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작가협회 파업이 끝나고 멈춰있던 드라마들의 새 에피소드 소식이 들려왔을 때 대부분의 미드 팬들은 환호했지만, 몇몇 작품들은 예상보다 늦은 방영 계획으로 아쉬움을 주었다. 올해 가을에나 나올 <히어로즈> 3시즌도 실망스럽지만, 무엇보다 우울한 건 <24> 7시즌의 내년 1월 방영 소식이다. 잭 바우어의 험난한 하루를 보기위해 1년여를 기다려야 한다니! 하지만 너무 상심하지는 말자. <24> 6시즌과 7시즌 사이, 잭 바우어의 활약상을 보여줄 두 시간짜리 프리퀼이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H3>2시간으로 보는 <24>의 새로운 이야기</H3>

사실 24개 에피소드를 한 시즌에서 소화해야 하는 <24> 시리즈는 이번 작가 파업의 최대 희생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현재 <24>의 에피소드 중 8개만 제작이 끝난 상태다. FOX는 시즌 일부를 미리 방영하고 나머지 방영분을 기다리는 팬들이 소원해지는 것을 견디기보다는, 제작을 완전히 마치고 내년에 온전한 시리즈를 방영하기로 결정했다. 때문에 당초 계획보다 1년이나 늦은 내년 1월로 방영 시기가 미뤄진 것. 대신 FOX는 <24> 7시즌 방영까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두 시간짜리 프리퀼 무비의 가을 방영을 승인했다. 유쾌하지 않은 상황에 따른 궁여지책일 수도 있지만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색다른 이벤트이자 선물이 될 전망이다. 다만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인 실시간 에피소드를 두 시간짜리 프리퀼 영화로 어떻게 변환할지, 7시즌의 시작과 프리퀼과의 시간적 차이가 얼마나 벌어져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 작가와 프로듀서, 그리고 키퍼 서덜랜드는 4월 중에 프리퀼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H3>새 시즌 참여를 거부한 프로듀서 조엘 서노우</H3>

새 시즌 참여를 거부한 조엘 서노우.

하지만 이번 프리퀼 제작 소식과 함께 <24>시리즈의 중요 인물인 조엘 서노우가 시리즈에서 빠진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린다. 시리즈의 공동 기획자이자 책임 프로듀서인 조엘 서노우는 작가 파업이 끝난 지난달 시리즈를 이끌기 위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그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폭스와의 관계는 외관상 매우 우호적으로 보인다. 폭스는 성명을 통해 <24> 시리즈에 대한 그의 기여를 인정하고, 그가 돌아오고 싶다면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전했다. 한편 파업이 시작되기 전 프로듀서들은 이번 시즌을 LA의 CTU 본부에서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잭 바우어가 대체 어디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 결정은 체리 존스가 연기하는 새 여성 대통령 소식과 함께 팬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비록 새 에피소드의 방영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남았지만, 중간 중간 들려오는 소식들을 통해 기다림의 초조함만큼 기대감 역시 증폭되고 있다. 방영이 너무 늦다고 툴툴거리면서도 매 시간마다 잭 바우어를 떠올리며 세상에서 가장 힘든 그의 하루를 기다리게 되는 것은 그 때문이리라.

(글) 위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