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다루고 싶었던 말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을 지금 다루려고 한다

오늘 다룰 말은

바로 콘신 콘트레일이다 시작한다

== 1. 탄생(2017년) ==

콘트레일은 2017년 4월 1일, 홋카이도 니캇푸초의 노스 힐즈 목장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무패 삼관마이자 일본 근대 경마의 결정체라 불리는 딥 임팩트.

어머니는 로도크로사이트인데, 7전 무승으로 커리어가 끝난 그냥 그런 말이었다.

다만 외조부가 한국에서도 잘나가고 있는 언브라이들즈 송이고, 외할머니 포크로어의 아버지가 바로

맨 오 워(매첨)직계로 유명한 미국의 G1 4승마 티즈나우다. 즉 콘신은 매첨계의 모계후손이다

이후 이 말은 노스 힐즈 창립자의 형제인 마에다 신지 씨가 소유하게 되고, 비행운(비행기가 항해하며 하늘에 남기는 구름)을 의미하는 영단어에서 유래해, 콘트레일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참고로 노스 힐즈는 샤다이처럼 생산 목장과 레이싱 클럽을 함께 굴리는 형태가 아니라, 자기들이 생산하고 자기들이 소유하면서 경주에 내보내는, 마치 옛날의 메지로 목장 같은, 고전적인 오너 브리더 타입이다. 간혹 목장 명의로도 소유하나, 요즈음은 대부분 오너 일가의 개인 소유로 돌아가는 것 같다.

콘트레일은 비록 덩치는 크지 않지만, 사람을 잘 따르고 몸이 유연해 목장 내부에서도 주목을 많이 받은 유망주였다. 딥을 닮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 2. 2세 시절(2019년) ==

20년이 넘는 기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기수, 후쿠나가 유이치와 함께 9월의 신마전을 1번 인기로 승리한 콘트레일은,

이후 G3 도쿄 스포츠배 2세S(이 레이스를 이긴 말들이 이후 G1에서도 승리한 케이스가 많아 출세등용문 취급받는다.)를 레코드로 승리하면서 자신의 뛰어난 자질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드러냈다. 단 이 레이스는 주전인 후쿠나가가 아니라 무어 기수가 대신 기승했는데, 후쿠나가가 다른 말을 타기로 선약이 잡혀서 그랬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진영은 이후 레이스를 무려 2세 최고봉 결정전인 호프풀S로 결정하고, 콘트레일을 호프풀에 출격시켰다.

느린 페이스 속에서 정석적인 선행책을 펼치며 달리다 최종 직선에서 판탈라사를 잡아내고 선두를 잡은 후 그대로 비행기처럼 시원하게 뻗어나가며 1착을 잡아내며 데뷔떄부터 무패로 3연승을 달리며 G1마가 되었고, 2019년도 JRA 최우수 2세 숫말 타이틀을 얻음과 함께

이후 클래식 무대를 맞이하게 된다.

== 3. 클래식 시즌, 최전성기(2020년) ==

콘트레일의 힘에 자신감을 가진 진영은 별다른 스탭 레이스 없이 사츠키상 직행을 발표했다.

그리고 이 사츠키상에서 드디어 첫 라이벌을 맞이하는데,

호프풀을 이기고 온 자신과는 다른, 아사히배 FS를 이기고 올라온 살리오스였고, 이쪽도 무패인 상태로 사츠키상까지 왔다.

그렇게 두 무패 G1마가 사츠키상에서 맞붙는 불꽃튀는 매치업이 되었다.

인기는 콘트레일이 1번 인기, 살리오스는 3번 인기였다.

"2분 0초 7! 콘트레일! 사츠키를 제패했습니다!! 그리고 후쿠나가 유이치, 클래식 완전 제패 달성!!"

중단의 약간 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최종 직선에서 힘차게 치고 올라오더니, 살리오스와 최종 직선에서 드래그 매치를 벌인 끝에 반마신 더 앞서며 승리. 1관째를 따냈다.

