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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컬럼] 삶의 가치.

김유식 2010.11.30 20:43:39
조회 17843 추천 29 댓글 71


  “우주에 시작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창조주가 있었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가 모든 것을 완전히 품고 있으며, 우주에 경계선도 가장자리도 없다면 시작도 끝도 없을 것이다. 우주가 그냥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창조주의 자리가 어디일까?”
 
  영국의 저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말이다. 그는 150억 년 전 빅뱅이 일어나 시간과 공간이 생겨나면서 “신이 있을 자리는 없었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신이 있느냐 없느냐의 논쟁은 구차하기 그지없다. 신이 있다면 신의 피조물에 불과한 우리가 신을 해석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고, 실제로 인간이 만든 종교는 인간 상상력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신이 없다면 인간은 그 존재의 목적과 의미에 대해 심각한 회의를 느끼게 된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의미가 있을 진데 우리는 태어나서 자각하는 힘과 영혼을 가졌는데도 이런 것이 아무런 법칙 없이 출발했을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필자의 이 생각도 상상력의 산물일 뿐이다. 필자는 신의 존재는 믿지만 종교는 믿지 않는다. 어차피 우주와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인간은 지구상의 박테리아만도 못한 미미한 존재일 뿐이다.
 
  종교란 이런 미미한 존재가 만들어 내는 우상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특히 대부분의 종교들은 인류와 세상의 종말을 담보로, 죽음의 공포를 극대화시켜 세력을 확장하고 영속을 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종교가 계속해서 생기고 이어지는 이유는 인간 누구나가 신에 대한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사고(思考)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면서도 왜 사는 가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영영 알지 못할 수도 있는 답을 강압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종교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서로를 죽이기도 한다. 이런 것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왜? 무엇 때문에 사느냐는 질문에 궁금해 하면서도 그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당장 먹고 살기 바쁘기 때문이다. 그냥 목숨만 연명하고 부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잘 살아야 한다고 느낀다.


  필자가 청탁받은 원고의 주제는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특히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이 추구해야 할 정신의 힘과 삶의 가치”다. 물질의 힘만 넘쳐나고 정신은 점점 더 황폐화되어 가고 있는 작금의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 시대정신(Zeitgeist)은 무엇이고, 지향해야 할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일단은 우문(愚問)일 수도 있다. 필자도 어린(?) 주제에 젊은이들에게 “추구해야 할 정신의 힘과 삶의 가치”를 떠들 수 있을 만큼의 연륜을 갖지도 못했거니와 남은 삶 동안 오로지 위 주제에 대해서만 공부한다고 해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어차피 창조주의 입장에서 보면 이 세상의 위대한 현학자의 지식이나 금치산자나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필자는, “정신이 점점 황폐화되어 가고 있다.”는 부분에는 별로 동의하지 못한다. 물질주의, 자본주의가 심화되면 오히려 각박한 세상에서 정을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이 편한 인터넷이 발달했으면서도 인터넷에 의한 오프라인 만남은 더욱 늘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또한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과거보다 보편타당의 원칙 아래에서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쪽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정신의 황폐화” 보다는 “정신의 다양화” 쪽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우리 인간에게 지향해야 할 “삶의 가치”를 묻는다면 대부분 거창하기는 해도 “인류공영과 행복”을 논할 것이다. 누구든지 진정한 삶의 가치를 모르고 있는 와중에서 그나마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인류공영과 행복”이란 것이 삶의 가치로서 확실히 타당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보편적이고 신뢰할만한 가치다.
 
  인류가 생긴 이래로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추구하고, 혹은 이룩하려 하기 때문이다. 창조주는 우리에게 사고와 학습의 능력을 부여했다. 레일 위의 기차처럼 미래를 예측하지는 못하는 대신 제한된 범위 내에서 창조주가 제시한 일종의 테스트를 받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인류공영과 행복”이라는 가치를 보편적으로 추구하도록 만든 것을 창조주의 안배라 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
 
  인간은 본질적으로 혹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누리고자 하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주위 사람들도 행복해져야 한다. 왜 사느냐에 대한 어려운 답을 개개인마다 꺼내려 노력할 필요는 없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공영과 행복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자문해야 한다. 당신과 당신 주위 사람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세상의 모든 인류가 행복해지려 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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