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문 시즌이 돌아올때마다 부는 갈23드45컵의 열풍.

올해도 어느 집이 빈집이었느니 언제가 꽉찬 집이었다느니 음해의 장이 열렸다.

아무래도 말딸으로 입문한 사람이 많다보니 말딸중 누가 언제 나갔던 개선문이 꽉찼느니 비었느니 하는데... 프랑스 관광차 개선문에 다녀왔던 골드쉽조차 간간이 소환되어서 개선문 모델하우스 실측량에 동원되는 와중에 잘 언급이 안되는 친구가 하나 있다.

이 십년요



사실 실제 말에게 있어서도 개선문상 도전이 요시다 테루야의 생떼로 인한 마생 흑역사의 두 페이지 정도에 해당하기 때문에, 말딸 육성 스토리에서도 적당히 얼버무리며 악령들린 맨하탄 카페의 무리한 해외 원정을 타키온과 트레이너가 막는 훈훈한 (??) 내용으로 포장하고 넘어간다. 그래서 더더욱 카페가 출전했던 2002년의 개선문이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는 편. 그냥 개같이 꼴아박고 다쳐서 돌아와선 은퇴했다 정도가 끝인데...

이미지만 봐도 숨이 턱턱 막히지만, 냉정(?)하게 레이팅도르로 평가하면 말딸들이 참여한 개선문상만 나열 시 위에서 네번째정도 된다. 얘보다 평균 레이팅이 위에 있는 애들이 누구냐고? 시리우스 심볼리랑 엘 콘도르 파사, 나카야마 페스타 (2착한 2010 말고 꼴아박은 2011)요... 그러나 시리우스 심볼리의 '86 개선문상은 사람 사는 집이 아니라 호러 하우스였으므로, 이런 자연재해는 좀 빼고 생각하면 사실상 인간계 원투정도는 되는거 아? 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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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해의 개선문상 우승마는 누구인가요?

......

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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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엔바드 Marienbard

아버지는 칼리언 Caerleon. 1983년도의 자키 클럽상(=프랑스 더비)과 인터내셔널 스테이크스를 따내며 (TFR 132) 종마로 전업한 나름 출중한 경주마다. 자식들도 괜찮은 애들이 많이 나와서, 위닝포스트를 했다면 아마도 좀 익숙할, 토카이 테이오 해외 원정할때마다 기어나와서 사람 좆빡치게 하는 제네러스 Generous 가 얘 아들이다 (...) 일본에도 수많은 자마들이 수입되어 위엄을 떨쳤는데, 마일에서 위엄을 떨쳤던 신코 러블리 シンコウラブリイ, 어드마이어 재팬과 부에나비스타 애미로 더 유명할 비와 하이디 ビワハイジ, 그리고 세키구치 후사로에게 더비의 영광을 안겨준 명마 후사이치 콩코드 フサイチコンコルド가 칼리언의 자식들.

그 외에 이름 들어봤을만한 자식들이면 케이프 베르디 Cape Verdi 랑, 얼마 전에 떠난 타이키 셔틀의 엄마인 웰시 머핀 Welsh Muffin 정도?

어머니인 마리엔바드Marienbad 는 장음 차이 외에는 한국어 표기시 이름 차이가 없어서, 거기에 하필 동년도(1991)에 태어난 미국산 말이 있어서 정보를 얻기도 개빡센 친구다. 참고로 경주성적은 프랑스 생클루에서 신마전 한 경기뛰고 번식암말 전업했한게 다이기 때문에 굳이 알 필요 없다(...). 대신 모부인 다르샨 Darshaan이 역사에 남을 BMS라서 이쪽 방면으로 좀 알려진 편.



여하간 두 계통 다 나름 알려진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가성비가 괜찮은 편이었기에, 알짜 배합을 노린 소규모 브리더 사이프 알23리 Saif Ali에 의해 96년 5월에 교배 막차를 타서 잉태하게 된다. 나름 짱구를 굴려 배합한 기대마였기에 목장 모두가 출산일을 손꼽아 기다렸으나...



한도 끝도 없이 재수가 없었던 나머지 출산 예정일을 한 달 반을 넘긴 97년 5월 26일에 태어나고 만다. 경주마에게 있어 과숙아는 정말 흔하지 않은 케이스인데, 하필이면 거기에 딱 걸린 것. 대부분의 경우 모체의 영양공급 능력이 필요한 수치에 비해 충분치 못해서 생기는 일이라 마리엔바드 역시 빼빼 마른 몸으로 태어났고, 이를 커버치느라 1세 시즌까지는 순치는 커녕 어미말과 산책보내기도 힘든 나날을 보냈다.