그리고 후쿠나가는 이 사츠키를 이기면서 클래식 G1에서 모두 1승씩을 따낸 기수가 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더비로 직행해

"완승! 콘트레일!! 더비까지 패배 없음! 15년 만에, 딥 임팩트 이래 무패의 2관마 탄생입니다!"

이후 더비에서는 사츠키상과는 다르게 여유롭게 압승하며 5전 5승, 무패로 2관째까지 따냈다.

이후 진영은 무패 삼관 달성을 목표로, 킷카상을 조준해 고베 신문배에 출주.

같은 마주를 둔 동기 뿌보군과 작년에 본인이 꺾은 바 있는 벨트라이젠데(드림저니 산구다)의 추격을 뿌리치고 골인.

연승 숫자를 6으로 늘리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이후 대망의 킷카상에서..

"7전 7승! 무패의 3관 달성!!"

아리스토텔레스의 맹추격을 견뎌내며 기어이 목차로 앞서는, 아버지 딥 임팩트를 연상케 하는 승부근성을 보여주며 승리를 쟁취.

아버지 딥 임팩트의 뒤를 그대로 이어 무패로 삼관을 달성했다. 단 데뷔가 늦어서 2세 G1을 못 딴 아빠와는 달리, 이쪽은 2세 G1이 있다는 것 정도가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부자 2대가 무패 삼관을 달성한 것은 일본 경마 역사상 이것이 처음이다. 그리고 노스 힐즈는 목장이 개장한 이래 최초로 클래식 삼관마를, 그것도 무패 삼관마를 배출한 목장이 되었다.

이후 진영의 목표는 재팬 컵으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이 레이스는 그야말로 엄청난 일전이었는데,

이 레이스가 은퇴전인, G1 8승의 헤이세이 최후의 트리플 티아라마이자 재팬컵 레코드 홀더 아몬드 아이는 물론이요

자신과 동기이자, 마찬가지로 트리플 티아라를 무패로 제패한 데어링 택트가 함께 나왔다.

그야말로 왕중왕 결정전이 되어버린 재팬 컵이었던 것이다.

아몬드 아이의 성적이 워낙 압도적이었던데다(이때까지 G1 8승), 이전에 이 레이스에서 레코드를 갱신한 바 있었기 때문에, 아몬드 아이가 압도적인 1번 인기를 가져갔고, 콘트레일은 2번 인기. 택트쨩이 3번 인기로 뒤이었다. 데뷔 이래 7연승과 함께 7연속으로 1번 인기를 얻었으나, 이번에는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그런데 상대쪽은 다 티아라 3관이고, 이쪽은 클래식 3관이다. 그렇다면 바로 자신, 콘트레일이 가장 강하다고 증명할 의무가 있지 않은가

결과는 아몬드 아이에 이은 2착을 기록하면서, 도쿄의 아몬드 아이의 강함을 인정한다고 해도 수컷 삼관마로써는 영 자존심 상하는 결과를 받아들이며 2020년을 끝맺었다.

그래도 숫말 무패 3관마였던 점. 현재까지 8전 연대율 100%라는 미친 성적을 인정받아, 비록 연도대표마는 아몬드에게 내주었지만, 2020년도 JRA상 최우수 3세숫말 타이틀을 수여받았다.

이후 진영은 이듬해에 G1 5전(오사카배, 타카라즈카 기념, 아키텐, 재팬 컵, 아리마 기념)을 뛰고 은퇴시킬 것임을 밝혔다.

== 4. 4세 ~ 은퇴(2021년) ==

4세가 된 콘트레일의 첫 레이스는 오사카배였고, 삼관마의 위용을 앞세워 압도적인 1번 인기를 받아갔다.

그러나 레이 파팔레, 모즈 벨로에 이은 3착을 기록하면서 망신을 당했다.

