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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그리고 모든 증오가 시작되는 곳(144)-슈거 마운틴(상)

에이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3 18:26:45
조회 2028 추천 35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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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아비도스의 회의실에서 히마리는 기이한 구슬을 보았다.
구슬은 붉게 빛나고 있었다. 이는 푸른 하늘 위 태양처럼 희망찬 무언가가 아니었다. 붉음(赤)에 어두움(黑)이 녹아내린 모습이 마치 피(血)를 보는 것만 같았다.

"이 구슬은 뭔가요?"

소녀가 이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것은 당연지사. 그리고 세리카는 곧바로 그녀가 원하는 답을 주었다.

"이게 그 붉은 헤일로, 그러니까 발광 현상을 일으키는 매개체인 거 같아."

"네?"

연보랏빛 눈동자가 커지며 놀라움을 드러내는 히마리. 이어 눈가를 찌푸리고는 구슬을 째려보듯 쳐다보았다.

"확실히 겉으로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물건이라는 게 느껴지는군요."

놀라워했던 건 비단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밀레니엄의 다른 학생들도 이 구슬을 보자 전부 시선을 떼지 못했다.

"....결코 좋지 못한 물건인건 바로 알 것 같네요."

노아와 마찬가지로 게임개발부 역시 이 붉은 구슬에 대해 불길(不吉)을 느끼고 있었다.

"언니.. 유즈 짱.. 저거.. 왠지 소름 끼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저주받을 것만 같아.."

"응, 한눈에 봐도 알겠어, 이 끔찍한 기운! 마치 마왕의 주구같아!"

구슬을 보며 쌍둥이는 긴장을 느꼈다. 동생은 두려움에 뒤로 물러섰고 언니는 호기심에 앞으로 다가 갔다.

".........."

그리고 유즈는 그저 멍하니 구슬을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그것이 타오르고 있는 불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구슬에 관련해서 이야기는 들었었는데, 이렇게 직접 보는 건 처음이네!"

정체불명의 학생들이 남기고 간 붉은 구슬들. 선생 일행은 이를 아비도스에 고이 보관하고 있었다. 처음 이 붉은 구슬을 얻었을 때 그녀들은 기뻐했다. 잘만 하면 저주의 근원을 파악하는 건 물론이고 선생의 몸에 상해를 입히지 않으면서 해주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응, 그런데 사실 뭘 할 수는 없었어. 우리가 뭐 과학자도 아니고 말이야."

시로코의 말대로 선생 측은 붉은 구슬을 토대로 무언가를 해 볼 수는 없었다. 깨부수고 박살 내는 데는 도가 튼 학생들이었지만, 이를 토대로 무언가를 창조해낼 수 있는 과학적인 지식은 0에 가까웠으니까.

하지만 반드시 필요가 있을 물건이었다. 지금 당장은 쓸모가 없지만 언젠가는 의미를 가질 물건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이렇게 딱 맞게 히마리 씨가 찾아와줘서."

노노미가 생긋 웃으며 히마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들에게 있어 히마리는 동아줄이었다. 붉은 구슬에 대해 제대로 된 연구가 가능하고 키보토스 전역에 깔린 저주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으며, 선생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를 멈추고 발광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그, 밀레니엄이면 이걸 토대로 뭐 백신 같은 거 만들어 줄 수 있지? 너희들 천재잖아!"

세리카의 목소리에는 기대가 실려 있었고, 이는 아비도스의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이 어쩌지 못 하는 것을 밀레니엄이라면 해 줄 수 있다고 여겼다.

"음.. 일단 밀레니엄에 가져가서 엔지니어부 분들하고 같이 연구를 해 봐야 알겠습니다."

히마리는 상자 안에 담겨 있는 붉은 구슬을 향해 손을 천천히 뻗었고, 소녀의 어여쁜 얼굴은 조금씩 굳어갔다.

'이 구슬... 확실히 가까이 할 물건은 아닌 거 같네. 이게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악해. 바퀴벌.레가 내 몸 위를 기어 다니는 거 같아.'

살아 있는 것처럼 구슬 안에서 무언가 꿈틀대기까지 했다. 결코 가까이 할 만한 물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직접 만지고 눈으로 보아야 이 구슬에 대해 제대로 알 것 같은 히마리였다.

"응, 안 돼."

하지만 히마리의 손이 붉은 구슬에 닿으려고 하자 시로코는 곧바로 구슬이 들어 있던 상자를 가져가 버렸다.

"뭐, 뭐하는 거예요?"

"손대면 안 돼, 응."

