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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역사의 풍경', 당당하게 방랑하는 화가, 역사가.

kcv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2.02 23: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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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이야기 16 - 조지 케넌


존 루이스 개디스의 ‘역사의 풍경’.



조지 케넌


 '나토를 확장하는 것은 냉전 이후 미국이 취한 정책 중 가장 치명적으로 잘못된 정책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북대서양 조약 기구, 통칭 NATO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면 나무위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NATO에 역사와 규모, 편제 등이 담겨있는 그 문서 속에는 '문제점과 반론'이라는 항목이 있다. NATO가 가진 문제점을 나열한 항목들 중 가장 위에는 한 인물의 말이 담겨있다. 1990년대 이래로 진행된 NATO의 확장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표출한 한 사람의 의견. 그게 누구인가 물어본다면 조지 케넌이다.


 나무위키 속에 조지 케넌에 대한 문서는 따로 존재하지 않지만 조지 케넌이란 인물에 대해서는 단순한 소개 그 이상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그는 단순한 학자가 아니라 인류 최대의 군사적 갈등이 벌어진 냉전기, 미국의 안보전략의 기틀을 만들고 제언을 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1946년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의 외교관이자 역사가이던 그가 미 국무부로 보낸 '긴 전문'은 2차대전 이후 소련의 태도에 대해, 스탈린의 욕망에 대해 '소련 정부는 서방 세계가 어떤 조치를 하건 스탈린 체제 내부의 필요성을 위해 외부를 적대적으로 취급해야만 하며 그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인내심을 갖되 확고하고 빈틈없이 소련의 팽창 욕구를 억제하고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을 담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당연한 것 아닌가 싶을지 모르나 당대 소련의 대외안보전략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던 워싱턴 D.C의 인물들에게는 강렬한 충격을 가져다준 주장이었다. 트루먼 행정부는 트루먼 독트린과 마셜 플랜을 통해 케넌의 전문을 현실로 옮겼고, 베를린 봉쇄에 대한 대응과 NATO의 창설, 한국전쟁에 UN군의 이름으로 미군을 파병한 걸로 그 힘과 행동력을 보여주었다.


 케넌 본인 자체는 '전문 처리 절차의 터무니없는 방해 행위'라 주장하는-조금 더 한국말로 하자면 대충 끄적인- 전문일지 모르나 그 내용은 소련과 공산권에 대한 강렬한 통찰과 심연에 대한 이해를 담고 있었으며, 그 파급력은 미국의 어떤 행정부와 어떤 군사전략을 내세웠을 때도 적용되고 유지되었다. 아이젠하워 독트린과 맥나마라 독트린, 베트남 전쟁, 상호확증파괴, 데탕트, SALT, 전략방위구상 사이에서도 그 전문은 찢어지지 않은 채 워싱턴 D.C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NATO의 창설에도 그의 의견이 들어가 있는 셈인데, 그런 조지 케넌이기에 그의 말은 그냥 듣고 흘리긴 어렵다.


 조지 케넌이 본 NATO는 1990년대 초 소련이 해체되고 공산권의 붕괴가 이루어진 시점까지는 역할을 충분히 하였으나 그 이후 시대에서의 역할은 냉전기와는 다르게 보았다. 그는 봉쇄전략에 있어, 소련의 목표를 외교적으로 분쇄하는데 있어 외교가에서 정평이 난 인물이었으나 소련이 붕괴된 시기에는 NATO의 역할은 달라져야 한다 보았고 특히나 NATO의 동진, 구 공산권 국가들을 가입시키는 방향이 민주주의가 아직 갈팡질팡하고 있는 러시아를 자극, 미국의 의도와는 다르게 반서방 및 군국주의적 경향이 강해지도록 행동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조지 케넌은 1997년 2월 뉴욕 타임즈 기고를 통해 미국의 가장 치명적인 외교 정책 중 하나로 NATO의 동진을 꼽았다.



더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오판?


