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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생활

운영자 2010.10.19 11:08:06
조회 281 추천 0 댓글 0

    무기수 한 사람으로부터 이런 하소연을 들었다. 철창 밖으로 가을비가 내리는 걸 보면 교도소 담장 밑이라도 걷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눈앞에 보이는 땅도 못 걷고 그 바닥에 난 먼지 낀 잡초도 만져볼 수 없는 게 감옥생활이라는 것이었다. 인간은 소중한 걸 잃어버리고서야 비로서 그 행복을 깨닫는다. 고위직에 있다가 구속된 사람이 있었다. 교도소 호송버스로 법원에 가다가  종종걸음으로 바삐 출근하는 소시민들을 보니 그마저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더라고 고백했다. 며칠 전 징역생활을 하는 부자가 당혹해 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는 수백억의 재산이 있었다. 그가 신청한 몇 만원짜리 약을 가져왔던 교도관이 영치금이 8천원만 남은 걸 알자  값이 모자란다며 약을 도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그가 사정했지만 냉정했다. 거기서는 외상이 안 통했다.


    “돈이 많아도 영치금 몇 만원 이상 쓸 수 없는 게 감옥이죠.”


    부자죄수가 한탄했다. 저 세상이 아니라 교도소 담만 넘어서도 부자는 의미가 없었다. 깜깜한 감방에서 징역 삼십년 째 살던 죄수가 있었다. 철저히 잊혀지고 소외된 사람이었다. 어느 날 그에게 한 사람이 찾아왔다. 결국은 그에게 손해를 끼친 사기꾼이었다. 그러나 그는 어느 날 누가 찾아왔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찬란한 빛을 본 듯 황홀한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그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누군가 따뜻한 인간과 얼굴을 마주 대하는 것이었다. 

    마음만 열면 주변의 작은 행복을 넘치게 볼 수 있는데도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사는데 필요한 건 막상 얼마 되지 않는데도 이기적 욕심 때문에 감옥에 가는 사람이 많았다. 몇 푼의 유흥비를 위해 남을 해쳤다. 권력을 배경으로 정치자금을 얻는 것도 사실 변형된 욕심이다. 죽어 가는 사람을 돕는 호스피스를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변호사인 나는 사회적 사망선고를 받은 사람이 모인 교도소를 찾아가 절실한 사연을 들어주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각자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게 제자리에 서는 일이다. 인생의 전반은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 아파트, 아이들 교육에 빠뻤다. 어느새 나이 오십으로 인생 이막이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 성공하고 싶은 일막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 인생의 이막이 펼쳐지고 있다. 진짜 소중한 것은 이 세상에서 남에게 얼마나 마음을, 사랑을, 그리고 가진 것을 나누느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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