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이 고소되어 불안한 분에게
얼마 전 친구부인이 얼굴이 하얗게 된 채 사무실로 찾아왔다. 댓글을 달았는데 경찰에서 소환장이 날아왔다는 것이다. 경찰서는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친구부인은 겁을 바짝 먹고 있었다. 내게 형사가 겁을 주던 얘기를 하면서 합의를 해야 하는 거냐고 물어봤다. 나는 그 부인의 글을 쓰게 된 소신을 묻고 싶었다. 내 경우는 블러그에 쓴 글 때문에 상당한 곤혹을 겪은 적이 많다. 정식으로 고소가 되어 경찰서의 담당형사 앞에 앉았다.
“변호사님은 좌파인가요?”
담당형사의 짖 궂은 첫 질문이었다. 먹이를 움켜쥔 독수리의 눈 같은 느낌이 들었다.
“왜요?”
“블러그에 재벌을 욕하는 글을 올렸으니까요.”
“돈에 상관없이 그 사람의 음모와 은폐하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나쁜 짓은 세상에 알려야 조금이라도 정의로운 세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좌파가 아니라면 변호사님은 이런 글을 올려 떠가지고 정계로 나가려는 건 아닌가요?”
“정치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뜻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월남한 집안의 자손으로 고향이 없는 사람입니다. 원천적으로 정치는 불가능합니다.”
평소 파괴하고 싶었던 변호사에 대한 수사는 형사에게 은밀한 쾌감을 주는 것 같았다. 완장을 찬 사람들의 생리였다. 검찰에 소환됐을 때였다. 피의자로 송치된 검사에게 힘없는 늙은 변호사는 조롱거리인 것 같았다.
“이봐요, 저기 대기실에 가서 부를 때 까지 기다려요”
나는 검찰청 대기실에서 몇 시간을 웅크리고 기다렸다.
더운 여름이었다. 오후가 되어 검찰청 직원들이 다 퇴근하고 에어콘의 작동도 중지됐다. 목이 말랐다. 검찰청 내로 야구르트를 배달하는 여자가 검사실로 들어와 검사와 서기 책상 위에 야구르트를 한 병씩 놓고 나갔다.
검찰서기가 보는 앞에서 야구르트를 맛있는 듯 훌쩍 마시고 있었다. 검찰서기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가 전화를 들고 문 쪽으로 가면서 중얼거렸다.
“오늘 모임에 못갈 것 같다. 씨팔, 변호사 하나 조사하느라고 그래.”
그의 불평하는 어조에는 묘한 승리감이 배어 있는 것 같았다. 나의 글이 명예훼손죄로 기소가 되어 법정에 선 적이 있다. 지방법원 담당판사는 재판 중에 이렇게 말했다.
“대법관을 깐 걸 하급법원의 판사인 제가 어떻게 봐 드릴 수 있겠습니까?”
그는 솔직한 판사였다. 고등법원 판사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처럼 나를 유죄 속으로 밀어 넣었다.
나는 더러는 블러그에서 컬럼으로 법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게 하나씩 쌓여갔다. 어느 날 고소광인 의뢰인에게 걸려들었다. 변호사인 내가 상대편의 돈에 매수되어 자기에게 불리하게 행동했다는 내용의 고소였다.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의 열 아홉명의 판사들은 터무니없는 나에 대한 고소에 대해 결백함을 선언해 주었다. 그러다 마지막에 평소 내가 글로 교만을 지적했던 대법관에게 걸려들었다. 그 재판부의 다른 대법관은 어떤 상대라도 파괴할 수 있는 자신의 법적인 논리와 지식에 자부심이라고 할까 공명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내게 치명적인 공격이 왔다. 그들은 현란한 논리를 전개하면서 결론적으로 변호사인 내가 뭔가 모르지만 당사자에게 설명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하면서 내게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했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앉지만 판결문의 행간에서 그들이 흘리는 검은 웃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글을 쓰면서 많은 피흘림이 있었다.
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지적하는 게 글을 쓰는 사람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 글은 작은 댓글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그런 소리들이 모여 천둥이 되고 이 사회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쓴 댓글로 인해 고소가 되어 블로그를 통해 호소하는 분이 있어 나의 경험을 쓰게 됐다.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정의로운 내용의 글이라면 처벌이 있더라도 당당히 그 십자가를 지시라고 권하고 싶다. 그 십자가의 내용은 내가 경험했던 조롱과 모욕이나 배상금내지 벌금일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잘못한 점이 있다면 사죄하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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