 조지 케넌의 말은 맞았을까? 기억대로면 2021년까지, 그리고 2022년 극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조지 케넌의 의견에 적극 동조하는 이들이 많았다. NATO의 동진이 러시아를 자극하였고, 러시아는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러시아를 압박, 자국의 영향력 아래 놓고자 하는 미국의 의도와는 다르게 움직이는 걸 이해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루지야와 전쟁을 하고, 에스토니아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일본 열도 주위를 전략폭격기로 초계하며, 시리아에 군대를 보내고, 돈바스 지역에 개입하는 것들이 미국과 NATO의 오판으로부터 비롯되었고 러시아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나선다는 말이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돌입하는 순간에도 조지 케넌의 우려는 거의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2022년의 마지막 달에 진입하는 순간 볼 때는, 조지 케넌의 말은 오히려 더 멀리 내다보지 못한 오판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NATO는 문제점들이 분명 존재하고 동진이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가 있었을지 모르나 결국 주변국에 대한 도발과 전쟁을 일으키고 NATO가 동진하기를, 자신이 NATO에 합류하기를 바란 국가들은 그 구 공산권 국가라는 걸 만나고 있다. 그리고 NATO의 동진이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병합되지 않도록 하고 유럽이 분열되는 사태를 초래하지 않고 있다. 단적으로 NATO가 동진하지 않았다면, 미리 그들을 포용하지 않았다면 발트 3국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공격받고 있었을 것이며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가 더 엇나가고 세르비아가 새로운 대세르비아주의를 꿈꾸며 발칸 반도 역시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조지 케넌은 틀린 것일까? 냉전기 소련에 대해서는 해박할지 모르나 탈냉전기, 신냉전기에 대해서는 문외한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으며 결국 더 멀리 볼 수 없었으며 역사적으로 틀린 의견을 개진하였다고 볼 수 있을까? 조지 케넌은 2005년에 사망하였으므로 그에게 의견을 들을 순 없다. 우리는 그에게서 들을 수 없는 부분을 그의 일생을 담은 전기를 쓴 또다른 역사가, 존 루이스 개디스로부터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


 냉전사의 좌장으로서 미국 현대사 연구에 있어 권위자인 존 루이스 개디스는 조지 케넌의 살아 생전부터 그의 전기를 쓰기 시작했으며 그의 사후 출간을 조건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냉전기 양대 진영의 주요 인사들, 특히나 외교가들과 많은 교류를 하였으며, 역사에 대해 해박한 건 당연하다. 실제로 그가 쓴 '냉전의 역사'나 '미국의 봉쇄전략' 등은 수많은 레퍼런스와 비유가 사용되며 책장을 넘나들지만 술술 읽히며 냉전시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그러나 그가 쓴 책들 중 가장 인상적인 책을 꼽자면 '역사의 풍경'이 있다.


 '역사의 풍경'의 표지를 보면, 그리고 책장을 펼치면 우리 모두의 눈에 굉장히 익숙한 그림이 나온다.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가 그린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가 서 있다. 높은 바위 위에 선 한 사내가 바위들이 솟아오르고 그 사이로 안개가 넘실거리는 풍경을 쳐다보고 있다. 그의 위치는 미묘하게 안개들보다 위에 있기에 그가 안개들을 내려다보며 지배하는 것처럼도 보이나 그를 둘러싼 풍경은 너무나도 압도적이기에 오히려 사내를 삼킬 것만 같기도 하다. 사람들은 그의 뒷모습만 볼 수 있기에 그의 표정도 알 수 없다. 사내는 그 풍경을 보며 '타이타닉'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표정을 지을지, '레버넌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표정을 지을지도 확실하게 할 수 없다.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는 그런 미묘함을 담은 낭만주의 화풍의 대표작이다.


 서양 미술 속 낭만주의는 풍경에 대한 묘사를 하면서도 풍경에 가치를 배치하고,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풍경을 전혀 다르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사조다. 낭만이라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직관적이고 계산적이기보다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그 풍경이 화가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을 보여주는 것처럼, 그 풍경이 이야기를 거는 것처럼 만들었다. 프란시스코 고야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윌리엄 터너가 가장 대표적인 낭만주의 화가이며, 그들의 작품을 보면 풍경은 풍경이되 단순한 풍경이 아닌, 화가 혹은 등장인물과 사물에 대한 색다른 인상을 남기고 있다. 작가가 보는 전함 테메레르와 1808년 5월 3일 마드리드의 풍경이 그려지고 그려지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 스스로 채워나가도록 만든다.


