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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번역] just bros being bros -6-

뼈박핫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3.22 14:23:54
조회 3398 추천 64 댓글 13
														

원저자 guiltyfanfic

원출처 http://archiveofourown.org/works/5340062


* 골친상간 주의
* 항마력은 있는데 긴 글 읽기 귀찮으면 #1만 읽어도 된다.
* 세이브-로드-리셋, 차라, 블래스터, 가스터, 샌즈의 연구실 설정은 이 작가 나름의 원작 재해석이야.

 

#1-4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174019
#5-6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175262
#7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181412
#8-10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190342
#11-16 : https://gall.dcinside.com/undertale/202170

 

just bros being bros
2부


#17


  “우리 집에 이런 데가 있었어?”


  “응. 내 연구실.”


  똑같이 비어 있었는데 왠지 집 안보다 지하실 먼지가 더 많다. 그래도 전등은 멀쩡해서 켜고 들어온다. 샌즈가 앞장서고 파피루스는 문간에서 두리번거리다 따라 들어온다.


  “우와, 형이 과학자인 줄은 몰랐어.”


  “집에 양자물리학 책 있는데 몰랐어?”


  “농담책에 끼워져 있잖아. 열심히 장난 쳐 놓은 줄 알았지!”


  파피루스는 허리에 손을 얹고 대꾸한다. 샌즈는 피식 웃으며 천으로 덮어 둔 기계가 있는 구석으로 향한다.


  “내가 뭐 열심히 한 적이 있나.”


  “내가 전에 생각하던 것보단 열심히 하잖아. 이제 말 좀 그만 돌리고 하려던 얘기나 해 줘.”


  샌즈는 어깨를 으쓱이곤 뒤돌아 천을 잡았다가 확 걷어 올린다. 정면이 거의 다 드러나서 파피루스도 기계 안에 달린 정교한 부속들과 제어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사실대로만 설명한다.


  “타임 머신이야. 가스터가 알피스하고는 코어를 만들고, 나하고는 이걸 만들었어.”


  “형이 왕실 과학자하고도 알아?”


  제 형이 자랑스럽단 얼굴이다. 기분이 묘하다. 옛날에는 파피루스도 알던 일이다. 그 때도 자랑스러워하던 기억이 난다. 얼굴을 쓸어내린다.


  “응. 알피스 얘기가 아니야. 그 땐 알피스하고 나 둘 다 다른 예전 왕실 과학자 밑에 있었어. 가스터라고.”


  “아하. 그런데 내가 몰랐던 거야?”


  “우리 아버지기도 해.”


  “뭐?”


  파피루스는 흠칫 놀란다.


  “친아버지는 아닌데, 아무튼 우리한텐 누구보다 아버지 같은 사람이야. 우린 지하세계에 같이 나타났어. 언제 어떻게 나타났는진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튼 오래 전이야. 우릴 데려다 키워 주고 이름도 지어 줬어. 넌 과학보다 퍼즐을 좋아해서, 좋아하는 거 하게 해 주기로 했어. 그런데 나는, 음, 물리학을 정말로 좋아했거든.”


  “물리학을?”


  “어. 시공간 야바위를 하다 보면 사람이 좀 고장나는 데가 있다.”


  어깨를 으쓱이곤 기계를 덮은 천을 더 걷어낸다.


  “가스터는 시간축이 좀 이상하단 걸 알아내고, 세이브랑 로드를 관측하는 설비를 개발했어.”


  “프리스크만 하는 건줄 알았는데.”


  “능력 자첸 차라 거야. 차라가 지하에 떨어지는 인간들을 조종했었을 걸. 어쨌든 그 현상은 꼭 인간이 내려왔을 때만 나타났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뜸을 들인다.


  “가스터하고 알피스는 그 꼬마들의 의지를 가지고 실험을 했어. 그건 생물학 쪽에 가까워서 내가 할 일은 없었어. 난 물리학만 팠으니까.”


