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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갤수필) 외로워야 라이더이다앱에서 작성

펄프버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20 17:00:02
조회 2748 추천 40 댓글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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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부터 말이 없었고 남들과 관계형성에 심히 불안했던 나에겐 사색과 감상이 삶의 주된 낙이었다.
남들이 날 보면 항상 말이 없고 조용한 음침한 사람으로 많이 보았을 것이다.
맞는 것 같다.
난 항상 말이 없었고 음침했으니깐.

짓궂은 녀석들이 날 많이도 괴롭혔다. 그렇게 당하며 살다보니 인간에 대한 혐오증도 생겼다.
사실 인간 사회란 문명화되고 정의로워 보여도 철저한 먹이사슬과 계급사회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 너무도 빨리 깨닳아 버렸다.

나 조차도 혐오스런 인간 중 한 명이었다.
학년이 올라가고 새로운 반을 배정 받을 때 즈음 나보다 더한 녀석이 있을까 맨 먼저 눈씻고 찾아 보게 되더라.
그렇게 나보다 약하고 찌질한 애를 찾게 됬을때 맨 처음으로 안도감을 느꼈다. 그 애가 짖궃은 녀석들의 표적이 될 것이기에,
그땐 그런 것들에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나 조차도 그 애를 무시했었다.

고등학교를 올라갔을 땐 그 모든 것들을 포기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가끔은 귀신이 보이고 환청도 들렸다. 다행이도 그런 것들에 빠져들진 않았다. 그렇게 심각하진 않았나보다.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마치 무아지경에 온 듯한, 친구 하나 없어도 외롭지 않았다.
단지,
날 무시하는 녀석들과 똑같은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게 너무 싫었다.
병적으로 비주류를 찾아 해맸다. 누구도 듣지 못 했을 법한 음악과 영화들을 여기저기 뒤지며 듣고 봤다.
옛 소련 고전 영화나 인도의 전통음악들까지 들어가며 스노비즘을 쥐어 짜냈던 딱한 학창시절이었다.
그런 생계형 스노비즘에 도취되지 않았다면 지금 난 아마 존재하지 않았을 것 같다.

당시 개기일식으로 잠깐 달이 가려진다고 뉴스가 나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몰래 담배 한갑을 챙기고 개기일식을 바라보며 한 대 꾸지기 위해 오륙도 선착장으로 간 적이 있다.
오륙도 선착장 근처엔 방파제가 있어 그곳에 올라가 영도의 야경과 등대의 불빛들 그리고 낚시하는 이들의 모습을 감상 할 수 있었다.
내가 그곳에 갔을때가 늦은 저녁시간 때였는데 저 멀리 돌아가는 등대의 불빛과 두 어명의 낚시하는 아저씨들 뿐 이었다.
난 방파제 위로 올라가 앉았고 내 기억엔 sigur ros의 앨범을 들었던 것 같다.

아직 개기일식은 나타나지 않았고 어서 빨리 달이 가려지길 기다리고 있던 중 작은 외눈박이 헤드라이트가 검은 하늘을 밝게 비춰줬었다. 
그 사람도 개기일식을 보러 왔었을까. 오토바이에서 내렸던 사람은 당시 나이가 30살 쯤 되어보였던 여자였다. 아련한 기억속엔 그 여자의 모습은 여러겹 입은 것 같은 겉옷에 단발머리였다. 그 분은 바로 내 옆 옆 방파제에 올라가 등을 기댔다. 헤드폰을 귀에 꼽고 하늘을 바라보더라.
그 사람은 무슨 음악을 들었을까? 지금까지도 궁금하다.

달이 가려졌었고 난 줄담배를 태우며 음악에 빠졌다. 아마 그 사람도 개기일식을 보러 왔으리라 생각된다. 근데 난 눈물을 흘릴 정도까진 아니였는데 그 사람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 난 그 사람이 너무 멋져 개기일식따윈 접어두고 그 사람의 존재에 관심을 집중했었다.

얼마가 지난 후 그사람은 멋있었지만 외로워보였다. 그 눈물 외로움에서 비롯된 눈물이었을까? 그 슬프고도 아련한 눈물은 그 이후로도 날 계속해서 각성하게 만들었다. 언제부턴가 기억속의 그 여자가 내 롤모델이 되있었다. 우연히 보게 됬던 영상의 어떤 남자가 했던 말과 중첩됬다.
"외로워야 라이더이다." 그 외로운 간지는 날 살아있게 해줬고 삶의 의미가 되었다.

그 사람이 탔던 오토바이 로얄엔필드의 Classic 500이었던 걸 찾은 순간 내 드림바이크가 됬고 성인이 된 나는 꾸역꾸역 돈을 모아 똑같이 로얄엔필드의 Classic 500을 샀다. 누군가에겐 별 볼 일 없는 바이크일진 모르겠지만 나에겐 정말 꿈이자 의미였다.

난 매주 한적한 새벽 그곳 이기대를 라이딩한다. 언젠간 그 사람을 마주칠 수 있을까 기대하면서 말이다. 
혹여나, 그사람을 다시 볼 수 있게 된다면 낯부끄러워도 말해주고 싶다. 

그때 당신의 외로움 덕분에 나의 외로움도 아름다워 질 수 있었다고.


출처: 바이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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