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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갤 문학 ] 메타톤이 당신의 앞을 막기까지.

트로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3.23 01:28:10
조회 5204 추천 133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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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폴의 거의 끝자락.

그곳에 놓여진 위태한 나무 다리.

그곳에는 한 명의 영웅이 있었다.

한때는 괴물들의, 그러나 이제는 인간들의 희망까지 손에 움켜쥐고 싸우던 영웅. 언다인.

바람은 울부짖고, 대지는 그녀가 쓰러지는 거부했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눈앞이 인간이 쓰러지는 것만을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소망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젠장… 이 힘으로도… 부족했나…?"


제법 긴 격돌이었다. 언다인은 몇차례나 인간을 궁지로 몰아넣었고, 실제로 몇차례 죽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이 죽는 순간, 의지의 힘으로 다시 이전 시간대로 돌아왔고, 이전 죽음에서 배운 것들을 활용하여 언다인을 쓰러트렸다.

그리고 언다인이 쓰러진 순간, 모니터 너머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알피스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에게 언다인의 죽음은 너무나 잔혹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죽음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언다인……."


처음 언다인이 의지의 힘으로 힘을 얻었을때, 알피스는 속으로 환호했다.

인간들의 허황된 애니메이션에조차 저렇게 위대한 영웅은 없었다. 그녀는 그 어떤 괴물보다 강했고, 다른 괴물들에게 없는 의지조차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알피스의 기대와 희망은 지금 박살났다. 언다인이 그 어디에서도 본적 없는 영웅인만큼 눈앞의 악당 역시 그 어디에서도 본적 없는 가장 사악한 악당이었다.


"언다인… 네가… 네가 죽으면… 난… 난……."


결국 언다인은 자신이 가진 의지조차 버티지 못하고 녹아내렸고, 얼마안있어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인간은 그런 언다인이 죽은 곳을 향해 침을 탁 뱉고는 핫랜드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알피스."


인간이 핫랜드로 온다면 그곳에는 바로 지금 알피스가 있는 연구소가 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메타톤은 슬퍼하는 알피스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다.


"그… 그래… 메타톤……. 여기서 울고 있으면 안 돼. 언다인이 내게 부탁을 했어. 난 모든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폐하에게 영혼을 흡수하라고 전할거야."


"전화는요?"


"안타깝게도 코어의 전자파를 견딜 수 있는 전화기는 만들어진지 얼마 안됐어. 폐하에게는 직접전해야 할거야."


"그렇다면 지하실에 그쪽으로 통하는 엘리베이터가 있잖아요 알피스? 그쪽으로 바로 간다면……."


"그렇게 되면 소식을 놓칠 일은 없겠지. 하지만 피하지 못한 괴물들이 모두 죽을거야. 어떻게해야……."


현실적으로 지금 가장 시급한것은 아스고어에게 이 사실을 전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전한다면 시간이 걸릴 것이었고, 그 사이 인간은 핫랜드의 괴물들을 무참히 살육할 것이 틀림 없었다.

하지만 괴물들을 대피시키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고민할 시간조차 부족하였기에 알피스는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메타톤은 연구소의 문앞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세요 알피스. 사람들을 대피시켜요. 여기는 제가 시간을 좀 끌어보죠."


"하지만 메타톤… 너……."


"걱정마요 알피스. 저는 지하 최고의 스타입니다. 제 몸은 건사할 자신 있어요."


"…고마워."


알피스는 그에게 감사인사를 남기고 연구소 문 밖을 나섰고, 메타톤은 알피스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고 알피스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자 자신의 마이크를 매만지며 인간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사실 그리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인간은 알피스가 떠난지 얼마 안되어 안으로 들어왔고, 인간이 나온것을 본 메타톤은 잠시 생각했다.

내가 알피스라면? 아마 핫랜드 위쪽의 거미들부터 피신시킨다. 그리고 거미들이 있는곳을 제외한 모든 엘리베이터를 봉쇄해 인간이 거미들이 있는 장소를 지나가는 사이 다른 지역의 괴물을 진연구소로 피신시킨다.

거기에 생각이 미친 메타톤은 자신이 그리 오래 시간을 끌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아니, 오히려 시간을 오래 끌어도 위험했다. 일단 이곳에서는 자신이 할말만 하고 물러나는편이 적절하리라.


"오, 오셨군요 이 추악한 작은 피조물 같으니. 참 유명해지셨네요 그 정도 악명이라니…! 정말 감명받았어요 아, 맞아. 알피스를 찾는 거라면, 여기 없어요. 당신이 뭘 좀, 에헴."


메타톤은 고의로 헛기침을 하며 인간의 반응을 살펴보나, 인간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마치 자신이 저지른 일따윈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그의 그런 모습에 메타톤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마이크를 좀더 자신의 스피커에 붙였다.


