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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교회누나랑2

판다가짱좋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13 11:45:48
조회 1077 추천 8 댓글 0

 정말 열심히 교회 다녔던듯. 다행히 교회가 우리집에서 걸어갈만한 거리였음. 어색했던 교회 사람들과도 어느새 친해짐. 근데 이게 웃긴게 처음 몇 번 갔을때는 극빈급 대우를 해주더니 내가 한 달 좀 넘게 꾸준히 다니니까 이제 이것저것 시킴ㅋㅋㅋㅋㅋㅋ.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주말에 초등부 애들 관리하고있음;;


 다단계? 무상 노동 착취? 같은 느낌이 들긴했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음. 그 누나랑 자주 볼 수 있었고, 어느새 인사 좀하고 말붙일 정도까지 되었음.


 그누나는 대학생 청년부였음. 모태신앙이었는데 본가는 이곳이 아니라고했음. 대학교 때문에 자취하는데 어쩔 수 없이 그 전 교회에서 이곳으로 옮겼다고했음.(무슨 증서? 인가 예전에 다닌 교회 목사님이 작성해줘서 왔다는데 교회 옮기는데 그런게 필요한줄 처음 암;;) 그 누나가 자취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쳤던거같음ㅋㅋㅋㅋㅋ


 대학교는 여름 방학이 6월달부터 시작한것도 그때 처음 알았음. 그 누나로부터 조만간 방학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혹시 본가로 돌아갈까봐 노심초사 했었음. 누군가한테 물어볼 수도 없었고, 괜히 교회누나가 다른 사람들이랑 이야기할때 근처에 기웃거리며 정보를 캘려고 했지만 가는지 안가는지 알 수 없었음. 누나와 비슷한 처지인 청년부 대학생 형들한테 '형들은 방학하면 집에 돌아가요?' 하고 물어봤더니 돌아간다고했음.(괜히 물어봄ㅠ)


 그냥 체념하고 교회에 열심히 무상노동 제공하는 나날을 보냄. 근데 시간이 지나고 6월이 다지나가는데도 누나가 교회에 계속나옴. 다른 형들은 안나오는데.


 나: 누나 방학 안했어?

 누나 : 했지?

 나: ??

 누나 : ??


 약간 이런 상태였음. 형들한테 들었던 이야기 때문일까, 내 머리속에 대학생 방학 = 집으로 귀환 이런 공식이 박혀있었던듯. 알고보니 이 누나 자취생활을 즐기고 싶어 근로장학생 신청했다고함ㅋㅋㅋㅋㅋ. 그 이야기 듣고 괜히 기분이 좋아졌음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집으로 귀환+군대+자격증 때문에 청년부 남자들 거의 증발했음. 하늘이 나에게 기회를 줬구나 그런 생각까지 들었음. 쥐꼬리만한 용돈 모아 교회에서 현질한 보람 제대로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시기에 나에게도 변화가 생겼음. 중3까지 열심히 공부했는데, 고등학교와서 공부 손 놈. 일찐녀와의 이별? 아닌 이별로 인한 심경의 변화도 있었지만 일찐녀를 보고 나 스스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도 깊었졌던거 같음. 너무 빡쎈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것도 있었음.


 당시의 나는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했음. 교회 친구를 비롯한 우리 반 아이들 모두 내 상태를 알고있었음. 정말 감사하게도 담임 선생님이 나의 상태를 이해해주고 많은 배려를 해주셨음.(내가 선생님 복이 많았던듯......지금 생각하면......)


 그 배려 중 하나가 여름 성경학교였음. 교회 친구가 나의 상태를 알고 추천해줬음. 확실하게 말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무교임. 처음 추천을 받았을때 별 생각 없었지만, 방학 중 학교를 벗어날 수 있다는것과(우리 학교는 방학에도 쉬는 날 없이 주말까지 나와서 자습했음;;) 교회 누나도 여름 성경학교 지원 역할로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겠다고함. 담임선생님에게 허락을 구하러 갔는데 선생님께서 잘 쉬고 오라고 한 번에 허락해주셨음.(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ㅠ 못난 제자는 불순한 의도로.....ㅠㅠㅠ)


