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국가정보원에 대해

운영자 2010.09.28 14:45:40
조회 521 추천 1 댓글 1


    뉴스 화면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한국남자가 탈레반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인질구출 협상에서 중요한 인물 같았다. 그런데 어색했다. 누구라는 자막도 없고 표정도 야릇했다. 그게 국가정보원 직원의 모습이었다. 대테러업무는 굳이 비밀공작도 아니다. 그 어정쩡한 태도가 보는 사람들을 안쓰럽게 했다. 

    국가정보원장이 현지에서 총 지휘를 했다고 한다. 국민 한 사람도 희생시키지 않으려는 장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공을 세우고도 국가정보원장 개인이 언론의 공격을 받고 있다. 조직의 업적을 개인의 것으로 너무 과대 포장했다는 내용 같다. 흔히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비난을 받는 이면에는 과거 정보기관 책임자들의 원죄가 있는 것 같다. 그동안 국가정보기관의 장들은 많은 실책들을 범했었다. 

    김대중 정권 초기 안전기획부장 측근이 극도의 보안을 요하는 첩보공작을 누설했다. 북한의 핵심까지 침투해 있던 그 공작원은 졸지에 위험에 처했다. 북에서 그를 죽이려고 하고 남측의 정보기관은 그를 방치했다. 그는 첩보영화의 한 장면같이 혼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그는 변호사를  찾았다. 정보기관의 최고책임자와 국가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였다. 

    법정에서 그는 정보를 사유화하고 일신의 안일만을 위해 부하를 희생시킨 정보기관장이 비겁하다고 외쳤다. 정보요원인 그는 그런 비열한 상관을 위해서는 무덤까지 가져가야 하는 정보요원의 비밀의무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선언했다. 전두환 정권 당시 멀쩡한 대한민국 여성이 수지 킴이라는 홍콩 여간첩으로 둔갑한 적이 있었다. 법정에서 그 내막이 밝혀졌다. 현지의 정보요원들은 수지 킴이 간첩이 아닌 것 같다고 전문을 올렸었다. 그런데 그게 묵살되고 지휘부에서 일방적으로 간첩으로 조작되어 언론에 발표된 것이다. 결국 일부인물의 개인적인 공명심 때문이었다. 

    십여년이 흐른 후 그 가족들이 소송을 제기하고 국가는 사십여 억원을 가족들에게 위자료로 지급했다. 그리고 정부는 간첩조작당시 정보기관의 장과 간부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했다. 그 전의 여러 정보기관장들의 일탈된 개인적인 행동은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정보기관을 자기의 개인조직처럼 남용했었다. 그러나 잠시 머무는 국가정보기관의 장과 영구적인 기능적인 조직자체는 구별해야 할 것 같다. 국가의 신경조직망인 정보기관은 어느 나라고 필수불가결한 조직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고 그 나라의 엘리트들이 헌신하는 곳이다. 싸잡아서 미워하면 안 된다. 대표이사가 미워도 회사는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보조직의 직원들이 당당할 수 있도록 일부 멍에를 풀어줘야 한다. 공개법전만 봐도 국가정보원은 공식적인 정부기구이고 업무도 공식적으로 나열되어 있다. 사람들이 스파이를 연상하는 것은 비밀공작에 속하는 일부 사항이다. 그렇다면 공작분야 이외에는 당당하게 신분을 밝힐 수 있고 명함을 건넬 수 있어야 한다. 그들도 사회인으로 당당하게 향유할 권리가 있다. 