  “무슨 실험?”


  파피루스가 기계를 살피러 다가오며 묻는다.


  “인간한테만 있는 의지를 뽑아서 괴물한테 넣는 실험. 그런데 괴물의 몸은 의지를 받아들일 만큼 견고한 물질이 아니어서, 그걸 받은 괴물들은 말 그대로 녹아 버렸어. 가스터는 이걸로 그 비슷한 실험을 하려고 했고.”


  샌즈는 태연한 척 기계를 가리킨다. 그 생각을 하면 입맛이 쓰지만 얼굴을 찡그리고 싶진 않다.


  “그건 또 무슨 실험인데?”


  “의지를 가스로 만드는 거. ‘가스’터는 인간처럼 의지를 이용해서 시간 이동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안에 들어간 채 의지를 주입하면 의지가 충만해지고 어쩌고 해서, 생각만 하면 짠 하고 원하는 시간으로 갈 수 있단 거야.”


  “잘 안 됐나 보네.”


  “응. 우리가 바라는 식으로는 절대 안 될 걸. 그래서 내가 이건 놔두고 올라간 거야. 이 프로젝트는 포기하려고. 아무튼 가스터는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했으니 괜찮을 거라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고 자기 스스로한테 실험을 했어. 알피스하고 했던 의지 주입 실험이 어떻게 됐는지 아니까 별로 내키진 않았는데, 그래도 아버지 겸 상사라서 말리지는 못했어.”


  샌즈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는 듯 기계 반대쪽을 향한다.


  “망했어. 들어가서 의지를 채운 것까진 다 좋아. 그런데 마법으로 된 몸은 역시 내구력이 부족하더라. 천재적인 과학자였는데 실전에선 자기 몸 하나 어떻게 될지 예측 못했어. 녹아 버리더라고. 가스터도 프리스크처럼 말을 못하고 수화만 썼거든? 안에서 점점 온몸이 흐물흐물 흩어져 가면서 손으로는 절대 멈추지 말라고, 계속 하자고 하는 거야. 나하고 알피스는 그걸 고스란히 보고만 있어야 했어.”


  억지로 웃는다.


  “실험은 성공하긴 했어. 시간을 넘긴 넘었으니까. 마법으로 된 몸의 형태가 녹아서, 분자 단위로 다른 시간축에 흩어져 버린 게 문제지. 당연히 그 어디서도 제대로 살아 있진 않아. 과거에 살아 있었다는 흔적까지 다 지워져 버렸어. 가스터란 사람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는 것도 그걸 직접 본 나하고 알피스밖에 없어. 같은 실험을 하려던 사람이 몇 명 더 있긴 했는데 그 사람들도 비슷하게 없어졌어. 그나마 몸 상태가 좀더 안정적이라 다른 시간축까지 흩어지진 않은 것 같지만.”


  “무섭네.”


  파피루스가 숨죽여 말한다.


  “그치. 그런 기억을 갖고, 이런 걸 갖고 살다 보니까……”


  공연히 기계에 발길질을 해 본다. 생각보다 요란하게 차 버렸지만 조금은 속이 후련하다.


  “헤. 이까짓 게 뭐라고, 볼 때마다 그 생각이 나나 몰라. 내가 그런 거다, 내가 만든 거다, 내가 죽인 거다.”


  파피루스가 어깨를 잡아 준다.


  “형 잘못이 아니야.”


  샌즈는 약간 긴장하다가 한숨을 푹 쉰다.


  “그건 그렇지. 보여줄 게 더 있어.”


  어깨를 놓아 준다. 샌즈는 작업대로 걸어 가서 서랍을 열고, 작은 나무상자를 꺼내서 올려 놓는다. 뚜껑을 열고 파피루스에게 보라고 손짓한다.