 존 루이스 개디스는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를 소개하며 역사를 보는 시선과 안개바다를 보는 사내의 시선의 교차점을 소개한다. 방랑자가 안개바다 위에서 취하는 자세는 마치 역사가와 같아서 어디를 향해 가던 그곳에서 등을 돌린 채 유리한 위치에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주의를 집중하는 것과 같다. 특히나 앞이 아닌 등을 돌려 뒤를 돌아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는데, '역사가의 눈은 과거에 확실히 고정된 채 미래로 용감히 나아가야' 한다 주장한다.

 그런데 이상한 말이다. 눈이 과거에 고정되어 있다면 눈 앞에 있는 건 모두 과거인데 어떻게 미래로 걸어갈 수 있단 말인가? 과거가 미래란 말인가?



안개 만지기


 이는 역사가 근본적으로 안개가 가득한 공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더 멀리 내다본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심해 괴물의 그림자를 얼핏 봤다고 그걸 괴물을 봤다 말할 수 없는 거나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얼핏 봤다고 롯데를 안다고 할 수 없는 거랑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조차 '전장의 안개'라 표현되는 전황을 알 수 없는 공간이 있고 사람의 머리 속에도 무의식이라는 안개의 공간이 있다. 프리드리히 니체가 말한 심연 역시 하나의 안개라 할 수 있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역사는 어마어마한 안개가 끼어있다. 역사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축적되는 곳이며, 이 세상에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이 축적된다. 지금 당장도 80억 인류가 하는 말과 생각, 표현, 행동, 기록이 모두 역사에 남고 있으며 심지어는 인간이 아닌 존재들조차 역사에 축적되고 있다. 공룡이 가장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땅을 파면 그 안에서 공룡 화석이 나온다.


 문제는 그 역사가 공룡 뼈와 같이 기본 뼈대는 남아있지만 그걸 덮어주고 연결하고 있었을 부분들은 모두 안개 속에 가려지고 축적되는 사이 흩날려갔다는 점이다. 우리가 티라노사우루스의 정확한 피부 색깔이 어떤지 모르듯이 우리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평균 수면 시간에 대해, 클레오파트라의 콧대 높이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 하나하나가 역사를 바꿨다고 하는데, 그게 정확히 어땠는지 알 수 없다. 역사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재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유로파 유니버셜리스 4’를 하며 근대를 시뮬레이션으로 돌려볼 수는 있지만 그건 근본적으로 시뮬레이션이지 역사 그 자체는 아니다. 실험실에서 실험하듯 반복해서 같은 값을 언제나 내놓을 수 없다.


 반복 불가능하고 돌아갈 수 없는 역사를 남기기 위해 사람들은 기록을 해놓고 글로서 남기고 문화재, 그림으로 표현해왔다. 덕분에 고조선 8조법 중 세 개는 무엇인지 알 수 있으며 태종이 말에서 떨어진 뒤 이건 실록에 쓰지 말라고 한 걸 실록에서 만날 수 있다. 이는 현대에도 마찬가지이다. 앞서 언급하였던 나무위키는 유저들에 의해 편집되는데, 그들은 보통 자신을 역사를 기록하는 자, 사관이라 칭한다. 그들은 세계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전부 나열해놓고 레퍼런스의 링크를 달아놓는다. 다른 곳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덕분에 헤르손에서 일어난 전투 타임라인을 그대로 만날 수 있고 2009년 10월 29일 페드로 마르티네즈와 피칭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만날 수 있다.



역사가가 선택해야 할 방식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혹은 의외로 중요했을 수 있는- 안개 속의 것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헤르손 전투의 양측 지휘관들이 그 순간 내린 선택, 전투 지역의 날씨, 탄착 지점의 크기, 정확한 탄약 소모량, 군인들의 감정 등을 모두 다 알기는 어렵다. 그리고 어떤 것이 해당 사건, 해당 문제의 결정적 원인이 되었을지 100%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행하는 표현 중 하나인 '상식'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사람들과 클라우제비츠, 손자의 상식으로부터 아득히 벗어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면 그 이유를 찾아야 할텐데 '러시아'가 '러시아'했다 라는 결론만 도출할 수 있다면 그걸 온전한 결론 도출이라 할 수 없다. 푸틴이 무슨 생각인지, 그의 결정에 어떤 것이 그렇게나 결정적이었는지 알 수 없다.


