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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음악선생의 감옥여행 1

운영자 2010.10.04 17:11:16
조회 386 추천 0 댓글 0

1.  김덕음씨(가명)는 명문대에서 음악을 전공한 선생님이었다. 고등학교에서 여러 해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다. 교직을그만두고 음악학원을 경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보다 영혼을 음악의 세계에 몰입하고 싶었다. 플룻 연주회를 앞두고 그는 서울 근교의 저수지 옆 창고를 연습실로 얻었다. 미친 듯 연습을 했다. 입술이 부르트고 피가 배어나왔다. 밥도 먹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는 한밤중에도 마른 갈대가 서걱거리는 물 옆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물감처럼 풀어냈다. 그가 음악의 심연에 빠졌을 때
이미 그는 없었다. 그 역시 하나의 악기에 불과했다. 신이 연주를 하고 그는 단지 하나의 도구였다. 그는 말이 없었다. 그러
나 좋은 남편이었고 아버지였다. 누구나 교과서 같은 그를 존경했다.


어느 깊은 밤이었다. 그가 연습실 탁자위에 놓인 전화의 송수화기를 들었다. 탁자 옆에는 우연히 한 여자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그에게 레슨을 위해 이력서를 주었던 음악지망생이었다. 그가 송수화기를 단추를 눌렀다. 신호음이 가고 이윽고 상대방이 나왔다.


 “여보세요”

 삼십대 초의 여자 목소리가 나왔다. 그는 목의 울대를 엄지와 검지손가락으로 약간 눌렀다. 소리를 변형시키기 위해서였다.

  “안자니? 나 너랑 하고 싶은데------XX야”

  그가 말했다.


“---!!---”

  상대방 여자는 침묵했다. 
  “하고 싶다는데 왜 말안하니 XX야

  “야 이 씨발놈아 잠 안 오면 발 닦고 자지 무슨 지랄이니!”

여자가 앙칼지게 되쏘았다. 그는 깜짝 놀라 송수화기를 덜컥 놔 버렸다. 다음날 밤 한 시경이었다. 그는 연습실에서 다시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그 여자가 전화를 받았다.

  “XX야 나랑 한번하자”


  그가 말했다. 전화선 저쪽에서 잠시 조용하더니 다른 여자가 전화를 받았다. 친구 같았다.

 “자꾸 얼굴을 가리고 전화만 하지 말고 우리 만나. 만나야 뭐가 되잖아”

 아주 적극적이었다. 그는 겁이 덜컥 났다. 이번에도 그가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음날 오후였다. 그의 연습실 전화벨이 난데없이 울렸다. 전화를 걸 사람이 없는데 이상했다. 그가 불안한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전데요. 아시겠어요?”

  그에게 레슨을 받으려고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던 바로 그 여자였다.

  “모--모르겠는데요.”

  그가 완연히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에게 찔리는 게 있죠?”



여자는 마치 민완 여형사 같은 어조로 말했다.

  “---!!---”

  그는 아무 대답을 못했다. 여자는 전화가 온 첫날 전화국에 발신자추적을 의뢰했다. 통신비밀보호법에는 희롱을 받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전화송시자의 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었다. 그녀는 형사고소를 하고 녹음을 한 테이프를 경찰서에 넘겼다. 형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녹음테이프의 음성에 대한 성문조사까지 마친 상태였다. 며칠 후 그는 형사에게 연행되어 바로 구속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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