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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에서의 앨범의 위치 전면개정판-6.〈대공마술〉

동프학선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8.04 20: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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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정리글: https://gall.dcinside.com/touhou/7032897


1.서론

122계(121계), 2006년 8월에 발매된 〈대공마술〉은 여러 측면에서 특별한 위치에 서 있다. 우선 〈대공마술〉은 122계(121계) 5월 발매된 〈대공마술〉에 바로 이어서 발매되었다. 이것은 장기간의 공백기 이전의 앨범을 모아서 언급하는 관습으로 인해 간과되는 사실이다. 하지만 128계(127계) 연달아 발매된 〈토리후네 유적〉과 〈이자나기 물질〉, 132계(131계) 연달아 발매된 〈연석박물지〉와 〈구약주점〉이 각각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묘유동해도〉와 〈대공마술〉의 연관성도 주목될 수 있다. 또한 〈대공마술〉은 ZUN's Music Collection을 한 번 마무리한다. 122계(121계)의 〈대공마술〉 이후 스토리를 가진 정식 넘버링 앨범은 128계(127계) 〈토리후네 유적〉까지 나오지 않았으며, 6년 간의 공백 사이에 정수 넘버링 작품만 풍신록, 지령전, 성련선, 신령묘가 나왔다. 마지막으로 〈대공마술〉은 구문사기와 삼월정을 제외하면 풍신록 직전의 작품이다. 풍신록은 123계(122계) 8월에 발매되었다. 게임 작품에 있어서 1년의 휴식기 이후 발매된 풍신록은 익히 알려져 있듯이 게임 내외적으로 어느 정도의 새 시작을 의도하고 만들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대공마술〉은 홍요영으로 대표되는 초기 신작 전체의 마지막이다. 하지만 동시에 〈대공마술〉은 풍신록 이후의 작품들과 강한 연관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것은 비단 맹월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근데, 아직까지 유인 화성 탐사는 잘 되지 않네에.」

(중략)「덧붙여 말하면 이제 인류가 화성에 갈 일조차 없다고 생각해」

(트랙 4 ‘휠체어의 미래우주’ 중에서)


네, 왜냐면 인간은 달에 가고부터 40년이 지났는데 화성에조차 다다르지 못하니까요.

(성련선 EX 사나에 B 대사 중에서)


이러한 특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대공마술〉의 내용을 충실하게 이해하고 경계 속의 경계로서의 〈대공마술〉의 의의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대공마술〉은 전환을 완결하는 끝이자, 새 국면의 시작의 예고이다.



2.개념적 오류

〈대공마술〉은 나중의 〈연석박물지〉와 함께 가장 과학과 관련된 분위기의 작품이지만, 그 과학스러움의 빈약함도 잘 알려져 있다. 협정 세계시와 그리니치 표준시가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라고 서술하는, 상식의 수준에서는 지극히 사소한 오류를 제외하면, 큰 오류는 같은 주제에 관한 두 사항으로 압축할 수 있다.

렌코는 입자를 분리시키는 것의 한계를 ‘우주 최대의 에너지’에서 찾는다.


「작은 물체를 분리시키기 위해 드는 에너지는 작으면 작을수록 커. 분자에서 원자로, 원자에서 핵자로, 핵자에서 쿼크로… 이렇게 점점 작아져 가면 무진장하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지잖아? 그렇게 되면 극한까지 다다르면 우주 최대의 에너지를 써서도 분리할 수 없는 작은 물체에 당도해 버리고 말아. 이 물체가 이 세계의 최소 구성 물질이라고는 할 수 없잖아.」

(트랙 5 ‘Demystify Feast’ 중에서)


그러나 ‘입자를 분리한다’는 데에서부터 드러나는 조야한 인식은 현대 물리학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초끈 이론 등이 인류가 현실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부터 실험적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인류의 가용 에너지의 문제이지, ‘우주 최대의 에너지’의 문제는 아니다. 입자를 분리시키는 것의 한계가 전적으로 투입 가능한 에너지의 문제라는 주장, 반대로 말하면 에너지만 충분하다면 입자를 무한히 더 작은 단위로 분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미묘하다. 이것은 사카다 쇼이치가 주장한 무한계층론을 연상시키기는 하지만, 어쨌든 현대 물리학의 언어는 아니다.


