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페나코니 스토리는 등장인물도 많고 성격도 다양하고 군상극 형태를 취하는 모습인데다가 고유명사도 난발하고

이야기 시점도 붕3처럼 휙휙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글을 못읽는 불편한 친구들에겐 이해하기 힘든 요소가 많다고 생각이 들어서 해석을 해봄

일단 등장인물이 많긴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대주제와 그와 관련된 핵심인물들이 있음

페나코니의 핵심 주제는 '개척'인데 그럼 개척?개척이 뭔데 씹덕아 싶을거임. 근데 원래 이게임에서 개척이라는게 그렇게 두루뭉실한듯 표현됨

하지만 스토리에서 시간내서 팍팍밀어주는 주요등장인물들인 어벤츄린, 아케론, 반디, 로빈과 선데이, 미샤(시계공)와 옛 무명객들라는걸 생각해보면

이 스토리에서 개척이 뭘 의미하는지 알수있음. 개척은 바로 '삶(살아감)'임. 어벤츄린은 가족을 잃고 온갖 수난을 겪고 그만 살고싶은

만성자살 지원자지만 그런 어벤츄린에게 의사인 레이시오가 내린 처방은 '죽으려하지말고 살아가라'임.

반디는 생체병기라는 목적을 가지고 생산됐고 오래살수없는 병까지 앓고있어서 서서히 죽어가고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기위해 발버둥치는 인물임.

아케론은 이미 공허에 의해 모든걸 잃었고 남들이 보기엔 무의미한 헛짓거리, 죽은자식 부랄만지기나 하고있는듯 보이는 사람임. 하지만

그런 무의미한 행동 덕분에 아직 의지를 잃지 않은 티어난을 만날수있었음. 시계공에게서 티어난으로, 티어난에게서 아케론으로, 아케론에게서 부트힐과

갤럭시 레인저에게로 이어진 '개척의 의지'는 돌고돌아 페나코니로 되돌아왔고 미하일의 죽기전 소망이었던 페나코니의 정상화를 이루게됨.

삶이 고통스럽고 무의미해보이지만 행동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결코 무의미하지않다는 걸 의미함.

갤러거 역시 본체는 진작에 죽었지만 자기 주인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일념하에 자기를 도울 사람들을 축제에 초대함.

선데이는 나약한 사람들의 고통을 자기가 대신 짊어지겠다는 사상을 가졌는데 이건 선데이가 페나코니에서 살아가면서

마주한 사람들이 너무 나약해서 언젠가는 결국 스스로를 파괴해버리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줬기 때문임.

작중 꾸준히 언급되는 표현이지만 선데이는 선량하고 고귀한 성품을 지닌 존재임.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반대되는 나약하고 추악한 일반인들을 이해하기 힘들어함

그래서 그저 스스로를 상처입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쩔줄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는게 선데이의 삶이었고 그거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표현이

구해주고 키워주던 새장속의 새가 죽어버린 일화임. 이렇게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자유의지를 빼앗고

자신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야한다는 강박적인 생각을 하게된거임. 반대로 로빈은 개인의 자유와 의지를 믿고 고통스러운 현실이라도 마주해야한다는 입장이었고

꿈의 주인은 선데이의 이런 면모를 알아보고 동생이 전쟁통에 죽을뻔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은근슬쩍 가스라이팅해서 자기 의도대로 행동하게만듬.

이렇게 강한 신념속에서 화신의 힘을 손에 넣은 선데이는 아케론을 제외한 페나코니의 모든 사람들을 질서의 꿈 속에 가둬버리고 이상적인 낙원을 만들려고함.

하지만 그 낙원엔 치명적인 결함이있음. 유일하게 꿈속에 들지않은 낙원의 관리자인 선데이는 절대로 행복할 수 없을거라는거고,

그런 선데이의 불행을 보면서 로빈 역시 불행해진다는거임. 결국 모두가 행복한 낙원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모순적인 것이며

로빈이 선데이와의 싸움에서 절대로 물러설 수 없었던 이유임. 그래서 로빈은 질서의 꿈이 가짜라는걸 깨닫고 스스로 깨어남.

주인공파티와의 싸움에서 너희들이라면 답이있냐, 내가 틀리지않은거 아니냐 그렇게 끊임없이 물어보는 선데이는

본적으로 아집과 독선으로 똘똘 뭉친 오만한 인간이 아님. 정말 생각하고 고민해봤지만 온갖 병신들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선

누군가 총대를 메고 희생하는거말곤 답이 없다고 생각해서 어쩔수없이 스스로를 희생하기로 마음먹은거임.

애초에 선데이가 그렇게 독선적인 인물이었다면 굳이 열차팀에게 자기 과거일들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으면서 나 이해해줘 나 안틀렸지? 이런식으로

떠보는 행동도 애초에 안했을거임. 그냥 말이 안통하는새끼들은 다 꿈 속에 가둬버리면 그만이고, 실제로 그럴 힘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결국 꿈에서 깨어난, 삶을 개척해 나가려하는 다양한 존재들의 의지는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선데이가 지켜내려고했었던 질서가 가득한 고독한 꿈을 무너뜨림.

스토리 하이라이트에서 개척자가 말하는 '사람이 깊은 잠(죽음)에 빠지는 이유는, (살아가기)깨어나기 위해서다'라는 말은 결국 모순뿐인 선데이의 낙원으로는

구원에 도달할 수 없으며, 고통스럽고 힘들겠지만 사람은 살아가고, 또 살아가야만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있음

결국 선데이 역시 이 뜻을 이해하고, 마지막의 마지막에 로빈의 말대로 꿈(질서의 낙원)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보여줌

결과적으로 종장은 스텔라론과 가족의 문제로 서서히 죽어가는 페나코니를 구하고싶었던 시계공의 의지를 잇는 개척자들과

타인을 구원하겠다면서 스스로를 파멸시키고있던 선데이를 구하고싶은 로빈의 서사로 끝을 맞이하는거임.

*마지막으로 하나비가 사람들에게 준 시한폭탄을 맥거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있는데, 작중 묘사와 문장을 보면 그게 아니란 걸 알 수 있음.

하나비가 사람들에게 스위치를 누르라고 지시하는건 조화의 축제 때 로빈이 노래를 부르는 시점임.

그리고 작중에서 원래 꿈의 주인은 하모니 성가대의 역할을 로빈에게 맡기려고했었음. 즉 원래 의도대로라면 페나코니에서 유일하게

삶을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를 지닌 로빈이 그 의지를 굽히고 질서의 뜻대로만 행동하는 도구로 변해버린다면 그 타락을

트리거 삼아서 페나코니를 박살내버리는게 하나비의 진짜 목적이었을거임. 하지만 로빈은 그걸 거부했고 결과적으로 폭탄 역시 폭발하지 않음.

마지막 컷씬에서 꿈나라 꿀잠자고있다고 너무 음해하지마라... 찐빠난게 아니라 다 생각이 있으신 분이시다(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