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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차라와 샌즈가 대화하는 뻘글

양말(183.104) 2016.03.07 16:48:25
조회 4014 추천 32 댓글 10
														



레스토랑에서의 샌즈의 그 말에 대해 트라우마 극복용으로 썼던 거 ㅇ<-<

내가 쭈그려 앉아야 눈높이가 맞을 애한테 넌 쥬것었슴 ㅇㅇ 라니 

내가 모니터 뚫고 들어가서 프리스크 머리를 쓰다듬어주고싶었던 것..







*괴물을 만나게 되면, 전투가 시작된단다. 


그때 물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물어보길 종용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꼭 싸워야만 하느냐고. 처음부터 싸우지 않는 방법은 없느냐고.


*전투를 벌이는 도중에, 친절한 말을 건네 보렴. 그렇게 시간을 끌면

*내가 말리러 오마.


낡은 전화기 너머에는 아무도 없고, 당신이 뒤를 돌아보아도 보이는 것은 당신의 발자국 뿐이다. 전달하지 않은 탓에 생겨난 여백의 사이를 무엇이 채우고 있는지 알고 있다. 입을 여는 순간 내려오는 것은 엄중한 규칙 위반의 선언. 밖으로 돌지 못하는 감정은 안으로만 순환하며, 사라지지도 그렇다고 생겨나지도 않은 채로 그곳에 있을 뿐이다. 자멸적인 자기 순환의 사이로 당신이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하고 있다. 


너는 뒤를 돌아보며 말했었지. 왜, 말리러 오지 않아요? 왜, 전화를 받아주지 않나요? 내가, 나쁜 아가여서 그런건가요? 우는 건 규칙 위반이다. 먼지조차 되지 못하고 증발해버리던 너의 눈물을 기억하고 있다. 오로지 나만이. 


-


폐허에서, 싸운다는 것은 두려웠지만 당신은 당신에게 친절을 보여준 괴물의 조언을 깊이 받아들였고 그렇게 행동하고자 했다. 그때 당신은 폐허의 관리자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관리자는 약속을 지켰고 어른의 보호 하에 있는 어린아이가 으레 그렇듯, 당신은 미지의 타인을 향해 호의로 차 있었다.  


*..그러면 말야. 괴물들은 더이상 너와 싸우려고 하지 않을 거야.

*괴물들이 너와 싸우려 하지 않는다면 부디

그래서 당신은 당신과 전투에 들어가지 않고 말을 건넨 두번째 괴물의 말을 주의깊게 듣고, 마음 깊숙히 새겼다. 무지가 슬픈 것은 바로 이런 탓이다. 정직함이 비탄이 되는 때란 바로 이러한 때일 것이다. 너무나도 쉽게 스스로 자신의 손과 발에 족쇄를 채워버리는 탓에, 그리고 그 족쇄에 얽매이고 순응하고, 마침내 자신의 일부와도 같이 여기게 되어 비난의 방향이 자신을 향하게 되는 탓에.


*자비를 보여줘. 개굴


그러나 정말로 슬픈 것은 너는 그 약속의 어디에도 없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 결심의 어디즈음에 네가 있었는지도 이제는 명확하지 않다는 점일 것이다.

너의 기쁨. 행복. 슬픔. 원망. 소망. 목소리. 그것들 중 대부분은 당신에게는 없는 것이었다. 전달하지 않아 관측되지 않았고, 말할 수 없었기에 종국에는 없는 것이 되어 마침내 우리조차 정말로 그런 것이 있었는지 의아해지기에 이르렀다. 


용기. 정의. 친절. 인내. 고결. 끈기. 의지. 이런 것들이 인간의 존재의 정수인 영혼을 이루는 것들이라고 한다면, 이것들이야말로 인간의 존재를 이루는 전부라고 한다면, 끝끝내 이 모든 것마저 모호해져 손끝에서 잃어버린 지금 우리는 너의 일부조차 알지 못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너는 변함없이 말을 걸고, 또 죽어간다. 


*이게..인간의 영혼...


뒤엉키고 되감기고 휩쓸려 엉망진창으로 난색된 한때의 네게, 너의 말에 정직하려. 


*아스고어와 알피스에게 연락해! 빨리! 보관기 없이 영혼이 잔류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고 그랬어!

*이제..밖으로 나갈 수 있는 거야?


이제는 존재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말을 좇는 탓에 네 목숨 하나조차 쥐고 있을 수 없는 너는 가장 빈한한 자였다.  


붉게 떠오른 영혼이 보관기에 들어가고, 먼지가 되는 대신 핏물을 흘릴 뿐인 인간의 몸을 호기심과 의아함과 조금쯤의 역겨움으로 바라보던, 혹은 건드리던 몇몇의 괴물들도 자리를 뜬 잠깐의 공백. 당신의 시야가 어두워지고 너의 몸이 텅 비어버린 찰나에만 마주칠 수 있는 것을 알기에.

의지는 언제고 차올라 있다. 충만한 의지는 우리들의 것이 아닌 완연한 타인의 것이었다. 고갈되지 않는 샘물에 끈을 잇대는 것까지만이 우리의 의지였고, 그 다음부터는 그저 그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갈 뿐인 일이다. 마땅히 일어야 할 파도를 나는 잠시 유예한다. 


*그곳에 있지?