플랑크 에너지에 이르러서는 문제가 더욱 명백하다. 〈대공마술〉의 3인칭 화자는 이렇게 서술한다.


에너지의 한계량은 10^19GeV라고 한다. 이 에너지의 양을 넘는 시공이 존재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덧붙여 이 10^19GeV는 플랑크 에너지로 불려, 원자력이 가지는 에너지의 약 10^21배이다.(Ibid.)


실험물리학이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의 한계량과 그 너머의 실험의 어려움은 실제로 제기되는 문제이기는 하다. 2001년 스티브 기딩스는 논문 〈미시세계 물리학의 최후〉에서 입자물리학이 더 작은 세계를 관찰하려면 입자를 아주 가까이 상호작용 시켜야 (더 높은 에너지가 필요)함을 지적하면서, 이렇게 되면 블랙홀 발생 확률이 높아져 어느 이상이 되면 블랙홀만이 발생하여 정보가 소실, 입자물리학 연구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 ‘어느 이상’이 플랑크 에너지이다.


그러나 플랑크 에너지는 ‘이 에너지의 양을 넘는 시공이 존재할 리 없’는 ‘에너지의 한계량’이 아니다. 1eV는 전자 하나에 1V의 전압을 가한 에너지로, 1.6×(10^-19)J에 불과하다. 10^19GeV, 보다 정확히는 1.22×(10^19)GeV는 1.952GJ로, 다시 kWh로 환산하면 542kWh 정도로 지극히 일상적인 수준의 에너지다. 유명한 질량-에너지 등가 공식에 적용하면 0.02mg이다. 플랑크 에너지는 소립자가 가질 수 있는 최대 에너지의 한계량일 뿐이다. 〈대공마술〉의 서술은 당혹스러울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한 트랙에서 제시된 두 오류가 하고자 했던 말은 하나의 주제로 수렴한다. 〈대공마술〉은 이런 서술을 통해 관측물리학의 종말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리고 호킹이 말했던 블랙홀의 증발 같은 게 실제로 관측될 일도 없다고 생각해. 덧붙여 말하면, 이제 인류가 화성에 갈 일조차 없다고 생각해.」

(중략)「이론상으로는 어찌 되었든, 실제로 관측물리학은 종언을 맞이하고 있어.」

(중략)물리학은 실제로 종언을 맞이하고 있다. 이미 물리학은 해석과 철학의 시대로 돌입하고 있었다.

(트랙 4 ‘휠체어의 미래우주’ 중에서)


트랙 7 ‘G Free’에서 ‘물리학자의 머리를 마지막까지 아프게 했던 중력이 다른 힘과 완전히 통일된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라고 한 것은 이것과 일맥상통한다. “저희의 세계에서는, ‘모든 힘은 「대통일장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몽시공의 선례가 있는 중력의 통합은 현대 물리학의 숙원이며, 문학적 의미에서 물리학의 완결을 상징할 수 있다. 그리고 완결은 곧 종말인 것이다. 이 ‘물리학이 종언을 맞은 세계’는 의외의 지점으로 이어진다.



3.〈대공마술〉에 나타난 바깥 세계와 환상향

농담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 쉽지만, 〈대공마술〉은 월면투어의 비용에 기묘하리만치 반복적으로 집착하고 있다. 이것은 〈대공마술〉이나 다른 앨범들의 다른 요소와 비교할 때 상당히 이질적이다.


하지만 이때, 두 사람은 아직 여행에 드는 비용을 몰랐던 것이다.

(트랙 3 ‘동쪽 나라의 잠들지 않는 밤’ 중에서)


「그런 김에 말하자면, 월면투어는 너무 비싸다는 거야.」

(트랙 4 ‘휠체어의 미래우주’ 중에서)


「우리들이 월면투어를 갈 수 없는 이유와 똑같네.」

(트랙 5 ‘Demystify Feast’ 중에서)


「월면투어에 가고 싶었는데에… 역시 이 투어, 가격이 너무 비싸.」

(트랙 6 ‘위성 카페테라스’ 중에서)


「아니,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일단은 알바부터 시작해야 해. 투어 비용을 벌어야 되니까.」

(트랙 8 ‘대공마술 ~ Magical Astronomy’ 중에서)


심지어 유명하고 상징적인 대사도 이와 연관된 형태로 제시된다.