 일반론적 해석을 거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 나비효과가 어디에서 작동했을지 알 수 없다. 뉴욕에 몰아치는 허리케인의 원인은 카리브 해 기압골의 영향이나 지구의 공전으로부터도 있을 수 있지만 베이징의 나비가 보낸 날개짓으로부터 올 수도 있다. 푸틴이 침공 결정을 내리기 전날 발가락 사이가 모기에 물려 신경이 날카로웠을 수도 있고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등판한 날 왠지 집 자물쇠를 안 잠그고 왔는지 신경쓰여 제구가 난조였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건 그 본인 밖에 모르고 그걸 스스로 입 밖으로 그런 사실이 있다 공개하지 않는 한 전혀 알 수 없다. 그리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퇴색될 것이고 사라져버릴 역사의 부분이다. 결국 역사가들은 뼈대만 가지고 역사를 조합해야 한다. 뼈대는 확실히 크고 색깔도 하얗기에 눈에 잘 띈다. 하지만 그 뼈대 곳곳에는 구멍이 숨풍숨풍 나 있다.


 역사가가 역사 속에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모든 것들을 무시하고 무조건 확실한 것만 골라 그대로만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 만약 드러나 있는 역사의 기록들이 아주 많다면 그렇게 해도 제법 좋은 기틀을 만들 수 있다. 몽골에서 발견된 오비랍토르의 화석이나 조선왕조실록이 그러하다. 그러나 오비랍토르 알도둑설이 나오고 조선왕조실록만큼이나 야사를 논하는 비중이 많은 사례를 두고 볼 때 이는 너무나도 견고하게 휑한 골조만을 드러내고 있다. 가끔은 확실한 것만 골랐는데도 머리를 꼬리에 달아보기도 한다.


 그렇다고 정말 있는 그대로, 완벽을 추구하며 묘사하거나 그 자체가 되려고 한다면 그건 이미 역사가 되지 못한다. 역사에서 일어나는 일은 너무나도 많다. 그런데 그 모든 걸 다루려고 한다면 분량이 많고 데이터는 많은데 정작 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가 없다. 오히려 그 상황이나 분위기에 압도되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될 수 있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타임라인’과 같이 타임머신을 탄 것마냥 과거 속에 있는 느낌을 그대로 내버린다 쳐도, 그 순간에 압도되고 만다. 결국 '역사의 풍경'에 나오듯 정말 100% 완벽한 지도는, 전혀 쓸 수가 없는 지도이다.


 빠진 부분에 대해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채워넣는 건 흥미로운 공상과학소설이나 판타지소설은 될 수 있어도 대부분은 역사적 가치를 상실하기 좋다. 미국 CIA가 개발한 환각장치가 푸틴의 정신을 불안정하게 했다던지, 외계인이 나타나 피라미드를 건설했다던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대통령궁에서 탈출하지 않은 건 하필이면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오래 있었던지 하는 상상은 유쾌하고 흥미로울 순 있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갈 순 없다. 어느 시점에선 더이상 역사라 평할 수 없게 된다. 우리들이 윤승운의 <맹꽁이 서당>이나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기가 막히게 좋아하지만 그걸 역사책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과 같다.


 극단에 치달아서 아예 그 존재 자체가 없었던 걸 수도 있다!는 결론도 귀결될 수 있다. 역사에서 은근 자주 등장하는 방식이다. 너무나도 적은 기록과 부실한 증거들은 존재의 소멸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고대 문명들이 그러한 사례들이며, 최근 유행하는 포스트모더니즘과 해체주의적 발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홀로코스트와 미라이 학살과 같이 실제로 벌어졌다는 사실들이 뻔히 존재하고 있다면 존재 부정으로 나아갈 순 없다. 