마치 미술관의 작품을 만지려는 아이를 제지하려는 듯한 모습에 히마리는 시로코를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시로코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미렇게 말했다.

"응, 이거 아직 너희 둘한테는 위험해. 왜냐면...."

"발광 현상을 말하는 건가요?"

"응."

"노아 씨와 저는 저주가 풀리지 않았으니 이걸 다루려고 하다가 발광 현상에 휘말릴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거죠?"

이미지가 많이 망가지긴 했지만, 그녀는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 곧바로 상황에 대한 판단은 빠르게 마칠 수 있었다.

"응, 맞아. 예전에 구슬이 깨지면서 폭주하던 녀석이 한 명 있었거든? 걔는 다시 생각해 봐도 소름이 끼쳐."

시로코가 고개를 세차게 흔드는 모습을 보자 히마리는 왜 저러나 싶어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녀가 알지 못 하는 과거 같은 게 아니다. 지금 당장 마주해야 할 현실이지.

'음.. 만약 이걸 가지고 실험을 하려 했다가 일이 잘못 된다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자들이 붉은 헤일로 상태가 되어 폭주, 밀레니엄을 쑥대밭으로 만들 것이 눈에 보였다. 제아무리 중요한 물건이라도 그게 학교에 위협이 되는 것이라면 쉽사리 들고 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네요, 나하고 에이미가 발광 현상을 조사할 때는 이런걸 못 봤었는데...'

라고 여겼던 히마리였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해 보니 이는 당연하였다.

'뭐, 내가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생각하면 이런 물건을 남겨두고 갈 리는 없나. 깨진 파편이든 뭐든 다 회수하려 하겠지.'

짧은 의문을 대강 해결한 히마리, 그리고 이번엔 고개를 돌려 아야네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이 구슬이 깨져도 별문제가 없다는 건가요?"

아야네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선생님에 의해 해주가 된 사람은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게임개발부 여러분들도 붉은 헤일로 상태가 되거나.. 그러진 않을 거예요."

"오...! 저주 내성이라는 건가! 뭔가 있어 보여!"

모모이가 곧바로 눈을 반짝거리며 흥분했지만 미도리가 곧바로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쿡 찌르며 제지한다. 지금, 이런 걸로 들떠 있을 분위기가 아니니 말이다.

"음, 그러니까 여러분들 말씀을 종합해 보면 이 4가지라고 할 수 있을까요? 1. 붉은 구슬은 발광 현상을 일으키는 매개체, 2. 선생님을 증오하는 저주와 발광 현상은 동일한 현상, 3. 선생님에게 상해를 입히는 것으로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다. 4. 한번 해주가 된 사람은 두 번 다시 발광 현상이나 저주에 휘말리지 않는다."

"아.. 네! 맞아요. 노아 씨가 이해한 그대로가 맞아요."

짧은 대화로도 곧바로 핵심을 파악하고 또 이해하며 정리까지 완료한 노아였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도 마친 그녀였다.

"일단 이 구슬을 가지고 당장 무언가를 시도하기에는 위험하니, 일단 히마리 씨가 선생님을 만나서 해주를 완료해야 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무, 문제는 지금 선생님이 어디에 있는지 여기 있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죠..."

유즈의 말대로다. 선생은 다음 은신처에 일언반구도 없이 떠났고, 그녀들이 게헨나 자치구에 있을지 백귀야행 지치구에 있을지 트리니티 자치구에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아아...... 노력하는 사람에게 복이 와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그렇게 말하며 게임개발부를 쳐다보는 히마리였다. 딱히 원망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셋은 일제히 눈길을 피했다. 소녀들이 그날 전화했던 게 얼마나 큰 사고였는지, 지금 다시 새삼 체감하고 있었다.

만약 소녀들이 머리에 꽃밭이 가득한 채로 히마리를 믿어 주었다면 어땠을까. 초현상특무부이자 베리타스의 부장인 그녀를 해주시켰으니 밀레니엄의 공략도 순조롭게 진행되었을 것이었고, 붉은 구슬의 연구도 시작하면서 근원적인 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결과. 일은 너무나 대차게 꼬여벼리고 말았다.

'어쩌겠어, 내가 경솔한 탓이지. 그리고 지나간 일을 따져 봐야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소녀는 다시 마음을 잡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선생에게 도달하기 위해서 지금은 다시 머리를 굴려야 할 때가 아닌가.

"그러고 보니, 여러분들이 이야기한 해주된 사람들 중에서는 트리니티 분들도 있었죠. 티파티 세 분하고, 또 보충수업부 분들 말이죠."

"응, 그랬지."

그리고 히마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시로코를 바라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나였다.