  “시간 저항 도금을 해서 시간축이 리셋돼도 내용물이 보존되는 상자야. 이건 내 시간축 일지. 꼬마가 폐허에서 나올 때마다 기록을 했어.”


  파피루스는 일지를 꺼내 휙휙 넘겨 본다. 첫 장 윗부분에 알록달록한 선이 잔뜩 그어져 있다.


  “이 선은 뭐야?”


  “유명한 괴물이 죽을 때마다 표시한 거. 일일이 적으려니 한도 끝도 없더라.”


  “주황색이 많네.”


  샌즈는 뒤통수를 긁적인다.


  “어, 그, 그게 너야. 차라가 내 앞에서 돌아갈 때가 있어. 그런데 돌아가선 널 죽이는 거야. 날 이기고 나서는 ‘보통’ 시간선에서도 너랑 다른 괴물들 몇 명은 꼭 죽여. 뼈가 그렇게 좋은지.”


  파피루스는 일지를 더 자세히 읽고, 샌즈는 옆에서 안절부절 못한다. 상자 안에 붉은 무언가가 남아 있는 게 눈에 띈다. 쳐다보고 있자니 고개 든 파피루스의 눈길이 따라온다. 이것도 보여 주기로 하고 조심스레 집어 꺼낸다. 파피루스는 아직도 먼지가 묻어 있는 스카프를 쭈뼛거리며 받아 든다. 다른 시간축에서 바스러진 자기 잔해가 형광등 빛 아래 곱게 반짝인다.


  “이게……,”


  “맞아.”


  “나…….”


  말을 잇지 못하고, 손에 쥔 천조각을 멍하니 들여다본다.


  “내 가루, 어디 뿌렸어?”


  샌즈는 마른침을 삼키며, 동생 낯을 보지도 안 보지도 못하고 그 너머 허공에 초점을 흘린다.


  “그때그때 달랐어. 이 세상엔 네가 좋아하는 게 참 많은데, 남은 너는 한 줌밖에 없어서. 그런데 죽어도 또 죽고, 또 죽으니까, 죽을 때마다 다른 데다 뿌려 주기로 했어. 액션 피규어에, 언다인이 준 깃발에, 냉장고에 있던 스파게티에, 주방에, 전투복에, 침대에.”


  파피루스는 스카프를 살며시 내려 놓고 샌즈를 본다. 샌즈는 아직 할 말이 더 있다.


  “그러다 보니까 어느 날은 뿌린 데다 또 뿌리고 있더라. 더 이상 뿌릴 데가 없어서. 네가 그렇게 많이 죽었어. 그게 실감 났을 땐 정말…… 헤.”


  손을 들어 눈을 가린다. 목이 메이지만 계속 말한다.


  “그래서…… 그래서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건 뭘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눈밭에 무릎 꿇고 앉아서, 너를 조금 집어서, 내 가슴에 뿌린 적이 있어.”


 뼈저리게 기나긴 정적이 흐른다. 동생은 대답이 없고 샌즈는 감히 숨도 쉬지 못한다. 문득 파피루스의 손이 어깨를 감싸고 끌어당긴다. 폭신한 스웨터에 얼굴이 푹 파묻힌다.


  “고마워.”


 


#18


  샌즈는 좀 더 편히 자게 되었지만, 파피루스가 대신 잠을 설친다. 매일 같이 자다 보니 모를 수 없다. 스노우딘에서 보내는 연휴 내내 그 모양이다. 마지막 밤에는 둘 다 한 숨도 못 자고, 다음 날 그릴비 부녀와 프리스크를 데려다 주고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쓰러지듯 잠이 든다. 그 날도 파피루스는 한밤중에 기겁하며 깨고 만다. 진실을 알고부턴 지나온 시간축들의 기억이 드문드문 돌아오는 모양이다.


  샌즈는 동생이 늘 해주던 것처럼 위로를 한다. 쓰다듬고, 말을 걸고, 다시 잠들 때까지 달래 준다. 못해도 사나흘에 한 번씩 둘 중 하나는 이렇게 깨다 보니 같이 자는 게 좁아도 차라리 더 편하다.