미숙아랑 다르게 과숙아는 보통 발육에는 큰 문제가 없어야 정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새끼는 뭐가 문제였는지 본격적인 기초조교 시즌에도 몸이 덜 불어서, 유럽 말 치고는 정말 드물게도 3세 신마전으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다(2000년 6월). 다행히도 신마전 쾌승, 이어 리스티드 경주까지 3전 3승으로 메이든 딱지를 떼는 건 빠르게 성공. 중장거리형 스테이어라는 판단 하에 영국 킷카상(...)인 세인트 레저 G1, 그리고 그 트라이얼 레이스인 그레이트 볼티지 스테이크스 G2에 등록한다.

https://youtu.be/tca17bpf_vw

그리고 둘 다 개같이 꼴아박았습니다~
그나마 선전했던 그레이트 볼티지와는 다르게 세인트 레저때는 덩캐스터의 언덕길을 오르지 못하고 참패. 다행히 연말의 세인트 사이먼 스테이크스 G3에서 일정이 비어있던 프랭키 데토리를 태우고 2착을 하면서, 컨디션 여하에 따라서는 충분히 중상 제패도 가능할 거라는 희망을 보여줬다. 다만 문제는 다른 데에서 터졌다.

고돌핀의 산업 스파이 세이드 빈 수우르의 눈에 들어버렸던 것. 프랭키 데토리가 이 말 괜찮은거 같다고 단평한걸 듣자마자 이 NTR성애자는 마주에게 다이렉트 콜로 저 말 사주세요 징징을 시전, 셰이크 모하메드 역시 거부하기에는 너무 큰 돈을 사이프 알23리 일가에게 전달함으로서 마리엔바드는 심봉사에게 쌀 한무더기 선사하고 떠나가는 심청이마냥 고돌핀 소속이 되었다.

그러나 NTR 성애자답지않게 세이드는 마리엔바드를 꽤 조심스럽게 다루었다. 이 인간 눈에도 얘가 그렇게 튼튼해보이지는 않았던 모양이라(...) 같은 시기 고돌핀의 대표마였던 판타스틱 라이트Fantastic Light (링크) 가 사람잡는 일정을 소화하며 비행기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와중에도, 마리엔바드는 최소 두 달 간격의 방목 일정을 받으며 기대에 적당히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적 및 재조교 이후 첫 레이스는 장거리 레이스인 요크셔 컵 (G2, 2800m).

https://youtu.be/GTbja_p_uLc

세인트 레저때와는 다르게 최종 직선에서 버텨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고돌핀 이적 하자마자 첫 경기를 가볍게 승리. 이후로도 골드 컵 (G1, 4000m), 드빌 대상전 (G2, 2500m), 아이리시 세인트 레저 (G1, 2800m), 멜버른 컵 (G1, 3200m) 등등 세계 곳곳의 중장거리 중상 경기마다 얼굴을 비추며 역시 꾸준히 입착 언저리의 성과를 거둔다 (5 - 2 - 3 - 7). 그렇게 중장거리의 다크 호스로서 적당히 살다 적당히 은퇴할 줄 알았는데...





2002년 두바이 시머 클래식.
G1으로 승격되고 나서의 첫 개최. 세계 각국의 유력 경주마들이 더욱 더 올라간 상금 닌자를 위해 몰려들었고, 아직 두바이 골드 컵이 없던 시절(3200m의 두바이 골드 컵은 2012년에 생겼다)인지라 마리엔바드도 상금덩이 맛이라도 좀 보려고 시머 글래식에 참전 의사를 밝힌다. 그러나 슬프게도 프랭키 데토리에겐 다른 말의 선약이 있었기에, 눈물을 머금고 땜빵기수인 제이미 스펜서를 얹은 채 출격. 당연히 큰 기대가 없었으나...


https://youtu.be/vIOX7rKNCdU

오잉 왜 잘달림?
나예프 Nayef 혼자 미쳤던 경주라 승리하진 못했지만, 자기 주력 거리라고 여겨지지 않은 거리(2400m) 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2-3착 마와 머리 하나 차이나는 대접전을 펼친 것. 제이미 스펜서의 기승 소감은 한층 더 가관이었다.

"얘 장거리마인거 까먹고 롱스퍼트 대신 그냥 평소 하던대로 파이널 2f에서 가속 걸어봤는데 잘하던데요?"

...




......???




이왕 이렇게 된거 안장에 제이미 스펜서 올리고 몇 경기 더 2400m에서 시험해보기로 한 세이드 빈 수우르. 그리고 그 시험 결과는 자키 클럽 스테이크스 G2에서 1착, 코로네이션 컵 G1 에서 4착 - 챔피언 디스턴스에서도 충분하고도 차고 넘치는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가능성을 확인한 그들이 눈을 돌린 신규 노선은...

