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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갓띵작 애씹소 리메이크앱에서 작성

흐븜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4.20 03:23:19
조회 4219 추천 70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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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갓갓띵작이라 원작의 임팩트를 살리진 못했다

나름 열심히 씀

언더테일과 관련이 없길래 파피루스 스카프가 잠깐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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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로 위에 보랏빛 불이 쇠 그릇을 떠받친 채 피어오르고 있다. 그릇 안에는 스프 대신 검은 연기가 끓고 있었다. 연기가 끓어오르는 모습은 그것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나는 그 앞에서 불을 향해 손끝을 튕기며 일종의 조미료를 조금씩 태웠다. 조미료가 연소될 때마다 불꽃의 색깔과 세기가 미세하게 변했고, 불꽃의 키가 높아질수록 연기가 짙게 피어오르며 알싸한 향기 같은 것이 났다.

'완벽해.'

마법이라도 부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곳은 주방이었고 난 명백히 요리를 하고 있었다. 식탁에 오르거나 씹거나 삼킬 수 있는 종류의 것은 아니지만.

"잘 되어가?"

말발굽 소리도 듣지 못했는데,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누나가 어느새 주방 안까지 들어서 있었다. 가시가 잔뜩 박힌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였다. 손에 든 고리에는 늘 그랬듯이 꿈틀거리는 검은 응어리 같은 것이 얽혀져 있었다. 평소보다 훨씬 큰 크기였고, 불안해하는 누나의 표정으로 보아 한시라도 빨리 저 불쌍한 것의 명줄을 편히 끊어주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부탁할게."

누나는 나에게 고리째로 그 흉물스러운 것을 들이밀었다. 누나는 분명 멋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저 괴물의 모습 때문이 아니라, 단지 소질이 없어서 시작하지 못하는 그림자 사냥을 이렇게 거뜬히 해내곤 했다.

"좋겠다."

나는 다른 그릇에 그 흉물을 받아내며 말했다.

"좋지. 난 사냥을 해오고, 넌 그걸로 요리를 하고."

화로 위 쇠 그릇에 녀석을 빠뜨리자 소름 끼치는 비명 같은 것이 들렸다. 뚜렷한 형체 없는 몸에서 가시 같은 것이 솟아올랐다가 금방 사라졌다. 누나의 작업복 위에 돋아있던 것들도 다 스러져 버린 것인지 바닥에 검은 알갱이 같은 것이 툭툭 흘렀다.

"그러게 작업복은 오자마자 늘 바구니에 넣어 놓으라고 했잖아."

"하지만 지체하면 녀석이 아파하는걸."

누나가 입을 삐죽 내밀더니 쭈구리고 앉아 바닥을 수놓은 검은 구슬 같은 것을 줍기 시작했다. 오늘은 왠지 돕기가 싫었다. 어린 나이에도 뛰어난 실력으로 다른 전문가들도 그 재능을 우러러보는 전도 유망한 사냥꾼인 누나는 이상하리만치 저 정체도 알 수 없는 괴물 녀석들에게 약했다.

우리가 '그림자'라고 부르는 녀석들은 오랜 역사 동안 인류와 함께 했지만 우리는 알아낸 것이 별로 없었다. 그저 전해져 내려오는 대로 전통에 따라, 몇몇 지정된 가문의 대를 잇는 자손들 중에 사냥에 소질 있는 아이는 그림자를 포획해오고, 요리에 소질이 있는 아이는 그걸 재료로 특별한 요리를 만들었다. 그 소질은 보통의 경우 남자아이가 사냥을 하고 여자아이가 요리를 해오는 식이었는데, 아예 없는 경우는 아니었지만 하필 우리 때에 그 타고난 재능이 뒤바뀌어 버렸을 뿐이었다. 내가 저런 검은 덩어리 따위가 무서워 사냥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야.

손에 알갱이를 전부 주워 담은 누나는 주머니에 그것들을 쑤셔 넣더니 바싹 내 옆으로 다가와 끓고 있는 쇠 그릇 안을 들여다보았다.

"우와..."

늘 같은 것을 만드는데도, 그 과정과 결과물을 지켜보는 누나는 매번 감탄하고 또 관찰하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 했다. 요리는 마지막 재료의 첨가를 끝으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렇게 완성된 요리는 매일 밤 조상님들을 위한 의식에 쓰였다.

"어떻게 이런 걸 만드는 거야?"

"내가 누나한테 어떻게 사냥을 하냐고 물으면 대답할 수 있어?"

"그거야 그냥 어렵지 않으니까..."

"나도 마찬가지야!"

누나가 킥킥댔다.

"아버지는?"

"곧 오실 거야. 지금쯤 내다보면 보일걸?"

창문을 열어젖히자 정말로 큰 덩치의 남자 하나가 흰말을 타고 능선을 넘고 있었다. 아버지가 백마의 목에 두른 붉은 스카프는 그날 가장 높은 성과를 낸 가문에게 수여하는 훈장과도 같은 것이었다.

딸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크셨는지 아버지는 멀리서부터 무어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응? 저기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어."

별똥별? 대낮에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만무했지만 누나의 말대로 아버지가 달려오고 있는 맞은편 하늘에서 정말 꼬리가 긴 무언가가 빠르게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별이라기에는 검고 탁한 잔상 같았다. 한가지 신기한 점은 그 검은 별똥별이 땅 위에 그대로 곤두박질치지 않고 공중에 머물러 능선 위를 빙빙 돌고 있단 것이었다.

집과 조금 더 가까워진 아버지는 계속해서 고함을 지르고 계셨지만 방금 전보다 조금 크게 들릴 뿐 그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때, 검은 별똥별이 마치 사람이 고개를 돌리 듯 방향을 바꿔 이쪽을 향해 똑바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별똥별은 순식간에 달려오고 있던 아버지를 앞질렀고 아버지의 다급하고 절망적인 표정을 겨우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한 가족이 가까워졌을 때, 우리는 아버지가 목이 터져라 외치던 고함소리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도망쳐!

순식간에 시야가 깜깜해졌고 화들짝 놀란 누나와 나는 바닥에 넘어지듯 몸을 붙였다. 젠장. 이게 무슨 일이지? 천둥이 치듯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 짐승이 고기를 우적우적 씹는 소리, 사람의 비명소리 등이 들렸고, 눈을 떴을 땐 창문 너머로 칠흑같이 새까매져버린 하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말의 고삐를 쥔 손만 온전히 남은 채 나머지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린 아버지가 누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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