「있잖아, 렌코. 월면투어가 비싸서 무리라면, 뭔가 다른 방법으로 달에 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보지 않을래?」

(트랙 10 '저편의 달' 중에서)


이것이 변덕에 의한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는 것은 ZUN의 후기에서 드러난다.


실은 이제 민간인의 월면투어(단지, 착륙은 없는 것 같지만)는 실현 일보직전이지요. 아무래도, 예산은 1억 달러. 렌코는 아니지만,

「월면투어는 너무 비싸.」

아니 이 가격 어디가 일반인 대상인 건지. 이것이 자본주의가 보여주는 노아의 방주인 건가. 남은 지상인은 정보의 홍수에 가라앉을 셈인가.

(후기 중에서)


이와 같이 〈대공마술〉은 금전적 비용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그것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맥락 없는 구내 상점의 학생 카드 정산에 대한 언급(트랙 9 ‘네크로판타지아’)은 이 관심을 인지할 경우 하나의 소재에 관한 이야기로 이해될 수 있다.


이 소재는 언뜻 보기에 전례 없이 나타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묘유동해도〉에서 이것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지상의 후지산은 이렇게까지 아름답진 않을 진 몰라도, 그래도 진짜 후지산이 보고 싶었어. 차라리 구 도카이도 신칸센이 더 좋았을 텐데에」

「무슨 사치스러운 말을. 구 도카이도라니, 이젠 도후쿠 사람과 인도인과 부자(セレブ)들만 이용하고 있잖아. 뭐, 메리는 도후쿠 사람들만큼 한가로울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트랙 2 ‘53분간의 푸른 바다’ 중에서)


사실 〈대공마술〉의 구도는 이 장면의 구도가 확장된 형태 그 자체이다. 지상의 후지산은 월면이다. 구 도카이도 신칸센은 월면투어이다. 지상의 후지산을 볼 수 있는 도카이도가 도후쿠 사람, 인도인, 그리고 부자에게만 유보되듯이, 월면에 갈 수 있는 월면투어는 그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이들에게 유보된다. 그 외의 사람들에게 남겨진 것은 스탭롤에 의해 독점된 칼레이도 스크린과 획일적인 정보뿐이다.


모든 정보가 손에 들어오는 현재에도 우주만은 영원한 로망이었다. 그 로망의 한 가지로 가장 매력적인 달에 내려서는 것이 가능하다면, 누구나 가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때, 두 사람은 아직 여행에 드는 비용을 몰랐던 것이다.

(트랙 3 ‘동쪽 나라의 잠들지 않는 밤’ 중에서)


획일화된 버추얼, 획일화된 정보만이 넘쳐나는 사회에서 남아있는 로망은 그것이 월면투어의 대상이 됨으로써 환상에서 이탈한다. 리얼의 달을 경험할 수 없고 따라서 자기 자신의 버추얼로 날아오를 수도 없는 ‘남은 지상인’(후기 중에서)들은 이 마지막 로망도 대량으로 제공되는 버추얼로 채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버추얼은, 사실 (〈묘유동해도〉의 실제의 후지산과 마찬가지로) 실제의 월면도, 사회가 택한 패러다임 내에 한정된다.


이 결계가 존재하는 한, 월면에 갔다고 해도 달토끼가 찧고 있는 떡도 약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트랙 8 ‘대공마술 ~ Magical Astronomy’ 중에서)


비용의 모티프는 월면투어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반복된다.


