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녀 이름으로 증권 계좌를 만든 뒤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가정이 빠르게 늘고 있어 화제다. 단순히 돈을 보관하는 수준을 넘어, 장기 자산 형성과 금융 교육까지 함께 고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성년자 명의 계좌 개설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만들어진 계좌의 절반 이상은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방식이었다. 과거처럼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영업점을 찾기보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계좌를 여는 방식이 자연스러워졌다는 의미다.
계좌 규모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미성년자 계좌의 평균 잔고는 약 100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용돈이나 세뱃돈을 잠시 넣어두는 통장이 아니라, 자녀의 미래 자금을 준비하는 하나의 자산 관리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교육비나 사회 초년생 시기의 종잣돈 마련을 염두에 두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미성년 계좌 272% 급증, 모바일 개설이 대세
사진=픽사베이(기시와 관계없는 사진)
가장 많이 선택된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였다. 이어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등 대표 대형주와 TIGER 미국S&P500 ETF, KODEX 200 ETF 같은 지수형 상품이 상위권에 올랐다. 단기간 급등을 노리는 종목보다 비교적 안정적이고 익숙한 기업,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선호된 셈이다.
해외 투자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대표 기업과 함께 미국 증시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많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종목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기업에 나눠 투자하는 방식이 자녀 계좌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부모 세대의 인식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예·적금 금리만으로는 자산을 크게 불리기 어렵다는 경험이 쌓이면서, 어릴 때부터 투자와 경제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려는 수요가 커졌다는 것이다. 자녀와 함께 주가 흐름을 살펴보거나, 기업과 산업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자체를 교육으로 보는 시각도 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기시와 관계없는 사진)
다만 자녀 계좌라고 해서 무조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실제 매매 판단은 대부분 부모가 내리는 만큼, 조급하게 수익률만 좇으면 단기 매매 계좌로 변질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녀 계좌일수록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 원칙을 세우고, 손실 가능성까지 함께 설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세금 부분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투자 자금을 넣어줄 경우 증여세 공제 한도와 신고 기준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녀 명의 계좌를 활용하는 가정이 늘수록 관련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미성년자 계좌 증가를 단순 유행으로 보지 않는다. 저축 중심이던 자녀 금융 문화가 투자와 교육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적금 대신 삼성전자를 사주는 부모가 늘어난 시대, 결국 중요한 것은 종목 선택보다 아이에게 돈의 가치와 시간의 힘을 어떻게 알려주느냐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