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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끌레르 타이핑 여깃소

..(58.233) 2010.10.19 23:03:27
조회 2138 추천 0 댓글 54

														

박재범의 2PM탈퇴는 자못 충격적이었다. 2PM은 데뷔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당시 최고의 아이돌 밴드로 급성장했고, 그중에서도 재범은 가장 인기있는 멤버의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K-팝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도 그의 탈퇴 연유에 대해 궁금해한 것이 사실이다. 소문은 무성했고 추측도 가지가지였다. 진실이 무엇이든 소속사에 의해 \'키워진\' 가수들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룹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화려한 아이돌 그룹 뒤에 짙에 드리운 그림자를 다시 확인하는 것 같아서 씁쓸했다. 도망치듯 미국으로 돌아간 그의 모습이 종종 인터넷 블로그를 타고 돌아다녔다. 타이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모습, 비보이 친구들과 춤추는 모습 등 그는 열일곱 살에 한국에 들어와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기 이전으로 돌아갔다.


나는 그가 소위 \'자숙의 시간\'을 더 가지고 화려하게 돌아올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생각보다 조금 일찍 돌아왔고, 화려하기보다 밋밋한 컴백을 선택했다. B.O.B가 불렀던 노래를 번안해 \'믿어줄래\'라는 싱글을 발표한 뒤 몇 번의 무대에 오르고 나서는 또다시 몇 주간 보이지 않았다. 단순하게 노래하는 재범의 모습만 보여준 뮤직비디오는 어떤 대담한 시작을 알리기엔 지나치게 겸손했다. 그리고는 인터뷰 하루 전 \'베스티\'라는 노래 하나를 발표하고 자신의 크루들을 이끌고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어제 필리핀에서 팬미팅을 하고 돌아왔어요. 싱가포르에도 들렀고, 또 시애틀 집에 갈 일도 있었으니까 그런 생각이 드실 수도 있을 거에요. 처음부터 컴백을 해서 화려하게 나를 보여줘야겠다 생각한 적이 없어요. 미국에서 좀 쉬고 싶었어요. <하이프네이션>이라는 영화에 출연해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는데, 친구들하고 함께 할 수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고, 제 제안을 들어줘서 하게 된 거죠. 사람들이 생각하는 \'컴백\'을 한 건 아니에요. 기회가 있었고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둔 것 뿐이죠. 지금은 친구들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팬을 만나고, 공연을 하고 하는게 좋아요. 어떤 컨셉트를 가지고 뮤직비디오를 보여준다든가 하기보다 일단 지금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보여주자, 생각해요. 베스티도 아무 생각없이 녹음하게 된 거 였어요. 친구들과 비트 맞추고 멜로디를 넣고 했는데 (필리핀계 미국인 차차는 재범과 함께하는 크루의 작곡자이자 댄서다) 괜찮더라구요. 그래서 노래를 보여주게 된 것 뿐이에요."


재범의 친구들은 스튜디오에서 그의 촬영현장을 지켜보며 랩톱을 꺼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음악을 틀어놓고 간간이 의견을 교혼하며 다 같이 춤을 춘다. 이건 내가 예상했던 재범의 모습이 아니다. "그럼 뭘 상상하신 거예요 (웃음)?" 음, 새로운 컴백에 잔뜩 긴장하거나 조금은 기죽어 있는 모습? 할 말, 안 할 말 꼼꼼히 가리며 옆에 매니저가 앉아 인터뷰를 감시하고 이 말은 넣어달라 빼달라 하는 그런 종류의 상황? 각 잡고 들어와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하고, 지난 과거를 깊이 뉘우치며 자신의 컴백을 홍보하기 위해 애쓰는 그런 젊음이? 한층 \'아이돌\'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솔로 가수의 모습? 뭐, 그런거. "모르겠어요. 당시에 저는 그저 아주 슬펐어요. 제가 실망시킨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분들이 슬퍼했거든요." 사실 그의 탈퇴 이전, 그를 가십 기사 한가운데로 몰고 간 \'마이스페이스\' 사건이 있었다. 연습생이었던 10대 시절 \'한국이 싫다\'고 블로그에 적어둔 것을 네티즌들이 꾸역꾸역 찾아내 그를 공격했던 일 말이다. 이후 재범의 등에 달라붙은 악플러들은 여전히 그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다. "악플러들, 아직도 많아요. 그런 분들은 솔직히 제가 뭘 해도 욕할 거니까 신경 안 써요. 저는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에요. 절 잘 모르는 사람이잖아요.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하는 거니까요. 어쩔 수 없어요. 인터넷으로만 그렇지, 또 만나는 사람들은 저를 반겨줘요. 인터넷으로는 볼 수 없으니까 막말하는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요. 그걸로 시간 낭비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세요. 저는 상관없어요. 그런 거 신경쓰다가는 다른 일을 못해요." 하지만 이후 그는 마이스페이스를 폐쇄했다. 인터넷이 두려워진 탓은 아닐까? "그래서 닫은건 아니에요. 요즘 대세가 마이스페이스가 아니잖아요 (웃음). 트위터도 꾸준히 하고, 새로운 노래를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고요. 인터넷이나 네티즌이 겁나지는 않았어요. 어렸을 때 한 말이고 지금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니까요. 그들이 심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아요. 실수를 하면 대중이 반응하는 건 당연해요. 그저 제가 똑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 중요한거죠."