「“덧붙여, 이번에도 또 유인 화성 탐사는 보류되었다.”래.」

「흐으응. 뭐, 화성 탐사는 아무래도 좋아.」

(트랙 2 ‘천공의 그리니치’ 중에서)


「덧붙여 말하면, 이제 인류가 화성에 갈 일조차 없다고 생각해.」

(트랙 4 ‘휠체어의 미래우주’ 중에서)


「응, 한 마디로 말하자면 관측하는 비용이 너무 많으니까야.」

(트랙 5 ‘Demystify Feast’ 중에서)


렌코는 관측의 종말을 말하면서 2장에서 논한 소립자 관측의 한계 외에도 유인 화성 탐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논한다. 그러나 에너지의 한계 등의 논의는 소립자에 대해서만 이루어진다. 요컨대 앞서서 지적한 소립자 관측의 에너지 한계를 인정한다고 해도, 화성 탐사 쪽은 말 그대로 단순한 비용의 문제일 뿐이다. 〈대공마술〉은 비용이라는 하나의 기준을 예시로 하여 경직된 패러다임으로 침체된 미래 세계를 그려낸다.


만약 비용에도 불구하고 우주선을 쏘아올린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를 함축하는가?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돈보다 큰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 가치는 비용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메리가 달의 도시를 보는 것과 같이(트랙 8 ‘대공마술 ~ Magical Astronomy’, 트랙 10 ‘저편의 달’), 아폴로 계획에 있어서 여러 사람들은 각자의 가치를 보았다. 어떤 이들은 체제 경쟁에서의 승리를 보았고, 다른 이들은 위대한 프런티어를 보았으며, 또 다른 이들은 인류 문명의 자기 증명을 보았다. 우주에 진출한 인류와 달 기지를 본 사람들도 있었으며 단지 불멸의 명예만을 본 사람도 있었다. 고결한 가치도 있었고 속물적인 가치도 있었으며 그 중간 어딘가도 있었다.


그러나 비용이 크기 때문에 거부한다면, 비용의 가치가 가장 크다고 보는 것이다. 다른 모든 가치는 비용의 패러다임에 맞는 부분만 떼어져 비용으로 환원된다. 비용으로 환원 불가능한 가치는 버려진다. 프로젝트에 값어치를 매기고, 들어맞지 않으면 배제된다. 고결한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도, 속물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도 없다. 사람들은 모두 비용만을 보고 센다. 비용으로 따지자면,


애초에, 달은 대부분 돌이다.

(트랙 8 ‘대공마술 ~ Magical Astronomy’ 중에서)


달의 도시도, 우주에 대한 로망도 설 자리는 없다. 이 구도에서는 비용이 곧 〈이자나기 물질〉에서 말할 ‘정답’이다.


주어진 정보의 바다 안에 반드시 답이 있다. 없다면 뭔가 실수한 것으로 치면 된다, 라고.

(〈이자나기 물질〉 트랙 9 ‘일본 안의 불가사의를 모아’ 중에서)


이것은 억측이 아니다. 앞서 소개한 성련선 사나에의 대사는 이렇게 말한다.


네, 왜냐면 인간은 달에 가고부터 40년이 지났는데 화성에조차 다다르지 못하니까요.

네, 21세기는 우주의 세기라 일컬어지고 있었는데요.

지금은, 바깥 세계는 환경을 지키라든가 경기 대책이 어떻다든가,

바보 같이 뭘 위해 태어난 건지 생각할 수 없는 사람뿐.


이와 같이 자본주의로 대유된, 관측과 호기심의 종언을 맞은 이 미래 세계는 허무와 침체의 세계로 그려진다.


「하아, 우주에는 매력이 있구나……」

「왜 그래? 한숨을 쉬고. 지상에는 이제 매력이 없다는 거야?」

「16시 31분. 밤의 금성이 보였어. 지상에는 이제 불가사의한 게 거의 없으니까 말이야.」

「렌코만큼이나 이 세계의 구조가 전부 보인다고 하면, 이제 마음에 허무주의가 나타나기 시작하겠는데.」

(트랙 8 ‘대공마술 ~ Magical Astronomy’ 중에서)


자본주의는 노아의 방주와 같이 격차사회를 증진시켰다. 그에 의해 어느 국가나 일제히 출생률이 감소했지만, 이건 모두 자본주의의 최종 스텝인 “인구조정” 단계에 들어간 것뿐이다.

(트랙 9 ‘네크로판타지아’ 중에서)


〈묘유동해도〉에서와 마찬가지로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이 3인칭 시점의 서술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후기에서 ‘노아의 방주’ 등을 이야기하는 ZUN의 태도는 이것을 당연한 ‘최종 스텝’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것과는 반대되어 보인다. 이것은 앞서까지의 논의가 뒷받침한다.


