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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컬럼] 박살난 휴대폰.

김유식 2010.10.27 14:42:00
조회 11487 추천 11 댓글 36


  2004년 스포츠조선에서  연재했던 컬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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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오래 전 이야기다. 서울 보라매공원 후문 쪽에 위치한 한국통신 하이텔(지금은 KTH로 바뀌었다.)의 사무실에 40대의 남자가 씩씩대며 뛰어들었다. 하이텔은 당시 국내 최고의 PC 통신회사.


  “야! 이놈들아! 얼마 쓰지도 않았는데 왜 요금이 이렇게 많이 나와? 내가 물로 보이냐? 이것들아!”


  다짜고짜 사무실 한 가운데로 와서 방방 뛰며 소리를 질러대는 아저씨 때문에 직원들은 일순 긴장했다. 직원 한 명이 나섰다.


  “저. 고객님, 무슨 일이시죠?”,


  “이놈들아! 난 쓰지도 않았는데 왜 요금이 7만 원이나 청구되느냔 말이야! 7만 원! 응? 싸다고 자랑하더니만 잠깐 썼는데 7만 원이냐? 말해 봐!”


  “아...예... 고객님 저희가 사용 내역을 알려드릴게요. 고객님 아이디를 알려주세요.”


   “뭐여? 사용 내역? 좋지! 빨리 뽑아봐!”


   “예예. 아이디가 어떻게 되시죠?”


   “아이디가 뭐여? 빨리 뽑지 않고!”


   “아니, 고객님 거 있잖습니까? 번호요. 개인번호요.”


   “거 쉬운 말 내비 두고 아이디가 뭐여? 그냥 번호라고 하면 되지! 017254264x여! 내역서 주기만 해봐라! 이것들을 내 요절을 내야지!”


  아이디를 입력하던 직원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물었다.


   “고객님. 저희 회사 아이디는 총 여덟 자리까지만 가능한데요?”


   “뭐여? 그래서 지금 사용 내역인가 뭔가 못 뽑아주겠다는 거여? 지금 나랑 한 판 떠 보겠다는 것 같은데 어린놈의 자식이! 너 좀 이리 나와라.”


  아저씨는 두 눈을 치켜뜨며 난리를 쳤고 직원들은 말리느라 땀깨나 흘렸다. 분을 못 참았던 아저씨는 자신의 핸드폰을 바닥에 내 팽개치며 소리를 질렀다.


   “나 돈 못내! 절대로 못 내니까 알아서들 해!”


  핸드폰은 바닥에 떨어져서 박살이 났다. 이때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한 직원이 물었다.
 

  “저, 고객님. 실례지만 어디 찾아오신 거죠?”


  “뭐여? 이놈아! 지금 시방 날 놀리는 거여? 여기 신세기통신 아녀?”


   “.........”


  하이텔 직원들은 서로를 황당한 눈초리로 쳐다보다 겨우 입을 열었다.


  “저, 신세기통신은 옆 건물인데요.”


  “엥? 그럼 여기 이동전화 회사 신세기통신 아녀?”


  “네. 옆 건물입니다. 잘못 찾아오셨네요.”  


  “아, 그럼 그렇다고 진작 말을 하지!”


  아저씨는 애꿎은 핸드폰 부스러기만 슬쩍 주워 사라졌다. 예전 017 신세기통신이 있었을 때의 일화다. 이렇게 확인절차 없이 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사람을 주위에서 종종 보게 된다. 경제가 어렵고 세상이 각박해져서 인지 요즘에는 더욱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 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회사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사람이 필자란다. 제대로 충격 먹고 요즘은 “만만디”를 외치고 있다. 뭐든 한 번씩은 더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 저 요즘은 안 그럽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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