"하느라 바쁜 동안… 사람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러 다녔거든요 이제 다들 당신이 절대 잡으러 갈 수 없을 곳에 있어요 싸우지 않기로 한 거죠. 이런 이런, 정말 똑똑하죠, 그렇죠?"


말을 잠시 마친 메타톤은 인간의 대답을 기다리나 인간은 대답하는 대신 자신에게 다가왔다.

이미 인간은 자신의 말따위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인간이 원하는 것은 그저 자신을 죽이는 것 뿐.


"오? 건방지기도 하지. 제게 손대고 싶어 못 견디겠다는 거죠, 네? 음… 그-거 유-감-이-네-요!"


그는 어깨를 들썩이며 과장된 어조로 인간을 놀리다시피 말한다. 그의 방법은 효과가 있었는지, 인간은 자신을 향해 더욱 적개심을 키운다.


"이 세상에는 시체보다는 스타가 더 필요하답니다! 그럼 안녕히!"


이정도 시간이면 알피스가 핫랜드 1층의 괴물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거미들에게 가기 충분할 시간일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엘리베이터에 도착했을때 즈음엔 알피스는 다른 층에서 다른 괴물들을 대피시키고 있겠지.

괜히 어물쩍대다간 연구소에 오는 다른 괴물들이 인간들과 마주칠 수 있었다.

굉장히 짧은 시간만에 생각을 마친 메타톤은 인간이 자신을 따라잡지 못하도록 빠르게 도망갔다.

연구실을 벗어나 날아가던 그는 문득 아직 대피하지 못한, 그리고 대피할 생각이 없어보이는 괴물들을 발견하고 잠시 멈칫했지만 그는 곧 생각을 바꾸었다.

어쩔 수 없다. 지금 저들을 모두 구해줄수는 없다.


'미안해요 나의 시청자들. 정말 미안합니다.'


시간을 맞춰야했다. 인간이 엘리베이터에 도착한다면 코어까지는 금방이다. 그리고 코어는 대피하는 괴물들을 위해 모든 함정이 작동 정지가 된 상태였다.

코어를 지나 수도에 도착한 메타톤은 급히 인근 선술집의 문을 열어젖혔다.


"음?"


"메타톤? 그 인기스타가 여긴 어쩐일로?"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용병들은 TV 촬영을 하고 있어야할 메타톤이 이곳에 오자 의아해했으나, 메타톤은 그들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았다.


"용병. 가장 실력이 좋은 용병들이 필요합니다. 돈이라면 얼마든지 주죠."


"용병? 갑자기 무슨……."


"근위대장 언다인이 인간에게 죽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이곳으로 오고 있어요. 막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메타톤의 말에 용병들은 잠시 흠칫하고 일부는 겁먹은듯 급히 술집을 떠난다.

남은 용병은 백여 명의 용병들 중 남은 숫자는 약 절반에 못미치는 숫자들.

그리고 그들을 이끌던 가장 덩치가 큰 아스티그마티즘은 눈처럼 생긴 입으로 메타톤에게 웃어보였다.


"당신. 이 일이 끝나면 전재산 털릴거야."


"시청자들이 무사할 수 있다면 제 재산쯤이야."


남은 용병들은 빠르게 코어로 이동한다. 그리고 수도의 다른 시민들에게도 위험을 알린 메타톤은 수도의 입구를 다시 지나 코어의 끝에서 기다렸다.

이제 수도의 주민들은 수도의 엘리베이터를 통해 대피를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대피가 끝난다면 알피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아스고어에게 이 사실을 알릴 것이다.

코어의 용병들로는 부족했다. 코어의 끝에서 그는 홀로 무대를 준비했다.

이미 모든 괴물들 중 가장 강력하다고 볼 수 있는 언다인을 죽인 인간이었다. 코어의 용병들은 약간의 시간벌이 정도가 한계였다.

남은 시간은 자신이 버텨야 했다. 가장 방어에 특화되어있는 이 박스형 금속 몸체로.

그리고 그가 그곳에 서있은지로부터 얼마 안되어 용병들의 비명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미안합니다. 나의 관객들.'


메타톤은 암전된 얼굴로 꺼진 조명을 바라보며 속으로 읆조렸다. 이 조금의 시간을 벌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희생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속으로 자신을 탓하던 그 순간, 그의 전화가 울렸다.


"알피스? 대피는 끝났나요?"


예상보다 빠른 전화에 메타톤은 반색하며 그 전화를 받았다. 아직 용병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대피가 끝났다면 아직 남은 용병들을 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 다르게 알피스의 목소리는 굉장히 어두웠다.


"…미안. 메타톤.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고장났어. 그리고 내가 고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타던 그 순간, 덩쿨이 엘리베이터 전체를 휘감더니… 물리적인 힘이 엘리베이터를 연구실 끝바닥으로 끌어내렸어. 이제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아."