"저주 풀린 녀석들은 꾀꼬리가 울렸다는 걸 전부 다 알고 있어. 그리고 밀레니엄 쪽에서 울렸다는 것도 알고 있지."

"하아아아......"

쉽지 않다. 아케보시 히마리 앞에는 너무나 많은 장애물이 생겨 버렸다. 선생에게 도달하기 위해선 결국 이쪽에 희망을 걸어봐야 하지만 그녀들 역시 히마리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 그래도... 말이야. 그 녀석들이 위치추적기를 가지고 있긴 했거든? 그러니까.. 음.. 어떻게든 설득만 할 수 있으면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달까..?"

실제로 트리니티 쪽에서 위치추적기를 가지고 있었던 건 사실이기에, 희망 회로를 굴려보는 세리카였다. 하지만 그 희망 회로가 진짜로 잘 굴러갈 것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닌 것이었다.

"글쎄, 내가 보기엔 선생이 장치를 부수든 그 녀석들이 위치추적기를 부수든 둘 중 하나는 일어났을 거로 생각해."

호시노가 기운 빠진 목소리로 말하자, 히마리 역시 기운이 빠졌다. 생각해 보면 아비도스 역시 잡혔을 경우 세뇌를 걱정해서 선생에 대한 정보를 꽁꽁 숨겼는데, 그녀들이 위치추적기를 그냥 나뒀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설령 트리니티를 설득한다 하더라도 히마리에게 돌아오는 건 이 대사일 확률이 높았다.

「Thank you Himari, But Our teacher is in another castle!」

"그래도 뭐, 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여러분들을 설득했던 것처럼, 그녀들 역시도 설득해봐야겠습니다."

"응, 찍으면 직빵.."

"안 찍어!!!!!"

시로코가 팔짱을 끼며 농담스레 한 말에 목소리를 높이며 발작하는 소녀였다. 이미 두 번씩이나 자신의 이미지를 버렸지만, 또 그런 식으로 자신을 망가트릴 수는 없었다. 아무리 상처입고 더럽혀졌어도 소녀는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 자존심이 남아있는 것이었다.

"말로 설득할 거야, 말로!!!!! 그런 소리 입에도 올리지 마!!!"

"응, 하지만.. 우리 쪽 설득도 잘 안 풀려서 결국 찍었.."

"쌰랍!!! 안 해, 안 할 거라고!"

"알겠어, 진정해."

이제 더 이상 창을 들어 올리기엔 MP가 다 떨어져버린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였다.

***

그리고 현재, 하나코는 히마리에게서 온 전화를 받고 있었다.

"어머, 히마리 씨. 이렇게 대화하는 게 대체 얼마만 인지 모르겠네요~ 그 동안 잘 지내셨나요?"

"그럼요~라고 말하기에는 꽤 바빴었네요. 아무래도 최근 들어 밀레니엄에서도 사건사고가 많아져가지고~"

"어머~ 그렇군요? 힘드시겠어요.."

얼굴은 생글생글 웃고 있었지만 속은 전혀 그렇지 못한 그녀였다. 꾀꼬리가 울린 이상 그녀가 무슨 목적으로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는지는 짐작이 가능했다.

'저 쪽에서는 이미 대략적인 걸 다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함부로 맞받아치면 안 된다.'

저 쪽이 빼도박도 못할 증거를 들이민다면 모를까, 찔려서 실토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위도 없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그래서 일단,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르는 척하면서 대응을 하기로 생각했다.

"그래서 무슨 일이신가요?"

"아~ 그러니까, 하나코 씨에게 뭐 여쭤볼 게 있어서 말이에요."

"음,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걸까요~?"

계속해서 하나코는 돌려말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본론이 나올 것이었다. 아마 머지 않아 그녀의 입에서 '선생'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올 것이었다.

'...일단 최대한 잡아 떼는 게 맞겠군요. 바보처럼 굴면서...'

"혹시 선....."

-뚝.

"?"

느닷없이 끊겨버린 전화. 하나코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귀에서 떼자, 아즈사가 의아하다는 듯 물어본다.

"왜 그래, 뭐 잘못됐어?"

"갑자기 전화가 끊기긴 했는데... 뭔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뭔가 의도가 있는 것일까 하나코는 생각해봤지만 이내 깊게 생각하진 않았다. 히마리가 자신에게 묻고자 한다면 결국엔 다시 자신에게 전화를 걸 테니까. 그렇기에 머리를 잠시 식힌 다음, 제대로 대응하기로 마음을 먹은 그녀였다.

-드르륵.