  시간이 흐르며, 그런 밤도 차츰 줄어든다.


 


#19


  돌아오는 크리스마스엔 마을에서 제일 넓은 아스고어 집에 모인다. 토리엘 손 잡고 오려고 겨우살이도 걸어 놨나 보다. 그런데 하필 문 위에 걸었고, 아스고어는 안에 있고, 손님 마중은 프리스크가 한다.


  알피스와 언다인이 먼저 같이 들어간다. 둘은 온 동네가 아는 연인이라 상관 없다. 그런데 파피루스와 샌즈도 같이 들어와 버렸다.


  사실 파피루스가 샌즈보다 더 부끄러워 한다. 샌즈 눈엔 동생밖에 안 보여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샌즈가 고개 들고 쳐다보고, 파피루스는 알아듣고 뺨에 살짝 입맞춘다.


  “애도 아니고! 뽀뽀는 무효다! 해골 대 해골 액션을 보여 줘!”


  “저, 쟤넨 형제잖아. 우리가 좀 이상한 애니를 많이 보긴 했지만, 진정해.”


  언다인이 소파 등받이를 움켜쥐고 번쩍 일어서며 외치고, 알피스가 팔걸이 너머로 돌아보며 말린다. 파피루스는 당황해서 그대로 고갤 숙이고 있지만 샌즈는 어깨를 으쓱이며 더 활짝 웃는다.


  “친구들이 부탁하는데 어쩔 수 없지.”


  파피루스는 어쩔 줄 몰라하며 마주본다. 샌즈가 딱 소리나게 이를 맞댄다. 금방 떨어지지만 동생의 뺨은 주황색으로 잔뜩 물들어 있다.


  샌즈는 눈을 찡긋하곤 안으로 들어가며 프리스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바깥 추운데 문 열어놓고 있으면 어떡해. ‘골’병 든다.”


 


#20


  언다인과 알피스가 큰 침대 있는 방에서 잔다. 저녁에 메타톤과 냅스타블룩이 같이 왔는데 유령은 침대가 필요 없고 로봇은 필요하다니 둘은 작은 침대 하나 있는 방에서 잔다. 토리엘도 다른 작은 방에서 잔다. 아스고어와 프리스크는 원래 쓰던 방에서 혼자 잔다. 샌즈와 파피루스는 여기서도 소파에서 잔다.


  아스고어는 둘이 넓은 침대를 쓰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샌즈는 웃으며 사양한다. 집 주인이기도 하고, 지하세계가 처음 생기고부터 살았으니 몇 천 살은 된 어르신이다. 게다가 키는 이 미터가 넘고 덩치는 뼈다귀 둘을 합친 것보다 크다. 둘이 소파에서 자는 게 훨씬 더 편할 거다. ㄱ자로 된 소파라 파피루스가 긴 쪽, 샌즈가 짧은 쪽에 눕는다. 앉으라고 있는 물건치곤 잠을 자기에도 전혀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오늘도 동생이 헐떡이는 소리에 깨고 만다. 주황색 안광을 보고 흠칫한다. 동생의 이런 모습은 볼 때마다 낯설어서 가슴이 내려앉는다.


  “괜찮아?”


  절레절레.


  “형이 안아 줄까?“


  샌즈는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일어서고, 파피루스는 물음이 끝나기도 전에 고개를 끄덕인다. 소파는 넓어서 둘이 나란히 누워도 넉넉하다. 그래도 동생의 등에 팔을 둘러 꼭 끌어안는다. 오늘은 파피루스가 형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잘게 흐느낀다. 옛날 생각이 난다. 그 때 동생을 괴롭힌 건 샌즈 자신이었다. 그 때도 괴로운 진실을 견뎌야 했다. 동생 머리를 쓰다듬는다.


