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전투휴무라 놀고 있는중임. 월급 루팡 아니니 걱정 ㄴㄴ

맞음.

매우 정확한 지적임.

부사관으로서 부사관이란 조직, 또는 직업을 돌이켜보면 저 말이 상당히 정확한 표현임.

당장 나만해도 돈 벌려고 부사관한건데 무슨 변명이고 이유가 있겠음?

일단 대전제부터 동의하고서, 이제 갤에서 종종 이야기가 나오는 부사관 관련 이야기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좀 해보겠음.

1. 요새 부사관 확충에 어려운 이유?

아래 설명할 이야기와 이유를 공유하는데, 병 봉급 인상과 병 복무기간 단축 2가지 정책이 시행된 이후로 부사관으로 군복무를 해야할 이유 상당부분이 사라졌음.

말이 상당부분이지, 대부분이라 표현해도 크게 과장이 아닐꺼야.

사람들이 종종 잊곤하는거 같은데, 애초에 부사관들도 우리나라가 징병제가 아니었다면 군대를 안 왔을 사람들이 절반이 넘어.

나역시도 징병제 국가가 아니었다면 군대라는 조직에 발을 들일 생각은 1도 안했을꺼야.

그러니까 대부분의 부사관들도 '어차피' 가야할 군대 군생활 1~2년 더하면서 돈도 좀 벌고 간부로서 지내다와야지.

라고 생각해서 입대한거지, '나는 부사관으로 군대에서 직장생활을 할꺼야!' 라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적다는거지.

특히 보병 부사관의 경우는 대다수라고 해야할껄? 특전사같이 모병을 하는 군조직이 아닌 이상 징병제로 어차피 군대 가야하면 간부로나 가자.

라고 입대한 케이스야.

그렇기에 아주 당연하게도, 병사들의 군 복무기간이 부사관 복무 기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월급도 초임하사 기준 약 60~80%까지 올라온 마당에 부사관을 할 이유가 없는거지.

조금 과장 보태서, '미쳤다고' 부사관으로 입대함? 1년 반만 좀 버티면 전역하는데 말이지.

2. 부사관 질은 더 떨어지겠네.

이 말도 사실 정확하게 본 거임.

병출신 갤러들은 별로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부사관 자원들의 질이 일반적인 병 입대자원의 질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편이었음.

이것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한게 최소 4년을 직업적으로 해야할 각오를 해야하는데 당연히 자기 스스로도 계산기 두들겨보고 하지않았겠냐고.

그래서 평균치를 내서 비교해보면 그래도 하사 자원들이 병들보단 평균적으로 '군인으로서' 자질이 높은 편이었음.

근데 이제는 그런 계산기를 두들겨볼정도로 자신의 육체능력이나 리더십등에 약간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던 인원들. 다시말해 조금이라도 '머리가 돌아가는' 인원들이 다시 계산기를 돌려보니 전혀 수지가 안 맞게된거지.

그렇기에 예전이었다면 부사관으로 입대를 고려했을 자원들이 전부 병으로 입대를 하는거야.

정리하면 오히려 병사의 질은 올라가게 된거지.

그렇다면 예전이라면 초급 간부로서 임무수행도 충분히해냈을 자원들이 병으로 입대를 해서 병의 수준이 올라간데반해, 그를 지휘할 초급 부사관의 질은 어떻게 되었을까?

당연히 떨어지게 되지.

이것도 당연한거야.

예전에라면 능력과 실력이 있어서 부사관으로 입대한 자원과, 갤에서 씹어대는것처럼 할거없고 돈은 벌어야하니 걍 생각없이 부사관으로 입대한 자원이 섞여있었고, 냉정하게 지켜봤을때 대략 6:4~5:5정도의 비율이었다고 본다면 요새는 전자가 급격하게 줄어들었지.

그렇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겠음?

지휘를 받는 병사보다도 자질이 떨어지는 지휘자가 함께 있는 모양새가 되는거야.

충돌이 더 일어나면 일어났지 줄어들지는 않겠지.

따라서 병출신 전역자들이 부사관들을 씹는 빈도는 예전보다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을꺼야.

3. 부사관들 인성쓰레기 개차반들만 있냐?

음...반은 맞고, 반은 틀림.

우선 초급 부사관을 기준으로 보면 갤에서 하는 표현대로 '폐급'의 비중이 분명히 높은게 사실이야.

그럼 왜 그럴까?

이유는 3가지정도로 들 수 있어.

첫번째는, 하사해봐야 병들하고 거의 같은 나이야. 그럼 병들 입장에서 내가 병생활할때 남들에게 지시하고 따르게할만큼의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는가? 를 생각해보면 돼.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리더십은 커녕 기본적인 대인관계 구축에도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많은데 병들하고 나이도 거의 같은 초임 하사라고 다르겠음?

요컨데 지휘자에게 필요한 리더십이나 사교성등 대인관계 기술을 못 갖춘 인원이 상당수라는거야. 그런 자원이 입대해.