2400m 중독자들의 나라 독일. 사실 다른 중거리 G1에는 또 다른 애들 보내놔서 갈라먹기용으로 보내놓은 거지만 아무튼 구실도 생겼겠다, 마리엔바드는 호주 원정대신 독일 원정을 택한다. 두 달 쉬고 나서 다시 프랭키 데토리와 재합체한 마리엔바드는, 도이칠란트 대상전 G1과 바덴 대상전 G1을 모두 1과 반 마신 이상의 차이로 압승하며 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https://youtu.be/bOz5nTAI0Xg

특히나 바덴 대상전에서의 퍼포먼스는 압권. 저번보다 더욱 짧은 거리(1펄롱)를 더욱 더 빠르게 가속해서 역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만개한 순발력을 만 천하에 과시. 더욱 자신감을 얻은 세이드 빈 수우르와 고돌핀 진영에서는 마리엔바드로 개선문상에 도전할 것을 천명한다.

https://youtu.be/Vu5jXojhIsI

그리고 그 결과야 뭐...
마리엔바드는 말년에 개화한 순발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최속의 스퍼트로 개선문상 위너의 자리를 차지한다. 고돌핀에게 있어서는 2년 연속, 세이드 빈 수우르 개인에게 있어서는 통산 세 번 째의 개선문상 트로피. 여담인데, 이 미친 인간은 그 세 번을 모두 남의 말 받아와서 재조련 후 따냈다는, 진짜 다시 나오기도 힘들 개변태적인 기록을 달성한다. (Lammtarra, Sakhee, Marienbard)


...덧붙여, 2착한 Sulamani 사달라고 또 떼써서 다음 해에 Sulamani는 고돌핀 소속이 된다.
남의 말... 성애자... 본인도... 인정함...




중거리 G1도 넘칠만큼 땄겠다, 씨수말로서의 가치도 충분하겠다, 이미 5세 시즌이겠다 마리엔바드는 개선문상을 끝으로 은퇴를 발표. 사키 Sakhee처럼 섀드웰에게 넘기거나 킬덩건으로 보내져서 씨수말 활동을 할 줄 알았는데... 의문의 입찰자가 이 말을 채간다.

???


우라카와의 대표 씨수말 목장인 이스트 스터드가, 맨하탄 카페 출주 경기랍시고 개선문상을 직관하다가 얘의 퍼포먼스에 반해버린것. 히다카 사람들이 안돼... 고돌핀에서 씨수말 사지마...! 라고 말리는것도 다 좆으로 까면서 얘라면 흥한다는 믿음으로 거액을 들여 마리엔바드를 일본으로 모셔온다.

위풍당당한 머그샷까지 찍으며 대대적으로 들여온 이 종마의 성적이 궁금하십니까?

당연 개같이 파멸했습니다.
하지 말라면 하지 마라 특히 개씨게 데인 사람이 말리면 좀 듣자


참고로 이스트 스터드는 이 이후로도 끈 다 떨어진 오페라오나 메이쇼 도토등을 지들 씨수말로 들이며 착실하게 파멸로 가는 스파이럴 미끄럼틀에 몸을 싣는다. 걍 씨수말 보는 눈이 없다... 여하간 인간들 사정이야 어쨌든 마리엔바드는 우라카와 사람들의 피와 눈물섞인 돈을 먹씨하고 종마생활 단 6년만에 고향인 아일랜드로 돌아가, 킬배리 랏지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킬배리 목장장측의 의견은 이렇다
어차피 돌아와도 씨수말 못할거라 더 굴려도 된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나...
한 해 두수 10마리 남짓이라 자연도태랑 다를게 없다는 소리에 그냥 웃돈주고 데려왔다고.


근데 그게 먹씨지 시발 뭐가 먹튀가 아니란거지?
지금 글쓰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어이없네



그나마 동년도에 샤다이가 들여온 워 엠블렘 War Emblem (링크) 도 개줫같이 망하면서 혼자 죽지 않았다는 위안을 삼을 수는 있겠으나, 기본적인 체급 차이가 있는데 똑같이 망했으면 누가 손해겠는가. 마리엔바드로 크게 날린 덕분에 우라카와 중소목장들은 아직도 빌빌 기고 있다. 예전에는 그래도 아비라는 무리라도 신 히다카에는 비볐는데 이젠 그것도 안돼... 이젠 정말 AERU 온천장사뿐이야...







현역 퍼포먼스와 종마로서의 능력은 별개라지만 이런거 쓸 때마다 참 그렇다...
그 쿨모어도 후사이치 페가서스같은 삼중살 사례가 있는거 생각하면 정말 로또인가 싶고

그리고 알23리 왜 금지단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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