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수 회상 나래이션)

(서지안) 저 오늘로 들어갈 거에요. 집에서 기다려주실래요?

(노양호) 우리 손자 최도경이하고 그걸 눈이 맞았다고 해야 하나? 정분이 났다고 해야 되나?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나고 있단 말이지. 요물도 그런 요물이 없고, 남자 다루는 수완이 보통이 아니야.

(서태수) 말도 안 되는 소리, 설마..... (때마침 보이는 두 사람)

(서지안)  아빠! 전화 바로 받네 ^_^  내 전화 기다리셨나? 

(서태수)  넌... 괜찮니?

(서지안)  아! 그 사람? 아이~ 그럼! 아빠! 그냥 조끔 좋아했던 거야~ 그리고 내가 그리 눈치가 없나? 누울 자리를 보고 발도 뻗는 거지~

              아주 딱 정리 끝났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명신) 니들 얘기 듣고 있으면, 그니까 너 흔들리지 않냐구?

(서지안)  얼마나 힘든데. 계속 밀어내고 버티고 이런 거. 근데 이것도 끝났지만.

(명신) 그런데 최도경씨가 모든 걸 막아줄 수 있을 수도 있잖아?

(서지안) 최도경씨 아버지 부회장님, 평범한 집안의 장남이셨어. 근데 명절에 자기 부모님 제사도 못 지내더라. 선산에 가지도 못하고.

             그게 당연한 거라고 했어. 모든 결정은 노대표님이나 회장님이 하시고.

(명신) 야. 그럼 진짜 며느리는 국물도 없겠네. 너는 시키는 거 뭐든 해야겠다.

(서지안)  먼저 나를 살면서 사랑도 해야지. 그 사랑이 나를 다 버려야 하는 거 알면서, 어떻게 뛰어들어? 그 사람도 마찬가지구.

(서지안)  전수씨라고 그랬나? 니 남친.

              그 사람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랬다면.  최도경이, 그냥 평범한 샐러리맨이라면.

              아니면 저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사업 꿈꾸는 사람이었다면.

(명신)  그랬으면?

(서지안)  나는 막 목공소 일 끝나자마자 가는 거야, 그 사람 사무실에. 그래서 PPT도 필요하면 도와주고.

              끝나고 같이 저녁에 맥주 한잔 하면서. 사업하다가 빈정 상하게 이상한 사람 이야기하면 막 같이 욕해주고.

              내가 만든 거 오늘 뭐 했나 보여주고 얘기해주면, 잘 만들었네~ 솜씨 좋네~ 지안이~ 이런 거.

           그냥 소소하게, 각자의 삶을 서로 같이 나누면서. 웃으면서~ 화내면서~ 그러다 화해하면서~ 그럴 수 있을 텐데...

(명신) 만약 최도경씨랑 결혼하면, 그런 게 진짜 안되는 거야?

(서지안) 아~ 당연히 안되지. 연애도 허락 못 받아 우리는.

(최도경) 지안이 집에 가셨다면서요~ 왜 가신 겁니까?

(노양호) 니가 안 들어갔잖아.

(최도경) 제가 안 들어갔는데, 왜 지안이 집에 가십니까? 저하고 아무 사이 아닌데.

(노양호) 그래 그거야. 그럼 들어와야지.

(노양호) 감히, 해성가를 상대로 서지안이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은, 너를 믿고 있는 것 그것 하나뿐 다른 이유는 없어!

(최도경) 동생이었던 지수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노양호) 그럼 너 들어와. 너희 둘이 아무 사이 아니라면 너는 들어와야지. 그게 증명하는 거야. 그런데 안 들어와.

             너랑 서지안이 거짓말하는 거지. 그럼 이번엔 과연 내가 서태수 뺨만 때릴까?

(최도경) 지안이 아버님을 때리셨어요?

(노양호) 두 대 때렸고, 나머지는 경고만 했어.

(최도경) 가족들에게 해를 가하겠다고 협박을 하셨겠군요. 어머니처럼.

(노양호) 내가 그런 교양 없는 짓을 하게 한 것은 바로 너야.

(최도경) 서지안! 네! 서지안이요~ 제가, 안 데리고 들어갑니다. 제가 싫습니다. 이런 집에 데리고 들어오는 거요.

