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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14.5 동방심비록 ~ Urban Legend in Limbo에서 등장한 우사미 스미레코는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비봉클럽의 원작 출연은 오랫동안 이른바 만년 떡밥이었고, 그것이 간접적으로나마 이루어진 것은 사람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스미레코와 렌코 사이의 관계에 대한 추측이 범람했고, 사람들은 비봉클럽이 어떻게 이어진 것인지 궁금해 했다.
여기서는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답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동방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떻게 연결되느냐가 아니라 왜 연결되느냐이다. 스미레코는 왜 비봉클럽이 등장한지 12년이 지나 그 일원(?)으로서 등장했는가? 스미레코는 왜 비봉클럽인가? 이것은 유효한 방법론이다. 요컨대 스미레코가 비봉클럽의 타이틀을 달고 있지 않더라도 여태까지의 스토리 진행에는 일말의 문제도 없다. 이 점은 스미레코의 성이 우사미인 것에도 적용된다. 물론 이 부분은 왜 메리가 아닌 렌코와 연관되었는가? 라는 질문도 유효하다.
스미레코와 비봉 앨범의 관계는 사실 설명하기 쉽다. 솔직히 굳이 들춰보며 설명하고 싶지 않은 꿈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를 제쳐두더라도, 특히 향림당 등에서는 앨범의 오래된 소재가 반복된다. 예컨대 2기 7화 ‘몽환병의 오컬트’에서 등장한 VR은 VR·AR이란 말은 잘 알려지지도 않았던 2006년의 〈묘유동해도〉에서의 칼레이도 스크린과 거의 같다. 린노스케와 마리사는 각각 아름다운 초원과 바다로 (특히 마리사는 문자적인 의미로) ‘마음은 향기와 표류하듯 날아오른다.’
그런데 스미레코는 여기서 앨범에서 비봉클럽이 갖는 역할보다는 비판받는 대상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스미레코는 작동되지 않는 VR을 쓰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환상향의 주민들을 보고 ‘당연히 깜깜할 뿐’이라고 말한다. 스미레코는 2기 1화 ‘고독하며 고고한 고도구점’에서부터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바깥 세계를 힐난하면서도 왜 자신은 스마트폰을 소중한 것처럼 지니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필수품이라고 주장한다. 2기 4화 ‘장작 스토브의 따뜻한 함정’에서는 알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권외인 것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의 정보의 바다 속을 들여다보려고 하고, ‘몽환병의 오컬트’에서도 사진 찍힌 버추얼 이상으로 불꽃의 크기를 설명하지 못한다. 검색창에 ‘불꽃놀이 크기’라고 입력해 보고 권역 외라는 결과를 얻지만, 사실 권역 안이라고 해도 불꽃놀이의 크기를 자신이 보고 느낀 대로 표현하지 못해 검색을 해 답을 얻으려는 시도는 상당히 병들어 보인다. ZUN 스스로도 드러내놓고 외래위편 인터뷰에서 ‘스미레코는 지금 일본의 병든 느낌을 분명히 해두고 있습니다만’이라고 규정한다. 2기 5화 ‘봄의 자유인과, 양심적인 악몽’에서 ‘사이비 자유인’ 운운하는 것은 황당무계할 정도다.
스미레코의 안하무인적인 면모는 어떤 면에서는 사나에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외래위편 크로스 리뷰에서 사나에가 자신에게 스와코보다 0.5점 높은 점수를 준 것은 누가 봐도 과도한 자신감이다. 사실 사나에와 스미레코는 간간히 입에 오르내리듯이 공통점이 꽤 많다. 사나에는 바깥 세계 출신이며, 스미레코는 바깥 세계에 속해 있다. 사나에는 학생일 때 환상들이 했고, 스미레코는 학생인 지금 환상향을 드나들고 있다. 둘의 공통점은 그런 면에서 ‘철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나에의 파천황적 면모는 진취적이다. 자신이 살던 삶의 터전으로부터 환상향으로 거의 다시 돌아갈 수 없을 ‘이민’을 들어왔음에도 당당하게 “환상향에서는 상식에 얽매여서는 안 되는 거로군요!”라고 외친다. 이것은 일견 황당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대항해시대의 모험가와 같은 풍모가 있다.
「모처럼이니까 보스전 느낌으로 써볼까.」
「박물지 아니었어?」
「모험담 같은 박물지도 받아줄 거라고 생각해. 봐봐, 대항해 시대 같은 박물학도 다르게 말하면 모험담이잖아?」
(〈연석박물지〉 트랙 11 ‘영원의 삼일천하’ 중에서)
이러한 자신감은 바깥 세계를 부정하는 데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본문에 인용했듯이 사나에는 바깥 세계에 대해 부정적인 대사를 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반복되어 강조되지도 않으며, 그 때문에 바깥 세계의 가치를 부정하고 기피하여 환상향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그렇게 사나에는 환상향의 완전한 일원이 된다.