그리고 그 때 한 소녀가 교실 문을 열면서 들어왔고, 그 소녀는 보충수업부가 잘 아는 사람이었다.

"어머, 무슨 일이신가요?"

"아, 다들 여기에 있었군요. 나기사 님께서 찾으십니다. 여러분 전부. 저를 따라오실 수 있겠습니까?"

"어, 어? 우리 전부? 왜?"

코하루가 당황스러운 듯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즈사는 태연스레 그녀에게 말한다.

"아무래도 그런 일이 있었으니, 우리들을 불러서 의논이라도 하려는 게 아닐까 싶은데."

"생각해보면 진작에 한 번 이렇게 모였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히후미의 말대로다. 꾀꼬리가 울린 만큼 그녀들 입장에서도 무언가 대응 방안을 마련해봐야 하는 시점이 아니었나.

"아, 아무튼! 일단 저를 따라와 주세요!"

"네~ 갑니다~"

그렇게 전화가 왜 끊어졌는지 의문을 가질 틈도 없이, 소녀들은 나기사가 있는 곳을 향하였다.

***

그리고 한편, 히마리는 현재 당황하면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었다.

"사막은 원래 이래요? 갑자기 막 신호가 나가고 그럽니까?"

"응, 모래 폭풍 불면 가끔씩 그러긴 하는데, 곧 있으면 돌아올 걸? 기다려 봐."

"이래저래 잘 안 풀리네..."

히마리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출장이라는 명목 하에 학교를 나가 혼자 아비도스를 찾아와서 하나코에게 연락을 걸고 있었다.

"그런데 전화를 굳이 여기서 걸 필요 있어? 밀레니엄 가서 하면 되잖아."

"무슨 소리에요, 일이 안 풀리면 여러분들이 설득을 같이 해주셔야 할 거 아닙니까. 저 혼자서 안 될 가능성이 높아요."

"응, 그냥 찍으면 되..."

"안 찍는다고 몇 번을 말 해요! 차라리 혀 깨물고 말지, 그런 짓은 못해요!"

소리를 빼액 지르면서 소녀는 강한 부정을 표했다. 히마리는 그 방법만큼은 다시 쓸 수 없었다. 그 천박한 손짓을 꺼낼 바에는 죽는 게 차라리 낫다고 여길 정도였다.

"응.. 알겠어. 뭐."

"으... 진짜."

그리고 머지 않아 히마리의 스마트폰에 신호가 돌아왔다. 모래 폭풍이 멎은 것인지 단순히 기기 상의 문제였는 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이제 다시 전화를 걸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중요했다.

"뭐, 이제 잘 보세요. 초천재병약미소녀해커가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하는지!"

"응, 그 용어 되게 좋아하네."

하나코에게 대차 전화를 걸기 위해 재차 손가락을 움직이려는 그 순간..

-띠리리리리리링!!

"?"

역으로 반대 쪽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그것도 그냥 전화가 아니라, 영상통화로 걸려오고 있었다.

'영상통화? 왜?'

살짝 의문이 드는 그녀였지만 상관없었다. 일반 통화라면 받고 영상 통화라면 안 받을 건가. 히마리는 잠시 목을 가다듬은 다음, 다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죄송합니다. 잠시 신호가 안 잡혀서..."

"아, 괜찮습니다. 차라리 잘 됐어요."

"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었던 그녀였지만, 이내 스마트폰으로 보이는 화면을 보자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누구야? 처음 보는 사람인데☆"

"?"

"이렇게 얼굴을 맞대게 되는 건 처음이네요. 아케보시 히마리 씨."

분명히 자신이 전화를 걸었던 건 하나코였는데, 왜 티파티가 튀어나오는가.

"이왕 이야기하는 거 다같이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말이죠. 그런 이야기잖아요?"

"그렇죠? 그런 이야기니까.. 뭐, 다같이 불러서 이야기하는 게 맞겠네요. 네."

히마리와 하나코, 둘다 웃고 있었지만 히마리의 웃음은 하나코와는 달랐다. 소녀는 입꼬리가 한쪽만 올라가 썩소를 짓고 있는 것이었다.

'보충수업부에 티파티까지 싹 다 모였네. 뭐... 상관없어. 어차피 마주할 상황이었잖아.'

그리고 히마리도 다시 표정을 바로지으며, 핸드폰 너머로 보이는 그녀들을 마주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아케보시 히마리입니다."

선생을 찾기 위한 초천재병약미소녀 해커의 눈물겨운 사투는 현재진행형이다.

-후기-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자만이 최후에는 모든 걸 거머쥐게 된다는 말. 정말로 인상적이지 않나요?

오늘도 소설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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