 결국 역사가는 선택해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다뤄야 할지, 그에 대한 견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를 말이다. 어디까지는 뼈대를 보여주고, 어디까지는 살을 붙여주고, 그 결과물을 어떻게 드러내줘야 할지 말이다. 조지 케넌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1946년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에 있는 조지 케넌이나, 2022년에 조지 케넌의 이야기를 나무위키를 통해 보는 사람이나 둘다 전문 역사가는 아니나-케넌은 외교관이 주 업무이고 나무위키를 편집하는 사람은 대체로 전문 역사가일 가능성이 낮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 속에서 어느 정도의 취사선택과 조율을 통해 역사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게 잘 맞는 경우도 있는 것이고, 틀리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조지 케넌과 존 루이스 개디스가 이 분야에서 뛰어났던 건 냉전 시대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철의 장막은 워낙 비밀을 많이 간직하고 있었고 아직도 그 비밀을 우리가 다 알지 못하고 있다. 장막 너머로 보이는 건 냉전의 안개 뿐이기에 스탈린이 진짜로 앵무새 머리를 파이프 담배로 때려부쉈는지 카자흐스탄에서 뭐가 발사되었는지 제대로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소련 체제에서 자기유사성을 가질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내 그들의 행동의 근거를 찾아가고 상전이가 이루어지는 시점을 찾아간 것이다. 우리의 역사가 패러독스 인터랙티브가 만든 게임이 아닌 이상 우리의 역사에는 독립변수가 존재할 수 없기에 굉장히 어렵지만, 그걸 찾아나간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결론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맥락적’으로 납득과 공감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낸 것이다.


 만약 납득이 되지 않았다면 봉쇄전략은 입안되지 않았을 것이고 NATO의 창설을 비롯한 그 뒤의 이야기들과 연결되지 않았을 것이며 조지 케넌의 역할도 역사 속에서 달리 평가되었을 것이다. 존 루이스 개디스가 조지 케넌에게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며 존 루이스 개디스가 냉전사의 대표 역사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이 냉전이란 초강대국 사이의 군사적 대치에서 8천 자짜리 전문의 역할이 높을거라 보는게 쉬운 일일까? 그러나 그걸 상전이를 시킨다면 가능하다.



혼돈을 합의하기


그렇기에 역사의 사건과 인물들, 정책들을 다룰 때는 카오스적 변수를 항상 떠올려야 한다. ‘초기 조건의 민감성’, 쉽게 말해 아주 미세하게라도 처음부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면 그 끝에서는 예측과는 아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는 아주 많은 정보들을 안개 속에 품어놓았고 그 안개를 뚫고 나아가다보면 무언가 발견은 하기 마련이다. 다만 그게 안개의 동쪽에서 보여줄 풍경과 안개의 꼭대기에서 보여줄 풍경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2차대전 연구를 독일군으로부터 시작할지 소련군으로부터 시작할지 영국군으로부터 시작할지 결정하는 순간부터 나오는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현대에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오픈소스를 열람하는 과정에서도 만날 수 있다. 헤르손 전투나 NATO의 방향성은 대부분 안개로 가득하며 어느 방향으로든 안개를 뚫고 갈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기에 그 끝에 가서 만날 역사적 결론은 확연히 다르다. 그렇다고 그게 모두 틀리거나 모두 맞은 걸까? E.H. 카의 말처럼 “산의 모양이 시각에 따라 달라 보인다고 해서, 보편적인 모양이 아예 없다거나 모양의 개수가 무한대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그게 아니기에 카오스적 변수를 기억하며 서로 안개 속에서 발견한 것들 중 가장 말이 될법한 걸 찾아 합의해야 한다.


 그걸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다. 같은 사실을 말하더라도 이야기하는 방법과 화법, 분위기, 초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역사를 짜맞춰서 이야기로 만드는 건 역사가의 개인 기량과도 닿아있다. 앞선 논쟁들을 쉽게 보자면 2022년 초까지는 러시아와 NATO 동진 반대론자들의 이야기가 묘사하고자 하는 사실과 더 들어맞은 것이고 그 이후로는 우크라이나와 NATO 확대론자들의 묘사가 더 사실과 어울린 것이다. 그 이전에 보여진 증거들과 그 이후로 보여진 증거들이 달랐으니까.