"남은… 시민들은요……?"


"대부분이 대피했고 남은 숫자는 매우 적어… 만약 엘리베이터를 고치지 못하면 다른 곳에 숨으라고 말해뒀었으니 지금쯤 인간이 찾지 못할 다른 곳에 숨어있을거야."


"그건 다행이군요."


"내가 곧 그리로 갈게. 시간을 벌고 있어줘. 직접 아스고어를 만나야……."


"아니요."


연구소의 엘리베이터가 아니라면 왕성으로 가는 방법은 오직 하나였다. 코어를 지나가는 것. 그리고 그 코어에는 인간이 있었다.


"당신이 오면 인간은 당신을 먼저 죽일거에요 알피스."


"하지만……."


"제가 막겠습니다. 원래의 기능으로."


그의 말에 알피스는 충격을 받은듯 잠시 침묵하더니 곧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너도 알잖아. 그 기능은 미완성이야! 방어쪽이 굉장히 취약하다고… 차라리 지금의 모습이……."


"아니요. 지금의 모습이라면 시간을 벌 수 있겠지만. 공격기능이 취약해요. 인간은 절 무시하고 수도로 가겠죠. 아쉽게도 이 모습의 저에겐 그 인간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안 돼… 메타톤 너……."


메타톤은 알피스가 더 말하는 것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용병들의 비명 역시 멎었다.


"하……."


메타톤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뭐라고 생각했던 걸까? 영웅이라도 되었다고?

진짜 영웅도 저 인간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인간을 도와주는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도 이미 스노우딘에서 확인했다.

이런 사태는 염려해뒀어야했다. 가장 먼저 아스고어에게 이 사실을 전해야 했다.

지금이라도 자신이 전한다면? 알피스를 방해했던 자가 자신 역시 방해할 것이고, 왕성에는 아무도 없다. 분명 늦겠지.

모든게 잘못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자신의 탓이었다.

시민을 모두 구하지도 못했다. 아스고어에게 소식을 전하지도 못했다.

이대로라면 인간은 자신을 지나쳐 아스고어를 죽이겠지. 그리고 바깥의 모든 인간까지.


그는 자신의 한심함을 조용히 조소했다.

그리고 인간이 들어왔을때가 바로 그때였다.


"이런, 이런. 마침내 오셨군요. 저희가 처음 만난 이후에 전… 뭔가 섬뜩했어요."


메타톤은 자신의 몸에 부착된 전광판을 마치 눈이라도 되는양 인간을 향하게 하며 말을 건넨다. 당연하게도 인간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당신은 괴물들에게 위협이 되었을 뿐 아니라… 인류의 위협이기도 해요. 오, 이런. 대단하군요."


자신이 말을 이을때마다 인간은 더욱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당장이라도 자신을 찢어발기고 싶어서 못견디겠다는 모습이었다.


"아시다시피, 관중 없이는 스타도 될 수 없답니다. 게다가…"


말을 잇던 메타톤은 잠시 지하의 괴물들을, 그리고 알피스를 떠올리며 속으로 웃었다. 적어도 그들은 안전하겠지.


"제가 지키고 싶은… 이들이 있어요."


당연히 인간은 자신의 말에 어떠한 감명도 받지 않은듯 짜증어린 표정을 그대로 유지한채 자신에게 한걸음 더 다가왔다.


"아 하 하. 언제나처럼 열심히군요, 에? 그 다이얼은 만지지 마요.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겁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신의 몸에 부착된 다이얼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진짜 팬들은 알겠지만, 전 처음에 인간 청소 로봇으로 만들어졌었어요. 좀 더… 사진이 잘 받는 몸을 갖게 된 건 스타가 된 이후지요."


이왕이면 인간 청소용 몸이 아닌, 스타인 몸으로 인간과 싸우고 싶었는데…….

물론, 이제와서 그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하지만. 원래의 기능은 아직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답니다… 가까이 오기라도 한다면, 저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요!"


자신의 몸을 인간 청소용 몸으로 바꿀 준비는 끝났다. 이제 스위치만 작동시키면 자신은 변할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인간은 메타톤의 위협따위는 신경쓰지 않은채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좋아요, 그럼! 준비 되셨나요?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인간이 다가오자 그는 스스로 스위치를 내렸고, 그와 동시에 방안은 빛으로 가득찬다.

그리고 그 빛이 모두 사라졌을때. 그곳에는 새로이 변한 메타톤의 모습이 있었다.

한때 인간을 동경했던 그 답게 인간의 것과 굉장히 흡사한 새로운 몸이.

하지만… 이제는 이 몸으로 인간을 막아낼 것이다. 아직 지하에 남아있을 다른 괴물들을 위해.


'미안합니다. 나의 관중들. 당신들을 지키지는 못할거 같군요.'


조명이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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