이어지는 3인칭 서술은 〈묘유동해도〉에서도 지적한 비봉의 미래 세계와 달의 도시의 유사성을 강화한다.


일본은 인구 감소에 의한 디메리트를 잘 회피해, 선택받은 사람에 의한 근면하고 정신적으로 풍부한 국민성을 되찾는 것에 성공했다.

(트랙 9 ‘네크로판타지아’ 중에서)


물질적, 기술적인 풍요로움은 이미 옛날부터 갖추고 있고,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높이는 일이 가장 중요시되고 있다.

(맹월초 소설 p.76-77)


스스로 ‘완성된’(맹월초 소설 p.76) 세계라고 자부하는 이 정적인 세계를 동방이 어떻게 바라보는 지는 맹월초가 분명히 대답해 줄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이루어지는 트랙 9 ‘네크로판타지아’에 대해 131계(130계)(2005년)의 ZUN은 이렇게 말한다.


이 곡만 현대적인 느낌을 줄지도 모르겠군요. 환각도 굳이 따지자면 현대부터 미래를 느낍니다.

네크로라는 것은 죽음. 죽음의 환상세계. 환상세계가 죽음을 보일 때야 말로 나타나는 것은 현실이다. 그렇기에 이 곡은 역사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현대를 느끼는 곡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문화첩 서적 p.89, ‘네크로판타지아’ 중에서)


이것은 ‘현대부터 미래’의 바깥 세계 또한 ‘환상세계가 죽음을 보이고 나타나는 현실’로서의 네크로판타지아임을 의미한다. 상상력의 사멸과 침체의 바깥 세계를 환상이 죽은 자리로 비유하는 것은 〈이자나기 물질〉에서도 재현된다. 맹월초의 달의 도시에 대한 서술은 렌코가 말하는 네크로판타지아와 일치한다.


「불로불사는 죽음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생과 사의 관계가 사라져서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가 되는 것뿐이야. 그야말로 이승이기도 명계이기도 한 세계의 실현이야.」

(트랙 9 ‘네크로판타지아’ 중에서)


수명이 없다는 것은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다는 의미다.

(맹월초 소설 p.81)


그러나 죽음의 환상세계, 네크로판타지아가 반드시 정적인 정토(淨土)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맹월초에서 요리히메는 달의 독점적 도구로서의 불로불사를 말한다.


봉래국은 불로불사의 나라이며, 당시 권력자는 누구나가 경쟁하듯이 찾는 곳이었다. (중략) 봉래국―달의 도시 신앙을 확고하게 만들며 지상의 권력자들에게 봉래 백성의 위엄을 널리 알리는 수단이 되었다.

(맹월초 서적 p.91-92)


그러나 렌코는 그 독점성을 추구의 형태로나 방항의 형태로나 인정하기를 거부한다. 렌코의 네크로판타지아는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만들어갈 네크로판타지아이다.


「불로불사의 약? 물론, 쓸 거야. 이야기 같은 데에서 불로불사는 괴로운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 건 왜인지 알아? 그건 모두 깊은 욕심에 대한 경각심과 권력자에의 반항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야. 하지만 그것이 반대로, 불로불사의 약의 실재성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되고 있어.」

(트랙 9 ‘네크로판타지아’ 중에서)


렌코의 이 말은 이와 같이 연관짓지 않으면 해석하기가 매우 어렵다.


환상향은 죽었어야 할 환상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앞서의 정적인 세계와는 다른 의미로 ‘환상세계가 죽음을 보일 때야 말로 나타나는’ 네크로판타지아이다. 이것은 ‘환상의 음각’의 논리대로라면 환상향 또한 하나의 현대이자 미래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미 수 차례 지적한, 환상향이 스스로 하나의 논리를 갖춘 대안적 실체의 세계라는 대결계 논리와 일치한다. 네크로판타지아가 처음으로 선언되었던 요요몽과, 같은 시기의 〈렌다이노 야행〉에서 명계로 대유된 환상향은 죽음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 논리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다. 그러나 〈대공마술〉의 네크로판타지아로서 환상향은 이와는 대조적인 역동성과 생명력을 보여주며 환상향에 내포된 ‘죽음’의 의미를 뒤집는다. 〈대공마술〉에서 대결계 논리는 이렇게 완전히 헤게모니를 장악한다.