    미국 CIA를 가보면 비밀공작 외에는 상당부분 노출시키고 있었다. 오히려 그곳의 정보 분석관이란 위치는 국무부직원보다 더 선망의 자리이기도 하다. 박사학위를 가진 수많은 엘리트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다음으로 정말 비밀로 해야 할 공작임무는 소규모 위장단체들이나 회사들을 만들어 흑색으로 하면 된다. 이스라엘의 모사드가 그렇다. 신분노출은 금지하고 그렇다고 위장직위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멀쩡한 사람들이 삼류배우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정보기관은 책임자가 누가 오느냐에 따라 힘이 달라지는 권력기구나 관료집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그 자신의 고유의 기능으로 국민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법원도 달라졌다. 전에는 비밀사항이라고 하면 묵인했는데 이제는 비밀인지 여부를 직접 판단해야겠다고 나선다. 국가정보원이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1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304 젊은 날의 초상 5 [3] 운영자 10.11.02 588 0
303 젊은 날의 초상 4 운영자 10.11.02 540 0
302 젊은 날의 초상 3 운영자 10.11.02 947 0
301 젊은 날의 초상 2 운영자 10.11.02 418 0
300 젊은 날의 초상 1 [1] 운영자 10.11.02 539 0
299 어느 조폭두목의 변호사 얘기 [1] 운영자 10.11.02 675 1
298 도둑결혼 2 운영자 10.10.28 353 1
297 도둑결혼 1 운영자 10.10.28 381 0
296 마음속에 박힌 가시 운영자 10.10.28 255 0
295 69년의 크리스마스 그리고 30년후 운영자 10.10.28 290 0
294 조기유학 [2] 운영자 10.10.26 340 0
293 도청에 관한 시론 운영자 10.10.26 175 0
292 용서 운영자 10.10.26 162 0
291 수감자의 생활을 보고 [3] 운영자 10.10.22 533 0
290 비겁한 정부 [1] 운영자 10.10.22 269 0
289 변호사와 돈 [2] 운영자 10.10.22 397 1
288 모략 [1] 운영자 10.10.19 300 0
287 감독의 딸 운영자 10.10.19 260 0
286 감옥생활 운영자 10.10.19 282 0
285 두 도둑의 참회록 [1] 운영자 10.10.13 306 0
284 긁을려고 보니까 다리가 없어요 [2] 운영자 10.10.13 290 2
283 이태리경찰과 영사 [1] 운영자 10.10.13 285 0
282 이기주의 - 곳곳에 박힌 집단이기주의를 벗어나자 [2] 운영자 10.10.13 236 0
281 법원에 바란다 [1] 운영자 10.10.13 263 0
280 변호사들이 만드는 또 다른 장르의 작품 운영자 10.10.13 193 1
279 이동숙씨의 글을 읽고 운영자 10.10.11 316 0
278 사법 서비스의 질 [4] 운영자 10.10.11 444 0
277 검사의 자질 운영자 10.10.11 542 1
276 자본주의 받치는 법치주의 [1] 운영자 10.10.11 225 0
275 영혼을 마비시키는 금력시대 운영자 10.10.11 234 1
274 로스쿨 운영자 10.10.11 412 2
273 어느 음악선생의 감옥여행 3 [4] 운영자 10.10.04 432 1
272 어느 음악선생의 감옥여행 2 운영자 10.10.04 324 0
271 어느 음악선생의 감옥여행 1 운영자 10.10.04 386 0
270 정치인의 고소 [1] 운영자 10.09.28 298 0
269 의뢰인의 질 운영자 10.09.28 249 1
268 법조윤리협의회 운영자 10.09.28 225 0
267 망상환자 운영자 10.09.28 311 1
국가정보원에 대해 [1] 운영자 10.09.28 521 1
265 여군 조정사의 승리 운영자 10.09.28 324 0
264 배심제 [7] 운영자 10.09.21 586 0
263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운영자 10.09.21 769 0
262 법원과 국민의 인식 차이 [1] 운영자 10.09.21 328 1
261 박철 판사의 문학 판결문 [4] 운영자 10.09.16 1034 0
260 이명박 정권의 법치주의 [1] 운영자 10.09.16 491 1
259 변호사의 소중한 무대 [1] 운영자 10.09.16 308 1
258 상어변호사들 [3] 운영자 10.09.14 725 1
257 사법공무원 [5] 운영자 10.09.14 658 0
256 불공정을 손가락질 하는 마음들 [2] 운영자 10.09.14 315 0
255 화타 노인의 분노 2 [3] 운영자 10.09.09 814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