  “또 죽는 꿈 꿨어?”


  이번에 고개 젓는 건 좀 의외다. 대답하는 목소리가 몹시 떨린다.


  “형이 죽었어. 날 지켜 주려다가. 형이 먼지가 되는 걸 보면서 그 동안 형 기분이 어땠을지 알 것 같았어. 그렇게 오랫동안.”


  무어라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고 그저 이마에 살며시 입맞춘다. 잠시 그대로 있는데, 파피루스가 고개를 들어 자기 이를 깊이 겹쳐 온다. 고이 받아 주다가, 남의 집 거실에 있단 게 생각난다.


  “야, 여기 우리 집 아닌 거 알지?”


  “형, 제발.”


  동생의 간절한 바람을 뿌리치지 못한다.


  파피루스가 영혼을 띄우고, 샌즈도 이어 띄운다. 옷가지 너머로 갈빗대가 스치는 감촉마저 아찔하다. 다시 이를 포갠다. 불편한데 흐뭇하다. 으스러지게 부둥켜 안긴다. 동생이 편히 자리 잡도록 다리를 벌려 준다. 갈비뼈끼리 빠듯이 비벼지고, 영혼들이 바짝 이끌리고, 이리저리 이 부딪는 소리가 또각 또각 울린다.


  옷자락 아래로 슬그머니 손이 들어와 갈비뼈 안쪽을 더듬는다. 선을 그어야 할 때다. 좋다 못해 황홀할 정도지만……


   “여기선 좀 아니야.”


  속삭이고 숨을 고르며, 손으로 동생의 허리에서부터 등골을 따라 쓸어 올려서 어깻죽지를 감싼다.


   “팝, 어…… 뭘 하고 싶은진 알겠는데…… 그걸, 여기서 하긴, 좀 그래.”


   “알았어.”


  파피루스는 군말 없이 수긍하곤 손을 꺼내 흉곽 아래쪽에 덮는다. 따뜻하고 든든하다.


  “근데 형이 다른 해 보고 싶은 게 있어.”


  "응?"


  “그게 이론적으론 가능한데, 음, 실제로 해본 적은 없지만 아마……”


  굳이 설명하길 그만두고 입 안에 마법을 집중해 본다. 뼈가 간질거리나 싶더니 아래쪽에 형체가 있는 듯 없는 듯 말랑말랑한 덩어리가 생기는 게 느껴진다. 쏙 내밀어 본다. 파피루스는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왜 말이 없어? 혀가 똑 떨어졌냐?”


  파피루스는 피식 웃더니 샌즈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곤 소리죽여 키들키들 웃는다.


  “나 형 참 좋아하는데 그건 좀 무리다.”


  그러고는 슬금슬금 물러나려던 차에, 파르스름한 타액이 고이다 방울져 뚝 떨어지자 움찔한다.


  “엑, 지저분하게 이건 또 뭐야.”


  “너한테만 묻히면 되지 않을까?”


  “내 말이 그거라고!”


  써보지도 못하고 없애긴 아까운데.


  “무슨 맛이게?”


  저 눈빛은, 흘겨 보는 걸까? 아무튼 동생은 다시 몸을 숙이고 샌즈의 혀에 이를 대어 온다. 샌즈는 목을 젖히며 파피루스의 가지런한 아랫니를 혀끝으로 스윽 훑어 본다. 동생은 조금 떨고 있다. 두 손으로 얼굴을 붙잡아, 조금 벌어지는 잇새로 혀를 집어넣고, 이빨들 안쪽 면까지 하나하나 의미심장하게 핥는다.


  떨어지고 나서도 파피루스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멍한 얼굴이다.


  “어때? 좋았어?”


  “나쁘진…… 않은데,”


  손가락으로 혀를 톡 건드리며 핀잔을 준다.


  “이제 좀 치워. 파란 거 소파에 다 묻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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