              혹시나 결혼할까 봐 걱정하시는 거잖아요. 걱정 마세요, 할아버지. 결혼 안 합니다, 지안이하고.

              절대, 안합니다. 이런 집에 데리고 들어올 수 없어서 안 합니다!

(노양호)   뭐~?

(최도경)  그리고 저도 안 들어갑니다. 지안이하고 상관없이 안 들어갑니다.

(노양호)  그게 무슨 뜻이냐?

(최도경)  아직 제 일을 못 해봤거든요. 제 인생도 못살아봤구요

(노양호)  너 이제 내 말을 안 듣겠다는 거구나, 나랑 싸우자는 거야?

(최도경)  더 이상 할아버지 강아지 아닙니다. 이제, 저는!

(이용국)  난 최도경 다시 봤다. 이 정도까지 할 줄 몰랐어. 온실 속에 화초처럼 자란 녀석이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거,

              그거 절대 쉬운 것 아니거든. 지안씨 만나고 변한 걸까?

(선우혁)  지안이가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인 건 확실하지. 내 경우에도 그랬고.

(선우혁) 공장 시작하면 폐목재도 필요할 텐데. 인천 목재소도 연결시켜 드려야겠다.

(이용국)  오우, 미래의 형님 챙기는 거야?

(선우혁)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잖아. 최도경씨가.             

(서지수) 아참, 오빠 오늘 공장 잔금 한댔는데, 잘했나?

(선우혁) 하지마. 노양호 회장님 대단하시더라. 잔금 직전에 채가셨어.

(곡성 나올 뻔한 서지안)   뭐~? 또? 또 막으셨어? 아니 왜? 아니 왜? 왜-? 왜-? 

              나도 셰어하우스에서 나왔고. 우리 서로 깔끔하게. 도경 오빠도 깔끔하게 돌아섰는데. 아니?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어!!

              아니! 그렇게! 아무것도 못하게 돌아가서 어떻게 살어!~

              오빠도! 자존심이 있는데, 손잔데!!!

              손자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하는 거 아냐?  그래야 다시 돌아가서도 마음이 떳떳하지, 자기 자신한테.
              하윽 어떡해...

(혼자 술 마시고 쓰러진 최도경) 아...

(지안 회상. 도경 나래이션) 이대로 들어가면 앞으로 나는, 해성가의 부품으로 살아야 돼. 평생. 그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거든.

                                        자립하기 전까지는 집에 안 돌아간다. 서지안! 이제 너 때문이 아니다, 이젠.

곰곰이 생각을 하고 자료를 찾는 지안. 가슴에 REVOLUTION(혁명) LOVE(사랑)이 새겨진 옷을 입고서. 새벽 네 시 삼십 삼 분.

(서지안) 이것 좀 도경 오빠한테 전해주세요!  팰릿 기계가 중고로 나온 게 있더라고요, 그 자료들이에요.

             개별로 구매할 수 있는 기계만 있으면, 싼 공장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이미 시험 가동까지 해봤다면서요. 경력직원도 구해놨고.

             공장은 용국씨가 좀 알아봐 주시면 안 돼요? 사회적 공장 기업들 많이 아시잖아요.

(이용국) 이걸 밤새 찾은 거예요?

(서지안) 이대로 끌려 들어가면 못 견딘다고 했어요. 근데 제가 알아봐 줬다는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최도경씨한테 좋은 거 아니에요, 그건.

(이용국) 지안씨 출근 전에 받은 거니까. 아마 밤샌 거겠지?

(최도경) 이걸 지안이가 줬다구?

(이용국) 내가 알아본 것으로 해 달랬는데, 난 또, 내가 이런 건, 입이 싸. 넌 어디 갔다 오는 길이냐. 쫙 빼입고.

(최도경) 해성 그룹. 각오 좀 다시 하고 왔다. 할아버지가 아무리 막고 아무리 방해해도, 내가 알바를 백 년을 하더라도,

             할아버지 돈으로부터 나온 돈은 절대로 안 쓰고 만다, 그랬는데... 이렇게 선물이 와 있네.

엔딩 하이라이트는 우정어린 타 갤러들 글 이미 올라와 있으니 참고 ^^

(최도경) 하자, 연애만, 연애라도.

(서지안)  해요, 연애만.

(최도경) 그래, 연애만.

니 손을 잡고 이 길을 걷고 싶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