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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만약 춘추가 덕만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키운다면.)

ㅇㅇ(14.46) 2018.06.09 04:38:42
조회 1431 추천 14 댓글 3

비담, 덕만이 죽고 춘추가 그 아이를 자신의 몰래 키우고 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써봤는데..

역시 글 쓰는 건 아무나 하는게 아닌 듯...(뭔가 미리 사과해야 할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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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누구의 아이입니까.

아이의 말에 책을 읽던 사내의 손짓이 멈칫했다.

평화로운 오후, 사내는 자신의 아들과 오랜만에 서책을 읽고 있었다. 어릴 때 서책을 읽기 보단 놀기 바빴던 자신과 달리 아이는 서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

주로 읽는 것은 영웅전과 같은 책이었지만 그래도 그는 그 시간을 굉장히 좋아했다. 갑작스러운 아이의 질문을 제외하면.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얼마 전에 시종들의 대화를 들었습니다.

아아… 그것이었나.

본래 사람이란 주변에 그 사람이 없으면 그 사람에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그것이 좋은 쪽이든 안 좋은 쪽이든, 자신이 모시는 상전일지라도.

주변에 사람을 바꾸어도 이미 뿌리 내린 소문은 계속해서 번져가니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사내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사내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같이 마주 보았다.

검은 눈, 사내는 아이의 검은 눈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예전에 자신이 알던 사내도 그런 눈을 하고 있었기에.

까맣고, 속을 알 수 없는 흑요석 같은 눈. 자신이 그토록 두려워했던 그 눈.

외모는 어미를 닮았으면서 눈은 자신도 아이의 어미의 갈색 눈이 아닌 그 남자의 눈을 닮았으니, 이래서 씨 도둑질은 못한다고.


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얼굴과 눈은 아버지도 어머니도 안 닮지 않았습니까. 시종들이 선왕폐하의 자식이 아니냐고 수군거린단 말입니다.

아이는 순간 어른처럼 차분히 얘기하다 이내 불만이었는지 입을 삐죽였다.


사내는 아이의 모습에 살짝 웃으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

그 분은 나의 이모님이다. 그러니 너가 그 분을 닮은 것은 당연한 것이야 너도 그 분도 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지.

무슨 말입니까.

먼친척이라도 닮을 수 있다는 것이야. 피로 이어진 관계라면 먼 친척이라도 닮을 수 있지.

그럼 제가 선왕폐하를 닮은 것도. 그렇지 너와 피로 이어져 있으니까.

사내의 말에 아이는 안심한 듯이 활짝 웃었다. 그 모습이 여인의 모습과 겹쳐져 사내는 순간.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춘추야. 자신의 어머니처럼 다정히 불러 주던 그 목소리가 계속해서 귓가에 맴돌면서 목이 메이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아 성급히 아이를 밖으로 보냈다.


이 아비가 할 일이 있는 것이 잊었구나.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네 아버지.

아이가 나가자 사내는 의자에 기대었다. 언젠간 알 것이다. 그 아이가 누구의 아이인가 이모님과 그의 아이가 아닌가. 총명하기가 자신못지 않았다.

그리고 또한 자신의 업보이다.

‘네가 정말로 폐하와 마음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해?’ 그 말을 그에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모님은 평범한 여인처럼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그 말로 인해 자신은 권력은 얻었지만. 아이의 부모도 잃게 만들었으니.

자신 역시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 한스러워 미실도, 미실의 아들인 그도 미워했는데, 결과적으로 자신은 자신이 제일 미워하는 인간이 되어 자신과 같은 아이를 만들었다.


나는… 그 아이에게 속죄할 수 있을까.


사내는 고개를 들어 바깥 풍경을 응시했다. 내리는 햇빛은 꽤 따스해 여인이 포근히 안아주는 느낌이 들어 사내는 그 때의 춘추로 돌아와 아이처럼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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