이런 말 하기 미안하지만, 나는 그가 대견했다 (열 살이나 더 먹은 누난데 이런 마음 든다고 그의 팬들에게 혼나는 건 아니겠지?). 그는 어깨를 움츠리며 \'당시의 일은 죄송하다\'는 말을 남발하지 않았다. 실수는 인정하고, 나쁜 기억은 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꾸리겠다는 말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지만, \'공인\'이라는 미명하에 연예인의 예의바른 자세와 사과를 지나치게 요구하는 한국 연예계에서 자신의 자존심을 잃지 않으며 악플과 스캔들 사이를 정공법으로 뚫고 나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정직과 여유를 택했다. "대단한 의지와 계획을 가지고 돌아온 게 아니에요. 솔직히 계획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거에요, 굳이 목표를 말하라면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고 팬에게 잘해야겠다. 그리고 좋은 음악을 선보여야겠다 하는 것이죠. 음악 프로그램에 나가서 1위의 영예를 얻고 하는 꿈은 아예 없어졌어요." "그래요, 예전에는 욕심이 있었어요. 정말 잘해서 팬들고 많이 만들고 최고가 되어야겠다고. 하지만 많은 일들이 있었잖아요, 그러면서 깨닫게 된 게 많아요. 그저 좋은 음악으로 나를 믿는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것만 생각해요. 알아요, 식상한 대답이라는 거. 예전엔 그저 해야 하는 말이니까 대답한 것도 있는데 이제는 이런 상황이 오니까 그게 무슨 마음인지,그게 정말 뭔지 알겠어요. 그 진심을 깨달았어요."


박재범의 현재 음악 방식은 마치 언더그라운드에서 시작하는 뮤지션처럼 자유롭다. 비상업적인 곳에서 상업적인 곳으로 진출하는 건 많이 봤어도, 그 반대의 경우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완벽하게 트레이닝 된 아이돌 가수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노래를 만들고 맘에 들면 스스로 소개하는 뮤지션이 됐다. "돈을 벌겠다고 생각했으면 이렇게 제 친구들을 한국에 불러서 같이 다닐 수 없을 거에요. 저는 돈 욕심이 별로 없어요. 예전처럼 정확한 계획을 짜두고 뮤직비디오 만들고, 앨범을 준비하고, 정확한 날짜에 음원을 풀고 하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금 같은 생활이 제게 더 맞는 것 같아요. 지금 아주 행복해요. 예전에는 매사에 부정적이었어요. 그게 저를 더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긍정적이기 위해 노력하면 사람이 정말 긍정적으로 변해요. 그래서 예전 일을 이렇게 자꾸 물어보셔도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정말 잘 기억도 안 나고 모르겠어요(웃음)" "예전엔 누군가 정해둔 룰에 따라 정해진 노래를 불러야 했다면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쓰고, 친구가 작곡한 멜로디에 비트도 함께 선택하고 만들고 하니까 더 자유로운 건 맞아요. 언젠가 앨범이 나오겠지만 지금은 서두르고 싶지 않아요."
그의 새 노래 베스티는 한국 K-팝 트렌드에 영합하지않고 자율적인 방법으로 흘러간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노래가 훨씬 더 맘에 들기는 했지만 기존의 팬들은 다른 모습을 원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노래는 나중에 하면 돼요. 이 곡만 내고 끝낼 거 아니니까요. 하고 싶은 장르도 다양해요. R&B, 댄스, 힙합. 어떤 레퍼런스도 없어요. 우리는 그저 좋은 비트가 있으면 멜로디를 붙이고 가사와 랩을 쓸거고 춤도 만들 거에요." 


온갖 쓸데없는 걱정과 상념으로 그를 만나러 갔던 나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는 나이에 비해 너무 많은 상처를 떠안고 2PM을 떠났을지 몰라도 이를 통해 남들보다 훨씬 빨리 자신의 행복을 찾아내는 방법을 깨달았다. 아시아 최고의 스타가 될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아시아 최고로 행복한 뮤지션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복과 명예는 반대말이 아니기에 그가 행복을 택했다고해서 음악 차트 1위를 거머쥐지 못할 거라는 것도 아니다. 그는 그저 이제 다시 시작을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고작 스물 네살의 청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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