반면 스미레코는 집요하게 바깥 세계의 가치를 무의미한 것으로 매도한다. 그리고 그 때문에 환상향을 동경하고 맹목적으로 추종한다. “‘나와 평범한 관계를 맺어 같은 레벨로 끌어내리려’ 하는 악마 같은 것들”을 피해 “결과적으로 … 세계의 심비에 닿”은 것은(심비록 오마케) 단적으로 말해 바깥 세계로부터의 도피이다. 그렇기 때문에 “깨 있을 때는 인간 여고생, 자고 있을 때에만 요괴라니 최고잖아!”라고 외치는 것은 전혀 진취적이지 않으며, 추하다. “이러면 나도 정식으로 환상향 동료에 들어갈 수 있어―!”라고 외치는 이 “나란 사람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고. 절대로 특별한 존재라고 여기고 있었”던 스미레코는 지금도 환상향에 들어와서 권역 외인 스마트폰에 무의식적으로 검색어를 쳐 넣는다.
스미레코는 정보의 가치가 붕괴하고 있는 현재의 사회에서 자신이 버린 그 가치를 대체할 다른 가치를 찾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지도 못했다. 그리고 환상향을 만나고, 그 가치에 매료되어 그것을 절대적인 것으로 떠받들고 있다. 다시 말해 스미레코는 아노미 상태에서 아직 방황하고 있다. 스미레코가 구약주점에 등장한 ‘멀쩡한 어른들’와 다른 것은 이 점이다. 이들이 정보의 가치가 붕괴하고 난 후의 사회에서 정보의 질을 새 가치로 택했다면, 스미레코는 아직 붕괴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세계를 살고 있다. ‘어른이 되는 것으로 과거의 자신과는 달라지며, 그 흐름으로 주위의 사람들과도 달라지죠. 결국, 이유도 없이 자신은 특별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흐름입니다.’(구약주점 후기)라고 말해지는 어른들은 확실히 추하지만, 어린 날의 이른바 ‘흑역사’로서는 이런 일은 흔한 것이 사실이다. 어쨌거나 스미레코는 아직 고등학생이며, 성장 중이다.
스미레코의 능력이 렌코보다는 오히려 메리와 가까워 보이지만, 이런 점에서 스미레코는 렌코와 연관성을 갖는다. 스미레코와 렌코는 모두 현재를 표상하고 있다. 렌코가 과학세기로서의 현재 긍정적인 스냅샷을 표상한다면, 스미레코는 도함수가 있는 현재, 미래 세계로 달려가고 있는 현재를 표상한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현재와 함께 스미레코는 성장한다. 렌코가 현재로서 자신과 다른 메리와 교류하고 상호작용하며 환상을 탐구한다면, 스미레코는 자신과 다른 환상향과 교류하고 상호작용하며 환상을 탐구한다. 그런 점에서 심비록 오마케에서 ‘비봉클럽의 진짜 활동’이라고 표현된 환상향과의 교류는 앨범의 비봉클럽과 비교되어 스미레코에게 비봉클럽의 타이틀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호작용으로 말미암아 〈렌다이노 야행〉과 〈구약주점〉의 렌코는 같지 않다. 스미레코는 어떨까.
심비록 오마케는 ‘거기에서 자신의 지식은 겉치레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경험이야말로 이 세계의 진실이며, 지식은 그것을 포장해 감추기 위한 것임을.’이라고 말하고, The Grimoire of Usami 후기에서 스미레코는 ‘언제부터인가 어렸을 때엔 가족과 가는 게 즐거웠던 불꽃놀이 대회도, 점차 인파와 벌레에 물리는 게 싫어서 귀찮다고 여기게 되었다. 집에서 혼자서 스마트폰을 만지막대로 있는 편이 즐겁고 값어치 있게 시간을 활용하는 법이라고 생각한 때마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불꽃놀이 대회는 그런 것들을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라고 말한다. 이것이 스미레코가 각자의 가치를 신의 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성장할 희망이 될 것인가. 혹은 ‘환상향은~’ ‘공감되지도 않고 선망 받지도 않기 때문에~’라고 말하며 ‘환상향 덕분에, 친구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을 결국 꿈속의 환상향에만 국한시키며 이대로 ‘현실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환상향에 천착할 것인가. 심비록 오마케의 표현대로, 스미레코는 화서지몽과 호접지몽의 기로에 서 있다. 황제는 화서지몽에서 이상적인 정치를 보고 올바른 정치를 폈다. 그것은 그가 얻은 것이다. 스미레코는 현재와 함께 미래로 흘러갈 것인가. 환상향에 감탄만 하다가 흘러가서 구약주점의 어른들이 될 것인가. 혹은 황제와 같이,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환상향에서 무언가를 얻어갈 것인가. 혹은, 호접과 자신의 구분을 잃게 될 것인가. 그것은 스미레코 자신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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