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이퍼카 수집 시장에서는 차량의 성능만큼이나 '대체 불가능한 개성'이 낙찰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페라리 라페라리 전면부 / 사진=motor1.com
지난 2026년 4월 모나코에서 열린 RM 소더비 경매에서 이 트렌드를 증명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전 세계 단 한 대뿐인 '시그널 그린(Signal Green)' 컬러의 라페라리가 약 507만 유로(한화 약 87억 원, 당시 환율 기준)에 낙찰되며 수집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페라리 라페라리 후면부 / 사진=motor1.com
| 499대 중 유일한 '초록색' 라페라리의 희소성
라페라리는 2014년 당시 단 499대만 한정 생산된 페라리 최초의 하이브리드 하이퍼카다. 대다수 차량이 페라리의 상징인 레드(로쏘 코르사)나 블랙, 옐로우로 출고된 것과 달리, 이 차량은 페라리의 특별 주문 프로그램인 '엑스트라 캄피오나리오'를 통해 공장 출고 단계부터 시그널 그린 컬러로 도장됐다.
루프는 노출 카본 파이버로 마감했으며, 휠 안쪽에는 지알로 모데나 컬러의 브레이크 캘리퍼를 장착해 시각적 대비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자미로콰이 제이 케이 / 사진=Sotheby
| 자미로콰이 '제이 케이'의 애마라는 상징성
이 차량이 일반적인 라페라리 중고 시세를 웃도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배경에는 화려한 소유주 이력도 한몫한다. 자동차 수집가로 유명한 영국 밴드 자미로콰이의 프론트맨, 제이 케이(Jay Kay)가 이 차의 첫 번째 주인이었다.
페라리 라페라리 스티어링 휠 / 사진=luxurylaunches
스티어링 휠에는 그의 이름이 직접 각인되어 있으며, 제이 케이는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이 차량을 직접 주행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이 차량은 엔초 페라리 뮤지엄에 전시될 만큼 그 역사적 가치를 공인받아 왔다.
페라리 라페라리 실내 / 사진=motor1.com
| 기록적 낙찰가 뒤에 숨은 '철저한 관리'
87억 원이라는 낙찰가는 단순히 유명세만으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낙찰 당시 주행거리는 12,042km로 하이퍼카로서는 적당한 주행 이력을 가졌지만, 페라리 공식 딜러를 통한 정비 이력이 완벽하게 보존되었다는 점이 수집가들의 신뢰를 샀다. 하이퍼카 시장에서 '주행 가능한 상태의 완벽한 보존'은 재판매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 중 하나다.
페라리 라페라리 타이어 / 사진=luxurylaunches
| 희귀 컬러의 명암: 가치 보존과 관리의 어려움
물론 이러한 특수 컬러 차량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그널 그린과 같은 원색 계열의 특수 도장은 전통적인 레드를 선호하는 보수적 수집가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며, 사고 시 순정 도색을 완벽히 복원하는 데 일반 차량보다 훨씬 높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매 결과는 희귀 모델일수록 자신만의 독특한 사양을 갖추는 것이 향후 자산 가치 보존에 얼마나 유리한지 다시 한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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