4.Physicist is Magician

〈대공마술〉 앨범 커버의 가운데에는 ‘10-11’의 붉은 원을 따라 ‘Physicist is Magician’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리고 렌코의 옷자락에는 ‘Physicist’가, 메리의 옷자락에는 ‘Magician’이 쓰여 있다. 이 지칭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렌코는 물리학 전공자이다. 메리를 마술사로 비유하는 것은 〈렌다이노 야행〉 트랙 6 ‘마술사 메리’가 유명하고, 〈대공마술〉 트랙 10 ‘저편의 달’ 본문에서도 반복된다.


물리학자 렌코와 마술사 메리는 어떤 점에서 같은가? 그것은 메리가 마술사인 이유와 같다.


나는 경계의 틈새가 보여.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보이고 마는 거야. 보여지고 마는 거니까 불가항력이지.

(〈렌다이노 야행〉 트랙 6 ‘마술사 메리’ 중에서)


마술사 메리에게는 보이고 있었다.

(트랙 10 ‘저편의 달’ 중에서)


이미 앞에서 논의했듯이 렌코는 관측, 곧 보는 것의 종말이 곧 물리학의 종말이라고 말한다. 메리는 두 차례에 걸쳐 물리학과 물리학자로서의 렌코의 본질을 보는 것과 보는 이로 규정한다.


「호킹의 머릿속에 있던 우주를 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정말 오려나?」

(트랙 4 ‘휠체어의 미래우주’ 중에서)


「렌코만큼이나 이 세계의 구조가 전부 보인다고 하면,」

(트랙 8 ‘대공마술~ Magical Astronomy’ 중에서)


물리학자와 마술사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세계를 본다’는 점에서 같다. 이 정의는 〈연석박물지〉에서 직접적으로 명시될 것이다.


그러나 이 미래의 바깥 세계에서, 물리학자의 관측은 종언을 맞았고, 결계의 너머를 보는 마술사는 광기를 가진 것으로 치부된다. 그런 점에서도 이 둘은 같다. 관측, 곧 ‘본다’라는 원초적인 일이 종언을 맞은 시대, ‘보는’ 능력을 지닌 둘은 ‘대부분 돌인’ 달이 아닌 ‘화려한 달의 도시’를 보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이 결계가 존재하는 한, 월면에 갔다고 해도 달토끼가 찧고 있는 떡도 약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중략)「달에도 잊혀진 세계가 숨겨져 있을 거야. 고도의 문명을 가진 고귀한 사람이 사는 달의 도시. 토끼가 불로불사의 약을 찧고, 태양에 기거하는 세 발의 새를 바라보면서, 월면투어로 놀랄 인간을 걱정하고 있는 거야. 그 세계를 볼 수 있는 건 메리, 너밖에 없어.」

「확실히 그래. 인간이 모여서 개척하기 전에 가보고 싶어.」

「그렇게 정했다면, 준비해야겠네.」

(트랙 8 ‘대공마술 ~ Magical Astronomy’ 중에서)


그렇기 때문에 렌코는, 〈렌다이노 야행〉에서 ‘기분 나쁘다’고 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메리의 눈을 ‘부럽다’고 말한다.


「렌코만큼이나 이 세계의 구조가 전부 보인다고 하면, 이제 마음에 허무주의가 나타나기 시작하겠는데.」

「그러니까 더더욱 메리의 눈이 부럽다는 거야. 신비한 세계가 잔뜩 보이고. 그런 김에 말하자면 월면에 있는 경계의 틈새도 보고 싶었어.」

(Ibid.)


이 변화는 그 동안 동방이 겪은 변화의 표상이다.


물론 〈렌다이노 야행〉에서 밝혔듯이 렌코와 메리의 시선은 같지 않다. 둘의 능력은 바뀌지 않았고 시선도 바뀌지 않았다. 시간과 장소라는 요소는 지극히 객관적이며, 메리가 보는 경계 저편의 환상과는 달리 과학에 속한 것이다. 사회와 사람들 안의 것이고, 렌코는 유메미와 같이 마력을 주장하지 않는 한 광기로 치부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렌코는 자신의 능력의 객관성의 한계를 서슴없이 고백한다.