 그 누나랑 같이 여름 성경학교에 간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졌던거같음. 일찐녀 이후로 돼지 저금통에 돈 모았는데 다시 돼지 저금통 깸ㅋㅋㅋㅋㅋㅋㅋ(생각해보니 나 여자랑 관련될때만 돼지 부순듯;;;) 대충 17만원 정도 있었던듯. 그 돈 전부 옷이랑 신발 사는데 씀. 친구 형이 시내에가서 옷가게 했는데 내 사정 이야기했더니 귀엽다고 진짜 싸게 팔아주고 코디도 해줌ㅎㅎ 


 여름 성경학교 당일. 나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교회에 도착했음. 사람들도 오오 오늘 신경 많이썼네 하면서 칭찬해주니 자신감 뿜뿜했음. 교회에서 버스를 준비했고 나는 친구와 함께 버스에 탑승했음. 다른 아이들이랑 어른들도 버스에탔고 마지막으로 목사님이랑 누나가 버스에 탔음. 앗! 누나다 하고 안보는척 열심히 힐끔힐끔 쳐다봤음. 40인승 버스였는데 인원 딱 맞춘건지 맨 앞 두자리만 남아있었고 목사님이랑 누나랑 같이 앉았음. 버스에 타기 전  누나랑 같이 앉으면 좋겠다는 망상을 약간 했지만 현실은 역시는 역시였음.......ㅠ


  목적지에 도착했음. 육지에서 배타고 30분 정도 들어가면 나오는 섬이었음. 우리 말고도 5개 정도의 교회가 참가해 합동으로하는 프로그램이었음.  사람도 400~500명 정도 된듯. 우리 교회가 인원이 제일 적은 편이었음;;(목사님 살짝 기 죽은거 느껴졌음ㅋㅋㅋㅋㅋㅋㅋ)


 목사님 쫄았누ㅋ 이런 불경스러운 생각을 했는데 곧바로 벌받음. 프로그램을 누가 짠건지 모르겠는데 힘쓰고 준비해야하는 일이 너무 많았음.;;  무대 셋팅도 덜 되어서 나랑 친구랑 목장갑끼고 일했음;;  바닷가 쪽에서 야외 행사하는데 애기들 덥다고 찡얼대고 아지매들도 찡얼대고 젊은 남자는 수가 너무 적었음.;; 4시간동안 땡볕에서 파라솥 설치하고 무대용 나무판자 나르고 접이식 책상, 의자 설치하고 미치는줄 알았음. 그때 처음 알았음. 목사님도 사람이란걸...... 다른 교회에서 목장갑 훔쳐가니 씨발새끼들 하면서 욕하시더라;;;;; 


 힘들게 셋팅 다 하고 잠깐 앉아서 숨 좀 고르고 있는데, 아줌마들 콘도에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쉬고있다 기어나와서는 그거 좀 하고 그렇게 힘든티를 내냐 이 지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인충동 느꼈음. 하나님 오늘 몇명 위로 올려보냅니다 하면서 죽일까 고민하는데 목사님이 내 어깨 다독여주면서 저 사람들은 천국 못갈거야 그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목사님 이미지가 여기오고 4시간만에 싹바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름성경학교는 단체로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음. 조를 짜서 무언가 만들거나 춤을추거나 찬송가를 만들거나 그랬던거같음. 지루했음. 몸이 안좋다고 꾀병부리고 콘도 안 우리 교회 대기실에 들어갔음. 대기실에 들어갔는데 교회누나가 소파에 누워자고있었음;;


 새옷을 입은 자신감 때문인지, 땡볕에 고생하고 싫은 소리를 들어 까칠해져서인지, 아니면 고등학교에 올라오고 불안해진 내 정신상태 때문인지  평상시라면 구석에 앉아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힐끔힐끔 그녀를 쳐다보았을테지만, 나는 그녀의 머리와 소파 팔걸이 사이의 사람 한 명 간신히 앉을만한 공간에 그대로 앉았음.


 누나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음. 곤히 자고있는 얼굴, 숨이 멎을정도로 예뻤음.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쳐다본듯. 슬슬 일어나야하지 생각했는데 그 순간 누나가 눈을 번쩍 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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