 결론적으로 본다면 조지 케넌의 논거와 관점, 역사관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는 1997년 겨울의 시점에  NATO의 동진과 확장이란 안개를 뚫고 들어가 무언가를 마주한 것이고, 그 사실은 NATO의 동진이 러시아를 자극할 것이라는 러시아-소련 체제 및 푸틴 정권의 자기유사성을 찾아낸 것이다. 그리고 그 발언을 하던 1997년에는 그것이 더 사실과 들어맞은 것 뿐이다. 2022년에는 달라진 것 뿐이다.



매번 바뀌는 풍경을 묘사하다


 역사의 순간을 살아가고 있고 그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사람들은 조지 케넌의 1946년과 1997년을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역사의 순간 속 모든 것들이 공개되는 것도 아니고 검증이 불가능하거나 검증된다 하더라도 교차검증이 불가능한 것들도 있다. 어떤 것들은 펜타곤 지하벙커에 보관되었다가 70년 뒤 먹칠된 상태로 공개될 수도 있고 어떤 건 너무나도 쉽게 주류 미디어와 주요 인물에 의해 투명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사람들은 그들 중 자신이 뚫고 나가는 안개바다 속을 나아가는 것 뿐이다. 그리고 당연히 안개 속이기 때문에 명확한 방향성 없이 다양한 정보-서로 상반된 정보-를 만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틀렸을까? 아니다. 그걸 어떻게 종합하냐, 얼마나 모두가 납득할 수 있으냐, 얼마나 찾고자 하는 주제와 밀접하냐에 따라 스스로 종합하며 묘사할 수 있다.


 2차대전사의 독일군이 좋은 사례가 된다. 2차대전 당시 독일국방군은 전쟁범죄로부터 무관하다는 국방군 무오설이 과거에 주류를 이루었던 건 일부러 역사가들이 국방군의 전쟁범죄를 은폐했다기보단-그런 역사가도 있지만- 대체로는 그들이 안개 속에서 만날 수 있던 역사의 파편들이 기밀 사항이었거나 철의 장막 너머에 있었거나, 독일의 장군들로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의 기준으로 국방군 무오설을 주장하는 역사학자는 사이코 네오나치였다기보단 발견된 상반된 정보들 속에서 최대한 모습을 갖추도록 묘사한 결과물이 그거였던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탈냉전기 더 많은 역사의 파편을 만나며 혁파되고 논파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조금 더 가까운 이야기를 해보자면 2014년 돈바스 위기 당시 러시아를 지지하던 이들과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던 이들은 각자가 본 역사를 바탕으로 대상에 이입하거나 감정을 묘사하였다. 돌아보면 당시 푸틴과 러시아를 지지하던 이들은 바보가 될 것이다. 하지만 MH17 여객기가 돈바스 반군의 미사일에 맞고 추락할 것이며 8년 뒤 러시아군이 전면전을 벌일 거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즉 2014년 당시에는 알 수 없었거나 존재하지 않았던 사실을 가지고 그들을 폄하할 수는 없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 2023년 즈음에 우크라이나가 무슨 짓을 저지를 수도 있고 그때는 또다른 반전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 우크라이나를 도덕적으로 묘사하던 이들이 전부 바보가 될까? 그건 또 그것대로 아니다. 섣불리 역사를 예단하지 말아야 할 뿐, 종합이 이루어지는 그 순간 주어진 역사적 종합 아래 이루어진 결론 자체는 부정당하지 않아야 된다.


