 저런 말들을 내뱉다니요. 어쩌다 손끝만 스쳐도 자신도 모르게 움찔거리던 어리숙하던 철수의 모습이 쉽게떠올랐으니까요.

“철수는 어떤 말을 하고 싶은거야?”

“영혼은 실존하는가?”

영희는 대답 할 수 없었어요.

“그렇다면 섹스는 실재하는가”

갑작스러운 선문답 같은 대화에 영희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철수 지금 장난을 치고 싶은거야?”

철수는 영희의 말에 주머니에서 보급형 스마트폰(LG/32Gb/3Gb/6개월 약정)을 꺼내 화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영상은 노골적인 살색으로 가득차 있었고 철수가 볼륨을 줄여 소리는 작았지만 누군가의 신음 소리가 명확하게 스마트폰의 스피커를 통해 철수와 영희의 귀로 전달되었어요. 철수는 덤덤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점점 영희의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했습니다.

“너 어디서…어떻게…”

철수는 영상 재생을 멈추고 보급형 스마트폰을 다시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한동안 간드러지는 누군가의 신음 소리가 전자 신호로 재생되던 공간은 이제 어색한 침묵으로 가득 채워졌어요. 철수는 심호흡을 한 후에, 이렇게 말을 해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의미를 특정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어”

“나에겐 영혼이 있거나 없을 수 있다”

“분명한건 성 경험은 없다”

“나는 영희가 익명의 게시자로 모 커뮤니티에 자신의 후장 자위 영상을 업로드 한 것으로 추정됨을 알게 되었어”

“후장 자위는 실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도 네 모습을 상상하며 자위행위를 한 적이 있어
성 경험이 없는 사람도 분명 자위행위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후장 자위는 어떠한 사람이 즐기는가”

“그건 나로서는 알 수 없다”

“나는 철수. 운명론에 따르자면 모든 내 의지는 나의 자유가 아니며 부여된 역할을 삶으로써 감내해야만 한다. 그러니”

“후장자위를 즐기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희에게 자유 의지가 있었을까?”

“그동안 동정이라 놀림받아온 철수는 어떤 인격으로 받아들여지게 반응하는게 옳았을까”

“섹스는 영혼의 울림이다”

“우리에겐 영혼이 없다”

“어떤 구멍으로 즐기는가가 자유이듯”

“하지만 그 모든 가정이 거짓이라면”

“섹스는 그저 영혼의 울림에 불과한 것이다”

철수는 그 말을 끝으로 히죽히죽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게거품을 물며 이내 실신할때까지 웃으며 기절하는 철수를 보며 영희는 자신도 모르게
아랫도리가 뜨거워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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