좀 기분 나쁠순 있지만, 이 부분에서 초임 하사 욕할건 없다고 봐. 왜냐면 내가 보기엔 병들도 이 부분에서는 수준이 도찐개찐이거든.

물론 저 나이때의 나는 달랐나요? 그래서 나에게도 흑역사지.

우리 모두 미숙했다고 말 할 수 있지.

두번째는 그럼 이런 병력관리에 필요한 각종 인성교육과 리더십 관련 교육, 사교성 교육을 군에서 제대로 하느냐, 그렇지도 않아.

이것역시 갤에서 종종 나오는 글이던데, 한국군의 초급 교육 기간이 많이 짧다고 봄. 기초 군사 기술만 가르쳐서 배출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인데 여기에 무슨 병력관리기법이고 인성교육이고가 되겠음?

그리고 학생들의 태도 문제도 있음. 저런 교육해봐야 몸 힘든데 졸기 바쁘고, 왜 교육을 받아야하는지 필요성도 못 느낌.

그러다가 임관해서 문제있는 병사 관리를 하다가 그때서야 뼈저리게 느끼는거야. '아...어떻게 해야하지????'

그러니 배운건 없고, 병사들은 말을 안듣고, 할 줄 아는거라곤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서 욕이나 박으면서 강제로 끌고가는거야.

제대로 지휘가 되는게 기적이지.

초급 장교랑 초급 부사관이랑 전역자들이 욕할때 장교들이 덜 욕을 먹는 이유가 여기있음.

스스로 원해서 온만큼 좀 더 나은 자질을 가진 청년을, 훨씬 오랜기간동안 병력관리나 리더십, 지휘자로서의 자세등에 대해 교육을 실시하니 능력이 어느정도 갖춰지고 야전으로 배출되게 되니까.

세번째는 소위 폐급 자원들을 걸러내는 시점이 장기목무심사 때라는거야. 즉 4년정도 야전에서 상급자들이 지켜보면서 그동안 복무태도와 성과, 평들을 종합해서 군생활을 해도 될 인원과 못할 인원을 걸러내거든.

그럼 4년 짬먹을동안 개 폐급짓을 하는 인원들이 부리는 행폐에 대한 피해는 병사들이 입는거지.

부사관들 전반에 대해서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폐급이 비중이 상급 부사관으로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 만큼은 동의할꺼야.

인성이 쓰레기인데 업무능력이 좋을리가 없잖아?

사고치고 짐이나 안되면 다행이지.

근데 병사들이 직접적으로 만나는 부사관들은 상당수가 그런 초급 부사관들이니 욕 먹는 일이 많은게 당연하지.

4. 부사관이란 애초에 병사들에게 욕먹는 존재.

병사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사관과 군 조직에서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사관이 좀 다름.

병사들이야 지휘자로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솔선수범하며 능력도 뛰어난 부사관을 원하겠지만, 군 조직의 상급자들은 자신들의 지시사항을 병력들에게 잘 전파해서 적시에 제대로 수행하는 부사관을 뛰어난 부사관으로 봄.

당연한게 지휘관이 부대의 방향성을 결정하면 그걸 이끄는게 부사관이고 그걸 몸으로 구현하는게 병사들이잖아?

근데 부사관이 병사들편에 서서 병사들만 대변하면 지휘관 입장에서는 '저건 뭔 개x끼야...' 이렇게 됨.

그러니까 부사관은 적당히 거를건 거르면서 시켜야할 건 시키는 지혜와 판단력이 필요한 중간 관리자임.

태생이 그러니 병사들이 부사관들에게 섭섭함을 느끼지않는 날이라는건 군대가 존재하는한 불가능한 일임.

갤러들도 경험이 있겠지만 그걸 잘 해내는 부사관들이 있어. 능력자인거지.

저게 절대 쉬운일이 아니라는건 알꺼야.

상급자 눈치와 하급자 눈치를 동시에 봐야하는 입장이니까.

거기다가 직접적으로 병사들과 접촉하는게 부사관이니 일차적인 욕받이는 당연히 부사관이 되지.

마지막으로 여담 한마디.

박수는 손바닥이 마주쳐야 난다고 하지?

가끔 그럴때가 있어. 군대 썰 풀면서 간부 욕하는 글들.

그런 썰들을 보면서 간부 운이 참 없었다고 동정이 가거나, 같은 군 간부로서 해당 간부에게 화가 나는 썰들이 있음.

근데 반대로 이런 폐급 관리한다고 고생했을 썰에 나온 간부들이 동정가는 경우도 있음.

자기는 잘못없는양 아주 잘 포장하지만 20년간 군생활했는데 폐급병사들의 행동거지는 행간만 읽어봐도 바로 알 수 있음.

무슨 말이 하고 싶냐고?

'역지사지'

자기는 군생활을 정말 열심히 잘했는지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글을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