 이런 기조에 대해 반대할 수도 있다. 낭만주의에 반대해서 인상주의가 태동했던 것처럼 말이다. <안개바다의 방랑자>를 클로드 모네가 그렸다면 아마 수백 장을 그렸을 것이다. 그럼 그렇게 하면 된다. 역사는 바람에 실린 안개만큼 유연하게 봐야 하는 것인 만큼 묘사되는 풍경이 달라지면 얼마든지 그에 맞춰 새로운 모습으로 역사를 마주하면 되는 것이다. 새로운 풍경들 중 자신이 고정하고 싶은 풍경에 맞춰 고정을 해도 좋고 다시 바꿔도 좋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고 싶은 욕망


 이렇듯 역사는 참 힘들다. 자신이 알고 있어야 하는 것도 많고 수정할 줄도 알아야 하며 시키거나 전환시켜야 하기도 하다. 굉장히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그런데 모두 지나간 일들에 불과하여 조금 더 알아간다고 지금 당장이 달라지는 건 많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역사 속에서 답을 찾아 미래를 보며 예측하고 싶어한다. 역사를 위해 쏟은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앞으로의 미래를 알고 싶은 것이다. 과거를 보고 있으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여기에 담겨있다.


 역사는 정보분석과 닮은 듯 다르다. 주어진 것들을 보고 종합하고 가공하는 건 동일하지만 역사가는 미래를 향한 제언으로 나아가지 않으며 일종의 유사성만을 밑그림으로 그려줄 뿐이다. 정보분석가는 미래를 향한 제언으로 나아가고 예측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역사가는 과거만을 보고 정보분석가는 미래를 본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미 지나간 일을 궁금해하는 이유는 순수하게 옛날 이야기를 좋아하거나 궁극적으로 미래에 자가유사성을 예측하고 싶어하는 것이기에 과거의 사례를 더욱 뒤적거리도록 한다.


 실제로 그 효과는 자주 만나볼 수 있다. 사람들은 과거를 통해 과거의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으며 비슷한 상황과 위기에서 역사와 비슷한 방법, 혹은 더 나았을 방법으로 빠져나온다. ‘8월의 포성’을 바바라 터크먼은 역사가였으며 ‘8월의 포성’은 1961년 쿠바 미사일 위기와 단 하나도 상관없는 역사책이었으나  존 F. 케네디 대통령으로 하여금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소련의 유사성을 그려보도록 하며 쿠바 미사일 위기가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했다. 그 점에서는 역사가 미래를 향한 정보분석에 도움이 되는 사례일 것이다.


 그치만 동시에 흐루시초프가 프란츠 요제프 1세보다 조금만 더 유사성이 없는 인물이었다면 케네디는 다음주 토요일이 오기 전에 죽었다. 궁극적으로 케네디가 다음주 토요일에 눈을 뜰 수 있었던 건 약간의 유사성을 기대해볼 수 있는 ‘8월의 포성’ 때문이 아니라 하늘에 띄운 정찰기에서 보내온 ‘지금 당장의 정보’와 바다에 띄운 항공모함 때문이었다. 역사는 근본적으로 묘사된 것이기에 첩보와 정보를 다루는 분야와는 다르다.


 그렇지만 이 사실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역사를 통해 과거를 보며 미래로 나아가고 싶어한다. 계속 새로운 역사책을 만나고 새로운 발굴에 눈을 돌린다. 그 과정에서 발을 조심히 내딛고, 과거의 안개에 묻히지 않도록, 미래로 가는 길을 잃지 않도록 서 있으려고 한다. 갈팡질팡하고 있는 걸 알면서도.



방랑하는 우리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마찬가지다. 역사 속 사건이나 지나간 사건들을 눈으로 보고 있자면 부족한 면들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고 눈에 보이는 것보다 안개 속에 숨어있는 것들이 많게 느껴지기도 한다. 당장 ‘역사의 풍경’ 그 자체도 완전히 이해를 하고 있는지 난감스러울 때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주요 사건들을 다루는 시야의 협소함이나 편협함, 묘사 능력의 부족도 뼈저리게 느끼곤 한다. 사람들에게 한 주 동안, 혹은 한 사건 동안 벌어진 일을 나름대로 정리했다 하더라도 나중에 보면 이상한 흐름과 결론으로 보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설사 나만의 묘사를 정리했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내가 묘사한 걸 설명할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 마르크 블로크의 이야기를 해주며 한국사 이야기를 해주면 시작부터 하품이 나오기 마련이며 전공자들에게 논문 레퍼런스를 줄줄이 달고 다가가지 않으면 레퍼런스 부족을 이유로 거절당한다. 묘사의 수위 역시 언제나 대상에 맞게 조정해야 하는데 그건 또 그것대로 쉽지 않다. 알고 있는 것을 잘 알 수 있게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단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항상 상존하며 해당 사건과 전혀 상관이 없어보이는 것들을 연결해보고 싶어하는 생각도 샘솟는다.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과 아르테미스 로켓을 연결짓고 싶어하고 위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예시나 비유를 사용했던 것도 그런 욕망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지금 닥친 문제나 앞으로 일어날 법도 한 일에 역사를 써먹어보고 싶은, 역사를 정보로서 활용하고 싶은 기대감도 아주 크다. 따지고보면 조지 케넌도 그러하였고, 존 루이스 개디스 역시 그런 마음을 드러내곤 한다. 나 역시도 그런 마음이 있고 나무위키에 글을 올리는 이들도,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남기는 이들도, 모두 그런 마음이 있다.