참고로 GLC의 그란 알레그리아도 출주해 4착을 하긴 했지만, 그란 입장에서는 거리 적성 부족에 더해 중마장으로 인해 힘겨웠던 레이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한 것이기 때문에 박수를 받았지만, 콘트레일은 무패 삼관마면서 이게 뭐냐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

삼관마는 명예로운 자리지만, 그에 상응하는 무게가 같이 따르는 법이다. 그리고 콘트레일은 이 레이스에서 이 무게에 걸맞는 힘을 증명하지 못했다라고 할 수 있다. 삼관마씩이나 되었으면서 마장핑계는 댈 수 없는 것 아니지 않나

그리고 이후 타카라즈카 기념은 마체상태를 이유로 패스했다. 그런데 3달 넘게 쉬었으면서 마체가 이상하다 그러면 진영이 제대로 관리 안 한 것 같은데..

어쨌든 콘트레일의 다음 레이스는 천황상(가을).

그런데 여기서 다시 한번 그란을 만나게 되었고,

여기에 더해..

타케시의 영원한 소울메이트이자, 당해의 연도대표마로 등극하게 되는, 사츠키상마 에프포리아였다. 비록 더비에서는 후쿠나가의 샤흐리얄에게 석패하긴 했으나, 사츠키에서 보여준 우직한 강함은 진짜였다.

다만 이쪽도 삼관마로써의 자존심이라는 것이 있다. 이번에야말로 승리해서 삼관마의 프라이드를 회복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었고, 앞서나가는 에프포리아를 따라잡지 못하고 2착으로 졌다. 그란 알레그리아는 3착.

이후 진영은 재팬 컵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음을 알렸다. 아리마는 그냥 째버리면서 그랑프리를 모두 스킵해버린 셈이 되었다.

연이은 패배로 무패 삼관왕의 이미지가 계속 깎여나가게 둘 수만은 없는 노릇이니, 이 레이스에선 반드시 이겨야 한다.

참고로 이 레이스에서 콘트레일 본마를 포함해, 무려 4두의 더비마가 결집했는데,

나머지 3두는 각각

다이아를 8cm차로 누른 '16년도 더비마 마카히키

후쿠나가에게 첫 더비 우승 타이틀을 가져다준 '18년도 더비마 와그네리안

올해 더비마 샤흐리얄이었다.

전반적으로 샤흐리얄 이외의 나머지 더비마들은 폼이 완전 맛이 간 상태라서 사실상 빈집인 셈이다. 삼관마 씩이나 되어서 빈집털이도 못한다고 욕먹는 건 싫다. 그러니 이번에야말로 이겨야 한다.

"하늘 저편에 마지막 궤적! 콘트레일!!"

최종 직선에서 그야말로 이륙하는 비행기처럼 힘차게 달려나가며 우승. 2020년 킷카상 이래로 무려 1년만에 다시 G1 승리를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은퇴하였다. 그리고 2021년도 JRA상 최우수 4세 이상 숫말 타이틀을 얻었다. 3년 연속 JRA상 수상이다 ㄷㄷ

통산 전적 11전 8승. G1 5승이다.

== 5. 은퇴 이후(2022년~현재) ==

은퇴 이후에는 샤다이 스탈리온 스테이션으로 이동해 종마로 지내고 있다.

무패 삼관에 빛나는 전적을 앞세워 2년 연속으로 200두 전후의 암말과 교배를 갖는 등, 바쁘게 지내고 있다.

2022년부터 교배를 시작했기에, 올해에 콘트레일 주니어들이 태어나고 있으며, 2025년부터 첫 세대 자마가 데뷔하고, 2026년도에 콘트레일의 산구가 클래식 시즌을 치른다.

현역 때 귀여웠던 외모가 종마가 되더니 갑자기 삭았다.. 그래도 여전히 귀여울 땐 귀엽다.

