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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이소로쿠 최후의 사진

Deepthroat 2006.04.30 02:14:22
조회 3088 추천 0 댓글 58

(전략). 야마모도 장관의 얼굴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살이 두툼하게 찐 꽉 다문 입술이었다. 이어 반짝이는 눈매가 눈에 띄나 무서운 타입은 아니었다. 이때 출발시각이 가까와 온 모함의 비행기대 75명이 각 함별로 떼지어 지휘소 앞에 집합했다.   젊은 얼굴들은 관을 앞에 보고 조금은 보통 때와 다른 표정이었다.   즈이가꾸의 N대위가 전투기대의 지휘관이었다. 이 사람의 경례에는 이상야릇한 버릇이 있었다. 손가락을 펴지않고 구부린채 귀를 가리는 듯 경례를 하는데 그런 희롱하는 듯한 경례를 이때도 장관에 대해서 한 것이 무척 기분 좋았다.   N대위가 항공지도를 보면서 공격의 요령을 설명하고 탑승원들도 그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야마모도 장관은 의자에서 일어서 계단 위까지 나가 거기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탑승원들을 한참이나 내려다보고 있었다.    군도를 짚은 손에 약간 몸의 중심을 기울이는 듯이 하고 오른손 잔등을 안으로 돌려 허리에 댄 자세로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나는 그 뒤에서 카메라를 대고 야마모도 장관을 비스듬히 사진 구도 좌측에 넣고 나머지 우측 공간에 탑승원들 얼굴 전부가 들어가도록 렌즈의 각도를 이리저리 돌렸다. 주역은 어디까지나 내 친구들, 이제부터 사지(死地)에 뛰어들어가는 젊은이들이어야 했다.   내 카메라 각도의 주역은 연합함대 사령장관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 해도 탑승원들이 야마모도 장관의 배웅을 받으면서 출격하는 것은 태평양 전쟁을 통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느 때는 제일 뒤에 섬어서 건성으로 작전 요령을 듣고 있었던 어린애들 같은 나이 어린 탑승원들도 오늘은 웬일인지 진지한 얼굴로 항공지도를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었다.   장관의 배웅을 받으며 출격하는 것은 역시 떳떳하고 자랑스러웠고 기뻣음이 틀림없으리라. 설명이 끝나고 대위가 명료하게 "출발!" 하고 외쳤다.    탑승원들은 N대위에게 경례했다. 그때 지휘소에 있었던 야마모도 장관은 자기에 대한 경례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N대위와 마찬가지로 답례를 했다.   야마모도 장관은 그것을 아주 자연스럽게 해치웠던 것이다.   옆에서 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마저 상쾌할 정도로 시원스러웠다.   탑승원들은 거기서 새삼스러이 다시 계단 위로 경례를 하고, N대위가 예의 그 이상야릇한 경례로 야마모도 장관이나 다른 지휘관에게 이별을 하자 각자 자기 비행기쪽으로 흩어져 갔다.   나는 지휘소를 나와 즈이호오의 15인의 탑승원을 좇았다. 그들이 출발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것이다. 두번 다시 만날 수 없는 몇 사람이 이 필름에 분명히 남을 것이다.   나는 언제까지나 야마모도 장군의 옆에 붙어있어봤자, 별것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지휘소의 야마모도 장군은 활주로에서 훨씬 떨어져 있었고, 또한 연합함대 사령장관이 갑자기 죽을 일도 없었기에 또 만날 기회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였던 것이다.   나는 활주로 한쪽에 기수를 나란히 하고 있는 전투기의 사이사이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비행기에 타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찍었다. ㅎ우측에 나란히 선 즈이가꾸의 전투기는 이미 발동을 걸고 1대씩 열을 빠져나가 활주로의 스타트 라인을 향해 갔다. "오카모토씨!, 오카모토씨!"   탑승원의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선뜻 그 자리를 뜰 수 없어 우두커니 서 있을때 누구인가 뒤에서 나를 불렀다. 학교 때의 후배라고 하는 정비 분대장이었다.   나는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고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쪽을 보았다. 언제 왔는지 활주로 옆에 서 있는 장관의 흰 군복이 보이고, 장관이 자기 앞을 지나 스타트 라인으로 가는 비행기에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장관 최후의 모습   야마모도 장관은 모자를 오른 손으로 높이 처들어 작은 원을 그리면서 천천히 천천히 흔들고 있었다.   모자를 벗은 제독의 짧게 깎은 머리는 검은 머리가 거의 없었다.   손가락이 모자라는 왼손에 쥔 군도를 땅 위에 짚고 거기에 허리를 대고 있었다.   무릎을 꼭 붙인 차렷 자세였다.   