슬리퍼가 사박이는 소리가 굳어가기 시작한 귀에 스쳤다. 징후도, 전조도 무엇도 없는 조용한 소리. 너는 아마도 끝까지 듣지 못할 소리. 솜에 덧대인 부드러운 천에 싸여, 뼈가 달각이는 소리가 뭉개진다.


*이번에도 그곳에 있었지?


붉어진 세계의 끝자락에서 지상에 있을 때 보았던 신월과도 닮은 시허연 빛이 아물거렸다.


*너는 매번 뒤에 있을 뿐이구나.


이런 여백의 때에야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슬프다. 해골은 말하지 않는다. 나서지도 않는다. 함빡 함몰된 동공에는 빛이 없고, 의지조차도 없다. 해골이 시체를, 그리고 또한 말하는 인간의 시체를 보며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 지 나는 모른다. 타인이라는 것은 본래 그러한 것일 터다. 너와 나, 우리와는 다르게.


*그래도 이번에는 나쁘지 않았어. 파트너는 잘 헤쳐나왔지. 다음번에는 좀 더 잘 할 수 있게 될 거야.

*뭐든 반복이니까.


나는 까르르 웃음을 터트린다. 누구에게도 닿은 적 없는 네 웃음을 흉내내어. 그 웃음은 정말로 햇살같았다고 얼마나 말해주고 싶었던가. 해골은 머리맡에 조용히 자리잡는다.  


*-라던가. 잘, 이라니. 내가 생각해도 좀 우스운 말인 것 같네. 뭘 위한 '잘'이야?


네 모든 죽음을 올바르게 기억하는 것은 아마도 나 뿐일 것이다. 네 무수한 시체를 치우는 것은 언제나 나인 덕에. 그것이 절망인지 기쁨인지조차 나는 이제는 구분할 수 없다. 


*나는 기억하고 있어. 네가 횡축을 더듬어 어렴풋이 짐작한다면, 나는 모두를 종축으로 이어 경험으로 느끼니까.

*너는 약속했었지. 하지만 그녀도 네가 정말로 '지켜보기만'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을거야.


몇 번을 말한 일이다. 이런 일조차 무의미해질 것임을 안다. 반복만큼 의지를 닳게 만드는 일도 달리 찾기 어려울 것이다. 아마 뒤에 시체로 작은 동산을 하나쯤 더 만들 때 즈음에는 나도 이런 일을 그만두게 되겠지. 


*네가 심판자이듯 나는 안내인인 까닭에, 네가 재정에 필요한 것들이 보인다면 나는 안내에 마땅한 것들이 보여.

*길(ROUTE)이 보이지.

*저기, 너 말야. 뼈다귀 샌즈.


네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안다. 이 앞에 무엇이 다가올 지 안다. 그러니 완전히 진멸하기 전까지는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너는 입 없는 신이라도 얻고 싶은 거야?


무수히 분기해 흡사 세계수마냥 뻗어가는 무수한 여로. 네가 걸어온, 걸어갈 길은 가장 고단하고, 스스로에게 고통스러우며, 가장 너를 학대하는 길이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듯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던 너를 기억하고 있다. 이제는 뒤조차 돌아보지 않게 된 너의 잔영을 오로지 나만이 기억하고 있다.


*죽이지 않을 수 없어보이는, 악해질 수밖에 없어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살죄라는 악을 행하지 않고 자비라는 선을 택할 수 있다면 그건 분명 또다른 종류의 괴물이겠지. 그건, 분명 신이라고 불리는 괴물이겠지.

*스스로 구할 수 없는 너희를 위해 너희 모두를 구원하는 신이라도 얻고 싶은 거야?


너를 죽이지 못하는 모든 것은 너를 강하게 만든다고 한다면, 너는 얼마나 강해져야 하기에 이렇게 죽는 것인지, 죽어야만 하는 것인지 나는 언제나 묻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누구에게든.


*그러기 위해 내 파트너는 얼마나 더 자기 자신을 피제사물로 올려야 하지? 


해골은 여전히 말하지 않는다. 해골의 뒤로, 더 이상은 집행을 유예할 수 없다는 것처럼 새카만 암흑이 남실거린다. 네 죽음은 다시 없던 일이 되고, 네 영혼이 조각나는 아픔도 없던 일이 되겠지. 익숙한 일이다. 이런 일은 없던 일이 되는 게 옳은지도 모른다. 


*..알 게 뭐야.


할 일을 해야 할 때가 왔다. 룰의 행간을 비집고 들어가 네 몸을 빌렸을 뿐이던 나는 네 몸을 본래대로 되돌려놓고 본래 허용되지 않는 일이니 이 모든 것은 없던 일이 될 것이다. 그러면 다시 나는 명랑하게 가고자 하는 길에 맞추어 당신에게 속삭이겠지. 


*...하나만 말해두자.


그러니 머리카락을 간질이는 이 엷은 겨울의 냄새도 없는 일이 될 것이다. 너는 이것을 모를 것이다.


*네가 이러는 거, 이렇게 보고만 있었다는 거, 구해주지 않는다는 거, 다른 프리스크들에게는 말하지 말아줘.


몰라야 한다.


-


*...그 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됐을까?

*...친구


나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겠다. 아무것도 당신에게 전달하지 않을 것이다.


*...넌 그 자 리 에 서 죽 은 목 숨 이 었 어


내가 전달하지 않으면, 네 모든 것은 사라지니까.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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