== 6. 그랑프리 회피에 대해, 사견. ==

정확히 말하자면, 그랑프리에 아예 안 나갔다.

인간적으로 삼관마라면 그랑프리에서 설령 지더라도 들이박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루돌프, 자기 아빠인 딥, 올붕이도 다들 그랬기도 했으니. 설령 가서 지더라도 '콘트레일이 저들만큼 강하진 않구나' 하고 그냥 넘어갈 텐데, 아예 자신없다고 도전도 안 하니까 사람들이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게 아닌가하는게 내 견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자신들이 배출한 무패 삼관마다 보니까 당연히 애착이 갈 수밖에 없고 아끼게 되기 마련이고, 그렇다 보니 전적에 큰 흠이 가는 게 싫긴 하겠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건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정작 택트도 거리 적성상 무리인 아리마는 아니더라도 타카라즈카 기념에는 나갔고 입상까지 했다. 단 이 쪽은 계인대염 탓에 개고생했다는 변호가 가능하다.

== 7. 여담 ==

딥 임팩트 숫말 산구 특성상 3살까지는 맹활약하지만 4살때부터는 성적이 완전 망가지는 편인데, 콘트레일은 고마가 되고 나서도 성적이 망가지지 않은 편에 속한다. 진영에서 핑계대며 회피무빙만 안 했어도 콘트레일의 강함이 더 어필되었을 텐데 말이다.

콘트레일을 소유한 노스 힐즈의 경우, 오너 일가와 목장 명의의 마주복 디자인이 비슷해서 구별이 어려운 걸로 유명하다.

콘트레일을 소유한 마에다 신지 씨의 경우에는 붉은 소매에 푸른 줄 3개다.

대표인 코지 씨는 붉은 소매에 줄 1개, 대표 와이프인 요코 씨는 붉은 소매에 줄 2개. 이런 식으로 구별한다.

그런데 저 오너 일가의 아들들도 마주를 하고 있는데, 이 아들들의 경우에는 푸른 소매에 붉은 줄이 들어가 있고, 마찬가지로 줄의 수로 구분한다. (코키 씨는 붉은 줄 1개, 코다이 씨는 붉은 줄 2개)

노스힐즈가 배출한 사상 최초의 클래식 삼관마이다. 단순 삼관마로 범위를 넓히면 스틸 인 러브에 이어 2번째이다.

11전 중 마권 밖으로 나간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훌륭한 안정성을 지녔다. 진영의 행보 탓에 빛이 좀 바래서 그렇긴 하지만.

상당히 귀여운 외모로도 유명한 말이다. 사실 아비인 딥도 현역 시절에는 귀여운 외모였다.

특히 이게 가장 귀여운 것 같다.

은퇴 후 샤다이SS 스태프의 증언에 따르면, 교배할 때 생각이 많아서 오래 걸린다고 한다. 또한 콘트레일이 체격이 작다보니 암말과의 교배에 어려움을 겪자 기술적으로 나가는 모양인지 직원에게서 학자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성격 자체는 사람을 잘 따르지만, 얌전하고 조용한 성격인 듯. 샤다이SS를 방문한 팬의 후기를 보면, 혼자만의 세계에서 조용히 있는 타입으로 보인다. 에피파가 놀자고 해도 콘신은 혼자만의 세계에 있느라 그냥 무시한다고. 참고로 같은 노스힐즈 출신인 키즈나와는 바로 이웃 마방에서 지내고 있다.

얼굴에 전화기를 닮은 모양의 유성이 있는데, 이 덕분에 환각 일러스트에서 전화기 셔틀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이름에서 유래해 비행기 조종사 같은 모습으로도 나오기도 한다.

최근 현창마 투표에서 1표차로 물먹은 바 있다. 그래도 내년에는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러니 저러니 말이 많아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기도 하니까 그랑이랑 크제눈나 손잡고 같이 갔으면 좋겠다.

여튼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치겠다.

다음엔 누구 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