앞에 가는 비행기가 일으키는 바람으로 후속 비행기는 거의 2미터 앞을 볼 수 없는 맹렬한 갈색 모래 먼지 속을 뒤따랐다.   먼지가 일어 그것은 장관의 새하얀 옷에도 참모들에게도 병정들에게도 한결같이 내려앉았다. 스타트 라인 근처의 모래먼지는 비행기들이 모임에 따라 더욱 심하게 그리고 더욱 짙게 불어올랐다.   그 갈색의 먼지 커튼 속에서 갑자기 높아진 폭음이 들리자, 1번기가 먼지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빠른 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활주로는 심한 골국으로 해서 전쟁터의 거침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었다.   스타트 라인을 출발한 비행기는 튀어 오르듯 질주하자 바로 야마마토 장관 앞에 큰 구렁텅이가 있는지 거기서 껑충하고 그대로 날아 올라갔따.   그 바람에 활주로 저쪽에 서 있는 야자나무 잎사귀가 펄럭이며 위아래로 흔들렸다.   조종석에는 전방만을 곧바로 쳐다보고 있는 탑승원의 모습이 보였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 자신이 앞으로 앞으로 빨리 튀어나가려고 하는 기분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았다.   튀어올라 이륙하자, 비행기는 그때까지 집요하게 따라붙고 있었던 모래먼지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리고 곧 그 아름답고 부드러운 선을 그리며 다리를 접어 올리고 제로라고 불리는 면도날같은 경쾌한 자세를 잡아 고도를 높여갔다.   야마모도 장관 앞에는 스타트 라인으로 나가는 비행기가 줄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떠나는 즈이호오 부대가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손을 흔드는 야마모도 장관의 뒷모습과 기상에서 장관에게 경례하는 탑승원들을 함께 화면에 담을 순간을 기다려서는 셔터를 눌렀다.   한 대, 또 한 대 살아 돌아오라는 기원을 나는 셔터 누르는 손으로 빌었다. 왕왕거리는 폭음이 전체를 쌓아 그것에 젖어들어가면 이제 소음은 들리지 않게 되어 그 다음은 어떤 조용함보다도 더 정박한 기분이 되어 서로 배웅을 하는 사람이나 배웅을 받는 사람이나 기분이 일치하는 것이었다.   120대가 넘는 비행기가 전부 출발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야마모도 장관은 그 동안 자세를 조금도 흐트리지 않고 선 자리를 옮기지도 않으며 모자를 흔들었다.   천천히 천천히 모자를 흔들며 왼족에서 오른쪽으로 사라져가는 기상의 청년을 얼굴을 하나하나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한 조용한 움직임 속에 나는 역시 야마모도 장관도 기원하고 있는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스타트 라인의 모래 연기 속에서 쉴새없이 비행기가 튀어나와 질주해 갔다. 한 대, 또 한 대 그것들은 야자나무 잎사귀를 뒤흔들고는 이륙해 올라갔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한 대가 질주하기 시작했다.   비행기 왼쪽 방향타에 I II III이라고 옆으로 씌어져있는 것은 제 1항공전대 3번함 즈이호오의 비행기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었다.   비행모를 쓴 얼굴은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었으나 그 탑승원은 질주하면서 이상한 경례를 했다.   얼굴은 앞을 쳐다본채였으나 그 올린 팔을 쉴새없이 몇번씩 위로 올렸다가는 내렸다.   그 순간에 본 이상한 경례를 나는 통렬한 인상으로 언제까지나 잊어버릴 수가 없었다. 야마모도 장관은 비로소 모자를 썼다.   상공에는 어느 사이엔가 대 편대가 편성되고 있었다. 이륙한 선발 비행기가 비행장을 선회하고 있는 사이 뒤의 비행기가 따라가 3기, 1소대의 편성을 만들었다. 그리고 최초의 1소대가 비행장을 일주할 무렵, 최후의 소대 편성도 끝나 전체로서 1개 부대가 편성되었다. 거기에 다른 비행장에서 발진한 함상 폭격기대와 육상공격기대가 합류했다.   총수 196대가 되었다.   야마모도 장관은 역시 같은 위치에 선 채 쓴 모자 챙을 위로 하고 상공을 올려다보았다. 장관용 자동차가 그 옆까지 와서 부관이 문을 열고 타기를 권했으나 장관은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대편대가 비행장의 서북방 하늘 저 멀리로 사라져갔다. 폭음이 들리지 않게 되자, 언제나와 같은 견디기 힘든 정막이 찾아왔다. 이제 점이 되어버린 비행기들은 우선 전투기가 보이지 않고 다음 공격 시야에서 사라졌다. 야마모도 장관이 자동차에 오르자, 자동차는 기지 사람들이 경례하는 속에 라바울의 거리쪽으로 사라져갔다.   그것이 모함 비행기대의 군인들이 최후로 본 장관의 모습이었다. 4일후의 1943년 4월 18일, 야마모도 장관은 전사했다. 부우겐빌 섬으로 향하는 도중의 정글속.   납작하게 찌그러진 육공기 속에 별로 입지 않은 제 3종 군장을 입은 야마모도 장관의 시체가 있었다. -대동아전쟁 비사, 거성 떨어지다. 오카모토 우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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