「응, 달과 별을 보는 것만으로 시간과 장소를 아는 렌코의 눈에, 월면을 어떻게 비칠지 알고 싶기도 하니 말이야.」

「그거야 ‘여기는 월면입니다’라고 알지 않을까나.」

「시간은 어떻게?」

「내 눈은 JST(일본표준시)밖에 볼 수 없어. UTC(협정세계시)는 능력 밖이야. 애초에, 월면에서도 지구와 똑같은 시간을 쓴다니 이상하지.」

(트랙 2 ‘천공의 그리니치’ 중에서)


‘월면’은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다. 우주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여기는 월면입니다’라는 말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다. 같은 월면에 있어도, 인류가 다른 행성에 살았다면 그 문장은 틀린 문장이 된다. 한편 시간의 경우 렌코 스스로도 이상하다고 말하고 3인칭 서술도 ‘조금 우스꽝스럽다’고 말한다. 메리는 ‘단순한 뺄셈’이라며 농담으로 웃어넘기지만, 이것은 표준시가 합의와 규정의 산물이란 사실을 상기시킨다. ‘과학적인’ 시간 체계를 따지더라도 태양시, 항성시, 그 외의 여러 체계가 있고, 여러 요소의 차이에 따라 각각의 체계에도 하위의 분류가 존재한다. 렌코가 보는 것은 그 가운데 하나조차 아니다. 엄밀히 말해 사회가 임의로 설정한, 일본표준시이다. 렌코의 객관성은 사회 안에서만 유효한 얄팍한 것이다.


그리고 렌코는 그것을 흔쾌히 인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렌코는 관측이 종언을 맞은 세계에서 여전히 새로운 것을 관측하고 싶어 하며, 정보의 홍수와 같은 세계에서 여전히 호기심을 갖는다. 객관적으로 보면 진실이 있다고 믿지만 상상력과 호기심을 잃지 않고 메리의 세계를 긍정하는, 〈몽위과학세기〉에서 말한 과학세기의 정신이다. 획일적인 바깥 세계에 대항한, 렌코의 정신과 메리의 정신의 공통점을 중심으로 두 시선은 함께한다. 이것이 이 시점에서 동방의 시대정신이었다.



5.결론 및 제언

〈대공마술〉은 〈묘유동해도〉가 제시한 길을 완전히 확정지었다. 〈묘유동해도〉에서 퇴조한 공포 정서는 흔적도 찾아보기 어렵다. 바깥 세계의 부정적인 면에 대항해서 렌코의 실체와 메리의 환상이 대결계 논리를 중심으로 연합했기 때문에, 꿈과 공포의 모조 낙원을 대신한 대결계 논리의 환상향은 현실적인 낙원으로 기능한다. 이 시대정신은 신령묘까지 계속되었다.


이미 지적했듯이, 〈대공마술〉의 경직되고 완결된 패러다임 비판은 몽시공에서 선례를 찾을 수 있는 요소가 많다. 물리학이 완성되고 종언을 맞은 몽시공의 바깥 세계에서, 유메미는 그 패러다임 외의 것을 주장하다가 비웃음거리가 되며 ‘이상한 것’으로서 배제되었다. 이것은 대결계 논리의 구체화 또한 동방의 전통 아래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맹월초와 〈대공마술〉의 연관성은 오래도록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았듯 그것은 월면과 ‘뭔가 다른 방법’(트랙 10 ‘저편의 달’ 중에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공마술〉이 단순히 맹월초의 소재를 예견하는 것이 아니듯이, 맹월초 또한 그 서사 자체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앞서서 쌓아온 주제 의식과 풍신록에서 신령묘까지의 배경을 함께 이해해야만 맹월초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이제 ZUN's Music Collection은 6년을 건너뛴다. 그 6년간 동방이 쌓아온 역사는 다시 한 번 변화를 일으킬 것이었고, 앨범은 다시 그 변화를 예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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