 우리 모두가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특정 역사에 대해 해박한 역사가는 아니다. 역사를 가지고 미래를 마음대로 예단할 그릇도 아니다. 그러나 역사가의 사유 목적이 ‘역사가들 사이에서, 그 다음은 사회 내에서, 그리고 억압과 해방이란 양극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는 표현을 빌려보자면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라 생각할 수 있다. 낭만주의적 화풍과 같이 실제의 모습과 그림을 그리는 자의 눈에 보이는 모습이 혼재되어 있는 모습이 가장 정확하게 묘사된 그림인 것이다. 실제랑 완전히 똑같다면 그건 그림이 아니라 사진이고 묘사가 아닌 사실인 것처럼 말이다. 역사가들도 묘사하는 존재들이라 할 수 있고 모두 묘사하는 자들인 것이다.



당당하게 방랑하는 화가, 역사가


 역사가들이 그리고 있는 존재는 그 이후로 더 드넓게 묘사되고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피카소의 그림처럼 입체적이기도 하고, 칸딘스키의 그림처럼 추상적이기도 하다. 앤디 워홀처럼 구상미술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두 다 똑같은 걸 묘사하고 있다면 그 팔레트는 모두 틀린 것이 아니다. 조지 케넌도 그렇다. 그는 틀린 것이 아니다. 그가 보고 있는 것을 그의 눈으로 당당하게 묘사한 것이다.


 우리가 묘사하고자 하는 건 공룡 화석만큼이나 크고 거대한 것일 수도 있고 한반도 근현대사와 같이 논란으로 점철되어 있을 수도 있고 폴리네시아 문명같이 차린 게 반찬도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이 현재진행형이라 매 순간마다 지형이 달라지는 중일 수도 있다. 그럼 계속 방랑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당당해야 하는 것이다. 당당할 수 있다면 자신이 내세우는 역사관에 자신을 가질 수 있고 그 역사관을 자신있게 묘사할 수 있게 된다. 그 묘사는 빈틈을 채워주며 자신이 가진 역사관과 반대되는 걸 만났을 때도 반대되는 역사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또다시 안개 속에서 필요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은 한 명의 방랑하는 역사가와 같이 안개바다 위에 서 있다. 지금 앞에 보이는 게 과거인지 미래인지, 내가 서 있는 곳이 현재인지, 무엇을 볼 수 있을지는 지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 눈에 보이는 걸 그대로 담아내어, 나의 시선으로 표현할 수 있으면 될 뿐이다. 진짜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자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여 묘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매일 억압과 해방의 긴장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면 이 두 인물의 뒷모습이 과거와 미래 중 어느 쪽을 향해 있더라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존 루이스 개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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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풍경' 재밌습니다. 그런데 어려워요. 그래서 재밌어요.


 심심해서 NATO 문서를 보다가 떠올라서 써봤습니다.


 존 루이스 개디스 책들은 굉장히 재밌습니다. 다른 책들도 추천합니다.


 두서없게 읽힌다면, 맞습니다. 어려워요.


 무슨 역사든 해석의 여지는 넓게 둬야죠. 주류 의견은 존재하되 항상 여지는 남기고, 다만 비주류 의견의 경우 그에 해당하는 논거가 더 필요한 것이고요.


 그래서 역사가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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