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노세키어서 오바타케 역까지 기차로 3시간.
그리고 오바타케 역에서 버스로 70분 들어가면(배차간격 3시간)
바닷가 끝에 무츠기념관이 있다.

빅세븐 무츠의 기념관이라고는 하지만 촌동네에 있어서 그런지 크기는 굉장히 작고
주포같은 중요한 부분도 무츠기념관이 아니라 대호박물관에 가 있는 등
둘러보기만 한다면 15분만에 돌아볼 수 있는 규모라
실제로 보기 전 기대했던 것에 못미쳤던 것은 사실이었다.
(나가토급은 게임에서나 현실에서나 중요한 부분은 죄다 야마토한테 빼앗긴다는게 아이러니할 따름이다.)

기념관에서 나온 뒤 깨달았다.
진수일을 기념하기 위해 왔지만 이곳은 무츠가 침몰한 위치이고 그것이 무츠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닐지.
하지만 무츠기념관에서 어두운 기색같은건 없었다.

기념관의 내용도 일제시대의 위용을 자랑하는게 아니라
단순한 사실과 유물의 나열이었고
전쟁에서 사라져간 전사자들을 추도하고 있었다.
(실제로 무츠가 침몰한 6월 8일에는 위령제가 열린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은 한가롭게 캠핑을 하거나 기념관 옆에 있는 수족관을 구경하고 있었고
가죽재킷을 입은 빡빡머리 라이더 형들은 지도를 펼쳐놓고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이런 것으로 된 것이다.
분명히 무츠는 어이없이 스러진 것이 맞지만,
무츠는 과거에 집착할 여자는 아니며 모두가 웃는 것을 바라고 있을 테고
나는 무츠를 절대로 침몰시키지 않을테니까.



시간을 넘어, 이렇게 만날 수 있었던 사실에 감사하면서
생일 축하해, 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